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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테창-릴레이완결] 물망초 #제1장

2006.12.20 17:20

아란 조회 수:52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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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물망초
장르 : 판타지
총화수 : 전 23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vk]파멸, 이블로드, 기브, 장사장, jedai, EnEd
연재기간 : 2004년 2월 7일부터 2004년 4월 6일 전 23화 완결

[물망초] #제1장 - 11
글쓴이 : 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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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간 시간, 쌓여만 가는 증오... 복수...

“웃기고 있네!!”

퍼-어-억!!

루시엔 언니가 무지 무서운 눈을 한 채 저를 안고 있는 바트 아저씨를 치네요. 바트 아저씨와 저는 공중으로 붕 떴어요.

“왜, 나만... 내가 한 말이 아니라니까!!”

“시꺼!! 여기에 트롤이라면 너밖에 더 있냐!!”

루시엔 언니는 여전히 화내는 게 무서워요. 바트 아저씨는 나쁜 아저씨처럼 안 보이는 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걸까요?

“이런, 이런 인간보다 더 추악한 고귀한 엘프들도 있었잖아.”

어라, 이건 아까 동굴 안에서 들었던 무서운 아저씨 목소리에요. 마로 아저씨랬는데, 에, 그런데 왜 그렇게 무서운 목소리로 에...

턱.

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바트 아저씨가 저를 안고 공중에 있었는데, 어느새 마로 아저씨에 손이 제 목을 잡고 계세요.
어라, 그런데 바트 아저씨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어요.

쿵.

“조, 조심해. 저 트롤이 마로인데, 저 녀석 괴짜에다 맛이 가도 한참 간 놈이야!!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에, 괴짜에, 트롤이 뭘까요?
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마로 아저씨, 무서운 목소리로 말하시기는 하지만, 왠지 착해보였는데요. 그런데 맛이 간다는 건... 으음, 마로 아저씨는 먹는 건가요? 맛이 간다는 건 맛이 어디로 간다는 건가요? 그럼 마로 아저씨는 맛없는 거네요.

“헤헤, 마로 아저씨는 먹는 거예요? 맛이 어디 간다고 하게요?”

그냥 궁금한 걸 마로 아저씨에게 말한 건데, 그런데 왜 루시엔 언니와 유란 언니, 메리 수녀님은 땀을 뻘뻘 흘리는 걸 까요? 바트 아저씨는 왠지 안색이 안 좋아졌고요. 제가 또 나쁜 짓 했나 봐요. 예린이는 나쁜 아인가 봐요.

“훗, 그렇군. 저능아였어. 그래서 너도 부모에게, 네 종족에게 버림받은 거였군. 그래, 인간이나 엘프, 아니 모든 종족이 다 그렇지. 모두 다...”

마로 아저씨가 무슨 말을 하시는 지 잘 모르지만 하지만 왠지 슬퍼보였어요.

“트롤 주제에, 뭔 말이 많아!! 당장 예린이나 안 놔!!”

루시엔 언니는 또 화를 냅니다. 마로 아저씨는 나쁜 아저씨 같지 않은데 왜 다들 무서워하는 걸까요.

“과연, 그렇군.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나조차도 어쩔 수 없는 놈이어서 말이야.”

팟.

마로 아저씨에 눈이 갑자기 번쩍였어요.

“콜록, 콜록...”

어라, 숨쉬기가 힘들어졌어요. 점점 목이 조여들어오는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어요. 움직일 수가 없어요. 어지러워요.



“이 녀석!! 지금 무슨 짓을!!”

“크크... 난 단순히 저 인간소녀에게 강한 암시를 건 거 외에는 한 게 없어.”

마로는 뭐가 좋은 지 연신 크크 거리며 말하였다. 마로에 말에 발끈한 루시엔이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들며 소리쳤다.

“야!! 이 마루인지 마사루인지 모를 치사한 트롤 놈아!! 예린이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마로는 씨익 웃으며 말하였다.

“그 애 이름이, 예린(倪潾)인가... 크크크... 한(韓) 제국력인 예린(霓璘)력(曆)과 같은 이름을 쓰고 있군. 뭐 한자는 전혀 다른 것 같지만, 크크크...”

“이 자식!! 빨리 예린이에게 건 암신지 뭔지 풀어주고 돌려보내지 않으면...”

루시엔은 뽑아든 검을 입가에 가져다댄다. 그리고 칼날을 혀로 핥으며 말한다.

“죽여 버리겠어.”

그 말과 동시에 루시엔에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도저히 엘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무서운 살기가 사방으로 방출되며 주변에 모든 걸 겁에 멈추게 만들었다. 메리 수녀나 유란에게는 예외는 아니었는지 메리 수녀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지 털썩 주저 않고, 유란은 나무에 기대어 쓰러지는 것을 면했다.

“루시엔 자매님...”

‘루시엔 씨는, 엘프지만, 하지만, 너무 달라. 인간에 본연에 모습이 잔인하다고 들었지만, 어째서 고결한 종족, 지금은 멸족한 ‘백의 민족’에 가장 가까운 종족이라고 들었는데, 어째서일까?’

물론 바닥에 처박힌 트롤 바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워어, 나, 난 죽이지 마!! 바트는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

그러나 그 정도에 살기에도 트롤 마로는 여전히 그러나 진지해진 웃음을 흘리고 있었고, 암시로 인해 숨이 가빠지는 예린은 일부러 살기를 비껴가게 한 듯 아무 공포도 느끼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크크크... 죽인다라...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맨날 고귀한 척 온갖 꼴깝을 떠는 것보다는 차라리 본 모습을 보이는 게 났다고!! 크하하하하...”

“뭐가 우스워서 웃지? 지금 당장 니 녀석 목을 날릴 수도 있는데?”

루시엔에 말에 마구 웃던 트롤 마로는 이내 웃음을 그치며 역시 루시엔 못지않은 살기를 뿜어내며 말하였다.

“하긴 장난은 아니겠지.”

“예린이도 돌려주지 못한다는 거겠지.”

“그렇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추악한 족속 나부랭이에게 예린이를 맡기면 어떻게 될 지는 잘 알지. 그러니까, 내가 데려갈 것이다. 나 같이 버림받은 자들에 숲으로 말이야.”

“버림받은 자에 숲이라... 하지만, 예린이는 어디에도 못가. 내가 데리고 있어야 돼. 그 애에 몸속에 씨를 심어둔 무명이란 자식에게 책임을 추궁하기 전까지는 어디에도 못가!! 아니, 데려갈 생각이라면 지금 이 자리에서 널 죽여 버리겠어!”

마로는 다시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크큭 거리더니 이내 언제 가지고 왔는지 모를 검을 꺼내들며 소리쳤다.

“죽는 건 내가 아니라, 고결한 척 하는 추악한 니놈들 엘프뿐이야!!”

카캉.

루시엔에 검과 마로에 검이 순식간에 부딪친다.

카카카카카카칵.

하지만 힘에서 우세한지 곧 트롤 마로가 루시엔을 밀어붙이며 소리쳤다.

“니놈은 알고 있겠지. 니놈은 알고 있겠지. 왜 엘프 족속들은 하나같이 결점 하나 없는 완벽한 외모와 우수한 머리와 능력을 가지는 지!!”

“킄...”

키링, 키링.

“왜냐하면, 엘프 족속들은 조금이라도 결점을 지닌 자는 자연에 선택받지 못했다는 허울 좋은 핑계로 다른 종족에 창녀로!! 노예로!! 팔아버리니까!!”

카카카캉...

루시엔은 마로에 그 말에도 전혀 동요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런 루시엔에 배를 마로는 무릎으로 가격하였다.

퍼억.

“루시엔 자매님!!”

메리 수녀가 놀라 소리치지만 루시엔은 그대로 동굴 근처 바위에 꽝 부딪쳤다.
마로에 힘이 상당했는지 루시엔과 부딪친 바위는 부서지고 말았다.

“난 원래 트롤이 아니었다. 바로 고결한척 개G랄을 다 떠는 엘프였었다. 나는 너무나 뛰어난 엘프였지. 아니 뛰어나야 했어. 아버지도 모르는 사생아를 낳은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다른 엘프들이 놀 때 더 노력해야 했다고!!”

마로는 부서진 바위파편에 처박힌 채 주저앉은 루시엔에 멱살을 잡아들었다.

“그래, 노력해서 뛰어나지면 그러면 다른 엘프 녀석들이 어머니를 더럽다고 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어!! 인간에 욕망이 추악하다고, 산과 자연을 마구 파헤치는 드워프들을 비난하는 엘프, 그 존재 자체가 인간보다도 더한 아니 모든 종족에 추악함이란, 추악함을 다 합쳐도 모자란 추악함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그대로 마로는 루시엔에 머리를 바위에다 내리쳤다.

콰쾅.

“나를 시기한 추악한 엘프들은 교활하게도 어머니를 이용해 나를 트롤로 만들어버렸다. 당연하지만 순식간에 나의 아버지는 트롤이며 트롤에 피를 이은 추악한 존재가 마을에 있을 수 없다는 그 자신들에 추악한 논리로 날 죽이려고 하였지. 나는 도망쳤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내게 저주를 걸어 트롤로 만들어 버린 어머니를 증오하면서 말이다!!”

콰쾅.

“나에 모든 걸 망친 어머니를 용서하지 못해 추악한 증오심으로 어머니를 죽이기 위해 몰래 다시 마을로 숨어들었을 때 난 보았지. 보았단 말이다!!”

콰쾅.

“나의 어머니가 날 살리기 위해 스스로에 몸을 수십 명에 추악한 욕망에 휩싸인 더러운 엘프 놈들에게 더럽혀지는 것을!! 그래!! 그랬던 거였어!! 나에게 저주를 걸은 건 어머니가 아니었지!! 바로 감히 어머니에 모습을 한 추악한 엘프 놈들이었던 거였지. 그렇게 나의 어머니는 그들 추악한 엘프들에 노리개로 전락하고 당연하지만 재미 다 봤으니 내 앞에서 살해당해버렸지. 산산이 토막 난 채, 그것도 짐승에 먹이로 던져주는 것을 이 두 눈으로 그저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단 말이다!!”

콰쾅.

“... 왜, 그저 지켜만 봤지? 구할 수 있었을 텐데...”

“크크크... 그래 충분히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놈들이 내게 건 저주는 단순히 트롤로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었지. 그저 간신히 도망만 칠 수 있을 정도로 날 나약하게 만드는 온갖 추악한 저주들이 같이 걸려 있었다. 나는 그래서 그 저주들을 풀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은 저주를 풀고 지금에 나로 다시 태어났다!! 그래, 엘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러나 추악한 엘프에 모습으로가 아닌 차라리 솔직한 트롤에 모습으로 복수를 하기로 말이야!!”

마로는 그대로 검을 높이 들어 올리며 루시엔에 목을 향해 내리 꽂으려고 했다.

카캉.

“난 네 녀석 과거 따위 관심 없어. 하지만 엘프가 추악한 족속이라는 것만은 동감이다.”

“론 제국 검법. 와일드 로즈. 제 3식!!”

마로에게 엉망으로 얻어맞아 피투성이가 되었음에도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 듯 루시엔에 검은 방금 전까지 마로에게 밀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시 몰아붙이고 있었다. 거칠지만 그러나 예리한 론 제국 검법을 구사하며.

촤촤촥.

“크아악!!”

쿠당탕.

방금 전까지 루시엔을 밀어붙이던 때와는 달리 마로는 루시엔에 기술 단 하나에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스릉.

바닥에 대자로 자빠진 마로를 보며 루시엔은 검을 검집에 넣으며 말하였다.

“너 혼자 불쌍한 척 다 하는 데 말이야, 넌 그나마 나은 편이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나 역시 단순히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라는 이유로 노예상인에게 팔린 몸이니까.”

루시엔은 바닥에 피투성이로 나뒹구는 마로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말하였다.

“내가 58세 때, 인간에 개념으로 봤을 때 겨우 6~7살 정도에 나이에 그때 겨우 10살이었던 동생과 함께 노예상인에 팔렸지. 겉으로는 고귀한 척 하면서 실은 혈통을 무지하게 따진 결과였어. 오로지 순수한 엘프만 엘프인 줄 아는 네 말대로 추악한 족속들이야. 니 어머니는 니 앞에서 더럽혀지는 것 같고 뭘 그래. 내 어머니는 나와 동생이 죽임을 당하거나 노예로 팔리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추악한 엘프들에게 수십, 수백 번도 넘게 더럽혀졌는데... 결국 병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나와 동생은 인간들에게 팔려버렸지만...”

“하아, 하아...”

저벅, 저벅.

루시엔이 한 걸음, 한 걸음 마로에게 다가가며 말한다.

“엘프에 비하면 인간은 그렇게 추악한 족속은 아니었어. 하긴 인간은 원래 솔직한 족속이니까겠지.”

“크크크...”

갑자기 바닥에 쓰러진 마로가 웃기 시작한다.

“그래, 너도 나와 비슷한 과거와 증오를 가지고 있군. 크크... 하지만 용케도 자살하지 않고 여태까지 살아온 것이 신기하군. 대부분에 엘프들에 추악한 족속인 주제에 꼴에 고결한 척 한다며 자결해 버리는 데 말이야. 크크크...”

“그래, 분명히 수십 번도 넘게 죽을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난 죽을 수 없었어. 내가 죽으면 아무도 동생을 지켜주지 못하니까. 내가 더럽혀지더라도 동생은 깨끗하게 하고 싶었으니까. 내게는 동생은 살아가는 낙이었어.”

“크크크... 하지만 그래, 결국 동생은 죽었던가 아니면 다른데로 팔려나간 모양인가 보군. 크크크... 니 옆에 없는 걸 보니까.”

“흥, 그래. 지금은 크리스킨 대륙에 있지. 하지만 나나 동생이나 노예로 팔리며 헤어진 게 아니야. 모든 건 론 제국에 황태자, 루벤트에게 팔려오면서 더 이상 노예가 아니게 된 거야.”

유란은 루벤트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루, 루벤트라면...’

“크크크... 그래서 루벤트인가 뭔가라는 인간족속에 황태자가 니년을 사다가 뻔한 시나리오대로 풀어주었단 말이냐? 참 재미있는 시나리오로군.”

“훗, 그 말대로. 하지만 난 단순히 노예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날 이렇게 만든 내 동포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지. 그것도 내 동포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인간들에 나라 론 제국에 검법으로 말이야.”

“크크크크크.. 그래서 복수를 했나보군. 운이 좋은 녀석... 크크크...”

“그래, 복수는 했다. 철저히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 버렸지.”

“그렇다면, 내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복수하고 싶은 이 마음을 말이야. 크크크...”

마로에 말에 루시엔은 표정을 굳히며 말하였다.

“아니. 네가 네 동포들에게 복수하고자 하면 난 막겠다.”

마로는 루시엔에 말에 격분하여 일어서 달려들며 주먹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왜냐!! 너도 나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증오와 복수로 불타오르는 내 이 마음을 잘 알 텐데. 어째서!! 어째서 복수를 했었던 네가 그런 말을 지껄이는 거냐!!”

루시엔은 마로에 주먹을 가볍게 피하며 검집으로 마로에 팔꿈치를 올려쳤다.

퍼퍽.

투툭.

“커헉!!”

마로는 단말마에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쿠당탕.

“... 복수한다고... 그런다고 지나간 시간이... 죽어간 사람들이... 돌아오는 건 아니잖아...”

“!!”

“너무 간단한 진리야. 그것을 날 이꼴로 만든 엘프들을 죽였을 때 봤지. 그 때에 내 또래에 엘프 소녀가 증오로 바들바들 떠는 걸.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야. 그리고 복수를 한다는 것도 역시 허울 좋은 핑계일 뿐이지. 무언가를 파괴하고 싶은 욕망일 뿐이지.”

“크크크... 그런가... 나는... 이해 할 수가 없다...”

“이해 못하는 건 당연하겠지. 하지만, 그렇게 증오에 불타오르는 주제에 너무 상냥하군.”

“눈치 챘나.”

루시엔은 여전히 숨을 헐떡이는 예린을 보며 말하였다.

“네 검에는 독기를 방출하는 기능이 있겠지. 하지만 넌 독기를 방출하지 않았지. 예린이가 독에 중독되어 죽을까봐.”

“크크크... 예리하군...”

“거기다, 넌 날 바위에 내려치면서 오는 충격이 내 몸에 가해지지 않게 미리 바위를 마법으로 부숴놨던 거였지.”

“크크크... 빨리도 눈치 챘군.”

“그렇게 약한 마음으로 넌 결코 복수를 할 수 없어. 아니 애초에 복수 따위 하지 않는 게 더 좋지만. 그러니까, 이제 예린이에게 건 가짜 암시를 그만 해제해 주실 까?”

마로가 처음으로 비웃음이 아닌 미소를 지으며 루시엔에게 말했다.

“동생 이름이 뭐랬지?”

“셰라자드 이르 데 세비지 엔드리아... 아, 그냥 줄여서 셰라자드.”

“크크... 예쁜 이름이군. 그래 네 말대로 난 증오로 가득 찼으면서도 그리고 몇 번이나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하지 못했다. 우습게도 남을 죽이지 못할 정도에 마음이 약해 빠졌지.”

“그러니까, 이젠 복수 따윈 관두고 살아.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어도, 일단 살아.”

“크크크크크크... 그렇겠지.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지.”

갑자기 마로가 일어서 루시엔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루시엔은 가볍게 피하며 곧 들어올 마로에 공격에 대비했지만, 마로는 순식간에 동굴 입구로 가 있었다.

“무슨 속셈이지.”

“보면 모르나? 원래 이 동굴은 내가 내 동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만든 독가스 저장고이지. 이 동굴에서 복수하고 하는 동포들에 마을까지 굴까지 또 파 놓았기에 마음만 먹으면 그 놈들에 마을에 독가스를 살포할 수 있었지. 하지만 이제 와서 아무 소용이 없어. 내 마음이 너무 나약하니까 아무 쓸모도 없는 거다. 하지만 난 이 동굴과 독가스를 처분해야 할 책임이 있지. 이 나라와 크리스킨 대륙에 론 제국 간에 전쟁이 벌어진다. 그러면 이 동굴에 있는 독가스는 대량 살상 병기로 사용되겠지. 그럴 바에는!!”

“무슨 소리야!! 이 나라와 론 제국이 전쟁을 벌인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그럼 안녕이다.”

마로는 그대로 동굴 벽 어딘가를 강하게 쳤다.
그러자 동굴입구가 막히더니 얼마 안가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동굴, 아니 동굴이 붙어 있었던 산까지 거대한 폭발에 휘말렸다. 유란에 마법으로 일행은 다행히 그 폭발에서 무사할 수 있었지만.

“젠장... 죽으면 장땡이냐... 죽으면 다냐고... 살아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복수가 되는데...”




“그래서, 난 의식도 일단 다른 무녀에게 맡기고 한성으로 돌아가 봐야 해.”

란 언니는 전쟁이라는 커다란 땅따먹기 때문에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해요.
해, 전쟁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바트 아저씨가 땅따먹기라고 가르쳐 주셨답니다.
헤헤, 무명님이랑 옛날에 땅따먹기 많이 하면서 놀았는데, 그렇지만 란 언니가 저한테 란 언니가 황제라는 것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해서 저는 약속을 지켰는데 란 언니는 란 언니가 황제라는 것을 이야기하네요.
황제라는 것이 대단한 가 봅니다. 다들 엄청 놀랬거든요.

그런데 루시엔 언니는 왠지 침울해 보입니다. 저는 숲에서 숨이 막히고 곧 잠이 들어버려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제가 물어도 아무 이야기도 안 하거든요.

“예린아.”

란 언니가 부릅니다. 그래서 달려가 봤어요.

“네.”

“분명 이 전쟁, 쉽게 끝날 전쟁이 아니야. 하지만 상대가 루벤트라면, 평화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몰라.”

“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했네. 그래, 그것보다 네가 찾는 무명씨가 어디 있는 지, 그리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와 현제에 모습도 볼 수 있는데 간단하게 몇 가지 주술로 알아낼 수 있어. 알아봐 줄까?”

아아, 무명님이 어디 있는 지 알아봐 주신다고 합니다. 저는 그 말만 들어도 너무 행복해요.

“표정만 봐도 알 것 같구나. 하지만 네가 찾고자 하는 사람을 찾으려면 찾고자 하는 사람에 물품이 하나 필요해. 가지고 있니?”

“아, 있어요. 이 목걸이요.”

저는 란 언니에게 무명님이 주신 예쁜 꽃이 새겨진 반쪽짜리 목걸이를 주었어요.

“물망초... 너를 잊지 않을게라... 훗, 좋아. 이제 약간에 주술을 걸면...”

란 언니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네요. 그런데 목걸이에 새겨진 예쁜 꽃이 물망초인가 봅니다. 헤헤.

파지직.

퍼펑.

갑자기 목걸이가 폭발해 버리네요. 덕분에 란 언니에 얼굴이 새카매졌어요.

“하하... 이거 전혀 마력이 느껴지지 않아서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강력한 무언가가 걸려있네... 하지만, 그래도 어디에 있는지 약간은 알아냈어.”

“무명님은 어디에 계세요?”

“크리스킨 대륙 어딘가에... 그 정도 밖에 알 수 없었어. 중간에 목걸이에 담긴 강한 무언가가 거부해서 말이야. 미안, 이정도 밖에 알아내지 못해서...”

“아니에요. 그 정도만 알 수 있어도, 저 찾아 갈 수 있는데요.”

“그래. 하지만 크리스킨 대륙은... 아니 됐어.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몸조심하렴.”

“네!! 란 언니도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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