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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테창-릴레이완결] Tialist

2006.12.21 07:56

아란 조회 수:90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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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Tialist
장르 : SF
총화수 : 전 25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다르칸, 영원전설, 높새바람(핏빛노을.), 카에데
연재기간 : 2004년 10월 24일부터 2005년 4월 9일 전 25화 완결

[Tialist] 12 : Cooking, 믿음
글쓴이 : 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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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나, 여태껏 나만 괴로웠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미안해.”

에릭은 유리카가 자신에게 사과하러 올 줄은 전혀 몰랐다. 아니 정확히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에릭은 유리카의 초점 없는 회백색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어 말을 하였다.

“미안하면, 앞으로 우리를 조금은, 믿어달라고.”

“에?”

“아무리 최강의 트론이면 뭐해? 적들은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게 아니잖아. 아아, 정정당당이란 말을 쓰는 것이 우습지 참. 뭐, 그런거야. 너 혼자 잘났듯이 날뛰지 말라고. 더 이상, 누군가가 내 앞에서 죽어나가는 건 싫으니까...”

에릭은 말끝을 잠시 흘렸다.
미란이가 생각났다. 그녀는 어떤 심정으로 용과 함께 소멸하는 것을 선택했는지 그는 모른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모두를 지켜주려고 했다는 것만은 그것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

뚝, 뚝.

어느새 에릭에 눈에서 다시금 한줄기 물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이내 침대 시트에 떨어져 내렸다.

“에릭, 우는 거야? 내가 또 뭔가 아프게 했어?”

눈이 망가진 유리카에 귀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침대 시트에 떨어져 내리는 눈물방울 소리에 유리카는 이내 손으로 에릭에 얼굴을 더듬으며 눈물을 닦아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미란이처럼 날뛰지 말라고. 그러다 죽어버리면 남은 자들은 어쩌라는 거야...”



“오빠~”

유라시아 나리아스 본부 내 카페에서 늘 하던 데로 가벼운 밀크 커피를 마시던 카렌티어스의 귀에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리카인가?”

카렌티어스는 조용히 테이블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서자 예상대로 유리카가 저 쪽 복도에서 휠체어에 탄체로 아무렇게나 카렌티어스를(오빠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유리카의 휠체어를 밀고 있는 사람은 A-X48(지수)이었다.

‘케이지에 다른 아이들과 금방 친해진 것인가? 그럼, 다행이지만.’

“앗?”

카렌티어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그런 카렌티어스를 발견한 A-X48은 놀란 듯한 신음 소리를 내었다.

“에, 지수 찾은 거야!! 오빠 어디 있어?”

“에, 언니라고 불러야지. 내가 너보다 더...”

“그치만, 오빠가 그랬는걸. 실제 나이는 내가 더 많다고.”

“그, 그야 그렇겠지. 우, 우리들은 약으로 강제로 성장시킨 거니...”

“그러니까, 서로 높여 부를 필요가 없으니까, 나쁘진 않잖아.”

“그, 그래도 서, 성장 상태만 보면 이쪽이 언니인 건 변함이 없어!!”

A-X48과 유리카에 대화를 들으며 카렌티어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뚜벅뚜벅 걸어서 A-X48과 대화에 열중하는 유리카의 (아카라의 것과 같은 색의)블루블랙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며 말하였다.

“그건 그렇고 어쩐 일이지? 유리카.”

“아!! 오빠!!”

유리카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손길과 카렌티어스의 목소리에 곧 카렌티어스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A-X48, 유리카와 이야기 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

“아, 네, 네...”

A-X48(지수)은 카렌티어스가 절대 고맙다거나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 못한 듯, 상사 대하듯(실제로 상사지만...) 연신 네, 네 거렸다.

"오빠, A-X48이 아니야. 지수야, 지수."

유리카의 핀잔에 카렌티어스는 피식 웃었다. 새삼스럽게 유우키가 한 말이 생각났다.

'..게다가 여자냐? 그렇다면 더욱 더 힘들겠구만. 꽤 민감하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네가 그녀와 다른 트론 파일럿들의 사이에 선을 그을 수 있어? 없을걸. 어느 한쪽을 망가뜨리지 않는 한. 그리고 망가지는 쪽은 그녀일 가능성이 많지.'

잠시 유우키가 한 말이 떠올라 생각에 잠겼던 카렌티어스에게 유리카는 갑자기 뭔가 잊고 있었던 것이 막 생각났다는 종이 봉지를 꺼내서 카렌티어스에게 보여주면서 소리쳤다.

"아, 맞다! 나 오빠 주려고 과자 만들었다."

"그래. 누가 가르쳐 주었지?"

"지나랑 지수랑 가르쳐 줬어. 유 박사님도 가르쳐 주셨고. 나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카렌티어스는 아주 살짝 용안을 개방해 종이 봉지에 담긴 과자들에 형태를 바라보았다.
예상외로 과자들은 아주 '정상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바로 용안을 닫아버렸다. 그저 형태만 살펴볼 요량이었지만, 용안을 너무 빨리 닫아버린 것으로 인해 중요한 정보를 읽지 못 했다는 것은 나중 일이지만.

'보이지 않는 눈으로 이 정도라.'

속으로 감탄을 한 카렌티어스는 손을 뻗어 과자 하나를 집으며 말하였다.

“그럼 어디 맛 좀 볼까.”

그러나 그것은 실수였다.
카렌티어스의 혀끝에 닿는 무언가 이 말로 표현 못할(번개가 우르릉 꽝꽝 거리는...) 맛에 카렌티어스는 정신을 하마터면 잃을 뻔 했다.

‘이, 이 맛은... 유리카 넌 도대체 뭘 집어넣은 거지?’

간신히 과자를 그대로 꿀꺽 삼켜버리고 속을 겨우겨우 진정시키려고 안간힘 쓰는 카렌티어스에게 유리카는 대답을 요구했다.

“어때? 오빠? 맛있지?”

‘유리카, 이건 도저히 인간이 먹을 게 못돼...’

카렌티어스가 속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대답이 입에서 튀어 나왔다.

“그래. 나쁘진 않아. 이만 가볼...”

갑자기 뒤로 빠지려는 카렌티어스에 손을 유리카가 두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밝게 웃으며 말하였다.

“정말?”

“그, 그래.”

“좋았어!! 오빠 점심 아직 안 먹었지? 내가 해줄게!!”

“유, 유리카, 오빠는 바쁘...”

“아냐. 아무리 바빠도 아무것도 안 먹으면 못 버틴다고. 나 오빠에게 도움되려고 열심히 했단 말이야. 그러니까.”

카렌티어스는 그저 하나뿐인 동생인 유리카가 상처 받을까봐 한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을 엄청나게 후회하고 있는 중이었다. 차라리 냉정하게 정직하게 이야기 할 걸 하며 후회하긴 늦었다. 그대로 유리카에 손에서 빠져 나오지 못 한 채로 어떻게 빠져나갈지 망설이는 카렌티어스에 모습을 A-X48(지수)은 자신도 모르게 귀엽다고 느껴버리고 있었다.

“카렌티어스도...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어떤 의미에서 다르지 않다는 것일까. A-X48은 그저 그렇게 중얼거리며 유리카의 휠체어를 밀며 생각했다.



“오빠!! 괜찮아!! 오빠아~”

유리카는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다 갑자기 쓰러져 버린 카렌티어스를 흔들며 울상을 짓고 있었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어. 유리카 미안하다. 정말 냉정하게 말해서... 네 요리는 폭탄 그 자체야...’

카렌티어스는 서서히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그 말을 결코 내뱉지 않은 채 속으로만 간직하며 기절해 버렸다. 유 박사는 유리카에 울부짖는 소리에 놀라 남매가 있는 방으로 들어와서 바닥에 창백한 얼굴로 기절해 버린 카렌티어스와 그런 카렌티어스를 걱정하는 유리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유 박사님!! 오빠가, 오빠가...”

유리카에 목소리에서부터 뭔가 심상찮음을 눈치 챈 유 박사는 곧 탐정처럼 현장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 박사의 두 눈은 카렌티어스가 쥐고 있는 포크에 한입 억지로 베어 문 흔적이 역력한 소시지를 바라보며 테이블에 놓인 같은 소시지 요리를 하나 집어 들어 조심스럽게 먹어보았다.

콰쾅~ 우르릉 꽝꽝...

입안에서 울려퍼지는(그럴 리가 없지만...) 천둥번개 소리.

‘이... 이 맛은...’

하마터면 졸도할 뻔한 유 박사는 간신히 비위를 진정시키며 창백한 얼굴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 이거 누가 요, 요리했지?”

“에, 오빠 주려고 제가...”

“유리카... 이건 도저히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야...”

카렌티어스와 달리 유 박사는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좌표 X 45 Y 13, 에 용 출현!!”

“3방향에서 동시 침입입니다!!”

오퍼레이터들에 보고에 커텔은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그리 편한 사정은 아니었다.

-아버지. 용이 출몰했다고 들었습니다만...

“괜찮나?”

-괜찮습니다.

“그럼 됐다. 어서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을 제어하도록.”

카렌티어스는 아직도 그때 맛본 끔찍한 요리 때문에 여전히 상태가 안 좋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쉴 수도 없었다. 자신이 코어 컨트롤 링크 시스템을 조작하지 않는 다면 트론은 폭주해 버릴 것이기 때문에.

“마크 02 스카디는 북동쪽 좌표 X 12 Y 34로 이동해서 적을 맞이한다.”

-응, 알았어. 그리고 오빠... 아깐 미안.

“신경 쓰지 마.”

카렌티어스는 유리카에 대답에 그렇게 대답한 뒤 곧 다른 트론의 파일럿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마크 03 드로우는 북서쪽 좌표 X 69 Y 98로 이동, 역시 적을 처리한다.”

-아, 네. 네!

“마크 05 이지스는 남쪽 좌표 X 90 Y 85로 이동 역시 적을 처리한다.”

-내 역할은 방패가 아니었나? 뭐 상관은 없지만.

“마크 06 시엘은 산 정상에서 저격 모드로 대치한다.”

-네.

카렌티어스가 바라보고 있는 전략 맵에는 각 트론들이 자신들에 위치에 도달하는 것이 점으로 표시되었다. 그 전략 맵을 바라보고 여러 상황 데이터들을 읽어나가면서 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각개 격파나 다름없었지만 따지고 보면 마크 02 스카디, 마크 03 드로우, 마크 05 이지스들에 중앙에 스나이퍼 격인 마크 06 시엘에 배치만 봐도, 이 작전은 적들을 각 트론들이 한자리에 잡아둘 동안 시엘이 저격용 라이플로 용에 코어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물론 한번에 날리는 것이 실패할 경우라도 곳곳에 미사일 터렛 등에 방어 시설이 견제와 붙잡아두기를 강행하기에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마크 06 시엘. 네 임무는 특별히 막중하다. 부담 갖지 말도록.”

- 아, 알겠습니다. 저,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요...

“네 친구를 믿지 못하나?”

카렌티어스에 말에 B-X49(지나)는 이내 씁쓸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그럴 리가요.

곧 용을 맞아 전투가 시작되었다.
전투는 생각보다 순조롭게(용이 약한 걸지도 모른다.) 별 피해 없이 침입해온 적 개체 3마리 중 2마리를 처리해 버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순조롭다. 뭔가 함정이 있을 거 같은 이 느낌은 뭐지?”

작전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과는 별도로 카렌티어스는 열심히 용안으로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열심히 각종 주파수, 공간 등등을 뒤져대고 있었다. 이겨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일전에 한번 겪어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 개체 모두 소멸.”

한 오퍼레이터에 보고를 끝으로 유라시아 본부 곳곳에서 안도에 한숨이 새어 나왔다.

“후우, 뭐 트론들과 파일럿들을 3번 게이트로 귀환하라고 하지요.”

유 박사는 수화기를 들어 카렌티어스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수화기에는 카렌티어스에 찢어질 듯한 외침이 들려올 뿐이었다.

“마크 02 스카디 피해!!!”



갑자기 트론 마크 02 스카디에 발밑에 진흙이 들썩거리더니 갑자기 거기서 날카로운 촉수 같은 것이 트론 마크 02 스카디에 오른팔로 찔러 들어왔다.
그리고 촥 하는 소리와 함께 스카디에 오른팔이 잘려나가며 잘린 곳에서 검붉은 액체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큭! 이게!!”

유리카는 순간적인 기습으로 인한 고통에 이를 악물며 두 다리를 오른팔을 재생시키려고 하면서 왼팔로 오른팔을 잘라버린 진흙질에 날카로운 촉수를 잡아 뜯으려고 했다.
그러나 스카디에 발밑에 진흙에서 순식간에 여러 진흙질 촉수들이 스카디에 몸 곳곳을 붙들기 시작했다. 실로 놀라온 속도로 붙들면서 유리카가 당황하는 틈도 주지 않고 단숨에 스카디에 오른팔을 잘라버린 날카로운 촉수가 이번엔 스카디에 코어를 노리며 단숨에 찔러 들어왔다.

“안돼!!”

갑자기 누군가가 고함을 지르며 그녀의 어깨(스카디의 어깨지만)를 쿵 밀쳤다.
어찌나 빠르게 달려와서 그 힘으로 부딪쳤는지 부딪친 스카디에 어깨는 조금 으스러졌으며 그와 동시에 스카디를 얽매던 진흙질 촉수들이 모조리 뜯어져 버렸다. 그리고 스카디에 코어를 노리던 날카로운 촉수는 그것에 오른팔을 뚫어버렸다.

“꺄아아아아!!!”

내질러지는 비명, 그리고 유리카에 두 눈에 보여지는 건 바로 그때 유리카에게 공격을 당했던 마크 03 드로우가 오른팔을 촉수에 뚫린 채 순식간에 침식되어 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아까에 드로우가 스카디를 밀쳐낸 덕인지 촉수를 내뻗은 용에 모습도 드러났다.
진흙질에 거인에 모습을 한 용이었다.



“용 출현!!”

“마크 03 드로우!! 용에게 접촉, 오른팔이 침식당하고 있습니다!!”

오퍼레이터들에 각종 보고.
커텔은 대형 PDP에 비친 전투 화면을 보면서 명령을 내렸다.

“미사일 센터에 각종 미사일과 화력을 용에게 집중시킨다.”

“예?”

“어차피 마크 03 드로우에 코어는 그런 공격으로 파괴되지 않는다. 코어만 무사하면 다시 만들 수 있지 않나? 뭘 새삼스럽게 놀라나?”

유 박사는 커텔에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한 행동에 이젠 별 감흥도 나지 않았다.
미사일과 화력으로 총 공격이라. 그 공격에 용에 코어도 안 날라가는데 트론에 코어도 물론 날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파일럿은 죽는다. 어차피 소모품이라는 것, 그렇기에 가능한 결론이었다.

- 아버지. 제게 잠깐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커텔은 카렌티어스에 갑작스런 통신에 잠시 생각하다가 곧 입을 열었다.

“좋다.”



-마크 06 시엘, 지금부터 마크 03 드로우에게서 용을 떼어낸다.

“어, 어떻게!!”

지나는 카렌티어스에 갑작스런 말에 어쩔 줄 몰라 대답했다.
카렌티어스는 곧 바로 입을 열었다.

-넌 언제나 시뮬레이션에서 명중률 90%이상에 명실공히 유라시아 지부에선 명사수다. 그 능력을 살려서 단 한방에 용에 코어를 뚫던가, 아니면 용을 자극해 드로우에게서 떨어뜨리던가, 둘 중 하나다.

“나, 난 못해!! 절대로!! 지수 언니를 쏠 수 없...”

-해야 한다!! 아니 해내어야 한다!! 하지 않는 다면 곧 모든 미사일과 화력이 용에게 집중된다. 물론 드로우에 파일럿이 살아남지 못한다. 하지만, B-X49에 저격 능력이라면 아무도 다치지 않고 용만 쓰러뜨릴 수도 있다. 하지 않는 다면 A-X48도 죽고, 드로우도 크게 손상된다.

지나는 엄청나게 망설이는 듯 했다. 솔직히 시뮬레이션과 실전은 많이 다르다.
시뮬레이션에선 90%에 명중률 이었을지 몰라도 실전은 또 모른다. 하지만,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

“흑... 하겠어.”

마음에 결단을 내린 지나는 곧 조종간을 붙들며 단숨에 저격 모드로 나갔다. 그리고 단숨에 드로우를 침식해 가는 용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얼마간에 침착한 조준 끝에 당황한 다른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용에 자그마한 은색 코어가 포착되었다. 그리고 지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단숨에 방아쇠를 당겼다. 날아가는 탄환은 단숨에 용에 은색 코어를 꿰뚫었다.
용은 그대로 행동을 정지한 채로 뒤로 무너져 내렸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이지스가 단숨에 드로우를 안고 뒤로 후퇴함과 동시에 용은 폭발했다.



“지수는 어째서 날... 난 지수를 그때 죽이려고 했는데...”

유리카는 지수에게 넌지시 물었다. 지수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이젠 서로 등을 맞대고 믿어야 하는 동료잖아.”

씁쓸하게 웃으며 말하는 지수에게 지나가 와서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언니... 나야 말로 정말 미안해...”

“아니야. 네 저격 솜씨는 확실히 믿고 있었는걸. 네가 아니었으면 나 죽었을 거야.”

지나는 이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달려와 지수에게 안기며 울기 시작했다. 지수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유리카까지 갑자기 지나와 함께 껴안았다.
유리카는 갑자기 자신을 껴안는 지수에 행동에 당황했지만, 이내 뭔지 모를 감정이 복받쳐 올라 지나처럼 울음을 터트렸다.

“다들 청승맞게 뭐하는 거야. 살았으면 그걸로 됐잖아. 절대 아무도 죽지 않아. 내가 막아 줄 거니까.”

에릭은 어느 새 가져온 손수건으로 지나와 유리카에 눈물을 닦아 주며 말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멀리서 지켜보던 카렌티어스는 곧 뒤돌아서서 가기 시작했다.

카렌티어스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유리카는 다른 케이지에 아이들과 관계는 몰라도 적어도 파일럿들 사이에서는 서로를 믿고 아끼는... 그러니까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아카라 생각이 났다. 아무도 아카라에 대한 이야기나 그런 것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치,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카렌티어스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카라, 넌 지금 어디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