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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또다시 엇나간 이야기

2008.04.21 03:21

LiTaNia 조회 수:1650

extra_vars1 고등학교라는 곳에서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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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된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분명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학교 3학년이었다. 그리고 졸업식을 마치고, 곧 고등학교에 입학을 해서 고등학교 1학년이 된다.


모두들 각기 다른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겠지. 나는 그 중에서 동네에서 유명하다면 유명한 '유일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전설적인 커플이라는 이호진&김희연이 다니고 있는 학교. 그런데 남녀공학이라는 학교에는 커플이 다 있기 마련인데 왜 저 둘은 전설이 되었을까.


뭐 그 밖에도 요새 TV에서 뜨고 있는 박소현인가.. 걔도 유일고 출신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고등학생이 되면, 내가 어떻게 지내게 될까. 나의 삶이 얼마나 바뀌게 될까.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몰랐다. 내 인생이 이렇게까지 엇나가게 되리라는 것을.


오늘은 내가 새로 다니게 될 고등학교인, 유일고등학교 입학식이다.


나 주윤민, 드디어 오늘 날짜로 고등학생이 되는구나. 내 동생인 윤화도, 내가 고등학생이 되는것을 상당히 반신반의했었지.


"미니야, 이제 우리 고등학교에 다니는거야?"
"응. 그런데 고등학교 생활도 잘 할 수 있을까.."


내 옆에 있는 여자애는 문서연. 우리 옆집에 사는 여자애고, 유치원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나랑 같이 놀았던 여자애다. 물론 초등학교랑 중학교도 같은 반이었지. 현재 서연이랑 고등학교까지 같은학교에 같은 반으로 배정된 상태이다. 저 '미니'라는 것은, 윤민이-민이-미니가 된 것이다. 서연이가 나를 부르는 애칭인데,


하지만, 서연이를 딱히 '이성'이라고 느낀 적은 없다. 친한 친구사이로 같이 많이 놀기는 했지만, 연인사이라고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걸.


예비소집일날에 웬 괴상한 녀석 한명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녀석 이름이 아마 '박찬' 이었던가. 야구선수 박찬호때문에 놀림 많이 받았을거라고 생각하는 녀석. 그 녀석이 나한테 다가와서 말했지.


"혹시 지금 여자친구 있냐?"
"여자친구? 친한 여자애라면 있어도, 애인은 지금 없는데."
"너는, 분명히 애인을 사귈 수 있어보여. 그런데 여태 애인이 없다는게 이상하네. 나 박찬, 앞으로 유능한 기자가 될 몸이니까, 신입생들은 내가 한번 조사해봐야겠는데, 몇몇 요주의해야 할 선배들은 알고 있지. 특히 '유아름'이라는 선배는 절대로 피하는게 좋아."
"어차피 만날 일이 없지 않을까. 그리고 어딜봐서 나한테 그런게 느껴지는거지."
"너 자신은 모르고 있지만, 나같이 유능한 기자가 될 몸은 딱 감으로 느끼는거지."


도대체 내가 어딜봐서 애인을 사귈 수 있어보인다는건지 모르겠지만, 입학식이 끝나고 반으로 들어가고나니까 역시 중학교랑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랄까, 기자라면 원래 사실에 입각해서 기사를 쓰는 거 아냐?


그래도 서연이랑 지금까지 쭉 같은반이라는게 다행이랄까.


"어, 주윤민. 옆에 붙어다니는 여자애, 여자친구냐?"
"아니, 그냥 유치원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친한 친구야."
"역시 뭔가 달라도 한참 다른놈이군. 이런 예쁜 여자애랑 어렸을때부터 친했다니. 그런데 넌 분명히 친한 여자애를 늘릴 수 있을것 같아. 기자로서 느끼는 직감이야. 혹시 다른 여자애를 알게 되면 나 박찬한테 말하라구. 내가 그 여자애의 정보를 알아낼테니. 다만 아름선배를 비롯한 요주의 인물들은 절대 피하고."
"이봐. 그건 '기자'가 아니라 '스토커'라고 말하는거 아냐?"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내가 여자애들이랑 친해진다고 말하는거지. 알 수가 없다.


입학식이라는 것은 정말 뻔하디 뻔하다. 고등학교라고 해서 입학식이 초등학교, 중학교 입학할 때랑은 별로 다르진 않다. 이런 지루한 입학식이 끝나고 보게 된 담임선생님이라는 분도 중학교 때 많이 봤던 그런 전형적인 느낌인 분이랄까.


다행히도 이 유일고등학교라는 곳은 3학년을 제외하고는 야간자율학습이 말 그대로 자율이라는 점이랄까. 뭐 공부를 잘 하는 애들의 경우에는 야자를 신청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굳이 나까지 신청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뭐 오히려 이런게 기회랄까.


같은 반 애들 중에서도 나랑 계속 같은반이 된 서연이라던가 자칭 기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박찬을 제외하면 별로 특별한 애들은 안보인다.


그 와중에, 자칭기자 박찬이라는 놈은 나한테 또다시 말을 걸어온다.


"주윤민, 입학 소감 어떠냐."
"이봐, 너도 역시 고등학교 입학한거 아니냐."
"맞긴 한데, 혹시 마음에 드는 여자애가 있냐. 내가 최대한 정보를 빼내주지."
"...이봐. 너 때문에 친해지려고 해도 여자애가 도망가겠다. 그리고 지금은 별로 마음에 드는 애는 없어."


아무리 생각해도 저 녀석 때문에 고등학교 생활이 평범하기는 틀렸다.


"미니야. 쟤 뭐래는거야?"
"뭐 친해지고 싶은 여자애가 있다면 최대한 정보 빼낸다나 어짼다나."
"정말 이상한 애다. 저러다가 미니 좋아하는 애라도 도망가면 어쩌려구."
"그러게."


이렇게 별로 볼 일 없는 개학식이 끝나고, 서연이랑 같이 교실 문을 나서는데, 교실 바깥에 보이는것은..


"민서선배!"


민서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그런데 저기에 애들이 왜 이렇게 많이 몰려 있는거야.


"저 민서선배, 누군지 알려줄까?"
"어이, 필요없어."


역시 박찬녀석, 빠르다. 언제 여기엔 온거냐. 그리고 그 정보는 도대체 어디서 줏어들은거냐.


"저 조민서라는 선배.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여장을 하고 여자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는데, 여장이 심하게 잘 어울리는데다가, 작년에 그거 때문에 학교랑 싸우다가 결국 이 학교 선생님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하지. 그래서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된 건 좋지만, 덕분에 유급을 먹어서 우리보다 1년 먼저 입학한 선배인데도 불구하고 결국 우리랑 같은 1학년이 된거야. 어때, 주윤민, 저정도면 충분히 여자라고 해도 믿기지?"
"...나 여장남자엔 취미 없다."


역시 저 박찬이라는 놈을 믿으면 안 된다.


"미니야, 쟤, 왜 이렇게 이상한 얘기 하는거야? 여장남자가 뭐가 어쩄다고."
"나도 몰라."


이렇게 박찬은 그냥 내팽개치고 서연이랑 같이 집에 가는데, 뒤에서 뭔가 상당히 잘 어울리는 커플이 보인다.


"호진아, 어느덧 우리 2학년이네."
"그러게."
"2학년이 되어도, 다른 애들 안 볼거지? 호진이는 내꺼니까."
"걱정마, 희연아."


말로만 듣던 호진선배와 희연선배. 직접 보니까 둘이 정말 잘 어울린다. 뭐 나도 언제가 될 지 몰라도, 누군가랑 맺어지긴 하겠지. 문제는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미니야, 저분들이.. 호진선배랑, 희연선배?"
"서연이도 얘기 들은거야?"
"응. 저 둘 때문에 유일고가 유명해졌다고 들었어."


...랄까 정말 유일고가 유명해진 이유가 저 둘뿐일까.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니 가게에서 라디오가 들린다.


"Tomorrow Perfume Radio의 박소현이예요. 여러분 모두 행복하신가요? 리타니아씨 필리핀 유학가셨다면서 요새 뭐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원래 Tomorrow Perfume Radio가 인터넷 CJ 출신인 리타니아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이었지만, 그 방송을 진행하는 리타니아는 현재 필리핀으로 유학갔다고 하고, 대신 박소현이 진행을 하고 있다. 뭐 나는 이 방송을 잘 안듣기 때문에 리타니아와 박소현 중 누가 더 재밌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못하지만.


이렇게 걷다 보니 어느샌가 집에 도착했다. 서연이네 집은 우리 집의 바로 옆집. 그것과 더불어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은 학교라는 것 때문에 등하교를 매번 같이 한다. 서연이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매번 늦잠을 자기 때문에 내가 깨워줘야 한다. 사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것은 내 동생인 윤화고, 윤화가 나를 깨우며, 그 다음에 학교갈 때 내가 서연이를 깨우게 되지만. 이런 일상이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오래전부터였다.


"그럼, 내일 봐, 민군!"
"잘있어."


저 '민군'도 서연이가 나를 부르는 애칭 중에 하나다. '미니'와 '민군' 중에서는 뭘 언제 부르는지 나도 모른다. 그냥 기분 내키는대로 부르는 것 같다.


서연이랑 헤어지고 나서,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동생 윤화. 나랑 1살 차이밖에 안나는 연년생인 여동생. 현재 유일여중에 다닌다. 부모님이 출장가신 뒤로 미묘하게 식사담당이 되었는데, 아무리 내가 윤화의 오빠라고 하지만, 윤화의 요리실력은 심각할 정도라는 것이 문제랄까.


"다녀왔어, 윤화야."
"오빠, 고등학교 생활은, 어때?"
"그냥.. 별 거 없었어. 그런데, 그 자칭 기자라는 놈, 묘하게 신경쓰인다고 해야 하나."
"자칭 기자라니?"
"그러니까.."


윤화한테 자칭 기자 박찬이라는 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나니, 윤화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건 기자가 아니라 스토커잖아! 그런 거랑 놀지 마. 오빠가 물들면 어떡해."
"걱정마."


나름대로 오빠 생각은 많이 해주는 여동생이 윤화다. 다만 가끔 그 생각이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서 오빠인 내가 난감해질 때가 생기지만 말이다.


방 안에 들어가서 컴퓨터나 쳐야지. 요새 인터넷에서 AGRN(Angry Game Review Nerd) 라는 동영상이 화제다. 이게 원래 외국 동영상인데, 어떤 안경쓴 외국인이 엄청 재미없는 게임을 하면서 영어욕을 실컷 하는 동영상이다. F로 나간다던가, S로 나간다던가.. 요새 이것도 자막이 뜨고 있어서 재밌다. 실버 서퍼..인가? 정말 동영상으로만 봐도 게임하는 사람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보인다.


이 AGRN과 함께 요새 뜨고 있는 동영상이 '웃웃우마우마' 시리즈이다. '웃웃 우마우마~♬' 하는 노래에 맞춰서 캐릭터들이 귀엽게 춤을 추는 동영상인데, 정말 별의별 버전이 다 나왔다. 그런데 이건?


'웃웃우마우마를 각종 코스프레와 함꼐 춰봤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걸 직접 코스프레하면서 춤을 추는 걸까. 일단 플레이해보니까..


...정말이잖아! 코스플레이어들 무시하면 안되겠다. 저 여자분이 누군지 몰라도 코스프레도 잘 어울리고 춤도 엄청 귀여워! 웃웃우마우마를 실사로 하면 별로 안어울린다고들 하는데 이 동영상에서만은 절대 아니다. 누군지 몰라도 이 동영상 만드신 분, 진짜 보고 싶다.


이제 동영상은 볼 만큼 봤으니, 오늘도 또다시 온라인게임 '건전 앤 파이터'에 접속해야지. 온라인게임치고는 말 그대로 '액션쾌감'을 느낄 수 있는 손맛이 있는 게임이라서 한창 재미들린 게임이다. 물론 누가 한국 온라인게임 아니랄까봐 템빨과 캐쉬빨이 심하게 작용하는 게임이지만.


게임에서 나의 아이디는 '스톡홀름신드'이다. 원래 뮤즈의 노래 Stockholm Syndrome에서 따서 '스톡홀름신드롬'이라고 하려고 했지만, 한글로 6글자까지밖에 써지지 않아서 저런 요상한 아이디가 된 것이다. 직업은 스핏파이어. 무슨 직업인가 하니 총을 쏘는 '거너'의 전직 중 하나인데 은탄, 작열탄 등으로 총알에 속성을 실어서 발사하는 전직이다. 그냥 그랬는데 어느순간 스킬 중 하나인 섬광류탄이 몹시 강해져서 적들을 잡는 것이 심하게 편해졌다.


접속해서 회원을 확인해보니, 낯익은 아이디가 보인다.


"어, 주먹이웁니다님 오셨어요?"


같은 길드에 속하며 게임을 자주 같이 하는 '주먹이웁니다'라는 플레이어가 있다. 그의 직업은 인파이터. 프리스트의 전직 중 하나로 원래 프리스트는 커다란 무기를 쓰는데 그 커다란 무기는 땅에 박아넣고 주먹질로 적을 잡는 직업이다. 별로 인기가 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인파이터라는 직업에 애정이 상당한듯 하다. 주로 '유혹의 마을 아멜른'이라는 던전에서 같이 사냥을 한다. 본래 '데들리 썬더'라는 낫을 10강 띄워서 사냥을 하셨다고 했지만 얼마전에 무기가 랜덤으로 나오는 항아리에서 유니크 무기인 '그란디스의 은 십자가' 8강짜리가 나와서 사냥은 그것으로 하는 중이라고 한다. 물론 데들리 썬더도 결장에서 그대로 쓰고 있다고 하지만.


그런 이유로 오늘도 주먹이웁니다님과 아멜른 킹스로드를 같이 돈다. 원래 킹스로드는 4명이 같이 돌아야 하는건데 주먹이웁니다님같은 경우는 컨트롤이 상당히 좋다. 내가 섬광류탄 던지고 블랙로즈를 부르는 동안 이분의 허리케인 롤과 함께 하는 주먹세례는 그야말로 몹을 '녹인다'. 이분이 한때 건전 앤 파이터 대회에서 우승해서 상금까지 탄 적이 있었던 분이라고 한다. 컨트롤 하나는 그야말로 보장한다.


아멜른 던전의 보스랑 싸우다가 잘못하면 팀킬 맞으니까 주의하자.


"숫자 떴네. 제가 잡고 있을께요. 스톡님은 잠시 가만히 계세요."
"네"


아직 각성이 안나온 인파이터라지만 저 '주먹이웁니다'라는 분은 그야말로 보스를 녹이고 있다. 이런게 신기의 컨트롤이라는 것일까. 내가 잘못 건드리면 팀킬이 되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지금 이 상황이 안타깝다.


이제 숫자가 다시 꺼졌다. 이럴 때 섬광류탄 하나는 던져주는 센스. 그리고 작열탄을 몇 번 퍼부으니까.. 이미 보스는 죽어있다.


"수고하셨어요"
"주먹님도 수고하셨어요"


스핏파이어와 인파이터가 그렇게 궁합이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이분하고 같이 사냥을 하면 사냥이 잘 된다. 이분이 컨트롤을 상당히 잘 하는 분이라서 그런 것일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잡템만 나왔다. 나는 이상하게 이 게임을 할 때마다 레어 아이템운은 없다. 그래서 지금 옷도 컨저링 템페스트라는 좀 싼 세트를 입고있고, 끼고 있는 무기도 그냥 7강밖에 안 한 데저트 스톰이라는 자동권총이다.


뭐 어쩌겠는가, 운이지.


이렇게 계속 주먹이웁니다님과 아멜른을 돌고있는 동안.


"오빠, 컴퓨터 너무 오래 했어."


내 동생인 윤화가 컴퓨터 쪽으로 온다. 나나 윤화나 컴퓨터 사용을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이기에.


"미안. 이것만 돌고."
"그것만 돌고 나한테 넘겨줘야해."
"걱정마."


한편 게임 채팅창에는, 사냥을 하면서 '주먹이웁니다'님과 대화도 같이.


"죄송해요. 동생때문에 이것만 하고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아니예요. 재미있었어요"
"오늘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고등학교 생활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래요? 저도 오늘 고등학교 입학했는데 말이죠."
"혹시 어디 입학하셨어요? 저는 서울의 유일고라는 곳인데.."
"유일고요? 저도 유일고인데."


...뭐라구?
이 '주먹이웁니다'가 알고보니 나랑 같은 유일고 신입생이라구?


"학교에서 뵙게 될 수도 있겠군요."
"그렇네요."


에이, 어차피 이런 인파이터라는 주먹질 하는 직업을 다루는 녀석은 남자겠지. 이 게임은 캐릭터 성별 구분이 없이 귀검사와 거너와 프리스트는 무조건 남자, 격투가와 마법사는 무조건 여자라서 실제 플레이어의 성별을 알기가 힘들다.


그래봐야 게임의 특성상 남자가 90%지만 말이다. 즉 이 '주먹이웁니다'님도 어차피 남자놈일게 뻔하니.


마지막 한판을 돌고 나서 카드를 뒤집으니까,


'매저스트레이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잠깐.


매저스트레이트?


이게 꿈이야, 생시야?


이게 귀검사가 쓰는 대검인데, 유니크이고, 시세가 몇천만 골드인 무지막지하게 비싼 대검인데.


"와, 축하드려요. 매저라니. 저는 이렇게 비싼 건 못먹어봤는데."
"...저도 안믿겨지네요."
"그러면 나중에 뵈요."
"네, 안녕히."


이 매저스트레이트를 도대체 어떻게 팔아먹냐가 문제다. 이렇게 비싼 아이템은 사고자 하는 사람도 보기가 드물어서.


이렇게 게임을 끄고 윤화한테 컴퓨터를 넘겨주니, 오늘도 어김없이 윤화가 가는 클럽 사이트에는 FT라는 애들의 '너 올때까지' 라는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윤화는 FT를 몹시 좋아한다.


"윤화야, 그런데 저런 애들이 왜 좋은거야?"
"잘생겼잖아. 노래도 좋고."
"노래라면.. 프레이아 이번에 4집 나온 REVOLUTION인가.. 그게 좋지 않아?"
"프레이아같은 병맛은 꺼지라고 하고."


프레이아의 리더 윤지영과 FT가 상당히 미묘한 관계인데, 그래서인가 윤화는 프레이아는 엄청 싫어한다. 난 프레이아 노래 좋기만 하던데. 물론 옛날 노래 말고 3집부터 말이지.


뭐, 결국 이렇게 오늘 하루는 지나가게 되었다. 뭔가 첫날부터 묘하게 꼬인 하루. 자칭 기자를 꿈꾸는 녀석이라던가, 오늘 건전 앤 파이터를 같이 하는 '주먹이웁니다'님이 역시 유일고 신입생이라는 것과, 유니크 대검 '매저스트레이트'를 먹은 것이라던가..


나, 고등학교 생활, 무사히 할 수 있을까?


"오빠, 자면서 무슨 생각해?"
"아무것도 아냐. 그냥 오늘이 첫날이라 기분이 많이 설레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기는거 아니겠지?"
"에이, 아닐거야. 그것보다, 윤화야, 어디서 요리같은거 배울 생각 없어?"
"딱히 없는데. 그런데 오빠라던가 서연언니라던가.. 왜 다들 내 요리를 싫어하는거야?"
"...솔직히 맛없어."
"으앙, 오빠, 너무해!"


가끔 이렇게 장난치다가도 윤화가 울어버리면, 달래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게 문제랄까. 누가 여자애 아니랄까봐. 뭐 이런거라던가 요리를 못한다던가 하는거 빼면, 윤화도 분명히 착한 동생이긴 하니까.


에이, 내일을 준비하자. 내일은 보나마나 학교에서 수업을 본격적으로 하겠지. 이미 고등학교 교과서는 예비소집일날에 받았고, 그 교과서를 들고 학교로 가면 되는거..겠지?


이미 몇몇 교과서를 보긴 했지만, 벌써부터 머리가 팽팽 돈다. 아직 배우지도 않은 내용을 봐서 그런건가.


에이, 걱정은 나중에 하고, 자자.


- 다음회에 계속 -


1. 주윤민 : 17살. 남자. 이 이야기의 1인칭 화자. 유일고등학교에 입학한 소년. 동생인 윤화가 있으며, 인터넷에서 잡다한 지식을 많이 수집한다. 온라인게임 '건전 앤 파이터'를 플레이하고 있다.


2. 박찬 : 17살. 남자. 역시 유일고등학교에 입학. 자칭 기자를 꿈꾸면서 정보를 캐며 윤민을 도와준다지만 누가 봐도 스토커.


3. 문서연 : 17살. 여자. 역시 유일고등학교에 입학. 윤민의 옆집에 살며, 윤민과 쭈욱 같은 학교였다. 고등학교도 결국 같은 학교에 같은 반.


4. 조민서 : 18살. 남자. 전작 'A Tale That Wasn't Right'에 나온 여장남자. 결국 여장이 허용되긴 했지만 1년 유급이라 윤민과 같은 유일고 1학년.


5. 이호진 : 18살. 남자. 유일고 2학년. 전작 'A Tale That Wasn't Right'의 주인공. 희연이랑 맺어진 상태. 왜인지 몰라도 유일고의 전설의 커플로 통하고 있다.


6. 김희연 : 18살. 여자. 유일고 2학년. 전작 'A Tale That Wasn't Right'의 히로인. 호진이랑 맺어진 상태. 그녀의 리듬게임 실력은 여전하다.


7. 주윤화 : 16살. 여자. 윤민의 동생. 연년생이다. 이쪽은 유일여중 3학년에 재학중이며, FT를 상당히 좋아하며 프레이아를 싫어한다.


네.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전작 A Tale That Wasn't Right로부터 1년 뒤가 배경. 게다가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해서 그 새로운 주인공과 관련된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물론 새로운 캐릭터들도 많이 나올 예정이고 말이죠. 이번에는 전작과는 달리 '비일상 학원물'로 이야기의 방향을 잡을 예정인데.. 과연 윤민군은 얼마나 엇나간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뭐 AGRN이랑 건전 앤 파이터는 좀 많이 속보이는 패러디..이죠.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연재주기가 상당히 느리다는 점을 유의하시길. (한국에서도 그렇게 빠르지는 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