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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Prisoner Princess」

2006.08.24 10:09

갈가마스터 조회 수:1477 추천:2

extra_vars1 르브낭(revenant), 죽음에서 돌아온 자, 망령 
extra_vars2 08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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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니나는 추적자들을 피해 건물과 건물 사이로 이동하고 있었다. 사실 복잡한 시가지특유의 지형을 이용해서 이대로 따돌릴 수도 있었지만 그녀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도미니크와 아이들에게서 추적자들을 떼어놓는 것. 어느 정도는 추적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이동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속도를 적당히 조절하며 추적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곧 총성을 듣고 헝가리 경찰들이 몰려들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적당히 차를 하나 훔쳐서 부다페스트를 빠져나가면 그만이었고 니나의 실력으로 보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두려운 게 있다면 바로 적들이 도미니크와 아이들을 인질로 잡는 거였다. 그렇게 되면 손쓸 도리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가 대적하고 있는 적도 그리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

  부아앙! 끼기기기긱!

  마치 니나의 동선을 읽기라도 한 듯 골목길 맞은편에서 복면인들을 태운 지프차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거칠게 멈춰 서는가 싶더니, 뒷좌석에서 어깨에 RPG7을 들고 있는 복면인 하나가 일어나 니나를 향해 로켓탄을 발사했다.

  “윽!”

  워낙에 좁아터진 길이니 피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니나는 생각할 새도 없이 본능적으로 왼쪽 건물에 뚫려 있는 뒷문으로 몸을 날렸다.

  콰광!

  니나가 문을 뚫고 들어가자마자 건물 벽을 박은 로켓탄이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무너진 벽돌이 파편이 되어 불꽃과 함께 사방으로 솟구쳤고, 충격파에 휩쓸린 유리창들이 모조리 깨져나갔다. 코를 자극하는 매캐한 화약 냄새와 불꽃 섞인 연기구름이 후각과 시각을 마비시키며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Go! Go!”

  그 틈을 타고 지프차에 타고 있던 복면인들이 너나할 것 없이 소총을 들고 연기 속으로 달려들었다. 시꺼먼 군복 위에 누렇고 두터운 조끼를 껴입은 그들은 테러리스트들의 대명사라는 AK-74 소총으로 연기 속을 겨누며 대오를 갖추고 침착하게 움직였다.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오른쪽 어깨에 달려 있는 은색 코요테 머리가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것 같았다.
  특징적인 코요테 문장, 그들은 바로 ‘어반 코요테(Urban Coyote)’ 용병단이었다.
  어반 코요테 용변단은 주로 보병 특수부대원들로 이루어진 용병단으로서 그들의 주 임무는 도심의 코요테라는 이름처럼 시가지에서의 국지전, 섬멸전이었다. 이들은 시가지전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들이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태반이 군인 아니면 경찰 기동 타격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도심에서의 백병전은 이들을 따를 자가 없었다.

  “…….”

  분대장처럼 보이는 이가 말없이 손짓을 하자, 무너진 벽면 양쪽에서 대기하던 병사들이 건물 안쪽을 향해 연막탄을 집어던졌다. 깡통 같이 생긴 연막탄에서 매캐한 연기가 뿜어져 나와 복도를 새하얗게 뒤덮자, 분대장이 손짓으로 진입을 명령했다. 적외선 스코프를 쓴 병사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신속하게 안쪽을 향해 달려들었다.

  툭. 데구르르르.

  “음?”

  그 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연막 속에서 원통형의 깡통같은 것이 선두에 선 병사의 발 앞까지 굴러왔다. 멍청한 얼굴로 발아래를 내려다본 병사는 곧바로 사색이 되어 도망치며 소리쳤다.

  “스턴 그레네이드(Stun grenade:섬광탄)다!”

  팍! 그 순간 스턴 그레네이드가 터지며 망막을 태워버릴 듯한 새하얀 빛과 귓가를 멍하게 만드는 폭음이 들려왔다. 정신을 멍멍하게 만드는 폭발이 있은 직후 연막 속에서 청록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오른손에 단도를 들고 뛰쳐나왔다.
  바로 니나였다. 벽이 로켓탄의 충격을 완화시켜준 듯 옷이 여기저기 그을리고 찢어져 있었지만 사지는 멀쩡해보였다.

  탁! 탁! 탁!

  낮은 자세로 순식간에 선두에서 비틀거리는 병사 앞까지 달려간 니나는 단도를 역수로 쥐고 병사의 목을 향해 그대로 그어버렸다.

  스각!

  짧은 백색 섬광과 함께 선두에 선 병사의 목젖에 선혈이 그어진다. 숨을 쉴 때마다 피를 토해내는 끔찍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니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AK-74를 쥔 병사의 팔을 꺾어 뒤에 있는 다른 자들을 향해 겨누었다.
  
  “허억!”

  벽 뒤에 숨어서 섬광탄의 피해를 받지 않은 분대장이 헛숨을 내뱉는 순간, 니나에게 잡힌 병사의 AK-74가 불을 뿜었다.

  투타타타타탕!

  “으아아악!”

  뜨겁게 달궈진 탄피가 가스압에 의해 쉴 새 없이 튕겨나간다. 탄피가 차가운 금속성을 내며 우수수 땅에 떨어지는 것과 함께 복도에 진입했던 4명의 병사들은 순식간에 피범벅이 되어 쓰러졌다.
  점사 모드가 아닌 연발 모드로 AK-74의 탄창을 일순간에 비워버린 니나는 지체하지 않고 절명한 병사를 옆으로 내동댕이친 뒤, 안쪽으로 고개를 내민 병사를 향해 단도를 집어던졌다.

  “!”

  탁! 하는 깔끔한 소리와 함께 단도에 머리를 꿰뚫린 병사가 뒤로 무너졌다. 다른 이들이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놀란 얼굴로 멈춰선 그 순간, 니나가 문 밖으로 뛰쳐나왔다.

  “저, 저, 저, 저거!”

  철컥! 철컥!

  놀란 병사들이 소총을 들자, 니나의 양쪽 소매에서 숨겨져 있던 은색의 글록 두 정이 튀어나왔다. 그것을 쥐고 공중에서 반 바퀴 제비돌기 한 니나는 허공에서 거꾸로 선 채 벽면에 바짝 늘어서 있는 표적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탕탕탕탕탕탕!

  “크아아아악!”

  총구가 1초에 수십번씩 불꽃을 토해내며 병사들을 도륙했다. 일순간에 6명이나 되는 인원이 혈무(血霧)를 뿜으며 쓰러졌고 운 좋게 방탄조끼에 맞은 병사만이 살아남아 꿈틀댔다. 공중에 뜬 채, 그것도 권총을 한 손으로 들고 쏜 것치곤 놀라운 정확도였으며 마치 홍콩 느와르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이, 이런 개 같은 년!”

  타타탕! 살아남은 자들이 소총을 들고 니나를 향해 사격했다. 그러나 니나는 공중에 뜬 채 반대쪽 건물의 벽을 발판삼아 다시 한 번 도약했고 십자포화를 그리는 총탄들을 피해 다시 무너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니나는 착지하는 순간 낙법으로 데굴데굴 구르며 땅에 떨어져 있는 AK-74를 집어 들고 두 발을 땅에 접지한 후 입구 쪽을 향해 몸을 틀어 소총을 난사했다. 그러자 니나를 쫓아 진입을 시도한 병사 하나가 피범벅이 되어 쓰러졌다.

  “쏴! 갈겨 버려!”

  화가 날대로 난 듯한 병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벽 너머로 총구만 삐죽이 튀어나와 불꽃을 토해냈다. 니나는 그대로 일어나 총격을 피해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랐다. 이 건물에서 가장 높은 3층까지 빠르게 올라간 그녀는 뒤따라오는 병사의 머리를 글록으로 날려주고 3층의 복도 끝까지 달려갔다. 니나는 급한대로 306호라고 쓰여 있는 왼쪽의 현관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천만 다행이게도 그 호의 사람들은 외출한 듯 보이지 않았다.

  “하아, 하아.”

  니나는 문 옆에 숨어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밖을 흘낏 살펴보는 그녀의 관자놀이를 타고 새빨간 선혈이 주르륵 흘러내렸는데 로켓탄이 터질 때 파편을 맞았는지 이마가 찢어진 것 같았다. 그녀는 소매로 피를 스윽 닦아내곤 베란다 창가 쪽으로 다가가 바깥쪽의 동태를 살피며 귀를 기울였다.

  척척척척.

  건물 밖에서 시끄러운 군화소리와 함께 수십 명의 사람들이 두런거리며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자국소리로 분석해보면 20명? 30명? 그래도 방금 전 니나의 실력을 뼈저리게 깨달았는지 함부로 진입하진 못하고 있었다. 곧 이어 차량이 도착하는 소리가 늘어나며 적의 병력이 착착 증원되기 시작했다. 더없이 신중하고 신속한 움직임이다. 총격이 있고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건물이 완전히 봉쇄된 것이다.
  그들은 단숨에 진입하여 제압할 요량인지 바쁘게 움직이는 병사들이 1층부터 시작해서 건물 전체를 점거할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꽤나 대규모의 움직임이니 이쯤 되면 헝가리 군이나 경찰이 움직일 법도 하건만, 이상하게 그런 움직임이 없다. 아마 저들이 서장급의 인사를 매수하여 정보가 새는 것을 막은 것 같았다.

  “윽.”

  니나는 땀과 섞인 피가 주르륵 흘러내려 눈으로 스며들자, 신음을 흘리며 손등으로 눈을 비벼 닦았다. 그리곤 지쳤는지 창가에 등을 기대고 무너지듯 스르륵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슬라이드가 완전히 뒤로 당겨진 글록을 내려다보았다. 9mm 파라블럼탄은 아까의 사격으로 모조리 다 쏟아냈고, 예비로 하나 가지고 있던 스턴 그레네이드도 사용해버렸다. 지금 들고 있는 AK-74도 이제 열 발 남짓 남아 있을까 말까였다. 니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눈을 감았다.

  ‘후우, 어렵겠지?’

  무기도 바닥났고 예상 외로 시간을 끌어버린 탓에 이렇게 고립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니나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째서라고 한다면 대답할 말이 궁했지만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니 되려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극한까지 긴장된 근육이 한꺼번에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상해, 이렇게까지 마음이 차분하다니.’

  니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피로 얼룩진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피를 봐도, 아무리 잔혹한 장면을 보아도 감정이 떠오르지 않는 자신을 이상하게 여긴 적은 여태 한 번도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사람은 죽을 때가 되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배우지 못한 탓에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해야 좋을 지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런 건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퀸도, 시키미 선생님도 그리고 볼케인 단장님도….

  ‘사, 살려줘 제발.’
  ‘아파, 고통스러워.’

  이제까지 이 손으로 죽인 사람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눈물을 흘리며 목숨을 구걸하는 그들에게 니나는 무표정과 뜨겁게 달궈진 총탄으로 대접해줬다. 동양에 약육강식이란 말이 있다. 약하면 죽을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약했고 지금의 자신도 약했기 때문에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억울한 기분도 들었다. 죽음 뒤에 사후 세계 같은 건 있지도 않고 하물며 교회에서 성토하는 천국도 지옥도 존재치 않는다. 그럼 이제까지 살아온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엄마.’

  문득 아이들이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삶에 있어서 유일한 낙이 있었다면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리라. 유일한 미련이라면 그것뿐이었다.
  공부는 잘하지만 약간 소극적인 성격인 가브리엘. 아직 3살 박이에 천덕꾸러기지만 천성이 얌전하고 착하며 그림에 재능이 있는 치카. 지상 최고의 장난꾸러기를 꿈꾸는 다소 엉뚱한 오드아이 보아너게 형제. 가장 나이가 많고 사려심이 깊은 맏아이 피터 등등…. 그녀에게 수많은 감정을 주었으며 자신을 엄마라고 따르는 그 아이들을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쓴 웃음이 지어졌다.

  “후, 후후. 후후후.”

  힘없이 웃는 니나의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이들의 얼굴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앞이 흐려진다. 이것이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겪는 아픔인 것일까? 이루지 못한 것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가야하는 슬픔을 그녀는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펄럭.

  한동안을 그렇게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옆방에서 바람에 깃발이 펄럭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이 소리는 흡사 묵직한 가죽코트가 바람을 속박하며 무겁게 흔들리는 듯한 소리다. 그리고…

  딸랑.

  분명치는 않지만 작은 은방울소리가 바람소리에 섞여 들려왔다.

  “……?”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전신을 옭죄어 온다. 인기척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인지 모를 불길한 느낌에 니나는 소총을 쥐고 옆방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침실임에 분명한 그 방엔 어떤 사람 비슷한 물건도 존재하지 않았다. 일인용 침대 하나와 낡아빠진 벽장, 그리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분홍색 실크 커튼이 있을 뿐이었다. 니나가 고개를 갸우뚱거릴 때쯤이었다.

  “N은 들어라!”

  갑자기 밖에서부터 확성기를 통해 크게 증폭된 소리가 들려왔다. 니나는 곧바로 방금 느꼈던 불안감을 잊어버리고 베란다 쪽 창문을 통해 밖을 흘낏 살펴보았다. 저격을 당할 가능성도 있었으니 창가에 바짝 붙어 아래쪽을 살펴보았다. 지프 위에 서 있는 사람이 이쪽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복면 대신 검은 베레모를 비스듬히 쓴 것이 계급이 꽤나 높아 보이는 남자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다. 병사들에게 질질 끌려오는 주황색 머리카락의 남자아이. 두 손은 수갑으로 묶인 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억지로 실실 웃고 있는 것이, 영락없이 그녀가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도미니크?”

  니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설마설마하며 그 뒤를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도미니크가 끌려나온 지프차 뒷좌석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크윽!”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나가서 아이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렇게 못하는 자신이 한탄스러웠다. 그런 그녀의 귓가에 메가폰을 잡고 있는 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부터 30초를 주겠다! 우리가 인질을 잡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라! 항복하지 않을 시엔 인질을 모조리 죽이겠다!”
  “아, 아니 저기 30초는 너무 짧은 것.”
  “닥쳐!”
  
  도미니크가 우물우물거리자 병사가 개머리판으로 그의 등을 내리찍었다.

  “도미니크!”

  니나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쓰러지는 도미니크의 모습을 쫓았다.

  “…아?”

  그런데 문득 건물을 에워싸고 있는 병사들 뒤편으로 시꺼먼 어둠을 몰고 다가오는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저갱의 어둠처럼 시꺼먼 것으로 전신을 두르고 있는 자였다.
  니나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그 즉시 현관문 쪽으로 뛰쳐나갔다. 적들의 유무조차 상관치 않는 불길한 예감이 뇌리에 박힌 채 떨어지지 않았다.

.
.
.

  “다시 한 번 권고한다! 항복해라! 불응할 시엔 인질을 모조리 죽이겠다!”

  건물을 포위한 소대장 카를로스는 메가폰을 들고 소리쳤다. 그러나 시간은 점차 가는데 위층으로부턴 아무런 연락도 없자 그는 차차 초조해짐을 느꼈다. 그도 그럴게 바이에른 사가 현상금을 내건 조건이 니나의 생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떼처럼 밀고 들어가자니 특 A급 용병인 'N'을 상대론 이쪽의 희생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빌어먹을, 저 계집을 반드시 생포하라고? 저 괴물같은 년을?”

  어금니를 뿌드득 갈며 지금까지 죽은 병사들을 생각한 카를로스의 곁으로 부관이 다가와 걱정스럽다는 듯 속삭였다.

  “그나저나 소대장님, 과연 N이 이런 것에 넘어올까요? 제가 알기론 N은 피도 눈물도 없는 마녀라도 알고 있습니다만.”

  퍽! 카를로스의 주먹이 부관의 안면을 거칠게 강타했다. 그는 무서운 얼굴로 코피를 질질 흘리는 부관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안 통하면 저 새끼들을 다 조지면 그만이야. 일일이 토 달지 마라.”

  아이들을 죽인다는 소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말하는 소대장의 모습엔 부관이 질려버릴 정도였다.

  “어? 뭐야 저건?”

  그런데 문득 소대장이 뒤쪽을 바라보며 유령이라도 본 듯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부관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코를 틀어막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어둠을 형상화한 듯한 존재가 있었다. 검은 중절모, 상복같이 보이는 검은 양복 위에 발목까지 내려오는 검은 가죽코트를 입고 발에는 검은 구두까지 신고 있었다. 그러나 은백색의 머리카락과 피부색만은 놀랍도록 창백하여 흡사 시체 같이 보였다.
  정오에 오른 태양볕이 따갑게 내리쬐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주변은 마치 빛을 흡수하는 블랙홀처럼 어둡고 침침했다.

  딸랑.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은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야! 이 소리는!”
  “히이익!”
  
  삽시간에 병사들 사이로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불안이 뻗어나갔다. 어둠을 몰고 다니는 남자와 장례식에서나 들을 법한 방울소리는 백전연마의 병사들조차 불안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뚜벅뚜벅.

  남자가 이들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조용하지만 그 확실한 존재감만은 도무지 잠재울 수가 없었다.

  “머, 멈춰라!”
  “멈추지 않으면 쏜다!”

  병사들이 당황하여 그의 앞을 막아서는 순간, 남자의 팔이 눈으로 쫓기도 힘든 속도로 움직이더니 앞을 가로막은 병사들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아니, 그건 폭발시켰다는 표현이 더 옳을 지도 모르겠다. 놀랍게도 그의 주먹이 머리를 후려치자마자 수박 터지듯 머리가 터져버린 것이다.
  남자는 머리를 잃고 축 늘어진 시신을 잡고 그들을 방패삼아 뒤에서 대기 중이던 병사들에게로 돌진했다.

  “뭐, 뭐야!”
  “허억! 쏴! 쏘란 말야!”

  철컥철컥! 병사들이 이 말도 안되는 사태에 놀라 허둥지둥거리는 찰라 남자가 놀라운 완력으로 시신들을 병사들 사이로 집어던졌다. 시신과 피보라가 시야를 가리는 그 순간, 그는 가죽코트를 펄럭이며 겨드랑이 사이에 꽂아 넣은 두 정의 거대한 리볼버를 꺼내들었다.
  454 카슬 매그넘탄(454 casull magnum)이 장전된 어마어마한 위력의 리볼버. 그는 그것을 한 손에 하나씩 들더니 양 손을 십자 형태로 교차하고 무차별적으로 사격하기 시작했다.

  투캉!

  한번 용암 같은 불꽃을 토해낼 때마다 뇌성처럼 묵직한 총성이 터져 나온다. 과연 그 위력은 어마어마하여 총탄이 방탄복을 입고 있는 병사들의 몸통을 꿰뚫어 버릴 지경이었다. 남자는 리볼버를 연사하며 병사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투캉! 투캉! 투캉!
  “끄아아악!”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리볼버의 화려한 궤적. 불꽃이 번뜩일 때마다 한 발에 한 명씩 정확하게 죽임을 당한다. 파고드는 총알의 위력을 감당하지 못하여 어깨채 팔이 갈기갈기 찢겨지고, 머리는 아예 잘 익은 호박을 몽둥이로 내려친 것처럼 폭발해버릴 지경이다.

  “으아아아아! 쏴! 쏴아!”

  투타타타탕! 곧 이어 정신을 차린 병사들이 일제히 그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하지만 아군의 사이로 숨어들었기 때문에 집중적인 탄막을 펼칠 수가 없었고 남자를 둘러싼 다섯과 근처건물 옥상에 있는 저격수들만이 어둠을 몰고 다니는 그를 향해 발포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일당백의 실력을 가진 정예병이었다. 그들이 동시에 내뿜는 총탄이 파공성을 내며 남자를 향해 일제히 쏟아졌다.

  펄럭!

  그러나 남자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그는 멈춤 없이 코트자락을 들어 저격으로부터 얼굴을 가리며 마치 땅을 미끄러지듯 신속하게 움직였고 놀랍게도 명중한 소총탄은 코트자락을 뚫지 못하고 엉망으로 구겨지며 땅에 떨어졌다. 단순한 가죽코트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 보니 첨단 방탄 소재였던 것이다. 그것도 근거리에서 발사한 소총탄이 구겨질 정도로! 남자는 자신에게 발포하는 한 병사 앞으로 순식간에 이동하더니 리볼버를 쥐고 크게 휘둘렀다.

  쉬익!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리볼버가 검은 궤적을 그리며 병사의 턱을 후려쳤다. 단지 그립을 쥐고 휘둘렀을 뿐인데 인간의 머리가 척추 채 뽑혀 날아가 버리는 장면은 정말이지 너무 그로테스크하여 현실감이 없었다.

  “으, 으아아아아!”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의 비명소리를 배경삼아 이번엔 리볼버가 건물 옥상을 겨누며 연이어 불을 뿜었다. 엄호 사격을 가하던 저격수들이 연이어 피를 내뱉으며 절명했다. 반동이 심한 454 카슬 매그넘 탄으로 직선거리 2~300미터 거리에 있는 사람을 저격하다니, 그 정확도와 스피드는 절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괴, 괴물! 괴물이다!”
  “그래! 수류탄이다! 아무리 총알이 안 통하는 괴물이래도 수류탄은 통할거야!”

  몇몇의 병사들이 일제히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고 동료들을 학살하고 있는 괴물에게로 집어던졌다. 그러나 괴물은 전혀 당황한 기색도 없이 땅을 쓸듯 발을 휘둘러 굴러온 수류탄들을 주인에게로 돌려줄 뿐이었다. 너무 당황해서 폭발 시간을 재지않고 던진 것이 패인이었다.

  콰앙! 쾅!

  굉음을 내며 수류탄이 폭발했다. 고막과 대기를 찢어버리는 충격파와 함께 수없이 날아간 파편들은 병사들의 몸을 마치 으깨놓은 미트볼처럼 만들어버렸다.
  
  “이, 이자시익!”

  부아아앙! 그 때 먼지구름을 뚫고 남자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지프차가 나타났다. 시야를 가리는 먼지 때문에 눈치 채는 것이 늦어졌는지 지프차는 남자의 지근거리까지 다가와 있었고 시속 100킬로가 넘는 속도로 돌진해오는 차를 피하기엔 이미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죽어라아!”

  그러나 바로 그 찰나의 순간 남자의 발이 지프차의 범퍼를 올려 찼다.

  콰앙!

  묵직한 굉음과 함께 마치 제트스키라도 된 것처럼 차체가 공중으로 뜬다. 차축이 들썩이며 공중에서 반 바퀴 돈 차는 그대로 남자의 머리를 넘어가 운전자를 깔고 뭉개며 완전히 고철이 되어 버렸다. 발길질 한 방에 찌그러진 범퍼와 아직까지도 회전을 계속하는 타이어가 눈에 들어왔다.

  “뭐, 뭐야! 저건 도대체 뭐야아아아아아!”

  소대장 카를로스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건 절대 인간이 아니다. 그래 총알을 코트로 튕겨내는 건 이해를 하겠다. 한 손으로 리볼버를 들고 펑펑 쏘는 것도 충분히 이해범위 안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인간이 차를 발로 차서 날려버린단 말인가! 저건 꼭 M. W 셸리의 소설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 같았다.

  “르브낭(revenant).”

  그 때 그의 곁에 있던 부관이 창백하게 질린 입술로 파들파들 떨며 말했다.

  “르브낭?”
  “네! 전에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10년 전 킨샤사 요새 공방전에서 요새에 틀어박힌 WAEC(West Africa Economic Cooperation:서부 아프리카 경제협력 기구)의 연합군을 단신으로 몰살했다고 하는….”
  “맞아! 그래서 살아남은 녀석들이 르브낭, 르브낭 하고 중얼거리면서 죽어갔다고 들었어! 사신같은 검은 옷. 총알조차 튕겨내는 악마였다고.”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병사가 벙 찐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킨샤사 공방전?’

  도미니크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말에 기억을 더듬거렸다. WAEC 연합군이 킨샤사 전선에서 패퇴한 것은 꽤나 유명한 이야기였다. 이 전투 이후 서부 연합의 주축국인 콩고 민주주의 공화국이 무너지고 연합군은 네오 제네시스 사의 속국이나 다름없는 동부 연방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밀려 아프리카에서의 전투는 결국 네오 제네시스 사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이런 바보 같은 뒷얘기는 병사들이나 민간인들 사이의 전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르브낭, 프랑스어로 죽음에서 돌아온 자란 뜻. 그러나 죽음에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듯 지금은 망령, 유령이라는 뜻으로 더 알려진 단어로서 생존자들이 말한 르브낭의 의미는 바로 ‘망령(revenant)’이리라.

  “망령… 이라고?”

  카를로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병사들을 하나하나 죽이고 있는 어둠의 야수에게 시선을 옮겼다.

  펑!

  남자는 방탄코트를 폭풍처럼 휘둘러 총알들을 모조리 튕겨내며 리볼버를 발사했다. 그것이 최후의 한발이었는지 그는 미련 없이 총신을 꺾어 지글지글 타오르는 탄피를 빼냈다.
  그가 멈춰있는 것을 기회라고 여긴 RPG7 사수가 미리 장전한 로켓탄을 꺼내들고 발사했다.

  쉬이익!

  로켓탄이 하얀 연기를 꼬리처럼 이끌고 다가왔지만 남자는 미동도 없이 주섬주섬 총탄을 장전했다. 그러던 중 문득 그의 얼음같이 투명한 청백색의 눈동자가 로켓탄을 주시했다. 남자의 눈이 순간적으로 붉게 빛난 건 착각이었을까?

  “어?!”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로켓탄이 사수의 유도에서 벗어나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반전해버린 것이다! 반전한 로켓탄은 그대로 사수에게로 돌아갔다.

  “저, 저거!”
  “으아아아아!”

  사수의 뒤에 있던 카를로스 소대장 이하 지휘부는 너도나도 비명을 지르며 엄폐물을 찾아 도망쳤다. 물론 도미니크도 마찬가지였다.

  퍼벙!

  폭음과 함께 폭풍이 불어 닥쳤다. 로켓탄이 폭발하자 파편이 소대장 카를로스가 타고 있던 지휘차량의 연료통을 가격했고 2차 폭발과 함께 차체가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폭심에 가까이 있던 병사들은 고막이 찢어지거나 심한 부상을 입었고 개중에 몇몇은 흘러나온 내장을 주워 담으며 땅을 질질 기어 다니는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으으윽.”

  다른 병사들이 방패가 되어준 턱에 간신히 살아난 도미니크는 신음을 흘리며 천천히 일어섰다. 귀가 우웅 울리고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충격파 때문에 고막에 손상이 간 것 같았다. 소리가 멀리서 메아리치듯 웅얼거리고 뿌옇게 흐려진 시야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쾅! 쾅!

  리볼버가 육중한 기염을 토해낸다. 그 와중에도 어둠을 몰고 다니는 괴물은 먹이를 찾아 유황 섞인 불꽃을 토해냈다. 문득 고개를 돌리자 아이들이 타고 있는 지프차가 보였다. 아이들은 몸이 꽁꽁 묶인 채 어쩔 줄 몰라 울고 있었다.

  “으윽! 얘, 얘들아!”

  도미니크가 비틀거리며 지프에 다가가자, 그를 발견한 검은색의 악몽이 총구를 돌렸다. 시뻘겋게 달궈진 총신이 희미한 열기를 내뱉으며 도미니크의 머리를 향해 정확히 조준했다.

  “!”

  피잉!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 남자의 팔이 뭔가에 맞아 크게 방향이 틀어졌다. 그 덕분에 리볼버에서 발사된 매그넘 탄은 도미니크를 벗어나 애꿎은 전봇대를 꿰뚫어버렸다.

  “…….”

  그는 팔의 궤도를 바꿔버린 장본인을 찾아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증기처럼 보이는 뜨거운 연기가 그의 입에서 쉬이익 뿜어져 나왔다.

  “거기서 당장 떨어져.”
  “니나?”
  “엄마!”

  도미니크를 구한 건 바로 니나였다. 그녀는 급하게 뛰어내려왔는지 피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망령을 겨누고 있는 AK-74의 총구에서 방금 발사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투명한 열기가 베어 나오고 있었다.

  “…….”

  남자의 팔에서 맑은 쇳소리가 난 건 접어두고 그는 말없이 니나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남자는 리볼버를 들어 니나를 향해 발사했다.

  쾅!
  “!”

  마침 니나의 뒤에서 기습을 가하려던 병사가 미간에 매그넘 탄을 맞고 날아갔다. 총구의 방향을 미리 읽고 있었던 니나는 미동도 없이 여전히 AK-74를 내려놓지 않은 채 자신을 구해준 그를 향해 짧게 물었다.

  “어째서?”
  “…….”

  남자는 대답 대신 총구를 돌려 막 일어선 병사를 저격하는 걸로 적대 의사가 없음을 표명했다.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와 니나를 스쳐지나가자, 그녀는 그제야 총을 내리고 도미니크를 향해 달려갔다. 그녀는 도미니크를 부축하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도미니크, 괜찮아?”

  도미니크는 힘없이 웃어주는 걸로 대답을 대신하며 중얼거렸다.

  “으윽, 이거 면목 없네. 그나저나 이것 좀 부탁해 니나.”
  
  도미니크가 자신의 손을 구속하고 있는 수갑을 가리키자, 니나는 소총으로 간단히 수갑을 부수고 비틀거리는 도미니크를 부축해 지프차 쪽으로 다가갔다.

  “엄마아! 우아아앙”

  아이들이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차에서 뛰어내려 니나와 도미니크를 향해 달려오자, 니나는 싱긋이 웃으며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었기에 니나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차로 이동했다.
  도미니크는 아직도 균형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비틀거리며 조수석에 들어갔고, 니나는 아이들을 먼저 뒷좌석에 올려준 뒤 운전석으로 들어가 안전벨트를 맺다. 브레이크에 발을 얹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린 뒤 니나는 엑셀을 밟았다.
  
  딸랑.

  또 아까 들었었던 은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구슬픈 방울의 음색이 그녀의 귓가에 메아리 치듯 아련하게 들려왔다. 그녀는 말없이 백미러를 통해 멀어지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야옹.’

  문득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듬직한 어깨에 부드러운 크림색 털을 자랑하는 샴 고양이가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샴(Siamese)특유의 어두운 얼굴과 꼬리, 그리고 발.

  딸랑.

  고양이의 목엔 가볍게 흔들리는 은방울이 맑은 소리를 내며 매달려 있었다. 이미 거리가 멀어질대로 멀어졌는데 그 소리가 또 들리다니. 니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들과 도미니크를 살폈지만 그 누구도 방울 소리를 들은 이는 없어보였다. 니나는 백미러를 통해 점점 멀어지는 남자와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

  고양이의 바다처럼 깊고 푸른 눈동자와 마주한 니나는 말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
.
.

  한편 팬텀 블랙의 임시 객실. 원래 포로 수용실이었던 곳을 개량하여 숙소로 만든 이곳은 얼마 전 얼렁뚱땅 식구가 된 시키미의 방이었다. 지금 그곳에 시키미는 없었지만, 어두운 방안에서 희뿌옇게 빛나는 노트북 모니터가 그녀가 방금 나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삑.

  신호음이 짧게 울리는가 싶더니 모니터 위로 작은 창이 하나 떴다. 대화창인지 아니면 해킹을 한 건지, 창에는 또박또박한 고딕체로 짧은 글이 쓰여 있었다.

  ‘작전 완료.’

  커서가 깜빡이는 창의 위엔 수신자 명으로 르브낭(revenant)이라고 찍혀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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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긴거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슴돠~ 아쉽게도 이번 화엔 AT가 안나옴.


여튼 신 캐릭터와 새로운 설정 한가득입니다. 긴장들 하셈.(사실 뻥)


1. 카모플라쥬 스텔스 시스템(Camoflage Stealth System:약칭 CSS)

  : 위장 스텔스 장치. 특수 광학미체를 사용하여 빛과 전자파를 굴절시켜 사실상 육안과 레이더로 포착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장치다. 그 단가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전함같은 것엔 사용이 불가능하며, 일명 유령 편대인 제임스 쉘 휘하의 특수 AT편대에게만 장착된 특수한 장치.



2. WAEC(West Africa Economic Cooperation : 서부 아프리카 경제 협력 기구)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즉 2056년만 해도 존속하고 있던 서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연합. 나중에 바이에른의 농간에 넘어가 네오 제네시스사와 싸우다가 깨지고 지금은 해체되었다.


3. 코드네임 르브낭(revenant)

  본명 : 쟝 르노(....)
  외모 : 검은 중절모, 상복같은 검은 양복, 검은색 방탄 코트.
           은백색의 짧은 머리카락과 옅은 하늘색의 눈동자.
  주로쓰는 무기 : 454 카슬 매그넘 탄을 사용하는 리볼버, 콜트 킹코브라 스페셜
                    (사실 이딴 권총 없삼. 르브낭 커스텀)
  특수능력 : 안구와 위성 특수 해킹 시스템를 이용한 소형 미사일의 교란.
  특이사항 :  네오 제네시스사에서 개발한 시작형 사이보그. 과거에 있었던 전쟁 중에 사망한 쟝 르노
                를 실험대상으로 삼아 뇌를 뺀 전신을 사이보그로 개조했다. 전신이 강철로 이루어졌으며
                부족한 부분을 방탄 코트로 보충했기 때문에 총으론 절대 죽일 수 없으며 전 특수부대원인
                쟝의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살육병기로 개발되었다. 10년 전 서부 아프리카 연합군
                과의 전장에 투입하여 적의 중심부를 테러하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시작형이기 때문인지 죽기 전의 기억도 없으며 말도 어눌함.
                전쟁이 끝난 직후 폐기 되었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갑자기 나타나 니나 일행을 도와주었다.
                특이하게 '카트린'라는 이름의 샴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며 그가 나타나는 전조로
                먼저 이 고양이의 방울소리가 들린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카트린과 함께 네오 제네시스 사의 속박에서 벗어나 여러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4. 고양이 카트린
  품종 : 샴(Siamese)종
  외형 : 크림색 털에 발, 꼬리, 안면이 어두운 샴종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눈동자는 수정처럼 짙은 푸른색.
           목에 은방울을 달고 다니며 르브낭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온다.
  특이사항 : 10년 전 킨샤사에서 르브낭이 만난 새끼 고양이. 쟝이 인간성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이유며............. 죽은 고양이다. 어째서인지 니나의 눈에는 보임.(납량 특집!! 덜덜덜.)

5. RPG7 !!!!!!!!!!!!!!!!!!!!!!!!!!!!!!
  원래 RPG7의 로켓탄은 유도기능이 없습니다! 다만 여기선 어느정도 시대가 발전했기 때문에 로켓탄에 첨단 유도 장비가 추가된 걸로 설정하여 르브낭이 원격 조종하게 만들었습니다.(뭐 요즘은 눈 달린 포탄도 나오는 마당이니까요.)


자, 설정 끝임돠. 에구 힘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