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물망초
장르 : 판타지
총화수 : 전 23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vk]파멸, 이블로드, 기브, 장사장, jedai, EnEd
연재기간 : 2004년 2월 7일부터 2004년 4월 6일 전 23화 완결

[물망초] #제2장 - 19
글쓴이 : 이블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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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이 나는 찰기 있는 머리카락. 덥수룩한 수염. 그는 40대 중반의 남성이었다. 지금 그는 미루를 바라보고 있다.

"당신은 누구죠?"

괜한 경계심에 나온 미루의 말이었다. 그러자 남자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하하. 많이 놀랐나 보구나, 꼬마야."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잔뜩 긴장이 흐르는 뜻한 어조였다.

  "아아, 내 소개가 늦었구나. 나는 아리아믹. 크리스킨 대륙의 론 제국의 현금사냥꾼. 우연히 한 대륙에 흘러 들어왔다가 저 괴물에게 어여쁜 소녀와 한 꼬마가 곤란한 처지에 있는 것 같아 구해 준 것이다."
  "그래요?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는데... 꼭 당신이 구해주지 않아도 저런 괴물정도는 껌이었습니다."
  "하하. 그래? 그런데 너 참 재미있는 애구나!"

아리아믹이 미루의 볼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미루는 그의 손을 매몰차게 내 쳐냈다.

  "내 몸, 그리고 우리 어머니한테 손대지마!"

미루는 예린의 앞으로 나와서는 양팔을 벌려 다부진 자세를 취했다.

  "어? 누나가 아니라 어머니라고?"

아리아믹이 놀란 기색으로 말했다. 그러더니 이내 혀를 찼다.

  "쯧, 벌써 결혼을 해서 애도 딸렸단 말인가? 아깝다 아까워... 꽤나 맛있게 생긴 먹이였는데..."
  "응? 예린이가 맛있게 생겼다고??"

[챙~!!!]

미루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내며 아리아믹을 노려보았다.

  "어? 미루야?"
  "당신, 감히 함부로 입을 싸지른 죄로 목숨을 빼앗아주지."
  "풉...푸... 푸하하하하하하, 뭐라고? 너 같은 꼬마 녀석이 감히 이 아리아믹님을 쓰러뜨리겠다고? 그것도 나를 상대로?"

미루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아리아믹이 결국은 쓰러지고 말았다. 뭐가 그리 좋았던 것인지 웃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 마침내 조금 진정이 되었던지 아리아믹이 입을 열었다.

  "그냥 못들은 걸로 하겠다. 나는 지금 가봐야 할 곳이 있어서."
  "쳇, 무서운 건가?"
  "뭐라고?"

미루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아리아믹이 바닥에 주저앉아 계속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아까와는 달리 그렇게 웃음이 길지 않은 웃음이었다. 아리아믹은 바닥에서 일어나 미루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어린 애송이와는 상대할 시간이 없다. 지금 바로 한(寒)의 국경지대에 가봐야 해서,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그때 놀아주지. 그럼 간다! 꼬마."

  아리아믹은 미루와 예린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자 미루의 입에서 한숨소리와 함께 나지막한 말이 흘러 나왔다.

  "비겁자."

순간 미루의 말에 아리아믹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그러자 순식간에 뒤를 돌아 단도를 날렸다. 단도는 공기를 갈라 미루와 예린의 얼굴을 스쳐지나 갔다.

  "훗, 이번 한번만 봐주지. 다음번에 나를 보면 그냥 도망가는 게 좋을 거다."

그는 다시 걸음을 옮겨 짙은 안개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그러자 미루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벌써 15번째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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