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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테창-릴레이완결] 물망초 #제2장

2006.12.20 17:28

아란 조회 수:46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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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물망초
장르 : 판타지
총화수 : 전 23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vk]파멸, 이블로드, 기브, 장사장, jedai, EnEd
연재기간 : 2004년 2월 7일부터 2004년 4월 6일 전 23화 완결

[물망초] #제2장 - 21
글쓴이 : [vk]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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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님, 이 목걸이는..."

방을 청소하던 하녀가 옷장을 정리하던 중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목걸이를 집으며 그에게 물었다. 의자에 앉아있던 그가 흠칫 놀라며 목걸이를 바라보았다.

"아... 아무 것도 아니다."
"네... 어떻게 할까요?"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
"예..."

하녀는 물망초가 새겨진 목걸이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 바로 게르시스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반대편 책장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잠시 멍하게 있던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 잊고 있었어..."



그는 주먹을 한 차례 꾸욱 쥐며 외쳤다.

"이봐! 거기 아무도 없나?"
"부르셨습니까, 게르시스님."

문이 열리며 남자하인이 들어왔다. 게르시스는 돌아보며 물었다.

"오늘이 몇 일이지?"
"12월 16일 입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아... 아니."
"그럼 전 이만..."

묵직하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며 방 안에 게르시스 혼자 남겨지게 되었다. 그의 뺨에는 한줄기 물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게르시스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정말... 잊고 있었던 거야..."

그는 조용히 일어서서 창가로 걸어가며 생각에 잠겼다.

"정말... 내 일도 아닌 일에 신경을 쓰느라... 잊고 있었던 것이야... 예린..."

그는 왼손으로 눈가를 스윽 닦으며 감정을 추슬렀다. 그리고 문을 박차고 궁전의 뒤편 마당으로 향했다. 계단 몇 개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금방 도착한 그곳에는 조금 전의 하녀가 커다란 자루에 쓰레기를 넣은 채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게르시스는 소리를 질러 그녀를 멈추어 세웠다.

"조금 전의 그 목걸이, 어떻게 했느냐?"
"예... 여기 자루에..."
"다시 돌려다오."
"...예? 아... 예."

하녀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대답을 하며 자루를 뒤졌다. 자루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게르시스는 개의치 않았다. 곧 하녀가 목걸이를 찾아내자, 게르시스는 냄새가 나건 말건 그 목걸이를 품에 꼭 안고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어도... 지나간 나 까지 잊는다면... 그건 가장 슬픈 일일꺼야..."



"예린..."



"예린, 이러지 않으셔도 되요."
"아니야, 나도 우리 미루 따라갈 거야아."

잔뜩 애교를 피우며 옷을 정리하고 있는 예린이었다. 오늘은 예린이 미루를 따라가기로 한 날. 미루는 필사적으로 말리려고 했으나, 예린은 막무가내였다. 어린아이 같은 성격을 잘 알고 있던 미루는 어쩔 수 없이 승낙 했고, 오늘 사냥은 특별히 평소보다 서너 명 더 많은 전사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미루!"
"아, 루시엔님."
"루시엔님~ 오랜만이에요오."
"아아, 예린도 안녕."

루시엔의 약간의 홍조를 본 사람은 예린 뿐이었을까. 예린은 평소보다 더 귀엽게 인사했고, 루시엔은 평소보다 더 떨떠름하게 인사를 받아들였다. 오늘 사냥은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루시엔도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가는 길에 전사들을 더 모아서 가자고. 그리고 평소보다 더 많은 사냥감을 잡아오는 거야!"
"흠... 알았어요."

루시엔의 의견에 동의한 미루는 예린의 손을 잡고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고, 루시엔은 그런 미루의 뒷모습을 보며 혼자 감상에 빠졌다.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죽은 러스티의 얼굴을 어찌 본담...'



"오른쪽에 사슴이 뛰어갑니다!"
"왼쪽에 멧돼지 가요!"
"나무쪽으로 창날아갑니다! 피해!"
"꺄아아아! 재밌다아아!"

소란스럽고 긴장감이 넘치는 사냥터에서 혼자 신이난 사람은 예린 뿐이었다. 2년 만에 사냥을 구경할 뿐만 아니라 요 근래에는 병색이 심해져 밖으로 제대로 나온 적이 없는 예린이었다. 예린은 미루에게 장난을 치며 돌아다녔고, 그 덕분에 전사들은 평소보다 즐겁게 사냥을 마칠 수 있었다.

"하하핫... 예린의 밝은 모습을 보니 내가 다 힘이 나는 걸?"
"요즘처럼 웃을 일이 없을 때 예린의 웃음을 보면 당연히 그래야지..."
"오늘은 예전보다 병색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시끌벅적하게 사냥을 끝마친 전사들은 오늘 포획한 짐승들을 모두 등에 짊어진 채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혼자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후... 예린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끝난 것은 오랜만인데..."
"...루시엔!"

갑자기 미루가 등 뒤에서 루시엔을 큰 소리로 불렀다. 루시엔은 귀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뒤로 돌아보았다. 그 곳에는 미루가 벌게진 얼굴로 루시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가... 어머니가 사라졌어요!"
"...뭐?!"
"길을 잃은 것인지, 아니면 짐승한테 쫒기다가 사라진 건지 확실하진 않지만 하여튼 행방불명됐어요!"

루시엔의 얼굴이 굳어졌다. 혹시 위험한 맹수라도 만나게 된다면? 아니, 몬스터를 만나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미루는 이제 고아가 되고 만다. 루시엔은 붉어진 얼굴을 애써 식히며 미루에게 다가갔다.

"이런... 우리 둘이서 갈라져서 예린을 찾자. 그리고 정확히 해가 산에 걸릴 때 쯤 여기서 다시 만나자."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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