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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테창-릴레이완결] 물망초 #종장(完)

2006.12.21 01:39

아란 조회 수:32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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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물망초
장르 : 판타지
총화수 : 전 23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vk]파멸, 이블로드, 기브, 장사장, jedai, EnEd
연재기간 : 2004년 2월 7일부터 2004년 4월 6일 전 23화 완결

[물망초] #종장(完)
글쓴이 : 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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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라자드는 화승총을 든 채로 무조건 도망가고 있었다.
하지만 곧 무명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아. 내가 아무리 그를 사랑한다 해도, 그는 오로지 예린 만을 사랑할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러한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인정할 수 없어... 인정할 수 없다고... 내가... 내가 그녀와 비교해서 뭐가 부족하기에 그는 그녀만을 사랑하는 거야.’

“어째서!!... 하지만... 죽더라도 그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행복해...”

셰라자드에 마지막 생각은 결국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입 밖으로 내보내졌다.
그와 동시에 셰라자드는 무의미하게 뛰던 다리를 멈추었다.

“찾았다.”

셰라자드가 멈춤과 동시에 무명의 피로 물든 눈동자가 그녀를 포착하며 내뱉은 말이다.

“죽이세요... 이 목을 베어 버리세요. 제가 홧김에 한 짓은 잘 알고 있으니까...”

셰라자드는 그녀의 모든 무기를 전부 끌러 버린 채, 화승총도 떨어뜨린 채 그저 무명에 피로 물든 눈동자만을 체념했다는 뜻한 그녀의 눈동자로 바라보며 말할 뿐이었다.

“네 년은 그때 죽였어야 했어. 그때 확실히 죽였더라도 예린은, 예린은!!”

무명에 검이 무명이 가진 모든 살의와 분노, 힘을 담은 채로 그대로 마지막 힘을 쥐어짜낸 속도를 내며 셰라자드를 향해 내려쳤다.

콰앙.

무명은 믿을 수 없었다.
마신의 힘과 자신이 가진 모든 힘과 살의를 쏟아 부은 검이 너무도 간단히 누군가의 권풍에 산산이 부서지며 그 파편들과 함께 무명, 자신이 공중을 날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부서진 검의 파편들이 무명의 오른쪽 눈을 제외한 온 몸에 박히며 땅에 처박혀버렸다.

“커헉, 쿨럭, 쿨럭... 너, 넌 누, 누구야!!”

무명의 아직 파편이 박히지 않은 분노로 일그러진 핏빛의 오른쪽 눈이 본 것은 백금발의 적색의 눈, 하얀 피부를 가진 적어도 12~13세 정도로 보이는 조그마한 인간의 소녀가 맨발로 당황한 셰라자드 앞에 서 있을 뿐이었다.



소녀의 눈에 비친 모습은 비록 목숨을 잃지 않았지만 이미 죽음이 확정된 미루와 그런 그를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는 루시엔, 그리고 해맑은 웃음을 뛴 채로 심장이 파열되어 죽어있는 예린이었다.

“아아, 미루 죽으면 안 돼!! 넌 강하자나!! 이 정도 상처 따위 마안으로 멈추고 다시 움직이란 말이야!!”

소녀는 루시엔의 절규를 들으면서 예린의 시체, 아니 시체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로인 예린에게 다가갔다.

“하아, 하아... 사부... 제, 제 몸은, 제가 알아요... 아무리 시간정지의 마안이라도... 본체의 시간을 정지하는 건 무리... 다, 다만... 어, 어머니만은 어떻게든 살리고 싶어요... 어머니의 상처의 진행을 연장해서... 어떻게든 조치를 취하면 어떻게든... 쿨럭, 쿨럭...”

“이, 이 바보!! 엄마 밖에 모르는 마마보이!! 지금 그 몸으로 마안을 사용하면, 넌 죽는단 말이야!!”

“사, 상관없는 걸요... 하아, 하아... 저따위 어찌되든... 전 어차피 어머니를 속여서 어머니의 순결을 빼앗은 그런 놈의 아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에게 죄를 범한 채로 태어난 것입니다...”

“그런 게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다 지난 일인 것을... 난... 난... 너만 살면 그걸로 된단 말이야!! 너만 살면 이 세상이 멸망하든 말든, 다 상관없어!! 너만 살면 돼!! 그걸로 족해!! 왜냐하면 너를 사랑하니까!!”

“사, 사부... 미안해요... 저는 사부를 단지 사부로만 생각하고 있을 뿐 일말의 감정은 없어요. 제가 지키고자 하는 것도 어머니이며, 제가... 사랑하는 단 한 사람도 어머니에요... 설령... 제 친 아버지가 돌아오신다 해도... 어머니는 제가 지킬 겁니다... 쿨럭, 시간이 없으니, 제 모든 힘을 다 끌어 모아 어머니의 상처의 진행을 늦추...”

“아, 하지마!!”

소녀는 미루가 마안을 쓰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나 상관하지 않은 채 간단히 손가락을 튕길 뿐, 그러나 그 한 번으로 미루는 마안을 사용할 수 없었다. 아니 아무리해도 되지 않았다. 소녀는 미루가 마안이 써지지 않는다는 것에 당황하든 말든 예린의 시체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한 손을 파열된 심장이 있는 구멍 난 가슴에다 갖다 대자 순식간에 상처가 아물었다. 그리고 예린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마치 자고 있는 것 같았다. 미루와 루시엔은 그 제서야 백금발을 발목까지 늘어뜨린 12~13세로 보이는 인간 소녀의 존재를 눈치 채고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소녀의 붉은 눈동자와 마주친 미루는 순간 자신의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치유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비록 소녀의 눈동자는 전혀 감정을 읽을 수 없었지만 생명이 가득 넘치는 눈이었다.

“너, 너는 누구야?”

미루는 루시엔이 미처 말리기 전에 예린을 안고 있는 자신의 무릎까지 오는 조그마한 소녀에게 물었다. 그러나 덤비지는 않았다. 강함의 정도가 느껴지지도 않았고, 무엇보다도 어머니를 되살린 존재가 바로 앞에 소녀라는 것을 알아차렸기에 덤비지 않은 것이다. 소녀는 입을 열지 않고 표정도 짓지 않는다. 그러나 소녀의 말은 미루와 루시엔에 뇌로 직접 흘러들어갔다.

「내가 누군지 너희들이 알 필요는 없어. 단지 신들이 정해놓은 운명의 굴레를 벗어던진 최초의 생명체일 뿐.」

미루나 루시엔이나 이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더욱이 루시엔은 더 이해 할 수 없었다.
루시엔은 엘프이기에 운명을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소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말하였다.

“아직 어린 애 같은데, 그 말은 무엇을 의미하지?”

「그 말 그대로... 하지만 이해는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한 생명체의 나이를 외모로만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나? 엘프.」

루시엔은 소녀의 말에 완전히 굳어버렸다.
그 말대로 루시엔은 소녀가 외모만 어려 보일 뿐, 그 힘은 강함을 알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무엇보다도 죽은 예린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어쩌면 그 소녀는 신일지도 모른다.

“일단 당신께 우리 어머니를 살려준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루시엔이 소녀에 대해 느끼는 것과는 달리 미루는 단순히 소녀가 어머니인 예린을 살려 준 것에 크게 감사해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감사하지 마. 생명을 잃은 몸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다는 것은 인과율을 크게 건드리는 위험한 일이지. 한 명을 살리면 인과율에 따라 100명의 생명이 사라진다. 그 중에는 생명을 불어넣는 자도 포함될 지도 모르지. 하지만 다행히도 이 땅에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지. 덕분에 인과율을 건드리기 전에 그만한 생명이 죽어나갔기에 이 여자의 몸에 새 생명을 다시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지. 그러나 생명은 불어넣을 수 있어도 영혼을 다시 돌려놓는 것은 신들에 권한, 그러나 나는 신들이 내게 씌운 운명의 고리를 벗어났기에 제한적이긴 하지만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지. 하지만 3시간 후면 신들이 알아챌 태니, 결과적으로 3시간 동안만 네가 알고 있던 여자로서 살아있을 뿐이지.」

소녀의 말은 아직 어린 미루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말 뿐이었다.
루시엔조차도 이해할 수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은 말들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이해한 것은 예린은 단 3시간만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루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그대로 루시엔의 검을 뽑아서는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미루는 상대도 되지 못했다.
소녀는 손가락만 앞으로 살짝 내밀었을 뿐, 그러나 미루는 그것으로 한 방에 날아가며 땅에 굴렀다. 마안은 쓸 수 있었으나, 마안이 무적이 아니라는 것은 아까 회은색의 머리카락의 어머니를 아는 그 남자와의 싸움에서 뼈저리게 느꼈고 이번에도 마안을 쓴다 해도 당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정하기를 바라지도 이해를 바라지도 않아. 어차피 마신의 힘을 잃은 마안의 소지자의 아버지도 3시간만 살아있을 뿐이지. 3시간 후에는 이 세상에 재가 된다. 그럴 바에는 단 3시간만이라도 그들이 꾸었던 행복했던 시절에 꿈을 꾸게 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마안의 소지자의 부모님의 처음이자 마지막 꿈을 말이야.」

마안의 소지자는 자신을 뜻한다는 것을 미루는 알 수 있었다.
거기다 그 정도 힘이라면 자신의 몸은 벌써 수천 번 찢겨지고도 남았지만, 땅에 구를 때 생긴 타박상을 제외하면 전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인정하긴 싫다. 그러나 자신의 마안에 영향을 받지 않는 그 남자가 아버지라는 것은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어머니의 ‘아저씨는... 혹시... 바보? 히이...’라는 그 말만으로 그 남자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인정해야했다.

그리고 어머니를 저 소녀에 손으로부터 되찾아오는 것도 불가능이다. 힘의 차이는 확실히 느꼈으니까.

“... 인정하긴 싫지만... 부모님께 행복했던 꿈을 꾸게 해주세요... 어차피 제게 선택 따윈 없어 보이지만... 하지만 당신의 이름만이라도 알려주세요... 라고 해봤자 가르쳐 줄 것 같아보이지는 않지만...”

「... 이름 따윈 없어... 나에게는 ‘Test Type - 44’ 라는 공장에서 초기 생산 시, 부여된 코드 뿐... 하지만 이런 인조인간인 나라도 그들, 해왕교의 사람들은 교주인 용의 무녀에게만 부여되는 ‘백룡(白龍)’이라는 과분한 호칭으로 불렀지. 그냥 T2로 알고 있으면 된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로 잊는 게 좋을 거야. 네 일생 동안 만날 일은 이제 없을 테니까.」

그대로 T2로 알아달라는 백금발에 소녀는 잠자는 예린을 안은 채로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에 미루와 루시엔의 머릿속에 한 마디를 마지막으로 남긴 채.

「인간이나 엘프나, 생명을 지닌 존재에게는 운명이라는 것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신이란 존재가 당신의 삶에 멋대로 운명의 족쇄를 채운다 해도, 당신은 그것을 이겨내고 끊어낼 권리가 있다. 아시겠습니까? 생명을 지닌 존재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행동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커헉, 쿨럭, 쿨럭... 너, 넌 누, 누구야!!”

무명의 아직 파편이 박히지 않은 분노로 일그러진 핏빛의 오른쪽 눈이 본 것은 백금발의 적색의 눈, 하이얀 피부를 가진 적어도 12~13세 정도로 보이는 조그마한 인간의 소녀가 맨발로 당황한 셰라자드 앞에 서 있을 뿐이었다.

「이 엘프를 죽여서 정녕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합니까?」

소녀, T2의 말은 무명과 셰라자드의 머릿속에 스며들어갔다.

“나는 어차피 행복해질 운명 따윈 없어!! 예린이 없는 세상은 내겐 지옥일 뿐이야!! 지금이라도 그녀를 따라 갈 수 있다면 나에게 그것만큼 행복이란 것은 없어!!”

「그럼 죽으세요. 아주 간단하잖습니까. 죽는 다는 것은 말입니다. 그저 절벽에서 뛰어내리거나 독약을 마시거나 칼로 목을 찌르거나 하면 간단히 죽을 텐데 어째서 수많은 생명체의 생명을 앗아가려는 거죠? 그런다고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을 텐데, 어째서 그런 잘못된 생각으로 관계없는 생명체를 죽음으로 모는 거죠?」

T2의 말.
그 말 하나하나가 무명의 머릿속에 스며들 때마다 무명은 멈칫하더니 다 스며들었을 때는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소녀, T2의 말은 전부 옳았다. 죽는 것은 쉬웠다. 그런데 자신은 어째서 그 간단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왜 이렇게 먼 길을 돌아온 것이지? 예린이 죽었을 때 자신도 따라서 목숨을 끊었다면 이 지겨운 삶을 살지 않아도, 그리고 또 다시 예린의 죽음을 목격하는 일도 없을 텐데...

“크크크... 그렇게 간단한 방법을 왜 난 잊고 있었지... 그래... 어쩌면 그 마신의 힘에 대한 욕심을 가리기 위해 예린에 복수라는 명분으로 있었는지도 몰라... 애초에 죽으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먼 길을 걸어온 것인가? 하하하... 왜 이렇게 어리석지... 아니야... 애초부터 나는 예린을 만나지 말아야 했어. 그 전에 사부에 손에 죽었어야 했어... 그랬다면 이 모든 일들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그래... 미루... 그 아이에 몸에는 예린과 나의 피가 흐르는 예린과 나의 사랑의 결실이었지... 어떻게 그녀가 다시 살아난 건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나는 그 사랑의 결실을 확실하게 숨을 끊어놓지는 않았으나 죽음을 확정 시켜 놓고, 눈앞에서 예린을 다시 죽게 만들고... 이젠 끝이다. 더 이상 미련도 뭣도 없다... 이대로 죽어버린다면...”

무명은 아직 남아있는 마신의 힘을 쥐어짜 그가 흘린 피로 조그만 단도를 만들었다.
어차피 이 한 번으로 모든 것은 끝난다. 이것으로 편안 해 지는 것이다.

“아, 안 돼!! 무명!!”

셰라자드가 마지막으로 무명을 제지하려고 달려들지만 이미 늦은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내 셰라자드는 예린이 무명을 말리는 것을 보고 스스로 멈추어야 했다.



“안돼요. 무명 님. 그런 걸, 목에 대면 아파요.”

내가 잘못 본 것일까? 그래, 저건 분명 셰라자드의 마법일 거다. 그렇게 생각한 난 피의 단도를 그대로 목에다 박으려고 했다.

푹.

단도는 내 목에 박히지 않았다. 내가 셰라자드의 마법으로 단정한 예린의 작은 손이 내 목을 보호하려다 박힌 거였다.
그 손에서는 붉은 피가 한 방울 흐르더니 내 뺨을 타고 흘렀다. 이것은 현실이다. 믿을 수 없는 현실...

아니다.

여기는 장소부터 천산. 바로. 예린을 처음 만났던 눈이 휘몰아치던 천산이었다.
오로지 예린과 나만이 있는 하이얀 눈밭.
그 눈밭에 피투성이인 나와 나의 피의 단도에 손에 상처를 입은 예린이 있을 뿐이었다.

“예린!! 괘, 괜찮아!! 아악.”

제발 이것이 환상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이것은 현실. 아니 과거의 나와 예린이었다.
과거의 나는 예린을 처음 만났을 때 난폭하게 굴었었지. 이번에는 친절하게 대할 거다... 라지만 이미 상처를 입혀버렸다.

“괜찮아요. 저보다 무명님이 더 아파 보이는 데요.”

그래 이제 생각났다. 예린과 처음 만났을 때도 나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이 삶, 믿었던 사부에게 배신당하고 모두에게 쫒겨다니는 고통, 그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추운 천산까지 왔을 때 절정에 올라 나는 단도 내 목을 찔러 영원히 편안해지고자
했었지. 그리고 예린에 손이 대신 찔렸었지... 똑같은 실수를 또다시 반복하다니...

“무명님 일단 집으로 돌아가요. 집이 훨씬 따뜻하니까요. 네.”

해맑은 웃음.
아이같이 순수한 얼굴.
이것은 현실이다.
꿈이 아니다.
설사 꿈이라 해도 나는 절대 깨지 않을 것이다.

“그래, 돌아가자. 우리들의 집으로...”





「이런, 이런. T2가 막판에 저런 장난을 칠 줄이야... 이것은 예상하지도 못한 일인데... 하긴, 유일하게 운명의 족쇄를 스스로 풀고 운명에서 자유로워진 T2니, 당연히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 그래, 예린과 무명. 앞으로 2시간 50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동안 만이라도 행복했던 꿈을 꾸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뭐, 죽음의 신이 나 주신에게 태클을 걸어오면 나의 운명의 족쇄에 영향을 받지 않는 T2가 그랬다고 하지 뭐. 열 받은 죽음의 신이 T2에게 저승사자를 보내겠지만, 그 인조인간은 어차피 운명의 족쇄에서 벗어난 존재, 저승사자마저도 죽일 수 있는 존재니 뭐 상관없겠지. 확실히 T2가 막판에 장난을 친 덕분에 이번엔 노말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 뭐, 이제 남은 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볼까?」





미루와 루시엔은 그 사건 이후, 마을을 떠나 한 동안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몬스터를 퇴치하는 둥 혼란스러운 한(寒) 대륙에서 점차적으로 명성이 퍼지게 되었다. 가끔씩 그들은 크리스킨 침략자들에 저항하는 문파에 고용되어 크리스킨 군대와 싸우기도 하였는데 미루의 시간정지의 마안으로 인해 미루와 루시엔을 상대하는 크리스킨의 군대는 반드시 전멸을 당하거나 지휘관이 모두 죽이는 일로 인해 명성은 크리스킨 대륙에 국가들까지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크리스킨 대륙에 한 가닥 한다는 암살자들이 미루와 루시엔을 죽이기 위해 습격하였으나 단 한 명도 살아 돌아가지 못했다.

한(寒) 대륙 사람들은 미루와 루시엔이 언제고 그들의 영웅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최근에 전투에서 한의 군대와 문파가 전멸을 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그 일을 벌인 자들은 미루와 루시엔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 사람들은 크게 절망하고 실망하였지만 미루와 루시엔은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용병, 당연하지만 보수가 많은 쪽으로 옮겨갈 뿐이고, 한 대륙 사람들은 그들을 배신자로 몰고 자객들과 살수들을 보냈지만 여전히 상대가 될 리는 없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한의 베타적인 성향은 결국 미루와 루시엔을 돈으로 살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음으로 인해 크리스킨에 완전 식민지로 전락하는 원인이 되었다.

물론 미루와 루시엔은 한 원정군에 고용될 때 상당한 보수와 함께 한에 최북단 천산을 영지로 받기로 크리스킨 왕국에 국왕과 계약을 한 상태다. 물론 계약대로 한이 식민지로 전락하자 천산은 미루와 루시엔에 영지가 되었다.
그들이 천산을 달라고 한 것은 이 소설에 주인공과 미루와 루시엔에 관계를 알고 있다면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셰라자드에 행방은 알 수가 없다. 전혀 알 수가 없다.
주신인 나조차도 알 수가 없다. 단지 마지막으로 들어온 정보로는 운명의 족쇄에서 벗어난 T2를 따라갔다고 하였다.
아마도 그녀도 엘프로서의 운명의 족쇄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일 거라고 해석된다. 아니면 예린을 죽인 속죄를 하기 위해서던가...







# Epilogue

뜨거운 숨소리가 들린다.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와 회 은색의 머리카락의 남자 두 사람.

소녀와 남자에 입이 맞춰진다.

사랑해, 사랑해.

속삭이고 또 속삭이며 소녀와 남자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소녀와 남자의 몸이 점점 희미해진다.

‘그 누가 뭐래도 그 어떤 운명이 우리를 방해해도... 을 사랑하니까. 잊지 않아...’

남자가 소녀에게 속삭였다.

‘언제나 잊지 않을 거예요. 그 누가 우리들에 기억을 망각시켜도 그 느낌... 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잊지 않을 거예요.’

소녀의 속삭임, 그리고 소녀와 남자에 입이 다시금 맞추어진다.
바람이 갑자기 불어온다.

그 바람은 소녀와 남자를 마치 모래로 쌓은 것 마냥 모래처럼 사방으로 눈과 함께 날려 보낸다.
소녀와 남자가 사랑을 나누던 곳에는 단지 검게 그을린 목걸이와 막 하늘색 꽃을 피운 물망초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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