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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괴물산장 이야기

2008.04.06 09:12

드로덴 조회 수:2122 추천:3

extra_vars1 돈이 고픈 남자와 검도소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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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뵈도 소년검도 초단 (즉 1단) 이에요. 아버지가 검도를 가르치시거든요."

"오..검도? 일단 단이라면 잘하는것임엔 틀림없겠구나."

"예.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관장이시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베시시 하고 웃는 찬양이의 얼굴은 정말로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런 아들 둔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이런 미소를 지었겠지. 평범한게 싫어 뛰쳐나간 아들놈 뒷바라지하는 평범한 부모님... 쳇, 생각하지말자. 그게 싫어서 버스를 탄거잖아.

"그런데...왜 이야기가 이것부터 시작하는거지?"

찬양은 머쓱하다는 느낌이 역력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약간 쓰려보이는 웃음을 지었다.

"이것도 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거라서요."

뭔가...엄청날것같은 느낌이 드는건 대체 왜지?


"아버지는 지금 출장지도를 하고계세요. 전직부터 이미 검도 선수였으니만큼 기술을 배우려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거든요. 지금은 해외에 나가 계시고."

"그렇다는건..집엔 혼자?"

"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할일이 많으신가봐요. 저때문에 최근에 한숨이 느셨지만..."

설마 한숨이 늘어난 이유가 알바의 이유란건...

"눈치 채셨겠지만 그게 바로 제 알바의 이유에요."

"컥!...이런, 미안하다."

버스가 때마침 덜컹거린 덕에 나는 억지로 내가 내지른 단발마를 무마시킬수있었다. 하지만 진짜 그렇다는건 뭐야. 뭔가 비행이라도 한거냐? 떴다떴다 비행기 날아라 초딩? ...얜 여타 초딩하고 비교하면 안되지. 음.

"원래는 공부를 하고있어야 했겠지만..소년 검도대회에서 저지른 실수가 문제였어요."

"...실수?"

되물어보자 찬양의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 ..이거 뭔가 해선 안될짓을 해버린것같은 기분이.

"말하고싶지 않은건 있을수있는거야. 괜시리 이야기 하지않아도 돼..."

"괜찮아요"

라며 나를 올려다보는 찬양의 눈은 살짝 젖어있기까지했다. 대체 뭐냐고! 얼굴도 여자애같고 단정하게 기른 머리카락에다가 이젠 눈물젖은 눈동자?! 이거 무슨 순정만화냐?! 아니 내가 어디다 대고 화를내고있는거야. 얘는 진짜로 눈물이 나니까 우는거지. 이런 바보.

"준결승 때였어요. 저는 단을 따서 참가할수있었던것이지 나이는 한두살 이상 차이가 났죠. 그것때문인지 방심하고 크게 베어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았죠. 준결승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실력자라고 해도 눈높이 차이가 나니 느슨해져버린거죠. 저는 그걸 모르고 가차없이 상대했기때문에 쉽게 이겨올수있었죠. 그런데.. 딱 그때 실수가 일어난거예요."

꿀꺽. 나는 이 아이의 말을 어느새부턴가 아주 진지하게 듣고있었다. 딱 타이밍 맞춰서 이야기를 끊어주는건 여운의 미인가?

"키차이가 나는 관계로 상대는 제 머리를 주로 노렸어요. 역으로 저는 흉부를 노렸죠. 헛점이 보인순간 그대로 죽도를 찔렀어요. 하지만 그게 문제였죠... 완력이 없어서 힘조절같은거 안해도 정타를 가하거나 그러진않았어요. 하지만 입고있던 호구의 상태가 불량했던건지 죽도는 어이없게도 호구를 찢고들어가버렸어요."

"뭐...뭐?! 그게대체 뭔...?!"

"하아...재수가 없었던거죠. 아마. 하지만 저한테도 책임은 있어요. ..아니 전적으로 제 책임이예요. 쳐도 괜찮을거란 생각으로 명치를 노렸으니까요.."

이 녀석, 뭔가 잘못되어있다는 느낌이 든다.

"야, 야, 아니, 잠깐만! 그게 왜 네 책임이냐?! 네가 그사람을 해치려는 의도로 한것도 아니고, 호구가 부서질거란걸 안것도 아니잖아! 근데 왜 네가 그러는건데?!"

"그건 설명할수없는 기분이예요. 자기가 오랫동안 갈고닦은 실력이 사람을 해치게 된다는거..."

이녀석..나이에 안맞게 어른같은 소리만...계속 한소리 하고 싶어지잖아.

그때였다.

"어~~이 거기 처자. 이거 보고 웃었는가?"

급작스럽게 주의를 환기시켜준 버스기사 아저씨. 신비주의틱하게 눈을 딱가렸는데...

사신강림?! 이거 뭥미? 시뻘건 안광이 빔처럼 뿜어져나오고있다!! 그나저나 거기 처자라니? 그러고보니 버스가 멈춰있구나. 아니 잠깐, 이거 전에 전단지 뜯어갔던데잖아. 설마 그동안 뺑뺑이 돈거냐?!

"지옥을....보여주마...."

뭔가 불길한 예감. 그리고 그것은 적중했다.


"끄하하하학!!! 우워! 우워! 우워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갸아아아아아아악!!!!"

"하!, 하!, 하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입으론 거의 토사물에 가까운것을 질질흘리며 비명을 질러대고있고, 몸은 천장에 부딫혔다 시트사이로 쳐박혔다 유리창과 사랑을 나누고있다. 그러다보니 정신은 이미 몸을 떠나 극도로 냉정. 찬양도 마찬가지는 아니었다. 720도 회전에 버스가 꿈틀대질않나 하늘로 솟았다가 땅으로 꺼졌다가 찌그러졌다가 펴졌다가...이루 말할수없는 괴현상들이 마구잡이로 일어나고있다. 이 말도안되는 참혹한 절경속에 서로 얼싸안고 비명을 질러대는 우리들. 서로의 얼굴은 이미 정신과 얼과 영혼이 삼단분리합체 할것만같은 경지에 이르러있었다. 아, 안드로메다가 아니라 이젠 저 멀리 플라이아데스 성단에 매여진 내 정신줄엔 광대만 줄타고있는게 아니야. 이젠 인생포기한 사람이 목을 매달고, 햇님달님이 될 예정인 오누이에...이루 말할수없다.

"어이 처자~"

"끄아아아아악~"

여자의 비명이 들리는가 했다. 잔인하게도, 버스는 한참이 지나서야 멈추었다.

"어이 처자 지금 뭐하는겨? 나도 나이가 있어 슬슬 지겹구만. 뭐 겁도 먹을만큼 먹고 나이도 어린거 같으니 이만 봐줄테니 차에 타랑께. 알바 할꺼지?"

"아…아니요 저 호,혼자 갈,갈수…있어요."

"그럼 내일이 만기니껭 내일까지 꼭 와~"

"네…네…."

거의 초주검이 되어버린 내 두눈에 한 중학생 여자애가 딱 들어왔다. 너 때문이구나.

"저 분들도 지옥 이었겠군아."

오오냐, 너때문에 지옥이었다 임마. 언제 날잡아서 신나게 괴롭혀줄테다..... 하지만 지금은.

"브웱"

"구룹.."

버스안에서 위산과 섞인 음식물 (통칭 토사물)을 흩뿌려주며 몇년 안씻은 거지의 팬티냄새와 필적할 향기를 이 두 콧구멍으로 담뿍 흡입하고 거세당한 강아지마냥 발광을 떠는게 먼저였다. 그래. 오늘 나는 지옥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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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야, 막장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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