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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Machine Father

2006.12.31 07:41

다르칸 조회 수:1190 추천:1

extra_vars1 탐정 강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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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범인이란 자들을 잡아왔다. 때때로 그들이 저항을 할 때에는 경찰들이 동원되거나 혹은 나 스스로가 무척이나 힘들게 그 난관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저항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니까.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두 가지 힌트만을도 충분히 추리를 해낼 수 있다. 첫째는 핏자국이 잔뜩 뭍은 핸드백과 숄이 떨어져 있다는 사실. 두번째는 바로 피해자의 목덜미에 찍힌 옷핀. 그리고 주위에 친구인 듯한 남, 여 학생들과 아주머니 몇 분. 이미 사건은 끝났다.

"범인은 당신이야"

내 손찌검에 깜짝 놀란 한 아주머니는 손을 바들바들 떨더니 손에 쥔 핸드백을 툭 떨어트렸다, 그러나 점점 굳어지는 얼굴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야! 내가 어딜 봐서 살인자라는 거야!"

한줌의 독기가 날아올 정도로 톡 쏘이는 눈으로 나를 보던 아주머니는 이제 그 특유의 아줌마 같은 말투로 날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조용히 듣고 있을 뿐 별로 대답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들은 항상 말이 많고 자기변호를 한다. 그러나 그 중에 꼭 실수가 묻어나오기 마련이다.

"나는 여기 온지 30분 밖에 안됐네! 그뿐인가, 내가 지환이를 어떻게 알아!"

"지환이라구요? 이름도 아네요"

곧장 말을 더듬더듬거린다.

"저, 저저, 저 이름표를 봤을 뿐이야!"

끝마디가 항상 올라간다. 화가난 게 분명했다.

"그리구요?"

나는 말이 길어지면 안된다. 그리고 항상 질문을 해서 상대의 약점을 잡아내야한다. 그게 내 최고의 장점이고 또 수사법이기도 하다.

"내가 저앨 죽일 이유가 없잖아! 아 그래! 저 친구들에게 물어보라구!"

"저 아주머니는 아녜요"

곧장 여학생의 말이 튀어나온다. 백화점에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턱 붙어 쓰러져 있는 주검은 오십여미터는 떨어져 있는 아주머니의 행각으로 보기 어려운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방법은 있다.

"그래, 학생들이 보기에 저 아주머니는 아닐지 몰라. 하지만, 여전히 내 생각엔 아주머니라구"

또 저 뒤에서 듣고 있던 김형사가 걸어들어온다. 대체 신고를 받으면 당장 와서 시신확인을 해야지 허구원날 내 말이나 듣고 못되먹게 범인들을 잡아가면서 내게는 또 한마디도 안 하는 그 고약한 형사 노인네는 샐쭉 웃는다. 왠일인지 내게 말을 건다.

"대체 무슨 의미야? 준서군"

"일단, 떨어진 핸드백. 제가 알기로 이 백화점에서 팔리는 건 아니죠. 그렇다면 범인 고유의 물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저건 바로 옆 할인매장에서 판매하는 겁니다.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그보해낸 증거물이라는 거죠, 보시면 알겠지만 속이 비었겠죠. 중요한 것은 핀인데, 끝이 날카로운 저 핀이 동맥을 찌르면 최대 1분 안에 즉사합니다. 아주 훌륭한 살인도구이지만, 반대로 증거물이 남을 수도 있죠. 머리카락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머리카락이 없는 걸 보면, 준비를 하고 살인을 한 모양입니다. 오늘은 꽤나 춥죠, 겨울이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 현장에 장갑을 낀 것은 부검하러 오신 분들과 저 아주머니가 전부입니다. 조사하면 알겠지만, 머리핀에는 지문이 나오지 않을 거예요.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의도된 살인이니까 지문이 남겨지면 안되죠"

아주머니가 내 말을 잘랐다.

"아냐! 그럼 내가 어떻게 죽였다는 거야!"

이제 고함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댄다.

"간단하죠, 지금 주차장과 연결된 이 길은 백화점 주위에서는 가장 구석진 곳입니다. 즉 암살이 쉽다는 거죠, 그리고 저것처럼 날카로운 옷핀은 사람의 눈에 잘 뜨이지 않겠죠? 날아다녀도 말이예요. 추우니 귀가 언 사람들은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을 것이구요. 저 두툼한 아주머니의 핸드백을 보세요. 마치 뭔가 가득 든 것 같은데, 아마 침을 쏘는 총일꺼예요. 공사장에서 쓰이는 것들 말입니다. 물론 공사용 못을 쓸 수는 없겠죠, 쐈다는 증거가 될테니까요. 사실 그런 공사용 장비들은 쉽게 개조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훌륭한 살인도구가 될 수도 있죠."

"내가 핸드백에서 뭔가 꺼내는 걸 본 사람이 있긴 한거야!"

마지막 발악을 한다.

"제가 봤어요!"

그리고 당연히 나타나야할 증인인 남학생 몇명이 외쳤다. 어쩌면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넘겨버렸을지 모르는 그들은 내 추리에 동조했다. 핸드백에 손을 넣고 뭔가 나오는 게 보이긴 했다는 그들의 말에 김형사가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손을 내민다.

"그 핸드백, 좀 볼 수 있을까요?"

"아..아!"

사건이 끝났다. 조금 이르지만, 집으로 돌아가 쉴 생각에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몸을 돌리고, 형사분들에게 한 번 슥 웃어준다. 이번에도 해결했다구요.

"이런!!"

갑작스레 김형사의 목소리가 크게 울린다. 몸을 돌렸다. 빠르게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아니, 이제는 주검이라고 해야 할 그것으로 다가갔다.

"혀를..깨문 건가요"

또 찝찝한 기분이 하나 늘었다. 자살이라니, 하지만 살인자다.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집에나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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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으므로 대충대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