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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테창-릴레이완결] Tialist

2006.12.21 08:15

아란 조회 수:85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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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Tialist
장르 : SF
총화수 : 전 25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다르칸, 영원전설, 높새바람(핏빛노을.), 카에데
연재기간 : 2004년 10월 24일부터 2005년 4월 9일 전 25화 완결

[Tialist] 19 : 다녀왔어. 그리고... 미안해.
글쓴이 : 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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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어느 국가의 소유도 아닌, 자연이 만들어 낸 새하얀 얼음의 대지.
그 새하얀 대지에 인공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거대한 검은 구가 번쩍이고 있었다.
검은 구의 표면은 살아있는 마냥 유기적으로 물결치고 있었다.
검은 구의 바깥에서는 그것을 지켜보는 칠흑 같은 갑옷과 거대한 흑색의 날개를 지닌 용, 멤피스토, 아니 본 정체는 루시퍼라 불리는 용이 푸른 안광을 빛내며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검은 구의 표면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날 이후로, 여전히 티아리스트 님이 부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군.”

루시퍼로서는 정말로, 우연히 발견한 것이었다.
설마, 티아리스트의 코어가 조그마한 인간이라는 그릇에 담겨 있었을 줄은 상상 밖이었다.
분명, 루시퍼도 그랬지만, 모든 용들이 티아리스트의 코어가 분명, 인간들이 숨겨두고 있을 거란 막연한 예측만 하고 있었지만, 예측대로 맞아 떨어졌지만, 코어에 소재는 그들 용들에겐 솔직히 쇼크였다.

“티아리스트 님이 무슨 생각으로 인간이란 존재의 몸에 코어를 맡기신 건지.”

“티아리스트 님이시니 분명 큰 뜻이 있는 것이겠지. 내가 해야 하는 건, 티아리스트 님의 코어를 지키는 것. 이미 코어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는 해두었으니, 남은 건 부하답게 기다려야겠지.”



“어째서, 나는 아직 존재하는 거지?”

어두운 공간.
공간의 한 가운데 있는 (염색이 지워진)적색의 머리카락과 적색과 푸른색이 회오리치는 두 눈동자를 지닌 소년, 아카라 에르나는 소리쳤다.

“이제야 깨어났구나? 아카라.”

어두운 공간에 저편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와 함께 5살 정도 자그마한 몸에 무릎까지 뒤덮을 정도의 사이즈의 셔츠 한 벌만을 걸치고, 푸른색의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눈동자를 지닌 자그마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너는, 누구... 아니, 그것보다 난 분명, 사라진 것이 아니었나? 그때, 용에게 난...”

아카라의 그 말이 끝나자마자, 다른 곳에서 익숙한, 아니 목소리 톤만 5살 정도인, 자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라는 존재를 존재하게 하는 건, 아버지의 다른 의지를 이은 코어가 너라는 존재를 존재하게 할 것을 아직,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목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소녀와 같은 사이즈의 셔츠 한 벌만을 걸친, 적색의 머리카락과 적색의 눈동자를 지닌, 아카라 자신의 유년기, 5살 때의 모습을 한 소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년은 아카라가 뭐라 말을 하기 전에 다시금 입을 열었다.

“우리는 너라는 존재를 우리와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아버지의 다른 의지를 지닌 코어는 너라는 존재를 아직 선택하게 하려고 한다. 우리는 너에게 선택하게 하겠지만, 긴 시간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충분한 시간을 주어졌지만, 너는 수면이라는 행위로 소비해왔기 때문이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니, 그것보다 넌 대체 누구인데, 나에 어린 시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우리는 너에게 선택할 시간을 준다. 그러나 긴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 너라는 존재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아버지의 다른 의지를 지닌 코어가 답해줄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 되면 답을 들으러 오겠다.”

아카라의 5살 때의 모습을 한 소년은 어두운 공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아카라는 자신의 5살 때의 모습을 지닌 소년이 모습을 감춘 곳을 보며 소리쳤다.

“네 녀석들은 나에게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거야? 난 어차피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어. 어차피 난 이 세상에 있으나 마나, 아무도 슬퍼할 사람은 없어. 어차피, 살아봤자 괴로운 일들 뿐 인데, 날 그만 괴롭히고 이 세상에서 나를 사라지게 해줘!!”

“정말로, 사라지고 싶어? 아카라?”

소녀는 푸른색의 눈동자를 빛내며, 아카라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정말로, 그걸로 되는 거야? 언제까지 도망갈 셈이야? 아카라?”

“네가 뭘 안다고!! 뭘 안다고 그러는 거야!! 어차피 너도 용이잖아. 사람들을 죽이고, 소중한 것을 앗아가기만 했으면서, 뭘 안다고 이야기 하는 거야!!”

아카라의 외침에 소녀는 지그시 두 눈을 감으며 말하였다.

“너는 나야.”

그리고 소녀가 두 눈을 뜨며 마저 말하였다.

“나는 너야.”

순간 아카라의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느낌은, 마치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의 카렌티어스와 크로싱했을 때와 같았다.

“지금부터 보여 줄게. 아카라가 도망쳐왔던 기억을... 그리고 아버지의 기억을...”

아카라의 시야가 점점 희미해져 갔다.



다시금 아카라의 시야가 트였을 때, 아카라의 눈앞에는 그를 낳아준 어머니인 티아세리스와 핑크빛의 머리카락을 올려 묶은 또 다른 여자가 진홍색의 거대한 구 앞에 있었다.
티아세리스는 진홍색의 거대한 구의 표면에 손을 대며 말하였다.

‘만약, 용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묻고 싶어. 왜 이 세계에 나타났는지. 그리고 왜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절망 속으로 몰아넣어야 했는지를 말이야.’

‘대화를 하는 건 좋지만, 그건 상호이해를 마친 뒤 가 아닐까? 티아세리스.’

티아세리스의 말에 옆에 있던 핑크빛의 머리카락의 여자가 티아세리스를 보며 말하였다.

「상호... 이해... 란 말인가?...」

진홍색의 구에서 정체불명의 공명음이 나온 뒤, 그대로 진홍색의 구에서는 금빛의 촉수가 튀어나와서는 그대로 티아세리스를 감싸고 진홍색의 구 안으로 흡수해버렸다.

“안돼!! 엄마는!!”

아카라는 제지하려고 달려들었지만, 다시금 아카라의 시야가 어두워졌다.
그리고 다시 시야가 밝아졌을 때, 티아세리스의 품에는 한 적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한 아기가 그녀의 젖을 빨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기를 바라보는 티아세리스의 눈동자에는 슬픈 건지, 아니면 감정이 없는 건지 뜻 모를 깊이가 있었다.

‘티아세리스, 정말로 그 아이를 키울 생각이야?’

핑크빛의 머리카락의 여자가 티아세리스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티아세리스는 그저 고개를 보일 듯 말 듯 한번 끄덕여 줌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정말 모르는 거야? 그 아이는, 티아리스트의 코어를 담고 있는 그릇, 언제 티아리스트로 부활해서 인류를 전멸시킬지 모를 텐데.’

그 여자의 말에 말없이 적색 머리카락을 지닌 아기에게 젖을 물리던 티아세리스는 시선 한번 돌리지 않고, 말하였다.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 거야. 이미 ‘아카라’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었는걸.’

‘하지만, 티아세리스!! 그 아이는 바로 그때 티아리스트의 코어에...’

‘괜찮아. 클레이즈. 나, 덕분에, 그 용, 티아리스트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니까. 이곳에 세계의 순리를 모르는 그 용에게 생명의 순환을 가르쳐 주기 위한 선택이었으니까.’

이야기를 하는 티아세리스의 두 눈가에 어느 새 맑은 물이 맺히며 한 줄기, 두 줄기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그 사람의 아이가 아닌 걸까? 그 사람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만은 죽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러워.’

‘티아세리스.’

‘하지만, 난 이제 이 아이에 엄마가 되었으니까,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거겠지. 이젠 아카라를 지켜주고 키워 줄 엄마니까.’

그것을 끝으로 아카라의 두 눈에는 다시 어두운 공간이 보여 졌다.
아카라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런 아카라 앞에 다시 푸른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그리고 같은 색의 눈동자를 지닌 5살 정도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아카라를 보며 말하였다.

“이제, 알겠어? 아카라.”

소녀의 물음에 아카라는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며 울부짖었다.

“나 때문이야.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엄마는... 아니, 티아리스트라는 용이 너무도 원망스러워. 너무나.”

“아카라. 아버지의 지난 과오는 우리들의 힘으로도 돌이킬 수 없어.”

울부짖는 아카라를 보며 소녀는 말을 이어 나갔다.

“아버지가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여러 사람들의 절실한 소망의 부름을 듣고 온 거야. ‘절망만을 안겨주는 세상 따위 부숴버려.’라는 소망을 말이야.”

“하지만, 그건 수많은 사람들의 소망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어. 하지만, 그 사람들에겐 어쩌면 절실했을지도 모르겠지. 아버지는 그 소망의 절규를 따라 이 세상에 오셨어. 그리고 부수기 시작했지. 하지만, 아버지는 몰랐어. 사람들은 그런 소망만을 바라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아버지를 향해 수많은 핵미사일이 날아들고 있었지.”

“아버지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어. 하지만, 아버지는 그러지 않으셨어. 서툴지만 사람들을 이해해 보기로 한 거야. 코어만 남아버렸지만, 아버지는 그 상태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소망을 들을 수 있게 되었어.”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 아버지는 티아세리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가 가르쳐 준 이 세계의 생명의 순환을 이해하기 위해 그녀의 아이로서 다시 태어난 거야. 하지만, 아카라의 생각처럼 그녀에게는 다시금 상처를 준 결과일지도 몰라.”

소녀의 이야기를 듣던 아카라는 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말하였다.

“난 역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어. 나라는 존재는 결국 티아리스트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존재에 불과했어. 이젠 티아리스트가 인간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는 뜻이겠지. 그러니까, 더 이상 나라는 존재를 빌릴 필요 역시 없다는 거야.”

“정말로,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카라?”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마. 이젠 편안해지고 싶어.”

아카라의 말에 소녀는 두 눈을 다시 지그시 감으며 말하였다.

“아카라에게 보여준 건, 우리들이 이곳에 있기 전, 우리들의 몸에 각인 된 아버지의 기억. 그리고 지금 보여주는 건, 이곳에 존재하는 그리고 도망쳐 온 아카라의 기억.”


○○○○○○○○○○○○○○○○○○○○○○○○○○○○○○○○○○○○○○○○○○

두 소년, 그리고 두 여자가 있다.
한 소년은, 3살의 아카라, 그리고 아카라의 어머니인 티아세리스.
또 한 소년은 역시 3살 정도의 블루블랙의 머리카락과 블루블랙의 눈동자를 지닌 ‘카렌티어스’ 라는 소년과 같은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소년의 어머니인 ‘리에’였다.
소개를 받은 두 소년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내 그 나이 또래 소년들답게 어울려 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번의 만남, 그리고 추억들이 쌓여갔다.



‘트론의 기동 실험 따위에 스스로 테스트 파일럿으로 참여해서 그렇게 됐다고 하네요.’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아들은 내버려두고 인형을 아들처럼 보살핀다니.’

‘뭐, 따지고 보면, 티아세리스 씨의 친 아들은 그녀가 정말로 가지고 싶었던 남자의 아들이 아니죠. 아마도, 인형을 사랑하는 남자와 자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쉿, 애가 듣잖아요.’

어른들이 아무리 조용히 이야기해도, 5살의 아카라에 두 귀는 이야기를 전부 듣고 있었다.
아카라의 두 눈에 비친 어머니, 티아세리스는 조그마한 인형에게 먹을 리 만무한 이유식을 숟가락으로 떠 먹여주며 말하고 있었다.

‘아 하렴. 흘리면 안돼요. 저기 있는 형아가 놀리잖니. 응.’



‘엄마... 저를 봐주세요. 엄마.’

아카라는 인형에게 이유식을 숟가락으로 떠먹이고 있는 티아세리스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티아세리스는 인형을 옆에 놓은 채 시선을 아카라에게 돌렸다.
그리고 무서울 정도의 미소를 뛰며 말하였다.

‘넌 누구지?’

어느 새 티아세리스의 두 손은 어린 아카라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엄... 마... 이제 저를... 바라봐... 주세... 요... 제... 발...’

어느 순간 티아세리스의 두 손은 아카라의 목에서 떠나있었다.
그대로 티아세리스는 뒷걸음질치더니 열린 창문을 통해 밖으로 떨어져 내렸다.
어디선가 수박 으깨지는 소리가 났다. 아카라는 조심스레 창 밖을 내려다보았다.
피바다의 한 가운데 있는 티아세리스의 모습.

‘거짓말이죠. 아직 거기 있는 거죠. 엄마.’

푸른색의 눈동자는 적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


“그만!!!”

아카라는 더 이상 듣지도, 보지도 않으려는 듯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두 손으로 막으며 소리쳤다.

“괴롭겠지만, 도망치면 안돼. 아카라.”

“믿기지 않아. 난 전혀 생각나지 않는데, 내가 그, 카렌티어스와 그렇게 친했다니... 그보다 카렌티어스는 왜 그런 모습이야.”

“이제부터 알게 될 거야. 아카라.”


○○○○○○○○○○○○○○○○○○○○○○○○○○○○○○○○○○○○○○○○○○

눈앞에 있는 건 아카라를 반기는 블루블랙과 같은 색의 눈동자를 지닌 5살의 카렌티어스.
카렌티어스의 두 눈에서 적색의 수정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카렌티어스는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감싸며 쓰러졌다. 그리고 아카라의 입이 열렸다.

‘동화라고 해. 아버지가 그랬어. 우리는 원래 하나였다고.’

‘하나가 되자. 하나가 되면 더 이상 누구도 상처를 입거나 주지 않게 될 꺼야.’

‘하나가 되겠어? 아니면, 또 다른 의지로서 존재하겠어?’

‘아니면, 사라지겠어?’

○○○○○○○○○○○○○○○○○○○○○○○○○○○○○○○○○○○○○○○○○○


“아아아악!!!”

이제 아카라에게 더 이상 영상이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카라는 숨을 연신 몰아쉬고 있었다.

“드디어 기억해 내었구나.”

“그래, 이제야 모두 알겠어. 하지만, 어째서 나에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야. 그런 짓을 하고도, 내가 무사할 리가 없잖아.”

그때 아카라의 뇌리에 수많은 어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다니.’

‘아무리 용에게 침식되었다고 했지만, 정말 추악한 꼬마군.’

‘뭐, 우리야 꼬마 놈이 용을 물리쳐 주었으니 목숨을 건져서 좋지만, 꽤 무정한 꼬마구만.’

‘용을 죽이다니, 칭찬해주어야겠군.’

뇌리로 흘러들어오는 갖가지 어른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듣기 싫은 지 아카라는 목소리를 높여 소녀에게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야!! 왜 모두들, 카렌티어스를 욕하는 거지? 어째서? 카렌티어스의 어머니를 죽게 만든 것도, 그리고 카렌티어스에게 상처를 준 것도 나인데, 왜?”

그런 아카라의 뇌리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제가 엄마를 죽였습니다. 엄마는 용에게 침식되어 저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였습니다.’

“아니야... 네가 아니야... 내가 그런거야... 그런데 왜, 거짓말을 하는 거야. 내가 그랬다고 어서 말해! 카렌티어스!!”

“아카라, 카렌티어스는 아카라가 그랬다고 말하면, 아카라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진실을 숨긴 거야. 아카라를 영원히 잃게 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말이야.”

소녀에 반대편에 갑자기 적색의 눈동자와 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5살의 모습을 한 또 다른 아카라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우리는 더 이상 너라는 존재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다.”

“우리와 하나가 되자.”

또 다른 아카라는 그 말과 함께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손바닥에서는 적색의 수정이 돋아났다. 아카라는 잠시 반대편에 소녀를 바라보았다.

“아니면 사라지겠어?”

소녀 역시 그 말과 함께 오른손을 뻗었다. 역시 손바닥에서는 푸른색의 수정이 돋아났다.

“나는...”

“조금, 미련이 생겼어. 카렌티어스와 다시 이야기해도 될까? 사과를 하지 않으면 그 녀석, 평생 그렇게 살 것 같아서... 그러니까 이야기가 하고 싶어.”

콰장창.

소녀와 또 다른 아카라의 오른손에 각각 돋아난 적색과 푸른색의 수정이 산산조각으로 부숴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카라의 눈동자는 이제 더 이상 적색과 푸른색이 뒤섞이지 않은 채, 암갈색으로 변했다.

“너는 우리와 하나가 되는 것을 거부했다.”

또 다른 아카라는 다시금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아카라는, 자신의 마음과 의지를 가진 존재로서 있기를 선택했어. 삶의 미련을 가진다는 것은 존재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니까.”

“자신으로 있기로 선택 해주어서 고마워. 아카라.”



남극의 중심에 있던 검은 구체가 일순간, 적색으로 출렁거리더니 황금빛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검은 구체라는 껍질이 찢어지며 황금빛의 촉수가 출렁거리며 형태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멤피스토, 루시퍼는 푸른 안광을 빛내며 기쁘다는 듯 중얼거렸다.

“드디어, 티아리스트 님이 부활 하시는 구... 큭... 아, 티, 티아리스트 님!!”

갑자기 루시퍼의 온 몸에서 적색의 수정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루시퍼는 괴롭다는 듯이 소리쳤다.

“이, 이런 게 아니야!!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티아리스트 님을 따르는 소박한 소원만을 생각한 것이지, 우리의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을 원했던 것은 결코... 고, 고정하십... 티아리스트 님...”

루시퍼는 그대로 적색의 수정에 둘러싸였다. 한동안 발버둥치던 루시퍼는 곧 발버둥을 멈추더니 적색의 수정으로 이루어진 괴기한 외양의 기사가 되었다. 루시퍼 뿐 만 아니라, 남극의 얼음 기둥이나 펭귄 같은 생명체 모두, 적색의 수정에 둘러싸여서는 괴기한 외양의 적색의 수정 기사로 변해갔다.



독도를 덮치려고 했던 레비아탄은 자신의 온 몸에서 돋아나는 적색의 수정에 몸서리치기 시작했다.

“크윽!! 아, 안돼!! 마음이 사라져... 티아리스트 님!!”

그것을 끝으로 적색의 수정은 거대한 레비아탄의 온 몸을 감싸버린 채로, 레비아탄을 중심으로 거대한 검은 구가 사방으로 팽창되었다. 거대한 구는 한반도, 일본 열도와 중국 대륙과 러시아 대륙 일부까지 뻗친 뒤 곧 사라졌다. 사라진 자리에는 검은 구에 휩싸였던 한반도, 일본 열도, 중국 대륙과 러시아 대륙 일부는 사라져 버린 채, 바닷물이 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그렇게 한국과 일본은 지도에서 지워져버렸다.



“으윽. 어떻게 된 거야?”

정신을 차린 아카라의 두 눈에 보이는 건 황금빛의 물질들이 무엇인가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용이라는 호칭에 처음으로 걸 맞는 항금 빛으로 빛나는 용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황금 빛으로 빛나는 용의 앞에는 5살의 또 다른 아카라가 연신 두 손을 양 옆으로 뻗은 채로 두 손에서는 검은 구가 발생하고 있었고, 그 검은 구에서는 검은 빛의 에너지가 끊임없이 황금 빛의 용에게 공급되고 있었다.

“이것이 티아리스트?”

“아니야. 저건 아버지가 아니야. 아카라.”

아카라는 어느 새 자신의 옆에 있는 5살의 푸른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의 말에 소녀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게 무슨 뜻이지?”

“저 아이는, 스스로 인정하지 않지만, 제일 먼저 각성한 코어야. 자신의 의지를 지닌 아버지와는 다른 또 다른 티아리스트. 그리고 카렌티어스에게 발로르의 사안을 심어준 아이이기도 해.”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시간이 정지되어 있어. 의지할 존재가 없으니까, 코어에 각인된 아버지의 기억을 쫒았고, 그리고 아버지를 부활시키는 거야. 하지만, 저건 아버지가 아니야. 사람들이 만드는 마리아 상 같은 그런 거야.”

“나는, 그때 카렌티어스가 자신으로 있기로 선택하지 않았다면 나라는 존재는 생기지 않았을 거야.”

소녀의 말에 아카라는 다시금 황금빛의 용과 또 다른 티아리스트(아카라)를 바라본 뒤 다시 소녀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럼, 너도 티아리스트라는 거야?”

“응. 맞아. 나 역시 아버지의 다른 의지를 이은 티아리스트. 아버지는 인간을 이해해가면서 그리고 결론을 내렸어. 공존이라는 티아세리스의 바램을 말이야.”

슈아아앙.

그때, 아카라와 푸른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지닌 소녀를 덮치는 검은 구체가 있었다. 그러나 검은 구체가 사라졌을 때는 아카라와 소녀는 그 자리에 있었다.

“이건, 뭐지?”

“펜릴이야. 사람들의 수준에서 이야기 하면, 일종의 블랙홀 같은 것. 아버지는 펜릴로 물체를 분해하고 그리고 재구성할 수 있어. 그 펜릴을 이용해 이 세계로 올 수 있었고. 아버지를 사람들이 이길 수 없었던 건, 두 가지야. 바로 발로르의 사안과 동화의 마안. 발로르의 사안을 발동하면 아버지의 시야에 미치는 모든 것들을 펜릴이 덮쳐버리지. 그리고 동화의 마안은 뭐든지 상대를 동화시켜 레드 펜텀 나이트로 만들어 버리지. 아버지의 시야가 미치지 않는 곳은 레드 펜텀 나이트를 연계로 크로싱해서 시야를 그만큼 넓히지. 결과적으로 아버지는 그냥 가만히 있고 레드 펜텀 나이트들을 수족처럼 부려서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은 거였어. 아버지만이 펜릴을 쓸 수 있었고, 아버지의 코어에서 따로 각성하여 분기한 우리들 역시, 펜릴을 쓸 수 있어.”

“그럼, 펜릴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는 건가?”

“펜릴은 그것에 닿는 모든 것을 원자 분해해. 그리고 다시 재구성하지. 하지만, 재구성을 하지 않으면 소멸이라고 할 수 있어. 저 아이는 이제 자신이 만든 인형이나 다름없는 아버지의 의지를 대변해 현존하는 자신의 의지를 지닌 모든 용들을 레드 펜텀 나이트로 동화시킬 거야.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펜릴 현상이 발생할 것이고. 아버지의 의지를 대변한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의지야.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만.”

“그럼, 지금 티아리스트를 쓰러뜨려야 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는, 힘이 없어. 아버지의 대부분의 힘은 저 아이가 가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저 아이를 쓰러뜨리기엔 우리들은 이곳에서 겨우 도망가는 것 마저 생각해야 할 때야. 겨우 자신의 의지로 존재하게 되었는데, 사라질 수는 없잖아.”

“아, 그래. 카렌티어스를 다시 만나기 전에는...”

아카라의 굳게 결심한 표정을 바라보며 소녀는 방긋 미소 지으며 말하였다.

“펜릴을 써서 티아세리스의 유산이 있는 장소로 갈 거야. 아카라, 나를 믿는 거지?”

아카라는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소녀도 아카라에게 눈빛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그대로 푸른색의 구가 소녀를 중심으로 아카라를 감쌌다.
그리고 푸른색의 구가 사라진 자리에는 아카라와 소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펜릴?”

커텔은 오퍼레이터들의 보고에 창백한 얼굴빛을 뛰었다. 티아리스트의 강림을 직접 경험했던 세대. 그렇기에 인류를 좌절시킨 펜릴 현상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 어떤 무기도, 닿기만 하면 원자 분해, 그리고 동화의 마안에 마주치면 레드 펜텀 나이트로 동화되어 펜릴을 주무기로 마구 인류를 공격했던 그것을 잊을 리가 없었다. 비공식적이지만, 핵미사일마저도 펜릴에 원자 분해 당하거나, 레드 펜텀 나이트화 되었다는 말도 나돌았으니.

“펜릴 현상의 피해 범위는?”

“펜릴 현상의 중심 발생지는 한국의 독도로 추정, 펜릴의 피해 범위는 XXX, YYY 범위. 한반도와 일본 열도,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이 모두 이 범위에 들어갑니다.”

대형 모니터의 비친 지도에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는 없었다. 대신 빈 자리를 채우듯, 바닷물로 채워져 있을 뿐이었다.

“아아... 조국이...”

유 박사는 그 말 외에 더 할 말을 잊어버렸다.
지도에는 유라시아 나리어스 본부가 관할하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펜릴 현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중에서 한반도와 일본 열도가 있는 곳에서 발생한 펜릴이 가장 큰 거였다.

“세계 곳곳에서 펜릴 현상이 발생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운이 없다면, 이곳도 펜릴에 날아 가버릴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펜릴을 쓸 수 있는 건 그 망할 티아리스트 밖에 없는데, 설마 부활했다는 것인가?”



[아프리카 나리어스 본부]

“남아프리카 지부, 수단 지부, 앙골라 지부, 소말리아 지부 통신 두절.”

“기존의 용들이 레드 펜텀 나이트화 되면서 크고 작은 규모의 펜릴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오퍼레이터들의 다급한 보고와 대형 모니터에서 비춰지는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용들의 기존의 공격 패턴과 더불어 발생시키는 펜릴과 동화 현상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트론들과 군대의 모습을 비춰지고 있었다.

“13, 14, B2 방어 시설을 용이 동화하고 있습니다!!”

“12, 16번 방어 시설이 레드 펜텀 나이트화 하며 펜릴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하메디스 R 라디안은 대책 없이 당하고 있는 모니터를 그저 이를 갈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개발한 이지스 쉴드도 펜릴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펜릴 앞에서는 뭐든지 원자 분해 당할 뿐, 결코 막아내거나 저항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인류가 용과 싸운다고 만든 수많은 병기, 트론들조차도 기존의 용들과는 대응해 싸울 수는 있어도 펜릴과 강력한 동화 현상 앞에서는 추풍낙엽이었다.

“크크크... 너무 허무해... 무려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티아리스트. 우리 인류에게 결코 희망이라는 단어를 잊게 만드는 존재군.”

“본부 상공 5m 지점에서 펜릴 발생!! 도망쳐야...”

오퍼레이터가 미처 보고를 끝맺기도 전에 아프리카 나리어스 지부는 그대로 거대한 검은 구에 휘말려 들었다. 검은 구가 사라졌을 때, 그곳에는 움푹 패인 원형의 자국만 있을 뿐이었다.



[오세아니아 나리어스 지부]

“트론 마크 02, 05, B03 용에게 동화, 레드 펜텀 나이트화 합니다!!”

“레드 펜텀 나이트화 하기 전에 D.C.S(Disintegrate Core System)를 가동시켜!!”

“하지만, 총통님, 그렇게 되면 파일럿이...”

머뭇거리는 오퍼레이터의 말에 오세아니아 나리어스 지부 총통인 게일 네포르트는 상관없다는 듯 붉으락푸르락 하는 얼굴로 소리쳤다.

“상관없다!! 어차피 CAGE에 차고 널리는 게 소모품이지 않나!! 트론은 아니지만, 어차피 놈들에게 빼앗긴다면 D.C.S로 날려버리는 게 나아!!”

“알겠습니다. D.C.S 작동.”

게일에 말에 오퍼레이터들은 일제히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용들에게 동화되어 그대로 레드 펜텀 나이트화하는 트론들에 D.C.S를 작동시켰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D.C.S가 가동되기도 전에 트론들은 순식간에 레드 펜텀 나이트화하며 펜릴을 사방으로 방출하였다. 곳곳에서 상륙하는 레드 펜텀 나이트들의 동화 작용, 그리고 펜릴에 처참하게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단 20분가량의 교전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더 이상 가망 없을 정도로 처절한 것이었다.
남극과 가까운 덕에 남극에서 대규모로 오는 레드 펜텀 나이트들의 대규모 동화 현상과 펜릴에 남아날 리가 없는 거였다.

“크크크... 그래, 어차피 놈들에 노예가 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면... 본부의 핵미사일 전부 놈들에게 발사한다. 본부 시설은 곳곳을 놈들이 건들기만 하면 자폭하도록 자폭 리미트를 해제해 두도록.”

일제히 발사되는 핵미사일 하지만, 게일과 오세아니아 지부 사람들의 최후의 희망은 상공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5살가량의 적색의 머리카락과 적색의 눈동자를 지닌 소년, 바로 (꼬마)아카라였다.

“뭐야? 저 꼬마는?”

“시스템이 용으로 인지하지만, 적으로 인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뭐?”

대형 모니터에는 (꼬마)아카라가 수십 기의 핵미사일을 동화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핵미사일들은 순식간에 적색의 수정에 뒤덮이더니 그대로 펜릴을 방출하며 레드 펜텀 나이트로 돌변하였다.

“마, 말도 안돼... 해, 핵미사일마저 동화를 해...”

“사라지고 싶나?”

갑자기 게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꼬마)아카라가 하는 말에 게일은 놀라 뒷걸음질 쳤고, 오세아니아 지부에 오퍼레이터들은 총을 꺼내들었다.

“아버지는 너희들이 사라지기를 원한다. 이 땅에 유일하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아버지, 티아리스트 뿐이다.”

“뭐!! 티아리스트!!”

그리고 그대로 (꼬마)아카라를 중심으로 거대한 검은 구, 펜릴이 오세아니아 지부를 감싸버렸다. 펜릴이 걷힌 곳에는 거대한 크레이터만 남았다. 그 자리에 있는 건 (꼬마)아카라 뿐이었다.



어두운 지하 공간, 그곳에 푸른색의 작은 구, 펜릴이 발생하였다. 펜릴이 걷힌 곳에는 5살 정도의 푸른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눈동자를 지닌 소녀(티아리스트)와 아카라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여긴?”

“조금 익숙한 곳일 거야. 아카라.”

소녀의 말에 아카라는 잠시 사방을 둘러보았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지하 공간이었지만, 예전에는 사람들이 여기서 무언가를 연구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각종 연구 기자재들이 먼지가 쌓인 채 널 부러져 있었다. 소녀는 아카라가 둘러보게 놔두고 잠시 먼지가 쌓인 시스템을 여기저기 살피다 살며시 손을 갖다 되었다.
소녀의 손이 닿은 곳에서는 이내 푸른색의 수정이 돋아나더니, 어두운 지하 공간에 전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아직 시스템이 살아있어. 빛이 얼마나 이곳을 밝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익숙한 곳이야.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그래봤자 3살 이후이긴 했지만, 몇 번 엄마를 따라 이곳에 온 적이 있어. 그러고 보니 엄마는 이곳에서 무언가를 연구했던 것 같은데, 이곳이 어디였더라, 엄마는 이곳을 유라시아 지부였다고 했는데.”

“맞아. 이곳은 원래 유라시아 나리어스 본부. 원래 유라시아 나리어스 기지는 유럽, 아시아, 러시아 지역을 모두 통괄했지만, 지금은 3개로 나뉘어 버렸지만. 우리가 있는 이곳은 옛 유라시아 나리어스 본부 지하 시설이야. 티아세리스가 아버지의 코어를 감싸고 있던 혼돈이라는 껍질을 코어로 사용한 트론의 기동 실험을 강행했고, 그 덕에 폭주한 트론에 의해 이곳 시설은 완전 폐기 처분되었지.”

“그런 건가. 하지만, 폐기 처분되었다고 해도 이곳에 전혀 사람이 없는 건 좀...”

“핵폭탄으로 폐기 처분을 했으니까. 트론이 날뛰는 이곳을 노리는 용들이 대규모로 몰려들었으니까 말이야.”

소녀는 그 말과 동시에 아카라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끌었다. 아카라 역시, 소녀가 이끄는 대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깨끗한 물이 담긴, 대형수조였다. 소녀가 입을 열었다.

“아카라, 티아세리스가 남긴 유산인 트론 마크 미르(Mir)에 어서 타. 아카라라면 할 수 있을 꺼야.”

난데없는 소녀의 말에 아카라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트론은 보이지 않았고, 보이는 거라곤, 트론의 파일럿 캡슐 뿐. 트론은 커녕, 에메랄드빛의 물만 수조에 담겨 있었다. 의아해 하는 아카라가 질문을 할 낌새를 눈치 챘는지 소녀가 입을 열었다.

“아카라, 믿기 어렵겠지만, 아카라의 눈앞에 보이는 물이 바로 트론 마크 미르야.”

“이게, 트론? 완전히 물이잖아?”

아카라의 의아한 듯한 말에 소녀는 입을 열었다.

“그래, 보다시피 물처럼 형태를 갖추지 않고 있어. 하지만,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것은 역시 물이야. 티아세리스는 그 물이라는 것에 착안해 만든 트론이야. 물이기 때문에, 코어 역시 없어. 아니, 어떻게 보면 분자 하나하나가 전부 코어라고도 할 수 있을 거야. 티아세리스가 마크 미르를 만들었을 때는 아무도 조종할 수 있는 자가 없었다. 왜냐하면, 물이고, 또 특정 코어가 없으니까, 자신을 바로 물이라는 것에 동조를 시켜야 하는데, 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물을 이해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니까. 그래서 마크 미르는 아버지의 코어를 해석하기 위한 생체 컴퓨터로 쓰였고, 덕분에 마크 미르는 펜릴과 동화 현상을 이해하게 되었어. 유일하게 펜릴에 대응 할 수 있는 트론이라는 거야. 나머지는 마크 미르에 담긴 데이터를 보면 될 꺼야.”

아카라는 파일럿 캡슐에 들어갔다. 그리고 파일럿 캡슐은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물이 담긴 대형 수조로 빠져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파일럿 캡슐 속에서 아카라는 조심스럽게 캡슐의 시스템을 기동시켰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팔과 다리 등등에 이상한 장치들이 들러붙으며 신경을 시스템의 접촉시킬 때의 고통이 뒤따랐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내었다.

“감각이... 완전히 달라... 마치, 물처럼 흐르고, 흐르는...”

-아카라는 한번 물처럼 녹아내린 적이 한 번 있어. 그때의 감각을 기억해 봐.

소녀의 말에 아카라는 두 눈을 감았다.
푸른색의 용에게 흡수되어갈 때의 감각. 물처럼 자유로웠던 감각. 기분 나쁘지만, 그러나 자유롭게 어떤 형태든 될 수 있을 것 같았던 감각. 아카라는 두 눈을 떴다. 그리고 마치 주문처럼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는 나야.”

“나는 너야.”

대형 수조에 담겨 있던 에메랄드빛의 물이 번쩍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형태를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사람의 형태, 아카라가 익히 알고 있는 형태를 한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트론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거야. 아카라.

와르르.

갑자기 천장이 흔들거리며 건물 조각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싸움이 시작됐어. 나가자마자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베히모스와 싸우게 될 거야.

“저기, 그냥 바로 카렌티어스가 있는 곳으로 가면 안 될까?”

-내가 가진 힘으로는 트론처럼 거대한 것을 옮길 정도의 펜릴을 펼칠 수 없어. 하지만, 마크 미르에 있는 데이터에서 가장 빠른 것에 형태에 아카라가 동조한다면, 마크 미르는 가장 빠른 것으로 형태를 바꿀 거야.

콰장창.

천장 일부가 무너져 내리며, 그곳에 적색의 수정으로 이루어진 마크 미르에 절반 크기에 레드 펜텀 나이트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카라.

소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레드 펜텀 나이트는 한 팔을 칼처럼 늘여 놓은 채로 마크 미르에 달려들었다. 마크 미르는 레드 펜텀 나이트가 내 뻗은 칼 같은 팔을 잡았다. 그러자 순식간에 레드 펜텀 나이트의 온 몸에는 에메랄드빛의 수정이 돋아나더니 그대로 산산이 부서져 나가며 부서진 조각들이 자잘한 펜릴을 일으켰다.

-이건 작은 용이니까, 그렇게 역 동화를 시도해 자멸시킬 수 있지만, 레드 펜텀 나이트화하기 전에 강대한 힘을 지녔던 용들은 쉽지 않을 거야. 아카라, 손을 뻗어줘.

“알았어. 저기 그런데, 너, 이름이 뭐야?”

아카라는 마크 미르에 손을 뻗어 그 손바닥에 소녀를 올려놓으며 말하였다.

-티아리스트 에르나로 할래. 잘 부탁해. 아카라 오빠.

“뭐?”



“큭, 빌어먹을 용들. 티아리스트가 부활이라도 했냐? 니들 왜 갑자기 레드 펜텀 나이트로 변신하는 것도 모잘라서, 아주 펜릴까지 남발 하냐!!”

알렉산더 스튜코프는 눈앞에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베히모스를 보며 이를 갈며 소리쳤다.
그의 트론 이미르는 이미 펜릴에 완전히 걸레가 되어버린지 오래였고, 부하들은 반은 레드 펜텀 나이트로 동화당해 자신들의 손으로 제거하고, 나머지 반은 펜릴에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자신은 이제 죽음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이미르는 완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태, 이럴 땐 정말 스카디가 최강일 수밖에 없다고 알렉산더는 생각했다. 스카디는 현존하는 트론 중, 유일한 생체 트론. 자기 재생 능력을 지닌 트론이다. 그러니,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언제든지 재생해서 다시 싸울 수 있는 것이었다.

“쳇, 결국... 영국과 아일랜드는 구해내지 못했어. 하긴, 설마 망할 펜릴을 사용할 줄은 누가 알았겠어. 우리 인류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절대무적 티아리스트의 펜릴 앞에 인류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어. 훗, 안데르센 신부에겐 미안하지만, 전투 위성 미카엘을 좀 사용해야겠어. 어차피 죽는다면, 네 놈만은 죽이고...”

알렉산더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전투 위성 미카엘이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는 모습을, 아니 정확히는 레드 펜텀 나이트화하면서 제어가 안 되어 지상으로 추락하는 것으로 보였다.

“빌어먹을, 언제 우주까지 갔냐? 겨우 해킹해서 미카엘을 쓸 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 날 죽여라. 하지만 쉽게는 안 죽어. D.C.S를 가동시킬 테니 같이 죽자고. 베히모스.”

하지만 알렉산더가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D.C.S는 가동하지 않았다.

“쳇, 아주 제대로 맛이 갔군. 빌어먹을.”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베히모스는 붉은 수정으로 된 기다란 코를 움직이지 않는 트론 이미르를 완전히 부수기 위해 내뻗었다. 그러나 내뻗기도 전에 그 코는 지상에서 무언가 갑자기 에메랄드빛의 트론, 마크 미르가 튀어나오면서 동시에 부숴 졌다. 알렉산더가 뭐라 할말을 찾기도 전에 마크 미르는 오른팔을 칼날로 변화시키며 레드 펜텀 나이트 : 베히모스에게 달려들었다.

“이 바보!! 그렇게 무식하게 달려들었다가는 펜릴에...”

레드 펜텀 나이트 : 베히모스는 달려드는 마크 미르를 향해 펜릴을 발동시켰다. 하지만, 베히모스의 펜릴에 마크 미르 역시 에메랄드빛의 펜릴로 맞서며 중화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베히모스가 다음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칼날로 변한 마크 미르의 오른팔이 베히모스에 코어를 관통했다. 그대로 베히모스는 펜릴과 함께 소멸해버렸지만, 펜릴이 걷혔을 때는 마크 미르는 상처 하나 없이 온건한 모습을 띈 채, 칼날로 변화시킨 오른팔을 원래대로 돌려놓았을 뿐이다.

“저, 트론은... 도대체 뭐지?”

알렉산더가 놀라운 눈으로 마크 미르를 바라보고 있을 때, 마크 미르는 그대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녹아내리는 가 싶더니 어느 새 전투기의 형태로 모습을 바꾼 마크 미르는 그대로 어딘가를 향해 급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지나 도망쳐!!

카렌티어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마크 06 시엘은 미처 피하지 못 한 채, 상반신이 펜릴에 날아 가버렸다. 물론, B-X49(지나)는 미리 카렌티어스가 파일럿 캡슐을 사출시킴으로서 목숨을 건졌지만.

“이 자식!!”

마크 03 드로우의 파일럿인 A-X48(지수)는 마크 06 시엘이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레비아탄의 펜릴에 상반신이 날아가 버리는 것을 보고 크게 격분하여 달려들었다.

-그만둬. 지금 덤벼들면!!

카렌티어스의 외침도 소용없이, 마크 03 드로우는 쌍으로 나이트 하르트를 들고 달려들었다. 레드 펜텀 나이트 : 레비아탄이 한번 마크 03 드로우를 바라보자 마크 03 드로우의 양팔과 나이트 하르트에서 적색의 수정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큭, 뭐, 뭐야!!!”

-마크 03 드로우, 양팔 강제 절단.

카렌티어스는 신속하게 드로우의 양팔을 강제 절단하였다. 물론 그 고통에 A-X48(지수)는 비명과 함께 대지를 뒹굴뒹굴 돌았고, 카렌티어스 역시 고통에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마크 07 그레이와 마크 02 스카디는 좌우로 갈라져 레비아탄의 시선을 끌고, 사도 시몬 베드로는 방심한 레비아탄의 코어를 단숨에 노리도록 하십시오. 메가세리움 알파와 베타는 마크 02 스카디와 마크 07 그레이의 백업을 맡도록 하십시오.

“응, 오빠.”

“네.”

“크크큭. 좋다. 네 녀석 말대로 저 녀석의 코어를 시원하게 뚫어주도록 하지.”

“알겠다.”

카렌티어스의 작전대로 마크 07 그레이와 마크 02 스카디는 좌우로 갈라져 트라이 건을 마구 쏘아대며 시선을 끌었다. 레비아탄이 그레이와 스카디를 공격하려는 틈이 보이면, 메가세리움 알파와 베타가 트라이 건을 쏘며,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안데르센의 트론, 시몬 베드로가 거대한 화염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안데르센 신부는 만신창이가 된 트론, 시몬 베드로의 수리를 겸할 겸해서 유라시아 지부에 몸을 의탁한 것. 비록 시몬 베드로는 완전히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안데르센 신부는 별 상관은 없었다. 그에게 남은 건, 베히모스에 대한 복수심뿐이었으니까.

“이걸로 아멘이다!!”

시몬 베드로의 거대한 화염검은 그대로 레드 펜텀 나이트 : 레비아탄의 코어를 뚫어버렸다.
적색의 수정으로 이루어진 레비아탄은 몸체는 회색으로 색이 변해갔다.

-펜릴이다!! 모두 회피!!

카렌티어스의 명령이 있기 전에 눈치 빠른 메가세리움 알파와 베타는 단숨에 뒤로 후퇴하고 있었고, 마크 02 스카디와 07 그레이는 바닥에 뒹굴되는 마크 03 드로우를 부축하며 후퇴하였고, 시몬 베드로는 거대한 화염검을 포기하고 뒤로 빠르게 후퇴하였다. 그러나 코어가 날아간 레비아탄의 몸체는 펜릴을 일으키지 않았고 대신 레비아탄의 몸체 바로 위에서 자그마한 펜릴이 발생하였다. 펜릴이 걷혔을 때 그곳에 있는 건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리샤 발렌타인. 적색 수정을 조각해 만든 조각상 같은 리샤 발렌타인은 코어가 날아간 레비아탄과 동화하며 펜릴을 발생시켰다. 그 펜릴이 퍼지는 속도는 전투기급이어서 미처 펜릴에 범위에서 피하지 못한 마크 07 그레이는 마크 03 드로우를 잽싸게 냅다 펜릴에 사정권 밖으로 내던지고 그대로 펜릴에 먹혀버렸다. 그전에 카렌티어스가 잽싸게 파일럿 캡슐을 사출시켰지만. 메가세리움 알파와 베타는 두 다리와 하체 일부가 펜릴에 먹혀버렸다.
시몬 베드로는 펜릴에 먹혔지만, 간신히 다시 빠져 나올 수 있었지만, 덕분에 베드로는 완전히 걸레가 되어버렸다. 펜릴이 걷혔을 때 그 자리에 있는 건 사지가 날아가고 진홍색의 코어가 드러난 마크 02 스카디 뿐이었다. 스카디는 끊임없이 재생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너무나 데미지가 막심한 듯, 거의 재생되고 있지 않았다.

“아...”

유리카는 너무도 커다란 아픔에 두 눈이 풀려버렸다. 그리고 그런 스카디를 향해 어느새 다시 움직이는 레비아탄, 리샤 발렌타인이 다가가고 있었다.

-유리카 피해!!

카렌티어스는 자기가 내뱉고도 부질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펜릴 한방에 전멸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움직일 수 있는 트론은 이제 자신이 지금 탑승하고 있는 트론 마크 유그드라실 밖에 없었다. 아직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 타워가 완전히 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테스트 겸해서 마크 유그드라실에 탑승해서 그것에 내장된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거였다. 트론의 코어는 물론 구동시키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구동가능하고 출격 가능한 상태였다.

-아버지, 마크 유그드라실, 출격하겠습니다!!

카렌티어스의 말에 커텔은 잠시 생각하였다.
그러나 대형 PDP에서 레드 펜텀 나이트 : 리샤 발렌타인(레비아탄)이 코어가 드러난 마크 02 스카디를 동화하고 있는 것을 보고 결단을 내린 듯 말하였다.

“마크 02 스카디의 D.C.S를 작동시켜라. 코어를 붕괴시켜 녀석을 쓰러뜨리는 거다.”

-그런...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버지!!

그때였다.
무언가 엄청난 스피드로 날아와 마크 02 스카디를 막 동화하고 있는 레비아탄(리샤)의 머리를 강타하며 리샤 발렌타인을 저 멀리 밀쳐내었다. 그리고 리샤가 있던 곳에는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일반적인 트론 사이즈의 대형 전투기가 박혀 있었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아왔는지 그로 인한 마찰열이 기체 표면에서 연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대형 전투기는 녹아내리더니, 이내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트론의 형태를 하였다.

“뭐지? 저 기체는?”

커텔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에 대한 대답은 날아오지 않고 대형 PDP에서는 다시 일어난 리샤가 레비아탄의 입을 통해 얼음의 브레스를 에메랄드빛의 트론에게 내뿜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그 트론은 가볍게 오른팔을 뻗더니 뿜어져 오는 브레스를 가볍게 흘려보내고 있었다.

-막아... 냈다?

카렌티어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리샤는 주변에 나무나 살아있는 작은 벌레들을 마구 동화하여 레드 펜텀 나이트화 시켜 에메랄드빛의 트론에게 날려 보냈다. 무수히 많은 자그마한 레드 펜텀 나이트들은 그대로 에메랄드빛의 트론에게 덕지덕지 달라붙어 그대로 감싸버렸다.

“큭, 저대로 가면, 펜릴아니면 동화당할 거야!!”

유우키의 우려와는 달리 에메랄드빛의 트론을 감싸던 자그마한 레드 펜텀 나이트들에 몸에 에메랄드빛의 수정이 마구잡이로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레드 펜텀 나이트들은 녹아내리더니 원래의 에메랄드빛의 트론의 형태로 돌아왔다.

“적의 코어가, 내부를 향해 소멸해 갑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커텔은 놀랐다는 듯 중얼거렸다.

“믿었던 스카디 마저 동화해버리는 레드 펜텀 나이트들을 역으로 동화를 하다니...”

“목표 개체 수 증가합니다! 3, 6, 12, 24, 48.”

기하급수적으로 갑자기 분열하며 증가하는 리샤 발렌타인의 모습에 카렌티어스는 당황했다.

-용의 코어가 분열할 수는 있어도, 똑같이 복제한다는 건...

「찾으려하면 찾을 수 있을 거야. 카렌티어스.」

갑작스레 들려온 소녀의 목소리에 카렌티어스는 멈칫했다.

-누구지? 아니,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야. 지금이야 말로 용안의 분석력이 필요해.

카렌티어스는 적색의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을 때, 적색의 눈동자는 뭔가 느낌이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카렌티어스는 그 수많은 리샤 발렌타인들 중에서 진짜인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카렌티어스는 이내 에메랄드빛의 트론에 통신을 하였다.

-파일럿 들리는가?  적의 진짜 코어는 포착했다. 적을 쓰러트려주기를 바란다.

“카렌티어스.”

에메랄드빛의 트론에 타고 있던 아카라는 자신에게 통신을 보내는 카렌티어스의 말을 묵묵히 들은 뒤 카렌티어스가 보낸 통신 포트로 이야기를 하였다.

-아카... 라...

아카라의 목소리에 카렌티어스는 매우 떨리는 목소리로 아카라의 이름을 내뱉었다.
그런 카렌티어스에게 아카라는 말을 이어나갔다.

“시스템과 크로싱하고 싶어. 마크 03 드로우와 마찬가지로 할 수 있을 거야.”

카렌티어스는 여전히 부들부들 떨며 아카라의 말에 대답하였다.

-이제 와서 네가... 무슨 소릴...

에메랄드빛의 트론은 바닥에 떨어진 두 개의 트라이 건을 각각 오른손과 왼손에 집어 들며 아카라는 말을 이어나갔다.

“카렌티어스, 과거의 나는 그저 진실을 부정하고 도망치려고만 했었어. 그래서 나도 눈앞의 결과만을 가지고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처럼 너를 비난해 왔지. 네가 생각하는 것도 모른 채. 그저 싸워만 왔지.”

“하지만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아.”

아카라의 말에 카렌티어스는 다시금 크게 떨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뭘 알게 됐다는 거지?

“네가...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내가 진실로부터 도망치고 있을 동안, 너는 나를 지켜주려고 스스로 진실을 왜곡하였어. 나뿐만이 아니라, 미란이나 모두를 지켜주기 위해, 너 혼자서 아픔을 짊어졌던 거야.”

“그리고, 네 어머니와 너의 그 눈... 정말로... 나쁜 것은 나였어... 이런 나를 지켜주려고 해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아카라의 ‘미안해’라는 말 한 마디에 카렌티어스의 눈가에 어느새 맺혔던 눈물이 한 방울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카렌티어스는 간신히 마음을 추스르며 아카라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말을 하였다.

-그 기체의 식별 코드는?

“트론 마크 미르(Tron - mark Mir).”

-크로싱을 위해 기체를 등록하겠다... 5초만 기다려줘.

“카렌티어스?”

-곧 끝내겠다.

카렌티어스는 잠시 오른손으로 눈가와 뺨에 눈물 자국을 슥슥 닦은 뒤, 다시 작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기체가 등록되었습니다. 커텔 사령관님.”

오퍼레이터의 보고와 함께, 대형 PDP에 unknow라고 표기되었던 에메랄드빛의 트론은 mark Mir로 표기되었다. 그리고 그 밑에 파일럿 명에는 ‘아카라 에르나’라는 글자가 표기되었다. 그것을 보던 클레이즈 박사는 순간 놀란 눈으로 입을 열었다.

“설마, 그 마크 미르?”

커텔은 무덤덤하게 한 말을 내뱉었다.

“아카라 에르나...”

그리고 작업이 완료된 카렌티어스는 시스템을 재기동 시키며 입을 열었다.

-엔롤 완료. 크로싱을 개시한다.

그리고 카렌티어스와 아카라는 동시에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두 눈을 떴을 때는, 아카라의 암갈색의 눈동자는 카렌티어스의 그 적색의 용안이었다.

-아카라.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보이는가?

“아아, 보여.”

-간다!

카렌티어스의 외침을 끝으로 에메랄드빛의 트론, 마크 미르가 양 손에 쥐고 있던 트라이 건은 에메랄드빛의 수정이 마구 돋아나며 뒤덮었다. 그리고 수정이 깨져 나갔을 때, 트라이 건에 손잡이를 쥐고 있는 마크 미르의 손과 트라이 건의 손잡이는 에메랄드빛의 수정이 녹아 붙어서 결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대로 마크 미르는 48개나 되는 가짜 리샤(이중에 진짜가 있겠지만)들 틈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좌우에서 덤벼드는 리샤들에게 양손에 든 동화한 트라이 건을 마구 발사하였다. 가짜 리샤들은 맞는 족족 소규모의 펜릴을 일으키며 사라져 갔다.

“으아아아!!”

탄환이 다 떨어진 트라이 건을 내던진 뒤, 왼손을 칼날로 바꾸어 좌우에서 방해하는 리샤들을 단숨에 베어버렸다. 소규모 펜릴이 발생했지만, 마크 미르에 흠집 하나 주지 않았다.

“말도 안돼. 재생 능력이 있는 스카디도 펜릴 앞에서는, 저렇게 되어버리는 데, 저 마크 미르라는 트론은 어떻게 되먹은 거지? 형태를 자기 맘대로 바꾸지를 않나?”

유 박사의 말에 클레이즈 박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티아세리스가 만들었으니까, 가능한 겁니다.”

리샤는 전세가 불리하다는 것을 자각한 듯, 진짜 리샤는 주변의 사물을 마구 동화해 소규모 레드 펜텀 나이트로 만든 뒤, 도망을 가고, 소규모 레드 펜텀 나이트들은 그대로 마크 미르에게 달려들어 자폭하며 펜릴을 일으켰지만, 마크 미르 역시, 펜릴을 일으키며 맞대응하였다.

“단순히, 펜릴로부터 기체가 아무 손상을 입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펜릴을 일으키고 있어.”

유 박사의 말에 클레이즈 박사는 같은 대답을 들려주었다.

마크 미르는 오른손을 높이 위로 올렸다.
오른손에서는 소규모의 펜릴이 발생하더니, 에메랄드빛의 수정들이 펜릴이 일으킨 검은 구체를 뒤덮었다. 그리고 수정들이 깨져나갔을 때 그곳에는 에메랄드빛의 기다란 창이 마크 미르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었다.

“엔리멘탈 코드(Elemental Code) 발생 확인!! 식별 결과... 브류나크(Brionac)?”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커텔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창 중에서도, 광명의 신 루의 창이라는 건가?”

아카라는 심호흡을 한번 내쉰 뒤, 괴성을 지르며 마크 미르의 팔을 움직여 창을 내던졌다.
에메랄드빛의 창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며, 주변에 소규모의 레드 펜텀 나이트들을 소거시키며 도망가는 리샤에 코어에 그대로 박혔다. 창이 박힌 부분을 중심으로 에메랄드빛의 수정들이 리샤를 감싸기 시작하더니, 곧 수정이 깨어지며, 조각조각 소규모의 펜릴을 일으키며 소멸하였다.

“목표. 완전 소멸을 확인하였습니다.”

유라시아 나리어스 본부 내부에서는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새로운 용이 출현하였습니다. 출현 위치는, 마크 미르와 같은 위치입니다.”

“시스템이, 적으로 인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퍼레이터들의 보고에 다시금 본부가 술렁거렸다. 커텔은 총을 꺼내들었다.



트론의 격납고에서는 제일 먼저, 카렌티어스가 마크 미르에서 내리는 아카라를 마중 나와 있었다. 아카라의 뒤에는 언제 왔는지 모를 5살가량의 푸른색의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아카라는 천천히, 카렌티어스의 적색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다가왔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다녀왔어. 그리고... 미안해.”

아카라의 말에 카렌티어스 역시 대답해주었다.

“어서와. 그리고... 고마워.”

두 소년이 서로에게 주고받는 대화가 끝났을 무렵, 격납고에는 순식간에 중무장한 군인들이 아카라를, 정확히는 아카라 뒤에 있는 소녀를 둘러쌓으며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러자, 두 소년은 약속이나 한 듯이, 소녀를 감싸며 소리쳤다.

“이 애는 적이 아니다!! 당장 총을 거둬!!”

“무슨 근거로 적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지?”

두 소년의 외침에 커텔은 한 손에 총을 든 채로 군인들 사이에서 나와 두 소년의 앞에 섰다.

“무슨 근거로 적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냐?”

커텔의 말에 카렌티어스가 입을 열었다.

“그것은...”

그때 소녀가 카렌티어스를 제지하며 두 소년의 품에서 나와 커텔의 앞에 섰다. 소녀는 푸른색의 용안을 반짝이며 커텔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말하였다.

“커텔은 용과 어디가 다른 거야?”

소녀의 물음에 커텔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조차 없었다.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언제 본성을 드러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커텔은 순수하구나.”

난데없이 소녀가 내뱉은 말에 커텔은 순간 동요했다.
커텔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 크게 동요했다. 커텔을 보고 순수하다고 말하는 저 용, 아니 소녀가 무슨 생각으로 했을 까 생각하기도 전에 소녀는 다시 작은 입술을 놀렸다.

“티아세리스는 커텔에게 매우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순수하게 분노하고 있구나.”

철컥.

커텔은 총부리를 소녀에 이마에 갖다대며 소리쳤다.

“네 녀석, 내 마음을 읽은 것이냐? 한번만 더 입을 놀렸다간!!”

“티아세리스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티아세리스가 남긴 것들 역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아?”

“네 녀석들, 용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기를 바라는 거냐? 아니, 그것보다 어째서 나는 방아쇠를 당기고 있지 않지? 무수히 많은 용들을 죽여 온 내가 왜 방아쇠를 당길 수 없는 거냐?”

갑자기 소녀는 자신에 머리에 총부리를 갖다대고 있는 커텔의 커다란 손을 한손을 내밀어잡았다. 그리고 두 눈을 감았지만,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혼자서 할 수 없으면, 도와줄까?”

아카라와 카렌티어스는 소녀의 말에 놀라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그 전에 커텔이 먼저 소녀의 손을 뿌리치며 총을 내던져버렸다.

“용 따위에게 도움을 받을 정도로 나는 나약하지 않다.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것이냐? 그것보다도, 레드 펜텀 나이트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쫄개 용은 아니라는 건데, 네 놈의 정체는 뭐지?”

“나는, 아버지의 코어에서 아버지의 다른 의지를 이어 받아 분기한 존재. 나는, 아버지와는 다른 또 다른 티아리스트.”

티아리스트라는 말에 아카라와 카렌티어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크게 동요하고 있었다.
저 자그마한 소녀가 바로 그, 티아리스트라는 것이 상당한 쇼크였던 듯 몇 번이고 다시 눈을 비비는 사람까지 있었다.

“네가 티아리스트라는 증거는 어디에 있지?”

커텔에 물음에 소녀는 빙긋 미소지으며 말하였다.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이 지혜의 용안과 그리고 나라는 것을 입증하는 동화 결정석.”

소녀는 오른손을 펴 보이며 말하였다. 오른손에는 푸른색의 수정이 돋아났다. 그리고 소규모의 펜릴을 발생시켜 보였다.

“티아리스트가 부활 했다는 건가? 하지만, 너는 너의 동족과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무슨 속셈이지? 그리고 너와 레드 펜텀 나이트화한 용들은 무슨 관계인 것이냐?”

“그들은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 그들은 모두 불행하게 자신의 의지를 강제로 빼앗긴 거야. 아카라의 내부에서 제일 먼저 각성한 코어, 무의 길이라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선택한 삐뚫어진 또 다른 티아리스트에게 말이야.”

“그 말은 티아리스트의 코어가 분열했다는 뜻이냐?”

“응.”

“그럼, 그 또 다른 티아리스트가 레드 펜텀 나이트들을 조종한다는 것인가?”

“그 아이는 자신이 부활시킨 아버지의 의지를 따른다고 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의지로 그들을 조종하고 있어.”

“또 다른 티아리스트의 있는 곳은 어디인가?”

“남극.”

“그런가?”

커텔은 그 말을 끝으로 손으로 뭔가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중무장한 군인들은 모두 물러가기 시작했다. 커텔도 뒤돌아서서 가면서 말하였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군. 단지 그것뿐이다. 유라시아 나리어스 본부 어디를 돌아다니든 티아리스트, 네 녀석의 자유이다.”

“마크 미르에 담겨 있는 티아세리스가 남긴 데이터들은 분명 남극까지 가는데 도움이 될 거야.”

커텔은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티아리스트, 네 놈의 목적은 뭐냐?”

물론, 너무도 작게 중얼거렸기 때문에 들은 이는, 티아리스트라는 소녀밖에 없었다.

“카렌티어스, 우리 이야기를 하자.”

아카라의 말에 카렌티어스는 말없이 미소를 지어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체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만신창이가 된 트론들과 파일럿들이 들어오고 있었고, 두 소년은 메디컬 요원들을 도와 파일럿들을 응급실로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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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류나크(Brionac)
암흑의 전생신 발로르르 죽인 루. 아일랜드의 영웅 쿠 훌린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이 광명의 신은 창을 무기로 가지고 있었다. 그 창은 루의 힘인 빛을 상징하는 무기로서, 적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죽음의 광선을 쏘아보낼 수 있었다.



# 트론 마크 미르
코드 :  Tron - mark Mir
타입 : 파일럿의 의지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변하는 물 타입의 비인간형 트론
전고 : 17.5m(트론의 형태일 때 기준)
중량 : 59.9t
동력원 :   특정 코어는 없음(분자 하나하나가 모두 코어)
옵션무장 : 모든 무기
탑승방식 : 캡슐 탑제형
특수능력 : 재생능력, (강화)동화능력, 펜릴, 자유롭게 형태를 변형
외장컬러 : 에메랄드빛
파일럿 : 아카라 에르나
설명 : 예전 트론 프로젝트가 개시되었을 때, 티아세리스의 발칙한 발상으로 만들어낸 트론.
그러나 당시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물 타입의 비인간형 트론인데다 특정 코어가 없는 트론. 이론상으로는 파일럿의 의지에 따라서는 그 어떤 형태로든 자유자제로 변할 수 있지만 물이라는 것에 동조할 수 있는 인간은 없어서  마크 미르는 한동안 티아리스트를 분석하기 위한 생체 컴퓨터로 사용됨. 티아리스트의 코어를 분석해 내는 과정에서 동화 현상과 펜릴 현상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그 현상에서 기체를 보호할 방법을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결국 유일하게 펜릴을 쓸 수 있는 트론이 되었다. 재생 능력은 펜릴 현상을 이용해 주변에 원자를 끌어모아 잃어 버린 만큼 재구축 하는 것. 한때 생체 컴퓨터로 운용되었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다. 어떠한 일을 계기로 물을 이해하게 된 아카라만이 자신을 중심 코어로 마크 미르에 분자 하나하나와 공명하여 자유자제로 다룰 수 있다.
보통 사람이 마크 미르를 타면, 그 감각은 그저 흐르는 물, 또는 녹은 고무같은 감각이라 동조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 마크 미르 안에 저장된 많은 데이터들, 그 중에서도 펜릴 현상에서 트론을 보호할 방법도 있었다.
+ 파일럿의 의지에 따라, 최강의 트론이 될수도 최약의 트론이 될수도 있다.



# 아카라(각성)
풀 네임 : 아카라 에르나
성별 : 남
나이 : 15
외모 : 단정하게 정돈 된 적색의 단발 머리. 암갈색의 눈동자
가족관계 : 티아세리스 에르나(사, 여)
특수 : 트론 마크 미르의 파일럿
성격 : 아는 사람 아니면 별로 말이 없는.
설명 : 티아세리스 에르나의 친아들. 더 이상 아카라는 티아리스트의 코어를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버리고 자신의 의지를 한 사람으로 존재함을 선택한 덕에 두 눈동자는 더 이상, 푸른색도 적색도 뛰지 않는다.
+ 용안은 없음. 단지 티아리스트의 인자가 조금 남은 인간에 불과함.



# 홍의 티아리스트(아카라 5살 모습을 한)
이름 : 아카라(라고 지칭될 때가 있음)
성별 : 남(?)
나이 : ??
외모 : 적색의 단발 머리. 적색의 눈동자
용안 : 적색을 띈 동화의 마안
특수 : 아버지(티아리스트)가 그랬던 것처럼 레드 펜텀 나이트들과 연쇄 크로싱.
성격 : 아버지의 의지를 따른다.(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자신의 의지)
설명 : 아카라가 담고 있던 티아리스트의 코어에서 따로 분기해 나온 존재.
아버지, 티아리스트와 다른 또 다른 티아리스트로 각성했지만, 본인은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 아카라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듯 하며,(5살부터 시간 정지) 그때 카렌티어스에게 티아리스트가 지닌 3개의 용안 중, 하나인 발로르의 사안을 심어준 티아리스트이기도 하다. 현재, 모든 용들의 각인된 아버지, 티아리스트의 인자를 따라 모든 용들을 동화, 레드 펜텀 나이트로 만들어가고 있다. 아버지, 티아리스트가 지닌 힘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펜릴도 동화현상도 모두 최강. 현재는 남극에 예전에 이 세계에 강림한 티아리스트를 부활 시켜놓았다. 물론 그것은 코어가 없는 그저 인형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꼬마)아카라의 모습을 한 또 다른 티아리스트는 그 인형을 지키며, 모든 존재하는 것을 소멸시키고 있다. 아버지의 의지대로 한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라는 것을 깨닫지도 못하고 있다.
+ 최종 보스



# 청의 티아리스트(5살 소녀 모습)
이름 : 티아리스트 에르나(라고 스스로를 지칭)
성별 : 여(?)
나이 : ??
외모 : 푸른색의 허리까지 오는 머리카락. 푸른색의 눈동자
용안 : 푸른색을 띈 지혜의 용안
특수 : 아카라(또는 마음이 맞는 사람)와 단독 크로싱
성격 : 사람들과 어울려 사이좋게 지내고자 한다. 아버지(티아리스트)의 다른 의지인 공존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설명 : 아카라가 담고 있던 티아리스트의 코어에서 두번째로 따로 분기해 나온 존재.
아버지, 티아리스트와는 다른 티아리스트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것을 부정하는 (꼬마)아카라의 모습을 한 티아리스트가 어서 깨닫기를 바라고 있다. 늦게 각성한 덕분에, 거의 티아리스트의 힘을 이어받지 못했지만, 적어도 자신을 포함해 한 명 정도, 어디든지 하루에 한번 이동시킬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다. 아버지의 다른 의지였던 인간과 용의 공존을 이루기 위해 아카라와 함께 유라시아 지부로 왔다.
+ 일단은 아카라의 여동생을 자처함



# 레드 펜텀 나이트
티아리스트가 동화의 마안으로 동화한 모든 것을 이르는 단어.
동화당한 존재는 적색의 수정으로 이루어진 기과한 형태의 수정의 기사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 존재 하나하나는 모두 티아리스트와 연쇄적으로 크로싱된 상태라, 그들이 있는 곳에서는 티아리스트가 없더라도 그들의 눈과 몸을 빌려 펜릴과 동화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들의 코어가 파괴될 때는 일정 범위에 펜릴을 발생시키므로, 함부로 접근전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동화되어 레드 펜텀 나이트로 변할 때도(일종의 재구축) 역시 펜릴을 일으킨다. 이 세계에 강림한 최초의 용, 티아리스트가 부렸던 동화된 용들이며, 지금은 각성했으나,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또 다른 티아리스트, (꼬마)아카라에 의해 다시금 대규모로 출몰하고 있다.
인류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펜릴을 심심하면 일으킨다.



# 펜릴 현상
일종에 인공적으로 발생하는 소형(대형) 블랙홀이다.
닿으면 대부분(무조건) 원자 분해 된다. 용들 중에서는 티아리스트만이 사용할 수 있는 인류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것이기도 하다. 펜릴은 일종의 공간이동을 위한 공간을 잇는 통로라고도 할 수 있다. 펜릴의 기본은 분해, 그리고 재구축이지만, 분해만 하고 재구축을 하지 않는다면,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 티아리스트가 재구축을 하는 경우는 이동을 하는 경우이다. 자신을 원자 분해하고, 이동하는 지점에서 다시 스스로를 재구축.
하지만 그럴려면 원자 분해되어도 의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스스로의 의지가 매우 강해야 한다.
+ 펜릴에 대항할 수 있는 건 펜릴 뿐. 트론 중에서는 티아리스트의 코어를 분석했던 마크 미르만이 사용할 수 있다.

*) 펜릴 추가 설명
일단은 블랙홀로 분류된다. 그러나 블랙홀의 이론은 '흡수와 파괴'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윔홀과 블랙홀, 화이트홀이 공존하는 특정 기현상이라는 것이 더 옳다. 그렇기 때문에 화이트홀의 장막으로 펜릴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선 모든 것은 분자 이하의 단위로 쪼개어 지며, 그것은 빛 역시 포함되기 때문에 형태는 블랙홀과 유사한 빛을 발하지 않은 암흑색이 된다.

*) 펜릴의 재구축과 공간이동 추가 설명
블랙홀에 들어가서 윔홀을 통해 이계를 화이트홀을 통해 나간다.(공간이동)
화이트홀은 블랙홀의 반대. 블랙홀이 분해한 것을 화이트홀은 재구축해버립니다. 티아리스트가 화이트홀의 재구축을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의 성질을 변환시킬 것인가는 티아리스트 마음 먹기에 따라 그때 그때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