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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사립 학원 ACOC

2007.04.14 08:59

기브 조회 수:1354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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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맘 때쯤이면 꽤 따뜻해질 만하다고 느껴야 할 3월 중순인데, 찌꺼기처럼 남아 있는 겨울 조각들 때문에 아침 저녁에는 난로를 켜지 않으면 덜덜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다. 실수로 주변의 근육이 우람한 아이들이 옷 입는 것을 보고 비슷하게 옷을 입은 나로서는, 기숙사 안에서 덥혀져 있었던 몸이 식자마자ㅡ등교한지 채 3분도 되지 않았을 때부터ㅡ 지금까지 뼈깎는 후회를 하며 몸을 웅크리고 체온보존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난 또다른 막급의 후회에 다다라 있었다. 수업을 잘못 선택한 걸까ㅡ의 의문과 함께.

"...요즘 같은 사회에 예약된 손님이 먼저일까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노파가 먼저일까요?"

원래 내가 다녔던 중학교에서도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귀신이 땅을 치게도, 이 학교의 첫 수업도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보 자체를 머리에 저장하는 것은 쉬웠지만 그렇게 묶여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데 하나도 풀어져서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중학교 3년간의 입시를 위한 교육의 한계점이라고 생각하자.

철학이 원래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젠장. 그렇다면 다른 것을 선택할 걸. 사회, 문화, 언어, 수학과 같은 필수교양과목을 선택한 후에 광할한 수업의 명칭이 적힌 지도를 펼쳐놓고 들을 수업을 골랐었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생소한 언어가 많이 적힌 지도는 처음 봤을 것이다. 그나마 어떤 경로든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이나 가장 부담되지 않을 것 같은 몇 가지를 더 적어넣었는데, 하필이면 그곳에 철학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20명의 아이들 중 5명 정도가 졸고 있었고(이렇게 빨리 자는 것에 대해 상이라도 주고 싶다), 또한 5명 정도의 아이들은 수업에 열심히 참가하는 듯 보였으며, 나를 포함한 5명 정도의 아이들은 수업을 듣지 않는 것도, 열심히 듣는 것도 아닌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고,
이게 문젠데, 나머지 5명의 여학생들은 막 발표한 은빛 머리의 '늑대군' 이라고 불린 아이를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리의 개수가 20개밖에 없다는 불가피한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난 그의 옆에 앉게 되어서 뒤통수가 쿡쿡 쑤심을 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 장신의 선생님은 또한 무신경함의 대가였던지, 아이들이 수업에 열중하느냐의 여부와는 관계 없이 수업을 이어나갔다. 그런 선생님이 왜 저렇게 젊을까. 일반적인 젊은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본다면 화를 냈을 텐데. 혹시 초 동안이 아닐까?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내 이름이 들려왔다. 들려온 소리의 근거지를 목소리와 성량, 방향과 거리를 통해 파악해보니 놀랍게도 그것은 무신경함의 대가인 장신의 초 동안의 선생님이었다. 이런, 큰일났다.

"이번엔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기브 군, 일어서도록."

내가 모른 척하고 있는 사이에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졌다. 난 동요하면서 일어섰다. 부담감이 몸을 제패하고 있었다. 뭔가 정답을 말해야 할 텐데, 예습도 하지 않았고.. 등등의 발전적이지 않은 생각을 하는 사이의 선생님의 말은 이어졌다.

"내 말을 들었을테니,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어느 사람을 태우시겠습니까?"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벌을 받을 각오를 하고 난 대답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서 있었다. 이런 내 모습을 어렵게 생각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는지 선생을 도움을 주려는 듯 말했다.

"정답은 없으니 정답을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떠오르는 것을 자유롭게 말해주시면 됩니다."

아까 선생님의 말을 들을 걸ㅡ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자유롭게라니, 뭘 말해야 하는 거지? 젠장, 젠장, 젠장. 수업을 들었어야 알 거 아냐. 눈썹을 찌뿌리면서 난 서 있었다. 선생님은 끔찍하게도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학생들에게 주목되고 있었다. 자고 있는 아이들만이 나에게 개미 손톱만큼 안식을 주고 있었다.
ㅡ그런데 뒤에서 누군가가 쿡쿡 찔렀다.

선생님의 눈치를 보면서 살짝 뒤돌아보니 내 등을 찌른 연필을 쥐고 있는 사람은 음... 여학생이었다. 상당히 귀여운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이든 빨아들일 듯 큰 눈을 가진 어린 미인이었다. 예뻤으므로 약간의 묘사를 더 바치자면, 어깨 부근에서 잘린 검은색 생머리에 글씨가 쓰여진 짧은 티셔츠에 검은색 니트를 살짝 걸쳐 입고 있었다. 짧은 플리츠 스커트가 그녀의 흰 피부를 빛내 주고 있었다. 우웩...거리는 묘사였다. 미안하다.

그런 그녀가 속삭였다.
"그냥 힘내라고." 라면서, 그녀는 정말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었다.
"상당히 도움과는 거리가 먼 응원이지만 감사히 받을게." 라고 식은땀을 흘리며 간단히 대답한 후에 나는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ㅡ단지 귀여웠으므로 이렇게 대답을 빠르게 해 준 것이다. 오해 없기 바란다. 자유롭게 말하랬으니까 그냥 마음대로 말해도 되겠지. 기브는ㅡ쪽팔리므로 3인칭이다ㅡ 뭔가에 영향을 받아 기운이 난 듯이 이번에는 유창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저라면 아무도 태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 곳으로 다가가서 저의 도움이 필요한 지 물어볼 것입니다. 도움을 요청한다면 얼마든지 도움을 줄 용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저는 더 이상 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각이 없이 뭔가를 말하고 있는 사이 장신의 선생님이 추가 질문을 던졌다.

"만약 모두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리고 할머니가 의사를 전달할 컨디션이 되지 않는다면?"

"저는 저의 능력이 닿는 한도까지만 도와주겠습니다. 동시에 요청한다면 급한 쪽부터 해결을 하겠습니다. 노파가 의사를 전달하지 않을 때 그쪽을 도울 것인가는 그때의 판단과 환경에 맡길 것입니다. 지금이라면 저는 태울 것 같군요."

ㅡ까지 말하고 다시 고개를 살짝 숙였다. 태어나서 한번도 이렇게 의욕이 있게 발표한 적은 없었다. 뭔가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 틀림없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원래는 이렇게 의욕 있지 않았는데,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이 틀림없었다.
교실은 한동안 조용했다. 나 까지도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서 있었다. 선생님이 "앉아!" 라는 말을 하기를 기다리면서. 혹은 벌을 내리는 것일까?


"멋진 발표였습니다. 앉으세요, 기브 군."

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에 앉았다. 일어서 있을 때 나에게 꽂힌 시선들이 남아 나를 쿡쿡 찌르는 것 같았다. 다 끝났다. 후우.

"기브 군이 한 말이 바로 요즘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상이란 시대에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으면서 생성됩니다. 사람들에 의해 선택된 사상은 다시 그 시대의 사람들을 지배하고, 사회가 변하고 시대가 변하면서 또다시 새로운 사상이 대두되지요. 사상 또한 끊임없이 발생하고 소멸하는 하나의 개체임이 틀림없..."

다행히도 선생님은 더 이상 나에게 대한 말이 없이 줄줄 수업을 이어나갔다. 한동안 나를 잡고 있던 긴장이 풀리니 다시 머릿속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철학은 포기해야 되려나. 이번 상황을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무사히 넘어간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 있는데 뭔가가 다시 어깨죽지를 쿡쿡 찔렀다. 아야, 아프잖아.
뒤돌아보니 아까 그 귀여운 여자애가 생긋 웃고 있었다.

아무래도 데이트를 해야 할 것 같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간단한 캐릭 설정을 내려본다면 이렇습니다.

기브 : 검술에도 마법에도 소질이 없음. 딱히 다른 소질이 있거나 잘생기지도 않았지만, 세상을 보는 반어적이고 냉소적인 눈을 가지고 있으며 판단도 꽤 빠른 편.

음.. 마지막의 여성분 역할을 해주실 분이 필요한데요;;



아직 여러 설정이나 학교의 특징 등이 명확하지 않군요.
정해주시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파파팍 써버릴 염려가 있습니다.>ㅇ<
그리고 10화를 넘어간다면 그때부턴 각각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소설 전체 스토리의 줄기 부분을 좀 정하여 쓸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1인칭으로 썼는데 그때는 모두 3인칭으로 써야 하겠죠, 아마. 마스터님이 판단해주셨으면 하네요^-^ 부담주기>_<ㅋ

못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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