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아무도 진영이의 속마음은 모른다]별의 노래

2010.08.28 08:10

클레어^^ 조회 수:460 추천:1

extra_vars1 진영 편 - 13. 미안하지만... 
extra_vars2 J13 
extra_vars3 143-1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아, 안녕하세요?
전에 그 2차 상봉 이후, 진영이가 은영이를 '은용'이라 불렀잖아요.
그 이야기가 나올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


 다음 날이었다. 교실로 들어가고 있을 때, 내 앞에 누군가를 보았다. 뒷모습을 보니 은영이가 틀림이 없었다.
 그런데... 얘가 내 친척이라니... 아직도 믿을 수 없었다.
 결국 난 생각했다. 이렇게 된 거, 여자애가 아니라 그냥 친구로서 대해주자고.


"어이, 은용아~!"


 난 은영이의 뒤에서 수환이와 수현이에게 했던 것처럼 어깨동무를 하였다.


["누, 누가 은용이라는 거야? 난 은영이라고!!" - 최은영]
"농담이야. 은영이인 거 알거든. 수업 시간 늦겠다. 빨리 가자고."
["알았어." - 최은영]


 1교시부터 생물 시간이라니... 우리는 교실로 들어가 교과서를 챙긴 뒤 제2과학실로 향했다.


["오늘은 인간의 몸, 특히 근육에 대해 살펴보겠다." - 군의관 출신 선생님]


 요새 생물 시간에 배우는 건 다름아닌 해부학이다. 서, 설마 나중에 해부를 직접 하는 건 아니겠지?
 그, 그런데 인간의 근육이라니...


["인간의 근육이란 이두박근, 삼두박근 등등이 있지만... 특히 중요한 부분, 즉, 근육의 꽃이라 부를 수 있는 이 복근!" - 군의관 출신 선생님]


 역시 군의관 출신답게 선생님의 동작은 박력이 넘치셨다.


["특히 여자들이 쓰러질 만한 곳 세 곳을 뽑자면..." - 군의관 출신 선생님]


 그러시면서...


["여기 외복사근(옆구리 근육), 치골근(옆구리 아래), 그리고 흔히 말하는 식스팩이 있는 곳을 복직근이라 하지." - 군의관 출신 선생님]


 저, 저게 진짜 사람이라면 아프겠다...


["요새는 여성들의 복근도 화제가 되고 있지. 다음엔 뒷모습이다." - 군의관 출신 선생님]


 진짜... 요새는 남자나 여자나 복근이 유행인가 보다. 어느 새 프리젠테이션에는 등 근육 모습이 보였다.
 여자애들은 이미 복근 나올 때부터 푹 빠져버렸다.
 맞다! 언제 한번 장난으로 수환이 배를 봤는데 그 때 조금 복근이 있던 거 같았지. 한번 수환이 배 보여줘 볼까?
 수업이 끝나고 우리는 교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난 은영이를 놀려볼까 생각하고 은영이를 불렀다.


"어이, 은용아."


 그러자...


["은용이라 하지 말랬지!" - 최은영]
"아하하... 미, 미안해... 그런데 말야. 오늘 수업 재미있었어? 꽤 뚫어지게 쳐다보던데..."
["그, 그게..." - 최은영]


 최은영, 딱 걸렸어! 너도 이번 수업에 열심히 쭉 프리젠테이션 쳐다봤다는 거 다 알거든.


"흐음... 근육질의 남자라... 한번 5반 부반장 신도혁을 데리고 와 볼까?"
["돼, 됐어..." - 최은영]


 어? 이제 신도혁이 누군지 알고 있나보네?


"자, 그럼 교실로 가 볼까?"


 난 또 은영이에게 어깨동무를 시도하였다. 그러자 얘가 내 팔을 치우려고 하는데... 이거 좀 이상하다? 갑자기 왜 내 팔을 더듬고 있는 거야?


"저, 저기, 최은영. 너 지금 어딜 더듬고 있는 거야?"


 그러자 당황한 듯이 은영이는 내 팔을 놓았다. 그런데 은영이가 좀 이상하다.


"은영아?"


 그러나 은영이는 아무 반응 없이 그저 의미심장한 웃음만 짓고 있었다.


"최은영?"


 얘 대체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야, 은용아!"


 내가 소리치자 은용이, 아니 은영이는 화가 난 듯이 말했다.


["으윽... 너 자꾸 놀리면... 그냥 확... 불어 버린다..." - 최은영]


 뭐, 뭘 불어 버린다고? 서, 설마... 얘 내가 아무 소리도 못 듣는 걸 다른 애들에게 말해 버린다는 거 아니야?
 난 얼른 사과하였다.


"미, 미안해... 자, 그럼 어서 가자고."


 다행히 은영이는 아무 이야기도 없었다. 며칠 후, 기말고사 성적이 나왔다. 나는 반에서 3등이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솔직히 중간고사는 정말 전산 상의 오류라도 있었나는 의심까지 들었으니까...
 수현이는 몇 등일까? 난 수현이의 성적을 보았다. 수현이가 이번에 1등을 했네. 공부 많이 했나 보네.


"휴우~. 수현이가 이번에는 안 삐치겠구나."


 난 기뻐하는 수현이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중간고사 때처럼 1등을 놓쳐서 기분 나빠하는 수현이의 모습을 보긴 싫었다. 특히 중간고사 때에는 1등을 나에게 뺏겨서 하마터면 수현이와 웬수가 될 뻔 했으니까.
 2등은 어떤 애일까? 응, 조준겸? 얘도 하면 하는 애구나.


["와하하하~. 역시 이 문무겸비한 꽃미남 조준겸의 실력이라니깐! 비록 임수현에게 1등을 빼앗겼지만 말야..." - 조준겸]


 뭐냐? 겨우 반 2등 가지고 잘난 척 하기는... 4등은... 유세나, 5등이... 최은영... 최은영? 중간고사 때 25등해서 풀 죽었던 은영이가 이번에 무려 5등을 한 것이다. 역시 강원도의 힘이야...


"어이, 은용이, 열심히 했나 보네?"


 난 은영이를 불렀다.


["누, 누구더러 은용이라는 거야?" - 최은영]
"아, 미안. 어쨌거나 이번에 역전했네. 25등에서 단숨에 5등으로 올랐으니까 말야."


 잠시 후... 난 수환이와 함께 수현이에게 다가갔다.


"수현아, 축하한다."


 그 때였다. 수환이가 말을 하였다.


["그런데, 진영아. 이번에 시험이 많이 어려웠나봐. 성적이 떨어진 거 같아..." - 한수환]
"중간고사 때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니깐..."


 수환아, 그렇게 얘기하면 나 쑥스럽거든. 그런데...


["다음번엔 이 조준겸님께서 1등을 차지하겠다. 으하하하..." - 조준겸]


 저 녀석, 저러다가 다음 시험 망치면 큰 망신일텐데...


"그만 해. 너무 떠들어대다가 2학기 때 성적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러자 조준겸의 말이 뜨질 않았다. 조준겸도 생각은 있는 녀석이었군.
 그 주 금요일이었다. 수현이가 우리들에게 말을 하였다.


["어이, 우리 오랜만에 명동이나 갈까?" - 임수현]


 명동이라... 응? 명동이라고?


["명동? 좋지. 그런데..." - 한수환]
"난 됐어."


 저기, 임수현. 아직 그 '명동 강모 군' 사건이 사그라들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 내가 거길 다시 가면, 분명히 너희들까지 피곤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에이~. 그러지 말고... 오랜만에 우리 셋이서 가는 건데..." - 임수현]
["그러고 보니 중학교 이후로는 처음 놀러가는 거네?" - 한수환]


 그렇네... 그러고 보니 3월에 혼자 간 게 미안해지잖아.


"뭐, 할 수 없지..."


 그 때였다. 난 전에 은영이가 한 말을 기억하였다.


[명동 거리 구경 좀 시켜줘라~.]


 그래, 은영이는 어쩌면 지금까지 제대로 명동 구경 못 해봤을 거 아니야? 좋아, 지금이 내가 최은영 보호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야! 난 은영이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은용아."


 그러자...


["누가 은용이래?" - 최은영]


 또 '은용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은용이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아, 미안해. 우리 내일 명동에 놀러갈 건데... 너도 같이 갈래? 수환이와 수현이도 같이 간대. 전에 명동 구경하고 싶다고 했잖아. 이번엔 수환이와 수현이와 같이 가는 거니까 괜찮겠지?"


 그러자...


["뭐... 내일은 나도 시간이 비니까..." - 최은영]


 좋아, 그럼 4명이서 가는 거다. 오랜만에 명동 사람들에게 새 친구를 소개할 기회가 생겼군.
 그런데...


["나도 같이 가!" - 유세나]


 휴대폰에 갑자기 진동이 울리면서 유세나의 말이 떴다.


"유세나?"
["세나야." - 최은영]


 유세나가 왜 우리들과 같이 다니려고 하는 걸까?


["나, 나도... 시간 비니까... 나도 같이 가자." - 유세나]


 그러자...


["세나가 같이 간다면야... 우리도 좋지~!" - 한수환]
["한수환, 정신 좀 차려!" - 임수현]


 수, 수환아... 제발 이러지 말자...


"뭐, 어쩔 수 없지. 같이 가고 싶다고 하니까..."
["세나야, 잘 됐다." - 최은영]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은영이었다. 역시 여자애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게 좋은 건가?


["으응... 그, 그래..." - 유세나]
"대신에 약속은 꼭 지키라고. 난 약속 시간 안 지키는 사람 싫어하니까."


 우리들은 내일 오전 11시, 명동역 4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그렇게 약속을 정해놓고 자리로 돌아갔다. 난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수현이와 유세나가 보이지 않았다.


"수현이는 어디 갔어?"


 내가 묻자...


["어? 아까 세나 데리고 어디론가 나가던데?" - 최은영]
"수업 시간이 다가오는데 두 사람 다 어디로 간 거야?"


 내가 수현이를 찾으러 가려고 하였다.


["가, 같이 가자." - 한수환]


 수환이가 말했다. 난 수환이와 함께 수현이와 유세나를 찾으러 나갔다.
 밖에서 한참 수현이를 찾고 있었을 때였다. 그 때...


["그래, 그 '설마'가 맞아. 임수현, 아니, 수현아. 너... 그러니까... 강진영의 이상형은 어떤 애야?" - 유세나]
["뭐어?" - 임수현]


 뭐야? 이 근처에 있는 거야?
 잠깐, 내 이상형이라고?


["이 쪽인 거 같아." - 한수환]


 난 수환이를 따라갔다. 들리지 않으니까 수환이에게 도움받는 일이 많아서 많이 미안하다.


["혹시 강진영 이상형이 최은영이라던가 그런 거 아니야?" - 유세나]
["아하하하... 서, 설마... 그런 건... 아마 수환이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할 거야..." - 임수현]


 뭐야? 왜 쟤네들이 내 이상형이 어쩌구저쩌구 하는 거야?


["그럼... 요새 강진영이 최은영에게 왜 은용이라고 그러는지도 모른다는 거네?" - 유세나]


 이, 이젠 은영이 이야기까지? 솔직히 일부러 은용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최은영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품지 않으려고 한 거라고.


["그, 그건..." - 임수현]
"그건 은용이가 선머슴같아서 그런 거라고."


 드디어 찾았다. 공터에는 수현이와 유세나가 둘이 같이 있었다.


"누구 이상형이 뭐 어째?"
["아, 아무것도... 아하하하..." - 유세나]
"혹시 뭐 쓸데없는 이야기 한다면... 너 안 데리고 다닌다."
["나, 난 아무 얘기 안 했어. 그냥... 수현이에게 내가 어떠냐고 물었을 뿐이야." - 유세나]


 그랬단 말이지? 분명히 내 휴대폰에 내 이상형이 어쩌구저쩌구 한 거 찍혔는데 말야...


"임수현, 너도 유세나에게 관심있어?"


 난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수현이에게 물었다.


["에이~. 난 아직 고1이라고. 반 1등도 지켜야 할 마당에 여자친구는 무슨... 게다가 난 키도 작고 목소리도 여자애 같아서 말야..." - 임수현]


 그러자 수현이가 침울해졌다. 수현이에게 키는 약점이다. 게다가... 목소리가 여자애 같다? 뭐 미성이라도 괜찮겠지. 들을 수만 있으면 수현이 목소리도 듣고 싶다.


"기운 내라. 아직 어른 되려면 3년이나 남았잖아. 그 사이에 클 수 있지 않아?"
["뭐... 그렇다면 좋겠지만..." - 임수현]


 그, 그래... 아직 키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너는 앞으로 더 클 가능성은 있다고, 임수현.


["그, 그럼... 수현이는 그렇다치고... 너는?" - 유세나]


 유세나가 나에게 물었다.


"뭐?"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아니... 그러니까... 너는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유세나]


 겨우 그거야?


"됐다. 그냥 돌아가자. 수업 시작하겠어."


 난 그냥 대답하지 않고 애들과 교실로 돌아갔다. 이봐, 유세나. 솔직히 말해서 나도 남자야.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 자연스러운 거라고. 하지만, 너나 난 아직 17살 밖에 안 됐잖아. 이성교제는 성인이 되어서 해도 늦지 않다고.
 그리고 난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하자가 있으니까...


["아, 돌아왔구나." - 최은영]


 교실로 돌아오자 은영이가 말을 걸었다. 난 시계를 보았다. 수업 시간이 되었다. 우리들은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선생님께서 들어오셨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하루를 마치고, 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밤, 난 침대에 누워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였다. 내가 은영이에게 '은용이'라고 부르면서까지 선을 지키는 거...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방심하면 난 은영이의 능력에 빠지게 될 지도 모르니까. 은영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2년 전 사고 이후로 별로 웃지 않았던 내가 웃게 된 것도 은영이 때문이었다. 처음엔 날 제대로 못 알아보고 그런게 마음에 안 들었지만... 어느 순간, 최은영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뭐...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그만 두자고.


"뭐냐? 그만 두길 뭘 그만 둔다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어차피 겨우 호기심이었으니까."
"호기심? 그 말을 최은영에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만 하자... 나 피곤하니까..."


 난 목소리를 무시하고 잠이 들었다. 요새 조용하다 싶더니만 또 시작이군.
 다음 날... 난 명동으로 가기 위해 옷을 입었다. 그런데...


["오호~. 여자친구 만나러 가는 거야?" - 강민혁]
"뭔 소리냐? 수환이 형과 수현이 형과 은영이 누나 명동 구경 시켜주러 가거든."


 그러자...


["은영이 누나? 나도 같이 가~." - 강민혁]


 갑자기 이 녀석이 나에게 들러 붙었다. 이, 이봐. 갑자기 왜 이래? 덩치값 좀 하지 그래?


"너 오늘 할 일 없냐?"
["으응, 마침 숙제도 없고, 친구들과 약속도 없고... 나 오늘 완전히 프리야~." - 강민혁]


 하아~. 어쩔 수 없군... 난 결국 큰 혹 하나를 달고 명동으로 향했다. 나와 민혁이는 5분 전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모두 날 기다린 거였다.


"휴우~. 겨우 도착했네..."
["은영이 누나, 오랜만~." - 강민혁]


 야, 나 사과부터 먼저 하자고.


["어, 어떻게 된 거야? 그런데 이 남자는 누구?" - 최은영]


 최, 최은영... 너... 또 시작이냐?


["너, 너무해... 나잖아. 진영이 형 동생 민혁이. 강셰프." - 강민혁]


 푸훗, 녀석이 당황해 하는 군... 재미있어, 최은영. 그런데 누가 셰프래?


"휴우~. 이 녀석이 너 보려고 같이 가자고 하도 졸라서 할 수 없이 데리고 온 거야. 아, 수현이와 유세나는 모르겠군. 이 쪽은 내 동생 민혁이야. 덩치는 큰데 철이 없어."
["누, 누가 철이 없다는 거야?" - 강민혁]


 바로 너, 강민혁. 세상에 형이 친구들끼리 놀러 간다는데 눈치없이 같이 가자고 하냐? 그 때였다.


["민혁아, 오랜만이야." - 한수환]


 수환이가 민혁이를 보고 인사를 하였다.


["아, 수환이 형~! 진짜 오랜만이야~." - 강민혁]


 그래, 너희들 진짜 환장하듯이 잘 어울린다.
 여기서 애들의 옷차림을 보면, 수환이는 평범하게 흰색 반팔 티에 옅은 갈색 면바지를 입었고, 수현이는 옅은 갈색 중절모에 연두색 반팔, 회색 카고바지를 입었다. 민혁이는 평범하게 파란 반팔 셔츠와 흰색 바지를 입었고, 은영이는 남산에서 입었던 분홍색 반팔 원피스에 흰색 쫄바지를 입고 빨간 구두를 신었다. 그리고 유세나는 혼자 튀려고 그랬는지 하얀 큰 빵모자를 쓰고 세일러복 풍의 민소


매에 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 남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난 혹시라도 '명동 강모 군' 사건 때문에 하얀색 야구모자를 쓰고 나왔다. 이번에 새로 산 검은색 골지 민소매티를 입으려고 했지만, 어렸을 때 어딘가에 긁혀서 흉터가 생긴 오른팔 때문에 빨간색 반팔 점퍼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자, 어서 가자."


 그렇게 6명이서 명동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마음에 드는 것을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와아~. 대단하다..." - 최은영]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구경 좀 시켜줄 걸 그랬나?


["어, 은영이 누나에게 어울릴 만한 옷 발견~!" - 강민혁]


 민혁이 녀석의 말이 떴다. 난 민혁이를 보았다. 민혁이는 어떤 옷가게 앞에 있었다.


["뭐, 뭐야, 강셰프. 너까지 놀릴 거야?" - 최은영]
["아하하하... 미, 미안해... 언제 한번 형이 은영이 누나는 사과같다고 얘기해 줬거든." - 강민혁]


 야, 강민혁. 그, 그걸 말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그러자 은영이가 날 째려보면서 말했다.


["강진영, 너 대체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민혁이까지 날 놀리는 거야?" - 최은영]


 저 입 가벼운 강민혁... 난 민혁이 옆으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내가 은영이 앞에서는 사과 이야기 하지 말랬잖아."
["미, 미안해... 하지만 은영이 누나 기억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잖아." - 강민혁]


 하긴, 나도 은영이 볼 때 사과 같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으니까. 한참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은영이 누나가 배가 고픈가봐..." - 강민혁]


 민혁이의 말이 떴다.


"어디 뭐 먹을 데 없나? 저기, 돈이 얼마 있는지 한번 봐 볼래?"


 우리들은 돈을 꺼내 보았다. 은영이는 4,500원, 수환이는 11,300원, 수현이는 13,200원, 세나는 7,100원, 나와 민혁이는 합쳐서 6,700원이 있었다. 결국 우리 6명이 가지고 있는 돈은 42,800원이었다. 교통비까지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이번에도 제대로 먹기는 틀렸군.


"할 수 없네... 수환아, 수현아. 오랜만에 거기 가 볼까?"


 난 그 편의점을 생각하였다. 그러자...


["'거기'?" - 최은영]
"맞다. 은영이도 가 본 적 있잖아."


 그렇군, 우연이었지만 길거리에서 만나서 거기까지 간 적이 있었지.


["아아~." - 은영]
["저기, 대체 어디인데?" - 유세나]


 유세나가 물었다. 그러자...


["그런데... 저 예쁜 누나는 괜찮을까?" - 강민혁]


 응, 예쁜 누나? 설마 유세나를 이야기하는 건가?


"뭐가?"
["왠지 부잣집 딸 같은데... 뭐 고급 음식 아니면 음식으로 안 보지 않을까?" - 강민혁]


 뭐, 뭐라고? 유세나가 부잣집 딸?


"아하하하... 유세나가 부잣집 딸이라고?"
["그러고 보니... 처음 봤을 때, 세나는 왠지 고급 레스토랑 아니면 안 갈 거 같은 분위기였거든. 그래서 우리 학교 급식이 입맛에 맞을까 생각했지." - 최은영]


 은영이까지 그렇게 생각했단 말야? 뭐, 진짜로 부잣집 딸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뭐, 은영이는 개구리 뒷다리에 메뚜기 튀김도 먹어봤다고 하지만, 유세나는 어떨지 모르겠네."
["그, 그런 거까지 기억하고 있었냐?" - 최은영]


 미안하지만, 개구리 뒷다리에 메뚜기 튀김은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그런데 그, 그걸 어떻게 먹어? - 유세나]
["그게 얼마나 맛있는디?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 최은영]


 뭐, 뭐야? 은영이 설마 또 강원도 사투리로 말한 건가? 난 그만 또 몇년 전에 영화에서 들었던 강원도 사투리가 생각이 나서 웃어 버렸다.


"아하하하하... 최은영... 대박이다..."


 하여튼 은영이 덕분에 내가 웃는다니깐...


"아하하하하... 은용아... 아하하하..."


 아이고 배야...


"은용이가 웃긴다 그래요~. 아하하하..."


 그렇게 내가 정신없이 웃고 있었을 때였다. 갑자기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난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야, 강진영. 너 귀 먹었냐? 왜 우리 말 안 듣..." - 유세나]
["세나야, 그만 해!!" - 최은영]
["최, 최은영..." - 유세나]
["아,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 최은영]


 유세나, 너 설마 나에 대해 눈치라도 챈 거야? 최은영, 너 지금 날...


"그만 해. 됐으니까 어서 가자고."


 난 일어서서 편의점 쪽으로 향했다. 최은영, 네가 그렇게 나서면 난 뭐가 되냐? 난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최은영... 너 설마... 화난 거야?" - 유세나]


 유세나가 은영이에게 말을 걸고 있는 거 같다.


["저기... 은영아?" - 유세나]


 그런데 은영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데...


["세나 너... 방금 그 말... 진영이나 은영이에게 얼마나 실례가 되는 말인지 알아?" - 한수환]


 수환이의 말이 떴다. 수환아, 네가 그렇게 말해서 유세나가 눈치라도 채면 어쩌자는 거야? 유세나라면 내가 귀가 안들리는 걸 알게 되면 분명히 유세나는 날 무시할 게 틀림없다고. 난 복잡한 마음으로 편의점에 도착했다.


["여, 여긴..." - 최은영]
"오랜만이네."


 그러자...


["너... 진짜 괜찮겠어? 여기는 그 알바 언니가..." - 최은영]
"뭐, 괜찮아. 친구끼리인데..."


 어라? 최은영, 너 그 알바 누나는 어떻게 기억하는 거야? 민혁이나 나도 잘 기억 못하던 애가... 우리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그 누나가 있었다.


["어서 오세요~." - ???]
["아, 안녕하세요?" - 최은영]


 난 그냥 가볍게 인사를 한 뒤에 얼른 알바 누나의 목소리를 인식하였다.


["어머, 오랜만이에요. 그런데... 못 보던 사람들이..." - 알바누나]
["아, 얘네들은 수환이와 수현이에요. 얘 친구에요." - 최은영]
["아아~. 전에 점장님께서 말씀하신 그 남경중학교 출신의?" - 알바누나]
["네, 맞아요. 전 한수환, 이 쪽은 임수현이에요. 누나는 누구세요?" - 한수환]


 수환아, 좀 진정하자...


["저, 저는... 서이수에요. 저기 환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2학년 휴학 중이에요." - 알바누나]
["이수 누나, 반가워요~!" - 한수환]


 수환아... 나는 알바누나의 이름을 알고 다시 설정을 하였다. 그 때였다.


["오오~. 이게 누구야? 수환이 아니니?" - ???]
["아, 점장 아저씨..." - 한수환]
"안녕하세요?"


 우리들은 점장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난 점장 아저씨의 목소리도 인식하였다. 하필이면 글자가 7글자 밖에 입력이 불가능하다니...


["아, 안녕하세요?" - 강민혁/유세나]
["아, 너희들 참 오랜만이구나. 이렇게 셋이서 만나게 될 줄이야. 게다가 부반장까지 있고... 그런데... 거기 키 큰 남자와 모자 쓴 예쁜 아가씨는 누구?" - 명동편의점점장]


 아, 아저씨는 민혁이와 유세나를 오늘 처음 보시는 거지.


["저는 유세나에요. 여기 있는 애들과 같은 반 학생이에요." - 유세나]
["저는 진영이 형 동생 강민혁이에요. 남경중학교 2학년이죠." - 강민혁]
["도, 동생이구나... 하하하..." - 명동편의점점장]
"뭐, 키는 저보다 크지만, 아직 철이 덜 들었어요."


 내가 말하자 민혁이가 발끈하였다.


["뭐라고?" - 강민혁]
["그, 그만 해..." - 최은영]


 은영이 덕분에 우리는 싸우지는 않았다.


["그래, 천천히 놀다 가렴..." - 명동편의점점장]


 우리들은 먹을 것을 고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세나는 여기가 낯선 거 같은데... 난 은영이에게 말했다.


"저기, 아무래도 유세나는 편의점이 처음인 거 같으니까 은영이가 같이 있어줄래?"
["저, 저기... 나 편의점 처음은 아니거든... 너 내가 초딩인 줄 알아? 나도 웬만한 건 알거든." - 유세나]


 유세나의 말에 난 웃음이 터져 버렸다. 유, 유세나가 초딩?


"아하하하하하... 유세나가 초딩? 마, 말도 안돼...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 상상만 해도 웃긴다...


"아하하하... 그, 그럼 유초딩이야? 아하하하하..."


 유초딩? 아하하하하... 진짜 웃긴다...
 그렇게 한참을 웃고 있었을 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린 느낌이 들었다. 난 정신을 차리고 보았다.


"응? 유세나."


 난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저기... 미안해. 아까 그 말... 내가 사과할게." - 유세나]
["세나야?" - 최은영]
["아까 그 말... 내가 심했지? 미안해." - 유세나]


 유세나가 나에게 사과를 하는 건가? 어쩔 수 없지.


"... 뭐, 내가 한번 웃으면 정신을 못 차리다보니... 하지만 앞으로는 말 조심해. 그러다가 진짜로 귀 안 들리는 사람에게는 정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까."


 유세나, 네가 아무리 할 말은 하고 다니는 성격이라 해도, 가끔은 말을 가려서 하라고.


=====================================================================================================================


네, 그런 겁니다.
진영이는 관대한 남자인 거죠. [퍼버버벅!!]
다음 화에서는 아시다시피 드디어 진영군의 몸이 공개됩니다.
여자분들, 다들 또 열광하시겠...[퍼버버버벅!!!!]
그럼 전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