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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Prisoner Princess」

2006.08.20 06:31

아란 조회 수:2431 추천:4

extra_vars1 또 다른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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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하빈, 한권우, 니나.
그리고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미니크까지 아비스 함을 지원하기 위해 각자의 기체를 타고-니나와 도미니크는 라이더가 아니었지만, 각 기체를 보조하기 위해 니나와 퀸의 구 기체 레귤루스 크로체의 보조 시트에, 그리고 도미니크는 하빈의 A.T 트렌치스트 오우거의 보조 시트에 앉아서 통신 등 자잘한 것을 보조했다- 팬텀 블랙에서 출발한 지 30분이 다 되어갈 무렵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부유하고 있는 구름 속에서 두 개의 안광이 빛을 발했다.









「Prisoner Princes」
Wish to the Star
제 7 화. Hraesvelg








「정말로 확신하고 습격하는 건가?」

구름 속에서 아까 안광을 빛냈던 것은 검은 그림자의 A.T였다.
그리고 그 A.T의 코어에 동조하면서 팬텀 블랙에서 A.T들이 출격하는 것을 30분 전부터 지켜보고 있던 한 여성의 목에 걸려 있는 터퀴스블루(Turquoise Blue) 수정을 통해 탁한 중성틱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건 나보다 니르바나(nirvana),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아?”

「하하하, 그렇군. 하지만 내가 니르바나의 첫 번째 복제라서 그런지, 원조의 이름으로 불리는 건 살짝 기분 나쁜데.」

“기분 나쁘다고 동조율을 하락시켰다간 누가 더 손해인 줄 알고 하는 말이니?”

「충분히 잘 알고서 하는 말이지. 그저 나에게는 프리스베르그(Hraesvelg)라고 시키미 네가 붙인 멋진 이름이 있다는 것을 이제 막 말하려던 참이었다고.」

시키미라 불린 여성과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 사이에 대화가 오갔지만, 시키미는 스크린 속에 팬텀 블랙을 계속 주시했다.

퍼펑.

스크린 속에 팬텀 블랙의 상단에서 갑자기 불꽃과 폭발음이 들리자 그녀는 콧등에 걸쳐 놓은 안경을 바로 잡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말고 팬텀 블랙을 습격하려고 하는 자들이 있었나본데?”

「잘 됐네. 시키미. 보수만 노리고 먼저 덤벼드는 바보들이 있다면, 굳이 네 손에 안 좋은 피를 묻힐 필요 없이, 위기에 처한 전함을 구하고 당당하게 영웅 대접을 받으며 들어오는 영웅 시나리….」

“거기까지. 프리스베르그. 전투 준비야.”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에서 재잘재잘 들려오는 중성틱한 말을 도중에 자르며 시키미가 말했다. 시키미가 말 할 때까지 침묵을 지킨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는 잠시 후 한 마디 말을 꺼냈다.

「Yes, My Master.」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는 말이 끝나자마자 터퀴스블루 수정에서 터퀴스블루의 빛이 새어나와 미약하게 주변을 비추었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지 않고, 시키미의 드러난 백황색 이마에서 푸른빛이 약하게 석여 있는 전체적으로 새하얀 빛이 코어 내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녀가 동조 중인 A.T는 곧 다시 안광을 빛내며 구름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와 단숨에 팬텀 블랙을 향해 날아갔다.



팬텀 블랙의 함교에서는 1급 비상사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아비스 함을 지원하기 위해 퀸은 구식 기체인 레귤루스 크로체를, 그리고 하빈은 A.T 트렌치스트 오우거에, 한권우는 자신이 타고온 붉은 A.T인 스트라이더를 타고 출격한 것도 모자라, 레귤루스 크로체의 보조 시트에는 니나를, 트렌치스트 오우거의 보조 시트에는 도미니크를 태워서 같이 딸려 보낸 상태였으니, 사실상 팬텀 블랙에서 싸울 수 있는 라이더와 A.T는 작전에서 제외된 라비니와 그녀 전용 A.T인 고스트 플롯 뿐. 퀸의 A.T인 에이스 J도 있었지만, 애초에 그것의 라이더는 라비니가 아니었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한 A.T였다.

퍼펑.

퀸들이 출격한 지 30분이 되었을 무렵 딱 정확하게 팬텀 블랙에서 A.T를 내보내기 위한 해치를 향해 갑작스레 공격이 시작되었고, 그 공격에 의해 팬텀 블랙은 당장 라비니의 고스트 플롯을 출격시키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방금 전의 포격으로 인해 함교가 크게 뒤흔들렸고 덕분에 노엘은 중심을 잃고 흔들리다 바닥에 넘어지고 마리아는 함장석에 앉아 있음에도 중심을 크게 몸이 뒤흔들리며 등받이에 뒤통수를 부딪쳐야 했다.

“함장님, 괜찮으십니까?”

“그다지…. 그것보다 적은 아직 인가?”

“아무래도 적은 우리가 이 공역에 들어서기 전에, 대 전자전 장비를 미리 살포해두었거나, 아니면 스텔스 장비를 가진 전함인 것 같습니다.”

“노엘, 이건 확실히 스텔스 장비다. 시시한 전파 방해 놀음 따위가 아니야.”

마리아의 확신에 찬 목소리는 함교 요원들 모두를 크게 긴장하게 하였다. 적이 스텔스 장비를 사용하던 전자전 장비를 미리 사용했든, 팬텀 블랙이 무방비 상태로 먼저 습격을 당했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이쪽은 아직 상대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상대가 먼저 발견하고 2차례나 공격을 가했음에도 이쪽에서는 전혀 적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이쪽 입장에서는 공포 그 자체였다.

“일단은 전속력으로 현 공역을 이탈….”

마리아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퍼펑’하는 소리와 동시에 팬텀 블랙이 크게 뒤흔들렸다. 넘어지거나 계기판에 얼굴을 박거나 등받이에 뒤통수를 박는 함교 요원들이 생기는 2차 피해 발생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함장님… 방금 전, 공격으로… 오로라 코트는 현 시각부터 더 이상 사용 불가능합니다.”

충격이 어느 정도 가시고 진정되었을 때 노엘은 떨리는 목소리로 차분하게 그리고 느릿느릿하게 마리아에게 피해 상황을 보고했다.

“빌어먹을.”

마리아는 벌레 씹은 표정을 지으며 욕지거리를 한 마디 내뱉었다.
오로라 코트가 장치되지 않았다면 어스워드 3번 함 팬텀 블랙은 그저 단순한 수송함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설계 마지막 단계에서 아직 테스트 중이었던 오로라 코트가 시험 장착되면서, 팬텀 블랙은 더 이상 단순한 다목적 수송함에서 대 전자전이라는 전술적으로 유용한 전함으로 전장에서의 가치가 크게 올라갔을 정도로 오로라 코트라는 물건은 팬텀 블랙에 있는 어떤 무장보다도 가장 중요한 장비였다.
그런 것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팬텀 블랙에게 남은 길은 단 두 가지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은 바로 죽거나, 또는 백기 들고 항복하거나. 애초에 다목적 수송함을 목적으로 설계되고 개발되어졌기 때문에 기동성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설혹 지금 팬텀 블랙을 공격하는 적함들을 따돌리고 도망가더라도, 오로라 코트 없는 팬텀 블랙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삑. 삑. 삑.

그 때 콘솔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통신을 맡고 있는 흑인 오퍼레이터 사무엘이 마리아를 보며 굳은 얼굴로 말했다.

“함장님, 적함으로부터 온 걸로 추정되는 통신인데 회선 열까요?”

“열어.”

마리아는 예전 같았다면, 느긋하게 잠깐 뜸을 들인다거나 하는 여유를 부렸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쨌든 사무엘은 마리아의 명대로 말없이 회선을 돌렸고, 치지직 하는 전파음과 함께 곧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신가? 네오 제네시스 사의 개 여러분.』

“용건은.”

남자의 모욕적인 언사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짧게 한 마디 했다. 그러자 남자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말했다.

『용건이라? 그렇지. 바이에른 사가 그 ‘A.T’와 ‘라르크’라는 아이를 납치를 하든 강탈을 하든 자기네들에게 가져오라는 의뢰가 있어서 말이오.』

“그렇다면, 우리가 그 A.T와 라르크인지 뭔지 하는 아이를 넘긴다면 이대로 전함을 물릴 거라는 뜻인가?”

마리아는 그 A.T는 대충 짐작이 갔지만, ‘라르크’라는 아이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마리아의 말에 그 남자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착 가라 앉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튜코프가 죽었더군.』

‘설마!’

마리아는 스튜코프라는 말이 남자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단숨에 팬텀 블랙을 공격한 적의 대략적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아마 그린 살라만더스 용병단에 소속되어 있거나 아니면, 그들과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는 동맹 세력이라거나 어쨌든 한 가지 확실한 건, 절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넘겨주더라도 결코 살려 보내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그 녀석, 어렸을 때 많이 싸우긴 했지만, 둘도 없는 형제였는데 말이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기가 속한 용병단에서 제법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다고 좋아서 내게 전화하며 잘난 척 해대 길래, 그렇게 잘난 채 하다 죽는 수가 있다고 놀려주었는데 진짜로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왠지 다 이 형의 잘못인 것 같아, 마음이 다 찢어지더군.』

“전장에서는 내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법… 이라는 것은 그쪽도 용병이라면 잘 알고 있을 텐데요.”

『하하, 예전에 ‘실버 스컬’ 용병단의 대장이었던 나 에드워드가 그런 것 하나 모를 거라 생각하나? 물론 지금은 ‘쥘 나이트 社’ 직속 비공식 군대인 ‘에어 가드’의 간부긴 하지만 그 정도는 잘 알고 있다네.』

“설마….”

『아비스 함에서 출격한 붉은 A.T는 적당히 쫓는 척하면서 일부러 놓아준 것이라네. 덕분에, 동생의 복수를 하기 쉽게 되었지.』

에드워드라는 남자의 말에 마리아는 완전히 속았다는 것에 분한지 주먹을 피가 날 정도로 꽉 쥐며 부르르 떨었다. 마리아가 떠는 와중에도 에드워드의 말은 계속 되었다.

『아비스 함은 자신들은 완벽하게 위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에 훤하게 보일 정도로 허술한 스텔스였어. 아비스 함의 스텔스 능력은 처음 나왔을 당시는 최고였지. 허나 지금도 최고일까? 마리아 함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군.』

마리아는 대답 하지 않았다.
그저 완벽한 패배감에 부르르 떨고만 있을 뿐, 훗날 마리아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날이 자신이 태어난 이래 최악의 굴욕감을 느끼고 절망했던 날이라고 그 황금색 A.T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자신이 여기 없었을 것이라고 적었다고 한다.

『굳이 할 말 없으면 안 해도 되네. 그저 죽을 준비나 해두시라고. 마리아 함… 퍼펑.』

에드워드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뭔가 폭발하는 커다란 소리가 통신기를 통해 전달되었다.



팬텀 블랙 주변에 스텔스 장비로 위장한 채 있는 전함은 2척. 그 중 에드워드가 직접 타고 지휘하고 있는 은색 전함인 ‘실버 스타’의 좌현에서 ‘퍼펑’하는 폭발음과 동시에 불꽃이 튀었다.

“좌현 피탄!!”

“3시 방향에서 미확인 A.T 한 대가 출현했습니다!”

오퍼레이터들의 긴박한 보고에 방금 전에 폭발음과 충격에 놀란 에드워드는 급히 통신을 닫고, 스크린을 보며 명령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갑판 위에 대기 중인 I-GUARD13w을 전부 출격 시켜!”

에드워드에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실버 스타의 갑판에서 미리 대기 중이었던 은색 A.T들인 I-GUARD13w 다섯 대가 등 뒤에 접혀져 있던 은색 날개를 펼치며 공중으로 날아올라 3시 방향에서 갑자기 나타나 실버 스타를 공격한 정체불명의 A.T를 향해 각자의 무기인 유도 미사일과 발칸을 발사하며 공격했다.

「막을까? 아니면 피할까?」

정체불명의 황금색 A.T를 조종하는 시키미에게 터퀴스블루 빛을 내고 있는 터퀴스블루 수정에서 중성틱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물었다.

“어차피 ‘아미타 드라이브(Amita Drive)’가 작동하고 있으니 맞을 일도 없잖아.”

「아, 그렇지. 마침 잊고 있었다.」

“그래도 피해볼까?”

터퀴스블루 수정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시키미는 미사일과 발칸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걸 지그재그로 피하면서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건망증 하곤. 그러니까 프리스베르그, 넌 실패한 니르바나의 복제인 거야.”

「아, 잘나가다 왜 갑자기 거기서 그 얘기야? 건망증하고 복제 실패하곤 전혀 상관없잖아.」

“아, 그건 그렇지.”

시키미와 터퀴스블루 수정이 서로 대화를 오가는 동안 미사일과 발칸이 그녀가 조종하는 황금색 A.T로 날아 들어왔다. 그러나 황금색 A.T는 순간적으로 부스터를 꺼버림으로서 급 하강하며 가볍게 피해내면서, 트라이건을 꺼내듦과 동시에 부스터를 키면서 머리 위로 날아드는 미사일과 우측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동시에 요격했다.

“괴, 괴물!!”

I-GUARD13w 네 대 중 한 대를 조종하던 라이더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마디를 내 뱉었지만, 불행히도 그게 그 라이더의 최후의 한 마디였다. 곧 눈앞까지 접근한 황금색을 바탕색으로 하고, 녹색을 장식색으로 사용하는 그 정체불명의 A.T는 오른팔의 수납된 나이트 하르트라는 실체형 장검을 전개하여 단숨에 I-GUARD13w 1대를 두 동강 내었다.
두 동강 난 I-GUARD13w에 잘린 부위에서 붉은 색의 액체가 분수처럼 뿜어지며 황금색 A.T에게 뿌려졌지만, 마치 잘 닦인 유리마냥 자연스럽게 흘려져버릴 뿐 황금색 A.T에는 단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

「남은 I-GUARD 시리즈는 이제 8대랑 전함 2대 정도 뿐이군.」

“일일이 보고 하지 마. 그 정도는 다 알아.”

시키미는 양 옆에서 돌격해오며 미사일과 발칸을 쏘아대는 I-GUARD13w 두 대를 향해 황금색 A.T의 무기 중 하나인 슈퍼 데저트 이글 두 개를 양 손에 쥐고 정확히 코어를 노려 한방 씩 탕, 탕 갈겨주며 말했다.

투쾅, 투쾅.

양 옆에서 달려들던 I-GUARD13w 두 대는 코어가 터져 나가며 붉은 액체를 분수처럼 뿜어내며 공중 폭발했다. 이어서 12시, 5시, 8시 방향에서 날아오던 I-GUARD13w 세 대를 트라이 건과 슈퍼 데저트 이글을 쥐고 갈겨주며 공중에서 걸레로 만들어버렸다.

「귀찮으니까, 적의 머리를 노려라. 시키미.」

“알고 있….”

시키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두 대의 은색 전함 중, 시키미가 조종하는 황금색 A.T에 공격으로 스텔스 기능을 잠시 상실했던, 그리고 에드워드가 타고 있는 지휘 전함인 실버 스타가 갑자기 공중 폭발을 하며 어두운 하늘을 주황빛으로 잠시 물들였다.

「저기 팬텀 블랙에 고스트 플롯을 조종하는 꼬마, 너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저격 실력인걸.」

터퀴스블루 수정에서 들려온 중성틱한 목소리에 시키미는 팬텀 블랙의 갑판 위에 어느새 나와 있는 고스트 플롯과 그리고 몸의 배는 넘을 듯한 거대한 라이플(MALC-7 Type3, 205mm)의 총신에서는 방금 발사했다는 것을 증거 하듯,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확실히, 이 거리에서 스텔스 기능이 있는 전함을 상대로 육안으로만 보고 저격 하는 것은 상당한 저격 실력이 아닌, 뛰어난 저격 실력이야. 얕볼 수 없겠는 걸.”

「바보들이 알아서 도망가는 걸 보니, 방금 터진 스텔스 전함이 적의 머리였나 봐.」

“덕분에, 수고를 덜었군.”

시키미는 실버 스타가 격추되기 무섭게 퇴각하는 다른 하나의 은색 전함과 I-GUARD13w 세 대가 꽁지가 빠져라 하나 남은 은색 전함에 해치에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시키미는 그들을 곱게 보내줄 생각이 애초에 없었는지, 등 뒤에 장비하고 있는 윈드 세이비어 라이플 mk2를 뽑아들고 퇴각하는 은색 전함의 엔진을 겨냥하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바이에른 사에 프리스베르그를 보았다고 보고하게 놔둘 수는 없지.”

시키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윈드 세이버 라이플 mk2의 방아쇠를 당겼고, 곧 총구에서는 큼지막한 탄두가 은색 전함의 엔진에 정확히 명중했다.

퍼펑.

아까 고스트 플롯에 저격 한 방 맞고 터진 실버 스타처럼 터지지는 않았지만-원래 윈드 세이버 라이플 mk2 자체가 대 A.T나 전차, 또는 전투기급의 장갑을 관통할 정도의 파괴력만 가진 휴대용 장거리 저격용 무기였기 때문에 전함의 장갑을 관통할 정도는 되지 않는다- 두 개의 엔진 중 하나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연기를 내뿜으며 지상으로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삑, 삑, 삑.

시키미는 코어 내부에 콘솔을 울리는 붉은 점등이 울리자 즉각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스크린에는 왼쪽 팔이 파괴된 트렌치스트 오우거가 반파된 레귤레스 크로체를 부축하고 있었고, 두 다리가 모두 날아간 붉은 A.T 스트라이더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들은 적이 아니다. 시키미.」

그녀의 목에 걸려 있는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시키미의 시선은 반파된 레귤레스 크로체에 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크로체의 보조 시트에 앉아 있는 니나를 떨리는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라르크!”

「시키미 좋을 대로 하는 게 낫겠지.」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에서 중성틱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침이 밝아왔지만, 팬텀 블랙의 내부 분위기는 침울했다. 늦은 저녁에 아비스 함의 지원 요청을 받아 스트라이더와 트렌치스트 오우거, 레귤레스 크로체가 출격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쥘 나이트 社의 비공식 군대인 에어 가드의 간부인 에드워드와 바이에른 사의 간부 중 한 명이며 도미니크의 형인, ‘제임스 쉘’의 계략이었다.
다행히 제임스 쉘의 목적은 아비스 함채로 자기들 본부로 잡아가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가 지휘하는 고성능 스텔스 A.T인 I-GUARD15sw 부대와 직접 싸웠던 A.T 트렌치스트 오우거와 구 병기인 레귤레스 크로체는 반파되는 정도로 끝날 수 있었지만, 결국 비행능력을 잃을 정도로 대파된 아비스 함은 에어 가드의 중형 스텔스 전함 두 대가 연행해 가고, 한권우의 A.T인 스트라이더도 간신히 살아남는 전혀 영양가 없는 전투인데다 본 함인 팬텀 블랙은 적습을 받아 오로라 코트 능력을 상실해버리는 등의 사태까지 겹쳐버렸으니 침울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주 영양가 없는 전투는 아니었다. 적어도 자기들을 구해준 이가 알고 보니, 향간에서 유명한 프리랜서 특급 용병에 특급 라이더에 자신 전용의 특이한 커스텀 A.T 프리스베르그(?)라는 상당히 고성능의 기체까지 가지고 다니는 그녀를 어쨌든 숙식 공짜로 제공한다는 빌미로 붙잡아 두었으니 조금은 소득이 있었다.

“함장님. 아무리 그래도.”

“무슨 말 하려는 지 알아. 노엘. 그 황금색 A.T 프리스베르그... 으윽, 일본인 아니랄까봐, 발음 한번 되게 이상하네. 어쨌든, 시키미라는 여자가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던 우린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래도, 공은 공이고, 사는 사입니다.”

“하아…. 그건 그래.”

마리아는 노엘이 하는 말에 대해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눌러대며 대답하며, 몇 시간 전 함교에서 시키미와 대면했던 때를 떠올려보았다.

‘니르바나와 라르크, 아니 니나를 나에게 주십시요.’

첫 대면부터, 구해주었으니까 보답해야지 않냐? 고 하면서 한다는 소리가 저거였다. 정말  자기보다도 훨씬 어려 보이는 녀석이 얼굴에 철판 깔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하는 그 오만함에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바로 총 쏴버렸을 지도 모르겠다고 마리아는 생각했다.
그나마, 총까지 쏘지 않은 것은 그 오만한 일본인 소녀(?)가 조종하는 황금색 A.T인 프리스베르그가 아니었다면 지금 자신들이 여기 살아 있지 못했을 거라는 어떻게 뒤집을 수 없는 진실이 마리아의 인내심을 바닥나지 않게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리라.
분명, 그 절대 절명의 상황 속에서, 시키미의 프리스베르그-마리아는 분명 그 발음이 틀렸다고 확신했지만, 도움 받은 입장에서 사소한 걸로 태클 걸기는 분명 어려웠으리라-가 갑자기 나타나 에어 가드 녀석들의 신경을 확실히 붙잡고 있을 동안 부서진 A.T 해치를 라비니의 고스트 플롯이 강제로 때려 부수고 나가서 프리스베르그의 공격에 일시적으로 스텔스 기능을 상실한 에드워드가 타고 있는 지휘관 전함을 라비니의 고스트 플롯의 저격 한 방으로 날려버릴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어쨌든, 노엘. 네 말대로 공은 공이고 사는 사야. 내가 언제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은 도움을 받았다고 간 떼 주고 쓸개 떼 주는 것 봤냐?”

마리아의 말에 노엘은 바로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는 의사를 확실히 한 뒤 입을 열었다.

“덕분에 프리랜서 특급 용병 한 명을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이함에서 숙식을 공짜로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데리고 있게 되었잖아요?”

“… 좋아할 일이 전혀 아니야.”

“그, 그래도 당시로서는 함장님은 분명 ‘현명한’ 판단… 힉!!”

탕.

노엘의 오른쪽 뺨 옆에 벽에 총탄이 상큼하게 박혀서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시키미와 첫 대면 했을 때도 바닥나지 않았던 마리아의 인내심이 노엘의 한 마디에 순식간에 바닥나 버린 거였다.

“야, 이년아? 그 입 다물라!”

마리아는 몇 시간 전 함교에서 시키미와 첫 대면을 할 때, 그녀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대해 다른 대안을 그 짧은 시간 동안 머리 끙끙대며 내놓아야 했을 때, 노엘의 의견에 따라 임시 땜빵이긴 하지만 그 당시로는 크게 손해 보지 않는-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손해 보는- 대안인 일단 잠시 생각해보겠으니, ‘잠자는 것, 먹을 것, 공짜로 제공할 테니 이 함에 머물러주세요.’라고 제안했고, 시키미 그녀는 눈을 번쩍이며-노엘은 나중에 마리아에게 ‘과연 프리랜서 용병. 원래 프리랜서 용병이 공짜를 좀 밝힌다고 들었어요. 마리아 함장님. 호호호.’라고 말했고, 마리아 역시 ‘노엘, 넌 역시 천재야!’라고 같이 웃었다- 당연히 그 제안을 수락했다. 다만,

‘근데 나 좀 많이 먹거든. 감당할 수 있어? 함장?’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 되는 마지막 경고를 한 마디 시키미가 했지만, 당시에는 마리아나 노엘이나 많이 먹어봤자, 얼마나 먹는다고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었을 때 그 경고는 현실이 되어 팬텀 블랙의 식량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었던 것이다.



탁.

“한 그릇 더.”

시키미는 당당하게 그릇을 주방장 앞에다 힘차게 내려놓으며 당당히 요구하고 있었다. 지금 그녀 주변에 쌓여 있는 그릇만 해도 족히 9그릇 정도는 되었다.

‘밥시키!!’

주방장을 비롯해, 근처에 있는 도미니크나 하빈, 한권우, 길버트, 라비니는 다 같이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감히 겉으로 그 말을 토해낼 수 없었다. 아니 무서운 기세로 밥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그 기세에 질려 도저히 말을 꺼낼 수조차 없는 것이었다.

“라르크, 아니, 지금은 니나였던가? 그렇게 깨작깨작 먹어가지고 되겠니? 팍팍 먹어!”

“선생님. 저기….”

“괜찮아! 괜찮아! 이거 내 이름으로 사는 거니까, 공짜나 다름없어.”

거기다, 니나까지 옆에 앉혀 놓고, 그녀가 평소 먹는 량에 적어도 3배 정도를 얹어 놓고 강제로 먹이고 있었다. 도미니크는 니나의 표정도 미약하지만 변할 때가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보았다. 어떤 표정이냐면, 처음에 시키미를 보았을 때 보인 반가움과 놀라움이란 미약한 표정. 어쨌든, 도미니크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니나와 시키미가 오래 전에 알고 지내는 사이였던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 이 아줌마는 누군데, 엄마에게 친한 척 굴어?”

니나가 돌보고 있는 애들 중 한 명인 치카라는 여자애가 니나 옆에 앉아서 니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시키미의 미간의 힘줄이 살짝 돋아나는 것 역시.

“꼬마야? 난 아직 17세에 독신이란다.”

도미니크는 시키미가 하는 말에 순간 그녀의 얼굴을 다시 슥 쳐다보았다. 살짝 햇빛에 태우긴 했지만, 어쨌든 백황색의 윤기 나는 피부, 석류빛 눈동자, 연하늘색의 짧은 머리카락을 왼쪽으로 올려 묶고, 니나보다는 머리 반 정도 더 큰, 반 무테의 작은 안경을 콧등에 올려놓은 그녀의 모습은 한 마디로 니나보다 1~2살가량 더 많아 보일 정도. 아니, 정말로 17세의 미소녀일거라고 도미니크는 확신했다.

“아, 저기. 아직 치카가 어려서 니나 빼고 아무나 아줌마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도미니크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니나가 데리고 있는 꼬마들에게 자신은 17세라고 강조하고 있는 시키미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있었다.(줏대도 없이. 그저 예쁜 미소녀라면.)

“니나, 저기 썩어빠진 도미 눈깔 녀석은 누구냐?”

시키미가 생각 없이 던진 한 마디는 한 소년의 마음에 크리티컬 히트가 되어 내리 꽂혔다. 그러나 소년은 생각지도 못한 데미지에 마음 깊이 아파하면서도 간신히 견뎌내며 말을 하였다.

“크큭, 에, 저, 저는 도미니크 쉘. 올해 16세에 어스워드에 임시긴 하지만 어쨌든 정보부에 지원해 입단한 새내기 용병입니다. 잘 부탁드리고, 저 괜찮다면 누나라고 불러도 될… 흐꺅!!”

탕.

도미니크가 잽싸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면, 도미니크의 눈동자가 있던 자리에 시원하게 구멍이 뚫렸으리라. 시키미는 미간에 힘줄을 드리우며 한손에는 휴대용 권총-에서는 연기가 풀풀-을 든 채 입술을 삐질삐질 대며 웃으며 말했다.

“왠지 그 음흉한 눈깔이 위험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그만. 어쨌든, 누나라고 부르던 말던 그건 네 마음대로 해. 그나저나 도미라고 했나? 갑자기 도미 회가 땡기는 걸. 여기 도미 회는 없나?”

졸지에 생선으로 무시당하는 연이은 크리티컬 데미지가 누적되어버려 결국 도미니크는 앉은 자세에서 뒤돌아서서 훼인 자세를 취해버렸다.

“어머니… 세상은 썩었…”

퍼억.

라고 중얼 거리는 찰나에, 시키미의 발에 채여서 굴러버렸다.

“과연 새내기 용병인가? 아니면, 정보부라는 편한 곳에 종사하려고 그런 건가? 그럼 안 돼지? 안 돼. 그런 정신머리로는 안 돼. 그러니까, 우선은 체력부터 키워야지? 나를 누나라고 부르겠다는 녀석인데, 히키코모리(방구석 훼인) 흉내 내는 것은 절대! 절대!! 두고 볼 수 없다고!!! 자자, 우선 밥부터 먹고 봐야지! 든든하게 먹고, 체력을 키워야 하잖아! 안 그래, 도미?”

시키미는 자신의 발에 채여 저기 구석탱이까지 굴러간 도미니크를 한손으로 잡아 오른쪽 겨드랑이에 끼어서 자신이 방금 전까지 니나랑 같이 식사를 하며 밥그릇의 산을 쌓던 곳으로 가며 말했다.

‘어머니… 아직 세상은 썩지 않았어요.’

생선 도미(?)는 음흉한 눈깔과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싱글벙글 웃고 있는 것을 라비니와 퀸과 하빈과 길버트가 보았다나 어쨌다나.

‘썩은 건 니 녀석이다.’

길버트가 도미니크에 꼬라지를 보며 한 마디로 내린 평가였다. 물론 속으로.



검은 빗줄기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는 창밖을 바라보던 바이에른 사의 젊은 회장인 엘 쿠르거는 보일 듯 말듯 미소를 지었다.

“일부러 흘린 미끼였는데 그런 것인 줄도 모르고 그렇게 진지하게 물줄은 생각도 못했군요.”

엘 쿠르거는 그렇게 말하면서 슬쩍 고개를 돌렸다.

콰르르릉. 꽝꽝.

그 순간 창 밖에 새하얀 번개가 내려치며 건물 안을 잠시 환하게 물들였고, 순간적이지만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엘 쿠르거의 얼굴이 드러났지만, 그것을 목격하는 자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제임스 쉘.”

제임스 쉘이라 불린 어둠 속의 남자는 그저 고개를 살짝 숙인 뒤 가로 저으며 말없이 긍정과 부정을 같이 나타내었지만, 엘 쿠르거는 화를 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제임스 쉘이란 남자가 그때 그 사고로 두 번 다시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뼈저릴 정도로 잘 알고 있는 엘 쿠르거였기 때문이었다.

“진지하게 물 거라는 생각은 못 했지만, 혹시라도 진지하게 물지도 모른다는 두 가지 생각을 하다니. 과연 당신다운 생각이군요.”

엘 쿠르거의 말에 제임스 쉘은 미약하지만 확고하게 황송하다는 몸짓을 취하며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했고, 엘 쿠르거는 씩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당신도 저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이십니다. 개발 중인 기체를 미끼로 내던지고, 물고기가 그걸 물기를 기다리며 매복하다가, 쫓는 척하면서 사실은 미리 준비하고 있던 장소까지 몰아넣고 적함 째로 빼앗는 다라. 저라도 최근에 빼앗긴 게 너무 많아서 미끼를 그것도 새로이 개발 중인 것을 내던지기 힘들었는데 말이죠. 후후, 슬슬 저도 무뎌지고 있나 보군요.”

엘 쿠르거의 말에 제임스 쉘은 품에서 날카로운 단도를 꺼내며 손에 들고 있던 사과를 단숨에 배어서 그것을 두 쪽으로 낸 뒤, 한 쪽을 엘 쿠르거에게 던졌다. 엘 쿠르거는 날아오는 사과 한 쪽을 받아 채어 바라보며, 웃으며 한입 베어 물며 말했다.

“그렇습니까? 당신이 보기에는 제가 아직도 날카롭고 잔인한 남자로 보이나 보군요.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11년 전 그 여자가 가지고 튀어버린 ‘아미타 드라이브’를 그녀가 소거한 데이터에서 뒤지고 뒤져 미약한 데이터를 참고로 간신히 우리 연구진이 복제해내긴 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아미타 드라이브의 열성 복제품인 ‘소울 드라이브(Soul Drive)’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임스 쉘은 주저 없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과 한 쪽을 아무렇지도 않게 땅에다 내동댕이치며 발로 짓이겨버렸다. 그런 제임스 쉘의 행동에 엘 쿠르거는 표정은 살짝 굳어졌지만, 제임스 쉘은 이어서 품에서 한 장의 사진을 꺼낸 뒤 그것을 공중에 날린 뒤 사과를 잘랐던 그 단도를 내던졌다.

휘이이익.

단도는 공중에 뜬 사진을 관통하며 시원스레 날아가 제임스 쉘의 옆에 창가에 시원하게 날아가는 소리와 함께 박혔다. 엘 쿠르거는 제임스 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군요. 아직 소울 드라이브를 실전에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열성이라는 뜻인겁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개발을 하기 위해 조용히 있으려니, 경쟁사에서 우리들의 동태를 알기 위해 기웃거릴 겁니다만.”

엘 쿠르거는 그렇게 말하면서 단도를 뽑으며 거기에 관통된 한 전함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씩 웃으며 말했다.

“제임스 쉘, 당신이 개발하던 ‘안티 A.T’의 프로토 타입을 미끼로 던진 것처럼, 이번에는 새로이 우리에게 충성을 바치기로 한 쥘 나이트 社에서 우리도 모르게 개발 중이라는 신형 전함 ‘팬텀 에델바이스’, 암호명 ‘스타게이져’라는 것을 미끼로 던지자는 뜻인겁니까?”

제임스 쉘은 미약하지만 확고하게 고개를 숙이며 미소 지을 뿐이었다. 제임스 쉘에 미소에 엘 쿠르거 역시 미소로 화답하며, 사진을 관통하고 있는 단도를 뽑아들었다.

쿠르르르릉, 꽝, 꽝.

그 순간 창 밖에 다시 한 번 번개가 내리치며 건물 안을 새하얗게 비추었다.

“그리고 저희는 팬텀 에델바이스의 장치될 자폭 시스템의 통제권을 가지고 있자는 거로군요. 그러고 보니 어스워드가 가지고 있는 전함 중에 팬텀 블랙은 쥘 나이트 社에서 건조했던 거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당신이 팬텀 블랙의 구조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겠군요. 아니, 정확히는 팬텀 블랙과 팬텀 에델바이스의 기초 설계는 거의 같다고 해도 다름이 없을 테지만.”

엘 쿠르거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단도를 휙 내던져, 제임스 쉘의 발 앞에 바닥에 꽂히게 했다. 그러나 제임스 쉘은 미동도 하지 않으며 그저 겁을 먹은 것처럼 양 팔을 옆으로 벌리며 흔들 뿐이었다. 그런 제임스 쉘을 보며 엘 쿠르거는 특유의 노려보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리 당신이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과장된 행동을 많이 한다 해도, 함부로 제게 칼을 던지지는 말아주었으면 좋겠군요. 당신의 솜씨를 믿어 절대 저를 맞추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저도 모르게 권총에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제임스 쉘은 엘 쿠르거의 말에 이번에는 뒤로 발라당 넘어지며 엎드려서 용서를 구하는 듯한 과장된 행동을 했지만, 제임스 쉘이나 엘 쿠르거나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만, 또한 제임스 쉘이 그날의 사건으로 두 번 다시 말을 못하게 된 후부터 그들만 있을 때만 통하는 의사소통의 한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보고를 듣자하니, 도미니크 쉘이었던가? 당신 동생이 어스워드와 같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괜찮습니까?”

제임스 쉘은 엘 쿠르거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양 손을 절래 흔들어보였다. 엘 쿠르거는 그런 제임스 쉘을 노려 보며 말했다.

“전 아무리 신뢰하는 당신의 가족이나 동생이라고 해도, 그가 적이라면 봐주지 않습니다. 그건 한때나마 A.T의 라이더로서 군인이었던 당신이 더 잘 알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당신답지 않게 자비를 구하는 것인지? 당신도 가족애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겁니까?”

제임스 쉘이 방금 전까지의 장난스런 행동이 아닌, 땀을 뻘뻘 흘리며 있는 힘껏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양 손으로 침착하게 어떤 A.T의 모양새를 그리면서 열심히 그 답지 않게 무언가를 설명하려 했다.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 간파해낸 엘 쿠르거는 여전히 제임스 쉘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까? 당신의 안티 A.T 2차 프로젝트에서 당신 동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좋습니다. 일단은 당신아 헛소리를 할 위인은 아니라는 것은 잘 아니 이 정도로 넘어가 주겠습니다. 허나, 그게 단순히 동생을 지키기 위한 변명에 불과했다면….”

엘 쿠르거가 품에서 권총을 하나 꺼내며 제임스 쉘의 머리를 겨냥하며 마저 말했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당신이 훨씬 잘 알거라 믿겠습니다. 이런, 시간이 너무 늦었군요. 이만 물러가시지요. 그리고 그 스타게이져 건에 대해서는 당신과 그 사람에게 위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엘 쿠르거는 권총을 품에 넣으며 다시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제임스 쉘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재빠르게 방 밖으로 나가버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자유를 빼앗긴 공주(Prisoner Princes)가 자신이 별에 바란 소원(Wish to the Star)을 깨우치는 때가 올 때까지 그 어떤 굴욕도 수난도… 니 놈 좋을 대로 일단은 참아주지. 과연 니 녀석이 어떤 표정을 지을 지 궁금해지는 군. 엘 쿠르거, 아니 온 세상에 썩을 대로 넘쳐  흐르는 인간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걸. 물론 엘 쿠르거, 자네가 그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지가 가장 궁금하지만. 크크크큭.’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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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스베르그(Hraesvelg)
형식코드 : A.T-#03T nirvana-Hraesvelg
병기분류 : Assault Trooper(코어와 뼈대-프레임-를 제외한 나머지 기계)
전고 : 18.9m
중량 : 65.3t
동력원 : 코어
옵션무장 : (초장거리)윈드 세이비어 라이플 mk2 x1, (중근접전)트라이 건 x1,
           AT 팬저파우스트B36 x1, 슈퍼 데저트 이글 x2
조종방식 : 코어에 파일럿이 동조(싱크로)하는 방식
고정무장 : 양팔에 고정 장비(수납 가능 실체형 검) - 나이트 하르트 x2
           양어깨부에 장비된 유선 판넬 배리어 - Seraphim Feather x6
외장컬러(메인) : Gold
외장컬러(서브) : Green
파일럿 : 카자하나 시키미(Kazahana Sikimi)
설명 : 시키미가 목에 걸고 있는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를 통해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
(아미타 드라이브는 그저 프리스베르그의 생각을 목소리로 나오게 하는 매개체일뿐, 그게 없어도 마음으로 서로 대화가 가능)
더불어 내부 프레임과 코어 구조가 니르바나와 많이 다르고, 또한 많은 부분 닮아 있으며 기체 성능의 경우는 시키미가 직접 부딪치며 개조하고, 개량에 개량을 거듭한 끝에 현재로서는 특급 프리랜서 용병에 걸 맞는 중장거리 사격계 A.T로 변모했다. 어째서 니르바나와 내부 프레임과 코어가 닮았는지, 무엇보다도 형식코드에 니르바나가 들어가는 이유는 불명.
+ 유선식 판넬 배리어의 경우는 통상시에는 작동 하지 않으나, 아미타 드라이브가 발동된 상태(시키미의 이마와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에서 동시에 빛이 날 때)에서 사용이 가능한 방어용 장비.
+ 원 발음을 따지자면, ‘흐래스벨그’가 맞는 발음이겠지만... 라이더가 일본인이고 프리스베르그라고 부르고 있으니 특별히 기체 명에 대해 태클을 거는 이는 없다.




# 아미타 드라이브(Amita Drive)
: 시키미가 목에 걸고 있는 터퀴스블루 수정 목걸이가 바로 아미타 드라이브. 그 밖에 사항은 불명.



# 소울 드라이브(Soul Drive)
: 아미타 드라이브의 복제로 추정. 그 밖에 사항은 불명.



# かざはな しきみ(카자하나 시키미) - 여 39세, 프리랜서 용병 - 특급 라이더
: 11년 전 까지 바이에른 사의 몸담았던 적이 있는 실전파 과학자로 어떤 이론이든 직접 몸으로 부딪쳐 봐서 확인해 봐야 하는 거친 여성 과학자였다.
일단 뭐든지 몸으로 부딪쳐보고 배우는 타입이라 그녀가 만드는 무기들의 경우는 직접 경험해본 뒤에 만들어지는 것이 많기에 같은 장비라 해도, 그녀가 한 번 이상 사용해본 장비는 그녀에게‘만’ 최적화 되어 훨씬 효율적이다.(반대로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효율성을 보인다는 게 문제)
어떤 연유로 니르바나의 초기 복제품 중 가장 완벽했던 것 하나를 빼돌리고 행적을 감추었으며, 그 뒤로는 프리랜서 용병 활동을 역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힘겹게 배우고 활동하는 개 삽질 끝에, 지금은 특급 프리랜서 용병에 특급 A.T 라이더로 어느 정도 뒷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니르바나와 어떤 알을 17년 전 최초로 발견했던 자이며, 그 알을 연구하는 도중 모종의 사건-알에서 니나가 태어나는-으로 현재 나이와 맞지 않는 말도 안 되는 동안이 되어버린 채 나이를 먹고 있지 않고 있다.
+ 연하늘색의 짧은 머리카락을 왼쪽으로 올려 묶었다. 머리를 묶어 올린 상태에서는 어깨까지 밖에 안 오지만, 일단 풀면 허리까지 올 정도. 석류빛 눈동자에 살짝 햇빛에 태우긴 했지만 백황색의 윤기 나는 피부를 지녔으며, 트레이드마크로 반 무테에 작은 안경을 콧등에 걸치고 있다 . 키는 니나보다 머리 반 정도 더 크다. 더불어 자신을 소개할 때는 늘 17세라고 소개하고 왠만한 사람은 그대로 속아 넘어갈 정도로 정말로 17세 정도로 보일 정도로 젊어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39세에 독신.
+ 니나(라르크)와 시키미는 서로 알고 있는 사이였던 것 같다.
+ 성격은 전투시에는 어느 정도 여유를 부리면서 냉정해질 때는 확실히 냉정해진다. 연약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기질이 억세고 공짜 좋아하고, 은근히 누나나 언니라고 불리길 좋아한다. 더불어 한 번 식사에 열 사람 이상의 몫을 뚝딱 간단히 해치우는 엄청난 식탐을 보임에도 조금도 살이 안찌는 축복받은 체질의 소유자로 주변의 눈치를 거의 안 살피는 늘 자신감 넘치며 잘 모르는 일은 실전파 과학자답게 일단 무조건 부딪쳐 보는 무대포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과학자 노릇 할 정도로 머리가 또 좋아서 대부분 좋은 결말로 끝난다.
+ 좋아하는 음식 : 신선한 생선 도미 회
+ 술과 담배는 아예 하지 않음. 아니, 술은 요리 할 때 재료 정도로만.


# 에드워드
: 스튜코프의 친 형으로 ‘쥘 나이트 社’ 직속 비공식 군대인 ‘에어 가드’의 간부이자 스텔스 전함인 실버 스타의 함장. 이번 화에서 동생 따라 전사.



# 실버 스타 - 전함
: 쥘 나이트 社에서 개발한 스텔스 전함 중 하나로 소형 급. 이번화에서 파괴.



# I-GUARD - A.T
: 바이에른 사에서 공중전을 목적으로 개발된 양산형 A.T로 13w번 시리즈는 쥘 나이트 사의 협력을 얻어 스텔스 기능을 탑재하고 여기저기 개량된 범용형 모델.
+15sw번 모델은 제임스 쉘이 따로 발주한 커스텀 사양의 양산형 A.T다.



# 제임스 쉘
: 도미니크 쉘의 친 형이며,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전직 A.T 라이더였던 남자. 그 사건 이후 두 번 다시 A.T를 조종하는 것도 말도 할 수 없게 되버린 후에는 그 비상한 천재적인 두뇌를 이용해 빠른 시간 안에 엘 쿠르거에게 신뢰 받는 간부의 위치까지 올라갔다.
+ 자세한 설정은 갈가마스터 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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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새벽 6시 경에 올렸던 것을 뒤늦게 돌아와서 대대적으로 다시 뒷부분을 수정해서 올립니다;;

여하여간, 팀원분들에게는 수고스럽지만,

다시 읽어주십사... 해야겠습니다;



# 순서
아란영원전설호박기사잭갈가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