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릴레이연재 [포춘 디거] 인피니움 사가

2010.02.15 08:21

드로덴 조회 수:376 추천:6

extra_vars1 부록 
extra_vars2 부록1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1) 상위 인간과 하위 인간에 대해서



 생명체가 세포에서 태아로, 태아에서 유아로, 유아에서 성체가 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듯, 세계 또한 같은 수순을 밟는다. '세계'라고 함은 그 범위가 매우 다양해서 단순히 개인의 주변 환경에 국한될수도 있지만, 역으로 하나의 행성이나 크게는 태양계 그 이상까지 넘볼정도로 그 의미가 유동적이다. 단순한 공간이 환경이 되고 세계로 간주되기 위해선 이성체, 즉 사고능력을 갖춘 존재의 등장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세계의 경우 첫번째 이성체는 '상위 인간' 이었다.


 


 상위 인간은 이 별, 이 세계에 처음 등장한 이성체로서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야만 했다. 이들은 이성체이긴 했으나 이성체중엔 가장 미개한 이들이었다. 문명의 출발점인 도구는 사용조차 할줄 몰랐으며 물론 제작도 하지못했다. 그들이 마시는 물은 기름이 뜨고 알갱이가 씹히는 더러운 지하수였고, 벌거숭이 들판에 죽어 널브러진 시체가 음식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살아남은 강한 이성체였다. 팔이 떨어지거나 목이 날아가도 살아나는 그런 괴물은 아니었지만, 얕게 베인 정도의 상처는 이틀이면 아물었으며 열살 난 어린아이도 자기 상체만한 돌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 인간은 개체수가 적었다. 이계의 존재, 세계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병균'의 탓이었다. 갓난 아기와도 같은 이 벌거숭이 별은 아직 녹색과 차가움을 알지 못했고, 자기를 지켜줄 자신의 아이들(그 세계의 고유 생명체)이 번성할만한 환경도 조성되지 않아서, 있는거라곤 타고난 육체뿐인 상위 인간이 별을 지켜야했다. 비유하자면, 맨몸으로 천개의 화살에 맞서는 것이었다.


 


 아득한 시간이 흘러 녹음이 드리운 별엔 많은 생물들이 번성했는데, 이때 많은 이성체또한 생겨났다. 오늘날의 인간이라고 불리우는 이성체, '하위 인간' 또한 이 시기에 태어났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은 상위 인간의 후손이며, 변종이다.) 이들은 상위 인간에 비하면 육체도 왜소하고 수명도 짧았으나, 문명을 만들어낼줄 알았다. 이들의 등장 후 약 6천년.. 바다엔 철선이 뜨고 대지엔 산만한 성채가 세워졌다.


 


 하지만, 이렇게 문명을 발전시킨 이들이 어째서 하위로 분류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현재에도 이 세계를 지키는 자들이 '상위 인간'이기 때문이다. 세계가 성장하면서, 첫번째 이성체로서 세계의 분신이나 다름없던 상위 인간 역시 성장했다. 하위 인간을 초월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으나, 정신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해 생존 본능에 지배되다시피 하던 이성도 살아났고 감정도 다양해졌다. 이들은 세계의 이성과 접촉할수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이 별이 아기였던 때 자신들의 선조가 이 땅을 지켰음을 알게되었다. 그 당시엔 그저 생존에 불과했던 행위였으나 결과는 수호였다. 논리는 간단했다. 이들은 스스로 수호자의 역할을 떠맡았고, 그 결과 하위 인간들은 상위 인간들의 수호를 받으며 살게 되었다. 이에 하위 인간들중 학자가 존경을 담아 사용했던 단어인 '상위 인간'이 정착되면서, 인간은 상위와 하위로 나뉘게 되었다. 하지만 몇백년전부터서는 너무 선을 가른다는 느낌에 상위 인간은 거인으로, 하위 인간은 그냥 인간으로 불리게 되었다.


 


2) 4대륙과 3군도, 그리고 4대양


 


 이 별은 거대한 바다 닐스웨드 해를 중심으로 세개의 대륙이 둘러싼 모양을 하고 있다. 북에는 종을 반쯤 잘라서 뉘여놓은듯 동서로 뻗은 호스펜, 극동에는 아령과 비슷한 모습의 세켈, 남남서에 위치한 작은 대륙 칸트, 1300년전 칸트와 세켈 사이에 화산폭발로 생겨난 댕컴까지 총 4대륙이 있다. 신대륙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중심은 댕컴 대륙으로 인식되고있다.


 


 세켈의 북동부엔 솔비스, 남부엔 도우포 군도가 펼쳐져있다. 세켈 서부부터 호스펜 동남부, 댕컴 동부를 하나로 묶어 엔테로 해로 부른다. 세켈의 대기는 건조한 편이지만 성층권엔 구름이 풍성해 햇빛이 잘 닿지 않는다. 때문에 여름엔 다른 3대륙에 비해 매우 쾌적한 환경이 되어 휴가지로 사랑을 받는다. 두 군도는 해양에서 출몰하는 괴물탓에 겨울에만 왕래가 가능하다.


 


 호스펜은 지형이 편평한 편이나 토양이 너무 단단해 강이 거의 없다. 지하에 광물질이 풍부한 편이나 그것을 캐내기엔 노동력이나 도구가 딸려서 발전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닐스웨드 해 부터 호스펜 남부 전체를 묶어 셰티옌 해로 부르고있다.


 


 칸트는 남아메리카가 연상되는 곳으로 땅도 넓고 대기도 습하며 열대우림으로 뒤덮여있다. 해양쪽은 개척이 진행되었지만 안쪽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어, 인피니움을 찾던 이들중 대다수는 열대우림 속으로 들어갔다. 애석하게도, 인피니움은 댕컴 대륙에서 그 소재가 판명되었다(상위 인간중 하나가 세계의 잠재의식에 실수로 접촉해 알게 된 것이다). 칸트의 북서부엔 골트 군도가 있으며, 골트 군도는 섬들이 다 하나같이 송곳처럼 삐죽해서 생명체가 살기 힘들다. 바다새들의 둥지라면 또 모를까.. 칸트를 중심으로 원을 그려 그 일대를 볼피우미르 해로 부른다.


 


 댕컴은 화산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부채처럼 넓게 펼쳐진 대륙이다. 칸트처럼 수풀이 무성하지도 않고, 호스펜처럼 물부족에 시달리지도 않고, 세켈처럼 건조한 기후도 아닌 이 대륙은 세계의 성장중 정수와도 같은 존재로 자연스럽게 4대륙의 중심이 되었다. 인피니움의 소재는 부채살 끝부분으로 추정되나, 세켈에 출몰하는 바다괴물중 반수 이상이 댕컴의 북해에 새끼를 치기때문에 바다에서 대륙으로 접근하는 편법이 통하지않는다. 이런 이유로, 댕컴의 화산 남쪽 항구도시 카르티소는 400년전 온갖 이성체들이 우글대는 괴물동네가 된 흑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댕컴 남동부의 바다를 대~충 뭉뚱그려서 유스트록 해로 부른다. 라고 적었으나, 유스트록 해의 범위는 모든 바다에서 이때까지 나온 바다를 다 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