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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TV 살인쇼

2005.07.15 22:51

외로운갈매기 조회 수:103 추천:2

extra_vars1 Odd 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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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지훈과 사냥꾼이 등을 맞대고 선 채로 3걸음을 걸었다.
그러나 지훈은 걸음 수에는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았다.

'분명히 녀석은 비겁한 짓은 안한댔어.그렇다는건 10걸음을 걷기 전에는 나를 쏘지 않는다는 말이다...나도 비겁한건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어.아까 네 녀석이 기습한 것을 이걸로 비겼다고 치자...대신에 네 목숨을 내놔라.'

4번째 걸음을 떼면서 생각한 지훈의 계획은 이런 것이었다.
10 걸음을 다 걷기 전에 틈을 타 녀석을 죽이는 것.비겁한 행동이었다.그러나 그는 이 살인 게임에서 누군가를 믿는 멍청이가 잘못이라며,스스로를 정당화 시켰다.

'6걸음 째...행운의 숫자인 7.그 때 죽여주마.내겐 행운이고,네겐 불운이겠지.'

그리고 마침내 7번째 걸음. 지훈은 자신이 분명히 똑바로 걸었으므로 목표가 일직선 상에 있을 거라 예측하고 재빨리 뒤돌아 권총의 총구를 겨누었다.잠깐이었지만 수풀속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그리고...

-탕!

순간 지훈은 당황했다.그의 손가락은 방아쇠를 아직 당기지 않았다.그런데 총소리가 났다.그렇다면 저 쪽에서 먼저 쏜 것일까 ?
지훈은 재빨리 자신의 몸을 더듬어 상처가 없음을 확인하고 앞을 응시했다.바닥에는 쓰러진 사람 형태의 물체만이 있을 뿐 별다른 것은 없었다.

'그렇다는 것은...누군가 제 3자가 쏘았다는 건가.제기랄,산넘어 산이군.'

지훈이 당황하며 재빨리 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려 했다.그리고,숲 속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듣고 그 곳으로 총구를 겨누었다.
마침내,바스락 소리가 멈추고 나타난 여자를 본 지훈은 더욱더 당황해하며,총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아는 사람이었다...

"다...당신은...로나 누나 ?"

"미안하지만,내 이름은 로나가 아니야.L이지."

그러자 지훈이 의심의 눈초리로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그 총...날 죽일거야 ?"

"내 일을 방해한다면.아니면 한 사람만 죽고 모든 건 끝나."

"누나도 내 일을 방해했어.저 놈은 내가 죽일 거였단 말야."

지훈이 눈 짓으로 쓰러져 미동조차 하지 않는 사냥꾼을 가르켰다.

"다 봤어.네 비겁한 짓.비겁한 네 손에 죽는 것 보단,내 손으로 죽여주는게 더 좋을 거라 생각한 거 뿐이야."

L이 차갑게 지훈의 물음에 대꾸했다.지훈은 약간 화가 난 듯 신경질적인 표정이었다.

"비겁해 ? 그런 걸 따져서 뭐해 ? 죽은 사람이 말 하는 거 봤어 ? 죽으면 모든게 끝이야. 죽으면 비겁하든 아니든 따질 수 없어. 게다가 이런 살인 게임에서 남을 그렇게 쉽게 믿는 사람이 어디있어 ? 솔직히,난 지금 누나 말조차 믿고 싶지 않아.그 죽을 한 사람이 나인지 누가 알겠어 ? "

지훈이 따지듯이 얼굴을 찌푸리며 L에게 대꾸했다.

"마치 네가 죽어봤다는 말투구나.죽은 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마.죽는 다고 모든게 끝나는건 아니야.넌 절대 모를걸.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날 방해하지만 않으면 넌 안죽일거야."

L의 말투 속에서,지훈은 L이 자신이 한 말에 화가 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끄러워 ! 내게 설교하지마 !!!"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한 지훈이 L에게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L이 표정변화없이 얼굴에 정면으로 날아오던 총알을 고개만 까닥해서 피해버린 것이다.

"어...어떻게 ?"

"설명해줘도 넌 모를걸.총구의 위치,총을 쏘는 상대방의 타이밍,총알의 운동 방향,빠른 반응 신경 등등..."

L은 지훈에게 그렇게 대충 말하고는 소총을 겨누었다.L의 차가운 눈동자에서 겁에 질린 지훈의 얼굴이 비춰졌다.
잠시동안 지훈은 죽음의 그림자를 본 것 같았다.

                  ***

[신예린이 죽기 3시간 전]

민준과 지훈.
두 사람이 가버리고,대통령과 예린 둘 만이 남아 아무 소리 없이 침묵해있었다.
대통령이 갑자기 자신의 눈을 만지더니,렌즈 같은 것을 꺼냈다.예린은 살짝 쳐다보고는,아무래도 눈이 안 좋은 가보다,하고 무심코 지나칠 뻔 했다.
예린이 다시 자세히 보니 대통령은 눈 색깔은 각각 다른 색깔이었다.초록색과 푸른 색...
그런 눈은 처음 본 예린이 대통령에게 물었다.

"눈 색깔이...다르네요 ? "

대통령은 예린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지,흠칫 놀랐으나 잠시 후 태연하게 대답했다.

"오드 아이라고,색소가 침착되서 눈 색깔이 다른 병이란다.그래서 숨기려고 렌즈를 끼고 다니지."

그렇게 대꾸한 대통령은,혼자서 힘겹게 렌즈를 다시 꼇다.
예린은 잠시 동안 도울 생각을 했으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처음 듣는 소린데.오드아이 ? 내가 봤던 신문 사진은 렌즈를 꼇을 때 찍은 건가 ? 두 눈 다 갈색이었던거 같았는데...'

그러나 신문에 실련던 사진이 잘 떠오르지 않자,예린은 그것에 대해서는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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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란님께 저번 화에 이런 내용을 써달라고 할 계획이었지만
탈퇴하신다고 해서 당황하다가 까먹었었다는...;
어쨋든 아무 소리 없이 쉬다가,아무 소리 없이 재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