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사립 학원 ACOC

2007.04.07 03:40

하코 조회 수:2276 추천:5

extra_vars1 prologue 
extra_vars2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땡



벽에 걸려있는 괘종시계가 울렸다. 초침은 정확히 12시 정각을 가르키고 있었다.


“후우, 벌써 시간이 다 됐나.”


천무는 눈을 비비며 검은 뿔테안경을 벗었다. 그리고 그것을 탁상위에 올려놓음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일어섬에 따라 탁상위의 서류들이 흩날렸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늦겠군, 빨리 가야지.”


천무는 다시 한 번 눈을 비비적거렸다. 너무 피곤했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주위의 걸리적 거리는 물건은 대충 던져놓고는, 천무는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문 쪽으로 향했다.


“천무야, 시간 다 됐다!”


“어억!”


삐그덕 -낡은 소리와 함께 바깥쪽에서 갑작스레 문이 열렸다. 쾌활한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손잡이를 돌리던 천무는 열리는 문에 밀려 넘어졌다. 그리고 잔뜩 찡그린 인상으로 들어온 사람을 노려보았다.


“큭, 미안”


천무의 오랜 친구이자 동업자인 ‘찰드’ 는 예의상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천무에게 다가갔다. 아니, 다가가려 했다. 몸이 휘청이더니 찰드는 갑자기 넘어졌다.


“악!”


찰드가 넘어짐에 따라 두 사람의 자세는 약간 미묘하게 변했다. 찰드는 상당히 당황한 표정으로 얼른 일어났다. 그리고 잡히는 물건들을 던지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표정이 찡그려졌다. 방안은 상당히 더러웠다. 혹시 종이로 만든 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방안은 서류로 빼곡히 차 있었다. 책상을 타고 줄줄 흐르다 말라붙은 커피자국, 자기 집을 잃어버린 채 바닥을 뒹구는 이름모를 꽃, 책장에 책 대신 박혀있는 먼지 한웅큼. 한마디로 표현 하자면 ‘폐인‘ 같은 방이었다.


“방 꼴이 이게 뭐냐?”


찰드는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천무가 평소에 더러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까지는 아니었다. 무심코 천무의 얼굴을 본 찰드는 순간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눈 밑 그늘 가득하고 때 묻은 얼굴. 피곤에 찌든 얼굴이었다.


“시간 맞추느라 맘을 꼬박 샜지. 후우....”


천무가 다시 눈을 비비고는 말했다. 미치도록 피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겨우 5~6시간의 여유를 위해 몇일 밤낮을 꼬박 샜다. 마음 같아선 다 때려 치고 싶지만, 현재 자신의 위치가 중요한지라 그럴 수도 없다. 그리고 사실 절대 안 되는 상황이어도 어떻게든 갈 생각이었다. 몸이 피곤하고 마음이 피곤하지만, 오늘만을 기다려 왔었다.


“오, 갈 생각은 있었던 모양이네? 항상 사적인 일은 취급도 안하더니.”


찰드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천무란 인간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었다. 쓸 줄은 모르고, 악착같이 벌기만 하는 구두쇠이자 대륙 제일 상단의 총수. 이미지를 위해 자선사업 같은걸 펼치기도 했지만, 의무적인 일이어서 단지 최소한의 금액만 기부하는 계산적 인물이었다. 언젠가 자신이 급한 일이라 돈 좀 빌려달라고 했을 때, 친구의 우정마저 팔아먹으며 어떻게든 안 빌려주려 하던 인간이었다. 결국 빌리긴 했지만, 엄청난 이자 때문에 몇 달 동안 물만 먹고 산 찰드였다. 사실 천무가 그리 바쁠 필요는 없었다. 그냥 부하 직원들에게 상단 일을 전권 위임하고, 자기는 풍류를 즐기며 놀아도 상관없을 위치였고, 그만큼의 재력이 있었다. 하지만 본성이 그런 건지, 못 믿는다며 고생을 하면서까지 보통사람의 몇 배에 달하는 일을 했다. 사실 그런 성격이 천무의 상단 'ACOC'를 대륙 제일의 상단으로 이유 중 가장 큰 하나였다. 이런 사정으로 봤을 때, 천무가 굳이 사적인 일로 어딘가 가려는 모습은 상당히 놀랄만한 일이었다.


“내 돈 들여서 만든 학원의 첫 입학식이야. 이것도 일이라고.”


모든 일을 어떻게든 일과 관련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군하고 생각하며 찰드는 허허한 표정을 지었다. 천무는 풀린 눈동자에 아까부터 실실 웃고 있었다. 오랫동안의 지기인 찰드가 봤을때, 그건 절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의 표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좋음에도 불구하고 학원의 입학식을 어떻게든 일과 관련시켜 편한 마음을 가지려는 그의 천부적 재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천무에게 있어서 학원을 세운다는 것은 별로 원하지 않던 일이었다. 하지만 학원은 이미 세워졌다. 그 결과물을 볼 때 마다 언제나 자신의 존재를 정확히 알 수 있고, 기쁨에 충족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건 더없이 좋았다.
사립학원 'ACOC' 의 건설공사 시작한건 몇 년 전, 그러니까 천무가 이십대 초반이던 때였다. 원래 명칭은 사립학교 ‘ACOC' 였지만 학원의 어감이 더 좋은지라 사립학원이라 불렀다.. 천무재단을 설립하고, 제국에 정식으로 신청을 한 뒤 공사가 완료되길 기다려왔다. 결국 많은 시간이 흘러 이십대 중반이 된 지금 학원의 공사가 완료 됐고, 지금 입학식을 보러 가려던 길이었다. 신입생을 약 100~200명 가량 모집했으니, 아마 강당은 사람들로 반 이상 차 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찰드 너가 원장이라니. 학원 물 흐트러질까봐 걱정되는데.”

천무는 걱정스런 눈길로 찰드를 쳐다봤다. 찰드는 불쾌한 대로 맞대응을 했다.


“큭, 어쩌냐. 원장되면 천무화가 아니라 뱀신을 추종하라고 떠들며 다닐텐데.”


찰드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천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ACOC‘가 추종하는 종교는 대륙 전역에 많은 수의 신자를 가지고 있는 뱀신교가 아닌 천무 자신이 운영하는 천무화였다. 하지만 찰드가 신경 쓰지 않았듯, 천무도 그 사실을 별로 중요히 여기지 않았다. 천무는 벽에 걸린 괘종시계를 바라봤다. 벌써 12시 10분이었다. 다시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입학식 시작이 12시 20분이니, 촉박한 편이었다.


“아, 그건 그렇고. 여기 빠트린 거.”


찰드는 달리려는 천무를 잡았다. 그리고 품속을 뒤적거렸다. 성인잡지, 담배, 플라스틱 술병들을 거쳐 꺼낸 물건은 갈색의 모자였다. 그것도 보통 모자가 아닌, 둥그런 삿갓이었다. 시대착오적인 모자이지만 천무는 씩 웃고는 머리에 삿갓을 썼다. 썩 잘 어울렸다.


“자, 그럼 가볼까?”


---------------------------------------------------------------------------

됐어튀니와 분량 비교하니 ㄷㄷ
프롤로그 라서 짧다고 생각해 주세요 [...]





-등장 가능 인물-
애플쨈 아쳐 마법수련생 몽둥이 아델헤이드 러크 하코 찰드 늑대소년 기브 무역장사 THE_LF 살라딘
고독한짱께 Bryan 소엽 카르고의날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 사립 학원 ACOC [6] 러크 2007.06.21 1907
16 사립 학원 ACOC [5] 하코 2007.06.12 2181
15 사립 학원 ACOC [10] 늑대소년 2007.05.31 1929
14 사립 학원 ACOC [14] 무역장사 2007.05.17 1803
13 사립 학원 ACOC [5] 러크 2007.05.12 2170
12 사립 학원 ACOC [6] 하코 2007.05.09 2307
11 사립 학원 ACOC [6] 기브 2007.05.06 1748
10 사립 학원 ACOC [9] 늑대소년 2007.05.05 1346
9 사립 학원 ACOC [5] ◈ÐÆЯΚ◈찰드 2007.05.03 2870
8 사립 학원 ACOC [16] 러크 2007.04.22 1955
7 사립 학원 ACOC [9] 하코 2007.04.19 1387
6 사립 학원 ACOC [8] 기브 2007.04.14 1354
5 사립 학원 ACOC [9] 늑대소년 2007.04.12 1600
4 사립 학원 ACOC [12] ◈ÐÆЯΚ◈찰드 2007.04.11 2871
3 사립 학원 ACOC [7] 무역장사 2007.04.10 1351
2 사립 학원 ACOC [5] 러크 2007.04.09 1483
» 사립 학원 ACOC [13] 하코 2007.04.07 2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