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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테창-릴레이완결] Tialist

2006.12.21 07:44

아란 조회 수:482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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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Tialist
장르 : SF
총화수 : 전 25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다르칸, 영원전설, 높새바람(핏빛노을.), 카에데
연재기간 : 2004년 10월 24일부터 2005년 4월 9일 전 25화 완결

[Tialist] 07 : 동북아시아
글쓴이 : 다르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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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독방. 조용한 지하실..근실을 위한 독방엔 단 한 줄기 빛만이 스며들어왔다.

"미..란아"

뚝. 어디서 생겨났는지 모를 이슬 한 방울이 그 어두 속 소년의 뺨을 타고 떨어졌다.
.
.
.
13 : 30 제주도 서귀포.

"전 함대 일 함대를 향해 함포사격 개시하라!"

콰앙. 콰앙-! 화염이 솟아오르고, 숨막히는 화염에 몸서린 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그럼에도 거대한 전함들은 계속해서 포구에서 불을 내뿜었다. 이제 막 용이 사라졌고, 완충지대가 사라지자, 두 국가는 서로에게 이를 드러냈다.
수년간 결코 헛되이 국력을 낭비하지 않고 쌓아올려 막대한 군사력과 재력을 모아놓은 대한민국.
수백년에 걸쳐 엄청난 재력을 쌓아올리고 세계순위에 드는 해양력을 손에 거머쥔 일본.
수 천년의 원환이 쌓인 두 나라는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연심 휘둘렀다.

"전 함대-! 하픈 미사일 발사 준비!"

철컹. 사령함으로 보이는 항공모함에서 퍼진 파동은 각각 함선에서 소리가 되어 스피커를 때렸다. 그리고 거대한 미사일들은 그 날카로운 끝을 보이고, 미사일 발사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바다다-! 대지에 트론을 내려서게 할 수는 없어'

그나마, 트론의 모습이 인간형이기 때문에 바다에서는 그 위력이 현저히 감소된다. 게다가 그 장갑 역시 무적이 아니기에 집중 화포를 당하면 트론은 가볍게 으깨어진다. 그러나 육지가 된다면, 전차의 수배의 속도로 뛰어다니며(그것도 자유롭게) 우라늄탄과 같은 탄두를 난사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 바다를 저 일본군이 건널 수 없게 해야한다.

"각자 목표설정 후 발사하라-!"

이준 사령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들어가. 하픈 대함 미사일은 일제히 레이더의 깜빡이는 일본 함선을 향해 날아갔다.
콰르릉. 천둥소리와 같이 적의 함선 중 하나가 부셔졌다는 신호음이 들렸다. 이제 사방에서 그와 같은 소리가 들렸다.

"함포 각개 발사!"

쾅 쾅 쾅! 다시 한 번 포탄들이 비를 이루며, 적 함선들을 향해 날아가 꽃혔다. 림팩(태평양 해군 군사훈련)에서도 최고 수준의 명중률을 자랑하는 한국해군의 저력이 나왔다.

"사령-! 끝도 없이 밀려들어옵니다"

"드디어..끝나는가?"

한국의 약점은 바로 물자. 일본의 강점은 우수한 병기들이었다. 실력과 천성의 차이랄까? 열대를 맞춰도 다시 열 대가 들어오면 그만이다. 한국해군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약간의 시간..그것 마저 일본의 자랑이라는 북해 항공모함 전단이 도착하면, 끝날 것이다.

"제길!"

탁자를 거세게 내리쳤다. 저 어마어마한 숫자의 함선들도 막기 힘든 판에 항공모함에서 떠 오르는 공격기들이 투하하는 폭격은 가히 공포일 것이다. 지금 이준 사령이 타고 있는 것 역시 항공모함이라고는 하나, 겨우 10대 내외를 그것도 구형 전투기만이 있다. 일본의 신형 전투기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그나마 이준 사령은 히든카드랍시고 그 전투기들을 사용치 않을 뿐.

'그래도 얼마의 시간을 끌겠지'

이준 사령은 참모군을 내쫓을 듯 보내고 쇼파에 몸을 묻었다. 깍지를 끼고 무릎을 꼰 채 그의 눈은 자신의 조국 대한민국의 본토로 향해 있었다.

"대한민국 만세"

이준 사령은 자신의 죽음 예감하고, 오기 전에 두고 온 아들내미가 생각났다.
.
.
.
이틀 뒤. 한국에서 급보가 도착하자 커텔은 아카라의 석방을 윤허했다.

철컹.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고 그곳에선 어깨까지 길어진 머리카락으로 싸늘한 시선을 지닌 소년이 나왔다. 한 껏 성숙해진 듯한 아카라의 모습에 직원들은 흠칫 했으나, 임무는 임무. 그를 커텔에게 데리고 갔다.
지잉. 금속음과 함께 열린 커텔의 사무실엔 탁자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커텔과 그 옆에 서서 묵묵히 탁자만 바라보는 카렌티어스가 있었다.

"왜 꺼내셨죠?"

"한국이 위급하다. 드로우와 함께 서울로 가라"

잠시의 적막. 이것을 깬 자는 소년이었다. 유난히 그의 블루블랙의 머리카락은 싸늘한붕위기를 풍겼다.

"가겠습니다. 그럼 이만"

지잉. 금속음과 함께 사라진 아카라를 보며, 커텔의 눈은 슬그머니 그늘졌다.

"그녀의 아들이란 말인가? 정말 똑같군"

한 때의 망상인가. 그리움인가? 커텔은 잠시 자신의 연인을 기억해내고 카렌티어스를 바라보았다.

"네 형제는 어떠냐?"

"아카라는 문제 없습니다 '그것'을 진행하는 데는 말이죠"

"아무리 그래도 네 형제다"

"숙지하겠습니다"

카렌티어스는 잠시 싸늘하게 커텔을 바라보곤 그 눈을 거두고 몸을 돌려 문을 향해 다가갔다. 지잉. 문이 열리고 카렌티어스의 모습 마저 사라졌다.

"카렌티어스, 아카라. 너희 모두 내 아들이다..."

커텔의 안경에 문득 서리가 끼었다.
.
.
.
부르르릉. 조용한 엔진음과 함께 풀발한 트럭은 그다지 흔들림도 없이 육중한 몸매를 이끌고 한반도를 향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낯설지 않았다. 워낙 백두산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 설원에서 미란이와 함께 노는 것이 좋았던 그는 커텔의 양자라는 직책까지 꺼내들고 자주 백두산으로 가곤 했었다.

'미란아'

차창 멀리 시베리아의 혹한 사이에 보이는 것은 미란이의 손짓일까? 아카라는 블루블랙의 약간 붉어진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벌써 염색을 할 때가 된 건가? 그래..나는 존재해선 안되는 아이...아카라는 재빠르게 넘어가는 광경을 조용히 지켜 보았다. 그것은 주마등처럼 흩어 지나가는 자신의 모습과 같았다. 죽어버린 어머니, 미란이, 유박사님, 커텔, 카렌티어스와 맨 처음 만남. 드로우에 올라탈 때, 맨 처음 용을 물리쳤을 때 그리고...미란이가 죽는 모습..
이미 차가 달리는 속도만 400km를 넘기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사라지고 나타나는 광경에 추억에 잠기던 아카라의 손이 문득 굳게 다물어져 피를 쏟아냈다. 얼마나 꽉 지었는가...이것은 복수심인가?

"!"

한강 근교를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 아카라의 눈동자는 초점이 잃었다. 이곳저곳에 깊게 파인 대지의 흉터와 핏자국, 핏물 벌겋게 염색이라도 한 듯한 한강의 모습과 폐허가 되어버린 한 나라의 수도의 모습. 전쟁이란 것.

끼이익. 귀를 울리는 브레이크 소리와 서서히 차의 속도가 출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벌써 도착한 것인가? 아카라는 열리는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흑발 꽁지머리를 한 청년이 다가와 손을 내밀어.

"안녕하신가? 대한민국 육군소령 김해준이다"

"아, 예"

아카라는 갑작스런 해준의 몸짓에 놀라 그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 잠시 버엉해진 분위기에서 깨어날 때 쯔음 해준은 다시 그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이곳은 폐허다 모두들 피난을 가 버렸지. 평양으로, 남은 것은 우리 영예로운 국군 뿐이다 아카라군이라고 했나?"

빠르게 수두룩하니 쌓이는 말을 보며, 아카라는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카라는 다시 해준의 손에 이끌려 한강둔치에 도착했다.

"지금 이 서울을 방어하는 것은 수도방위군이다. 그리고 상대편은 트론 다수와 함께 110식 돌격전차 다수를 이끌고 진격 중이다. 다만 우리의 굳센 저항으로 인해 잠시 진격을 멈춘 대치상태이다. 이 내륙에서 트론을 당할 것은 트론 밖에 없다"

끄덕. 더 이상 아카라는 해준을 상대하는 것이 피곤해졌다. 어쩌면, 이곳에 용이라도 잇지 않을까 해서 온 것인데 그의 바램은 너무 컷던가? 인간과 인간들의 대참사 속에서 아카라는 해준이 하는 말을 들었다.

"너는 전투에 임할 것이다 앞으로 3시간 남았군. 저들의 기습 예상시간이"

"예?"

자신은 저렇게 사람들을 죽이고, 피를 흘리게 하고 대지에 상처르 주어야 하는 건가? 그가 바랬던 것은 미란을 잊을 정도로 격하게 싸우고 싶은 것이지. 살생이 아니다. 대체 왜 자신이 이곳에 온다고 한 거지? 무슨 짓을...

"그렇지만!"

"자네가 이곳에 온 것은 자청으로 인해서라고 알고 있네"

"저는 이곳에 용이..."

"용이 없다던가? 그런가?"

"트론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살리기 위함이 아닌가요?"

아카라의 한 마디. 그 마지막 한 구절에 김해준 소령의 눈이 착 가라앉았다.

"사람과 사람의 싸움. 너는 우리편이고 이쪽의 사람들을 구하는 트론이고 저쪽의 트론은 저쪽의 사람들을 구하고 돕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트론은 병기야"

"그치만..."

그 소년의 마지막 말은 묵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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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경. 천황의 집무실.

"그런가? 트론이 도착했다고?"

"그렇습니다 헤이카"

피직. 시가에서 불꽃과 함께 담배연기가 피어올랐다. 천황이란 자의 얼굴에 희미히ㅏㄴ 미소가 감돌았다.

"분명 아카라와 카렌티어스라고 했겠지?"

"그렇습니다"

천왕은 일어섰다. 그의 모습은 아직 어둠에 가려 보이질 않았으나, 그의 하얀 이는 어디선가 새어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복수를 해주마 내 딸을..잃은 복수를 말이다 JS 1, 2, 7 식을 보내라"

"하잇 덴노 헤이카 만세! 덴노 헤이카 만세!"

"키키키키킥"

시가는 천천히 타들어가고 있었다.
.
.
.
콰앙. K2전차의 포구에서 포탄이 날아갔다. 이어서 K9 자주포의 주포 역시 발포가 시작되었다. 그들의 임무는 다가서는 일본군을 막는 것.
콰앙. 신형이라는 이른바 110식 돌격전차들이 단단해 보이는 몸체로 빠르게 돌진하며, 대포를 쏘대기 시작했다. 130mm의 거대한 주포 덕분에 110식에 맞은 한국전차는 무참히 부셔져내렸다.

퉁퉁퉁퉁. 어디선가 등장한 헬기들은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을 쏴대기 시작했고, 명중된 미사일의 화력으로 인해 돌격전차와 갖가지 일본군의 전차들은 고철로 변했다.

"와아아아-!"

국군의 함성도 잠시 그것은 곧 포음에 묻혀버리고 이어서 수십의 폭격기들이 나타나 일본군을 쑥밭으로 만들어버린 뒤에 일본진영에서 나타난 전투기들에 폭격기들은 하나 둘 씩 추락했다. 이어서 공중전은 전투기들의 난사전으로 바뀌고, 땅에선 헬기의 지원을 받지 못 하는 K-2전차들이 자주포와 함께 힘겹게 일본군을 막고 있었다.

한강 이북의 사령차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곳 저곳에서 오퍼레이터들이 올리는 격추, 명중, 격파, 피해 상황들이 속속드링 김해준 소령의 귀에 꽃혔다. 이어진 한 마디.

"현재 좌표 003, 089 에 적 트론 발견! 1식으로 판별"

"좌표 003, 088 에 적 트론 발견! 2식으로 판병"

"좌표 004, 088 에 적 트론 발견! 7식으로 판별"

세 오퍼레이터가 동시에 외친 한 마디에 김해준 소령의 연신 감겨있던 눈이 떠졌다.

"연락병. 트론 출격을 명령하라"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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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일어나기 2시간 전, 한강 둔치.

"사람은 어째서 싸우는 걸까?"

저 멀리 아득히만 보이는 남산의 모습은 흡사 백두산같은 인상을 보여주었다. 그 이유는 저 위에 떠 있는 먼지구름들이 안개를 만들어 남산과의 거리를 늘려 보이는 것 때문일 것이다. 탁. 누군가의 따뜻한 손이 다가왔다.

"참 아름답지? 5000년이란 세월을 사람들과 함께 버텨온 산이지"

소년, 아카라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약간 붉은색이 혼합된 적갈색 단발 머리카락을 지닌, 소년이 서 있었다. 그 소년은 희안하게 생긴 옷을 입고 있었는데. 걸치적 거릴 만큼 펑퍼짐한데다가 목 둘레와 배가 검게 칠해져 있었고, 배의 검은 것은 띠 같았다. 그리고 왼쪽 가슴엔 태극기와 주먹이 어울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 한국인에게 상당히 잘 어울렸다.

"나는 태랑. 신형 트론 '무휼'의 파일럿이다"

파일럿인가? 그렇다면 나리아스의 소모품인가? 그러나 아카라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것이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으음, 그 눈은 내가 양성된 파일럿이라고 보이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나는 동화율 S급의 장병이야"

양성된 파일럿이라..쓰레기보다는 그나마 순화된 표현이라고, 아카라는 생각해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남산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산은 변하지 않았고, 그 소년은 추억에 잠겼다.

"이런, 세계최고의 파일럿이 어떤지 보러 왔는데...영 풀이 죽어있구나"

털썩. 태랑이라는 소년은 아카라의 옆에 주저 앉았다. 그의 눈은 조심스레 가라앉아 진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너도 양성된 파일엇이 아니지? 네 이야긴 자주 들었어. 아버지..아니, 대령님이 자주 말씀해 주셨거든"

"아버지??"

아카라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태랑을 바라보았다. 그것을 보던 태랑은 멈칫, 웃음을 보였다. 너도 관심이란 게 있구나? 그 소년은 고개를 돌려 아카라에게서 눈을 떼 한강의 파란 물결을 보고.

"그는 내 양아버지야...내가 어렷을 때, 아마 7살 때 어머니와 아버지 일가가 돌아가셨고, 고아원에서 굴러다니던 나를 데리고 오신 분이 지금의 양아버지지...그 분은 철저한 군인이시라 호되게 맞은 적도 있었고, 꾸중을 들은 적도 있었어. 그러던 어느날 내 동화율이 S급이라는 것을 안 아버지는 나를 군대에 입대시키셨다. 대학이라면, 특차입학 정도 될까?"

잠시 나즈막한 한숨이 새어나온 뒤에 소년은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이제 아버지를 위해 싸우고 있지, 아카라라고 했나? 나와 한 판 붙어보지 않겠어?"

자리에서 일어난 태랑은 웃으며, 벙쪄있는 아카라의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아 아카라는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미란이를 잊기 위해 싸우기 위해 온 거잖아. 좋겠지...

"자, 너에게 선수를 주지. 덤벼라"

적의가 드러나는 태랑의 변함에 아카라는 약간 놀라면서도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모든 파일럿들은 무술과 체술을 훈련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카라는 전혀 꿇릴 것이 없었고, 오히려 호승심시 솟구쳤다.
파앗. 아카라가 발을 디뎌 무릎으로 태랑을 노리고 들어갔을 때.

"아카라 뭐 하나?"

아카라는 뭔가가 섬뜩하게 자신을 향해 올라서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뒤에서 익은 목소리가 부르는 것을 느꼈다. 카렌티어스...미란이를 죽게 만든 녀석. 지금 피어오르는 것은 분노...차갑게 식어버린 이성.

"뭐지? 카렌티어스"

"출동이다"

방긋. 태랑을 향해 돌아본 아카라는 그의 웃음을 보았다. 그리고 마침 아까 자신을 향해 섬득하게 들이대던 것을 기억해냈다.



- 아카라. 네 앞의 다리를 넘어가면 그곳에 세 기의 기체가 모두 있다. 기종은 1식, 2식, 7식으로 판명되었다.

아카라는 대답치 않고 다리로 대지를 디뎠다. 그 다음에 이어서 드로우는 먼지를 일으키며, 재빠르게 다리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타타타타.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총탄들을 직감한 아카라는 제비를 돌아 자리를 피했고, 자신이 있던 자리가 움푹하게 패인 것을 볼 수 있었다.

- 오랜만이지?

귓가에 익은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보다 더욱 날칼워진 일본도를 어깨에 둘러맨 붉은 색 기체. JS 7식이었다. 그 뒤를 이어 나타나는 것은 백색의 켄타우르스처럼 4족 보행을 하는 1식 진무. 날렵하게 생겨서 등에 십자 표창을 매고 있는 2식 아마테라스.

- 동화율 77% 진무, 동화율 100% 이상 7식 사무라이, 동화율 60% 이상 2식 아마테라스. 모두 강적이다 아카라. 크로킹한다

아카라는 이미 위험을 직감하고 있었기에 기분과는 상관없이 크로킹을 허락했다. 곧 들이닥치는 묘한 기분과 함께 확 트이는 넓은 시야와 자신의 몸처럼 각인되는 드로우의 기체.

- 각오해라! 꼬맹이!!

- 와타나베!!

와타나베..? 7식 파일럿의 이름인가? 아카라는 미처 고민할 겨를도 없이 날아드는 일본도를 올 때 들고 온 듀거 란스로 막았다. 이어서 허리를 노린 일본도에 아카라는 듀거 란스를 세워 막아냈다. 채앵. 강맹한 금속음이 전신을 울렸다.

- 저게 크로킹이라는 건가? 대단한데?? 확실히 동화율이 100%정도 되어 보이네?

- 켕. 저런 움직임이라니!! 와타나베. 협공한다!!

와타나베라고 불린 7식의 파일럿은 아무말 없이 감작스레 일본도를 늘어뜨렸다. 그리고 천천히 뒤로 세 기체가 나란히 서서 아카라는 노려보았다. 찰나의 시간 동안. 그리고 이어진 협공.
투타타타타타타-. 진무의 양 어깨와 말과 같은 하체 골반에 달린 50mm 주포는 사정없이 포탄을 내뱉었다. 이어서 일본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1급 병기인 트라이 건은 수천개의 총탄을 쏴대고, 진무의 가슴과 흉부에는 거대한 구멍이 열려 길게 앞으로 뻗어졌다.

- 크하아아-. 이게 바로 대 우주전으로 개발된 레이져 스플랙스 건이다.

서기 2010년에 박차가 가해지던 우주개발과 더불어 미합중국은 앞으로 있을 우주전쟁에 대비하여, 태양력을 응축, 발사할 수 있는 레이져 스플랙스 건을 개발한다. 그 개발의 종착역은 그로부터 15년 뒤인 2025년 성공적으로 개발된 이 기하학적 파괴력을 자랑하는 병기는 용의 등장과 함께 폐기처분이 될 위기에 놓여 값싸게 일본으로 넘어가 진무의 최강 화력무기로 이용된다.(원리는 B모 엔터테이너먼트의 S모라는 게임의 야마토포와 동일함) 물론 이 병기는 지구에서 사용할 경우 본래 능력의 60할 밖에 발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파괴력은 수만도의 열과 함께 상대를 철저하게 녹여버릴 정도로 대단하다. 단점이랄 것은 그 태양력을 응축하는데 걸리는 시간.

'아카라-! 절대 태양력을 축적하게 해선 안된다 진무를 공격해!'

카렌티어스의 다급한 외침이 울렸다. 그러나 그것은 여의치 않고, 갑자기 달려든 7식이 일본도는 듀거 란스를 거칠게 휘어쳤다. 깡. 쇠를 치는 육중한 소리에 휘청한 아카라는 재빠르게 몸을 돌려 뒤에서 날아드는 표창을 받아쳤다.

퍼버벙. 듀거 란스에 부딪힌 표창들은 폭발을 일으켰고, 기체엔 피해가 가질 않았으나 시야를 방해했다. 스르릉. 매섭게 등을 노리고 들어오는 바람을 가르는 일본도를 아카라는 듀거란스를 휘둘러 튕겨내고 다시 날아오는 표창을 피해 공중제비를 돌았다. 타타타타타타. 태양력을 축적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무의 병기는 전혀 기죽지 않고 드로우를 노렸다.

- 하핫. 어떤가? 닌자는 표창이 주무기지.

슈슈슉. 표창이 다시 날아왔다. 아카라는 표창을 피하다가 날아오는 총탄을 듀거 란스로 그어버렸다. 더 이상은 힘들었고.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 크하하핫-! 자 그만 죽어버려라-!!!!

아득하게 새 하얗게 변하는 세상. 아카라의 눈에 비치는 것은 한 아이의 울음이었다.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 아이인지도 모를 아이가 주저앉아 울고 있다. 거인들의 싸움 가운데 앉아. 이대로 있으면, 아이는 죽는다! 아카라의 뇌리에 각인 된 피바다가 떠올랐다. 미란이의 죽어가는 모습. 피바다가 된 한강과 주검으로 쌓아올려진 산.

- 안돼에-!!!!!

아카라는 몸을 날려 그 아이를 몸체로 감쌌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
.
.
쿠과가가강. 콰르르릉! 천둥 번개라도 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아카라는 눈을 떳다. 여긴 어딘가? 아이? 땅? 그렇다. 아직 그의 목숨을 붙어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아카라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플라즈마 자기장 베리어를 펼치고 있는 이지스의 모습이 있었다.

- 에릭!

- 헤헷, 미란이를 위해서라도 죽으면 안돼지. 그렇지?

그렇게 웃는 것도 잠시. 에릭의 이지스는 더 이상 견디지 못 하고 사이오닉 자기장 발생장치가 달린 양 어깨가 으스러져 나가고 그것도 모자라 불어닥치는 열의 후폭풍에 나가떨어졌다.

- 에릭-!!

- 아앗..온 몸이 쑤시는 것 빼곤 괜찮다구

아카라는 조심스럽게 그 아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 아이를 이지스 옆에 내려놓고 몸을 돌렸다. 그의 눈엔 약간의 살기마저 돌았다.

- 으음, 더 이상 레이져 스플랙스 건을 쓸 수는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들의 협공을 당할수 있을 거라 보나?

사실 아카라도 멈칫했다. 그러나 대범한 듯 움직였고, 아직 저 셋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 했다. 아무리 날고 기고 동화율이 높으면 뭘 하는가? 자신보다 저 아마테라스는 수배 더 빠른데다가 진무의 병기는 무시무시하고, 동화율 100%, 자기 자신의 몸과 똑같이 운용할 수 있는 7식까지. 사실상 이길 확률은 없다.
콰앙. 아마테라스가 가장 먼저 아카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꽈앙. 그러나 아마테라스의 가벼운 몸체는 아카라의 드로우에 닿지 못 했다.

- 헤헷, 아마테라스-! 시모노 중령! 오랜만이지?

- 커헉! 태랑!!!

상당히 친숙한 듯 아마테라스의 시모노 중령은 태랑의 존재를 알아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태랑의 트론인 '무휼'은 하얀색이 일색인 모습이었고, 게다가 가슴에 새겨진 태극 무늬와 그 특유의 민첩한 몸놀림은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아카라가 한강에서 봤을 태랑의 모습과 그다지 다른 것도 없었다.

- 하핫. 3대 1은 불공평하잖아? 도와주러왔지.

- 고..마워

아카라는 머뭇거리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무휼은 손을 한 번 흔들어 보이고는 그대로 아마테라스를 향해 튀어갔다. 그리고는 연속으로 빠른 발차기를 걸었다.

- 아잣, 돌려차기! 휘어차기! 찍기! 홰축!! 제비날치기!!

무휼은 발의 끝이 뾰족했다. 상당히 예리하게 그것은 손톱 역시 비슷했는데. 그 이유를 확연히 알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은 발과 양 팔을 이용하고 있었다. 특히 홰축의 경우엔 한 발로 디디고 몸을 360도 돌려 발 뒤꿈치로 적의 안면을 가격하는데. 무휼의 날카롭게 튀어나온 뒤꿈치의 날은 아마테라스의 기체 여기저기에 상처를 내놓았다.
샤앙. 날아드는 일본도의 날카로움에 드로우에 탄 소년은 더 이상 저 무인들의 싸움을 관람할 여유가 사라졌다.

- 자아, 아직도 너는 2 대 1이다!!

타타타타. 이번에 날아드는 것은 1급 병기인 트라이 건. 비록 강력한 자력이 발생되는 곳에선 다른 전기기기처럼 그 효력이 확연히 떨어지지만, 이렇게 트론 대 트론이거나 액체형의 용, 파충류과의 용들을 상대할 때는 아주 적절하고 확실한 화기가 아닐 수 없었다. 드로우는 몸을 굴려 총탄을 피했다. 그에 이어져 일본도가 날아들자 듀거 란스를 가로로 놓아 막아 튕겨낸 다음 순간에.

- 으랏차아-!

듀거 란스의 기능은 바로, 검강이라 불리는 것들. 나노 테크놀러지 분야의 천재 놀 테이너 박사가 개발한 기능으로써 나노 단위의 미세한 입자들이 검강을 거는 순간 듀거 란스의 주위에서 미친들이 회오리쳐 닿는 물건을 보이지도 않는 단위로 갈라버린다.
파가가강. 그러나 장인이란 자의 손을 거친 와타나베, 7식의 일본도는 검강에도 당당히 맞서고 있었다. 게다가 나노 태풍을 뚫으면서 서서히 들어오기까지 한 것을 보면, 그 일본도의 간결함과 단단함이 어느 정도인지 추측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퍼엉. 간신히 일본도를 다시 나노 태풍 밖으로 밀어내자 이번엔 50mm 철망탄이 진무의 포신을 타고 날아왔다. 쿠구궁. 비록 직접적 피해는 없었으나, 철망탄으로 인한 그늘 덕에 드로우는 7식의 기습을 피할 수 없었다.

- 아아앗-!!

동화란 것. 그런 것이 100%가 넘어가면, 트론의 기체는 신체의 일 부분이 된다. 즉 고통도 공유하게 된다는 것...아카라는 어깨를 뚫고 들어오는 일본도의 섬뜩한 고통에 몸부림치며, 모든 힘을 내쏟아 듀거 란스를 휘둘렀다. 콰르릉 콰릉! 나노 태풍에 타격을 당한 7식의 어깨 역시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비록 그 입자들이 나노 단위로 쪼개져 있으나, 육안으로는 그 입자들을 구분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보기에는 그대로 '사라져' 버린 듯 한 것이다.

- 크허억!

와타나베 역시 100%의 동화율을 보이는 자. 어깨가 송두리째 사라지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뽑혀나가는 일본도의 섬뜩함에 더욱 고통스러운 아카라는 가까스로 진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더 이상 무거운 기체를 감당할 만한 힘이 남아있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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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가 지는 때에 붉게 타오르는 석양을 바라보는 블루블랙의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머리카락이 약간 붉은 것이 노을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머리였던지는 알 수 없었다.
이 주검들은 내가 그런 것인가? 그런가?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소년은 나즈막히 독백을 읆고 있었다. 자신이 구한 것은 그 때 그 어린아이 하나 뿐이었단 말인가? 일본의 군세가 물러간 지금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수도는 주검으로 산을 쌓고 피가 강물을 이루어 흐르고 있었다.

"왜...대체 사람들은 왜 싸우지?"

그 소년은 그것에 대한 궁금증을 떨쳐낼 수 없었다. 또 하나 뇌리에 각인된 풍경과 자신이 사랑한 소녀의 모습이 문득 그리워졌다.

"미란아. 너라면..어떻게 할까? 웃어줄까? 위로해 줄까?"

소년은 고개를 약간 들었다. 문득 태랑이란 녀석이 생각났다. 소년은 그를 생각해내고는 그에게 질문을 걸었다.

"태랑아. 왜 사람들은 싸우는 걸까? 왜 모두가 서로 미워할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 자리에 없었으니까. 그 소년의 뺨에선 이슬이 타고 내려왔다. 그 이슬은 서서히 굵어져 이윽고 소년은 눈물을 쏟아내 서럽게 울었다. 무어가 그렇게 서러운 건가.

누군가 노래를 읆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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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라는 또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이 아파...저렇게 여린 아이인데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내가 용안을 가졌는데 뭘 어쩌라는 건가? 이따위 용안. 너 하나 살펴주지 못 하는데 뭐하러, 그래.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도 이 따위 용안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도 못 했어.

"왜...대체 사람들은 왜 싸우지?"

괴로운 거니? 니가 저 사람들을 모두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또 그런 자괴감에 빠질 거니? 나는 언제나 저 멀리 서서 너를 바라볼 뿐이고 너는 또 멀리 가 버릴 거니? 한 발자국 다가서서.

"미란아. 너라면..어떻게 할까? 웃어줄까? 위로해 줄까?"

또...그 아이를 생각하는 거야? 미안해..너무 미안해서 아무런 말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지금 너를 바라봐 주는 것 뿐 이야. 아니, 어쩌면 말야 나는 널 증오했는지도 몰라 시기하고 질투하고 친구들 사이에 쌓여 사는 너를 보며.

"태랑아. 왜 사람들은 싸우는 걸까? 왜 모두가 서로 미워할까?"

태랑..아까 그 파일럿인가? 그래? 다행이야. 새로운 친구가 생겼구나, 아카라. 뒤를 돌아보지 말아라 아직 너에게 나는 차가운 원수로 남아 있어야 해. '그것'이 실행되기 전까지 말이야 그렇지만, 대답해주고 싶어. 네 잘못이 아니라고! 그렇다고, 그렇지만 나는 지금 너에게 아무런 말도 건네 줄 수 없어. 미안해 다만, 이렇게 너를 지켜봐 주는 것 밖에는 해줄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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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는 구나.



-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는 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밤새
언덕에 서서
해바라기처럼 그리움에 피던
그 까닭만은 아니다.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그는 언젠가 어머니에게 들은 노래와 같은 시를 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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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히모스(Behemoth)

보아라 저 베히모스를,
황소처럼 풀을 뜯는 저 모습을,
내가 너를 만들 때 함께 만든 것이다.
저 억센 허리를 보아라.
뱃가죽에서 뻗치는 저 힘을 보아라.
송백처럼 뻗은 저 꼬리.
힘줄이 얽혀터지 듯하는 저 굵은 다리를 보아라.
청동관 같은 뼈대,
무쇠 빗장 같은 저 갈비뼈를 보아라.
맨 처음에 하느님이 보인 솜씨다.(「욥기」40:15~19)

- Tialist 이후 현재 클래스 S급이라 불리는 용. 현재 지중해에서 발견되었으며, 폭주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현재는 지중해 가운데에서 웅크리고 있다. 약 3개의 전단이 괴멸되었으며, 뭔가를 기다리는 듯 한다. 모습은 신화에 등장하는 베히모스처럼 코끼리와 비슷한 모습이며 거대한 날개와 이마 정 가운데 세로로 된 눈을 지니고 있다.



# 무휼(대무신왕)
코드 : 대무신왕
타입 : 2족 보행 병기(코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기계)
전고 : 19m
중량 : 72.2t
동력원 :  코어
외견 : 전체적으로 흰색 발 앞, 뒤끔치이 날카로운 창처럼 되어있고, 손날과 손끝, 주먹에 날카로운 창이 박혀 있음.
무장 : 환두대도(일본도와 비슷한 형식으로 제작된 특수검) 및 기밀
탑승방식 : 캡슐 탑제형
파일럿 : 천태랑


- 천태랑
나이 - 16세
양아버지 밑에서 군인인 양부의 뜻에 따라 파일럿이 되었다. 무술신동으로 태권도 및 각종 체술을 습득하였으며, 자기네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S급을 상회하는 파일럿 재능을 지녔음에도 엄청난 실력 덕분에 떨어지는 반응속도에 빚대어 보아도 동화율 100%의 아카라와 비슷한 속도를 낼 수 있다. 아마테라스와는 묘한 라이벌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