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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단군호녀[1화(수정) + 2화]

2010.10.09 23:50

♀미니♂ban 조회 수:366 추천:1

extra_vars1 단군신화를 역발상한 곰이 아닌 호랑이의 인간이 되기위한 로맨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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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호(湖) : 호수 호


미쳤나봐..




  사람이 다니지 않는 듯 수풀이 우거진 곳에 이제야 사회에 물을 조금 먹은 듯 이십 중반쯤 되어 보이는 한 청년이 무엇엔가 불만이 많은 듯 투덜대며 메마른 나무들이 빼곡히 서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내가 뭐 때문에 재미도 없는 낚시를 따라가야 되는건데..”




그때서야 이상함을 느낀 청년은 주의를 둘러본다.


청년이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수풀이 조그마한 길만이 있을뿐 주의엔 키 큰 나무들이 둘러쌓여서 길을 찾을 수 없는 정도였다.




아빠! 아빠!




청년은 목청껏 아버지를 불렀으나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땅을 걷어차며 투덜거리며 길을 찾아 나선다.




“집에 있으면 좀 좋아!”


“내가 왜 이런 곳에 와서 고생을 해야 되는건데..!”




정신없이 산을 걸었을까..?


깊은 산중에 아버지를 찾던걸 포기하고 내려가려던 청년은 길을 잘못 들어  전혀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보이는 건 빽빽한 나무들과 널브러진 나뭇잎들과 돌들 그야말로 깊은 산중임을 방불케 했다.


길을 잘못 들어 섰다는건 알았지만 이리저리 해봐야 뾰족한 수가 없다고 생각한 청년은 얼마나 걸었는지 나무들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앞으로 걸어 나가니 맑은 물이 고인 호수가 보였다.


호수 앞으로 다가서자 청년은 순간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호, 호랑이..”




어디론가 열심히 향하다 목이 말라 물을 먹고 있는 호랑이가 있었던 것이다.


청년은 살금살금 호랑이에게 들키지 않으려 발길을 돌린다.


순간 청년은 나뭇가지를 밝아 소리를 내고 만다.


청년은 ‘걸음아 나 살려라’는 식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청년은 몇 십리 가지 못해 호랑이에게 추월당하고 만다.


청년은 호랑이와 눈이 마주친 채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고 오금이 저리고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그때 청년은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맞아! 죽은 척 하면 지나쳐 가지 않을까..?’




청년은 기절하는 거 마냥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호랑이는 어리둥절하듯 다가와 냄새를 맡더니 청년의 목주변의 옷자락을 물더니 어디론가 향한다.


그때서야 청년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걸 알았다.




‘맞다. 죽은척은 호랑이가 아니라 곰이지..’




청년은 호랑이에게 물려 가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한 일..


아직 여자도 없는 자신과 아버지께 방금 전 전화로 화냈던 일등이 필름처럼 머릿속을 지나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청년은 몇 십리를 끌려갔을까 어느 외진 곳에 동굴에 도착한 호랑이는 나뭇잎이 깔린 곳에 청년을 뉘이고는 넓은 나뭇잎을 여러 장 겹쳐서 이불처럼 덮어주고 나뭇잎 한 장을 청년의 머리위에 얹힌다.


그리곤 호랑이는 청년 옆에 엎드리는데..


청년의 머리위에 얹은 나뭇잎은 유달리 차가웠다.




‘뭐지? 지금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해야 하는거야..?’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은 마치 호랑가 자신을 간호하는 그림이었다.




‘이 녀석, 설마 어릴 때 사람의 손에 키워져서 자연으로 돌아온 지 얼마 안됀 건가..?’


‘그래서..?’




청년은 고개를 돌려 실눈을 뜨고 호랑이를 봤다.


호랑이의 앞발엔 마치 날카로운 것에 베인 듯 피가 흐르고 있었다.




‘왜, 피가..?’


‘설마 날 물고 오다 어디 스친 건가..?’




청년은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다 끝낸 결심한다.




‘그래, 하는 행동으로 봐선 사람을 해할 호랑이는 아닌거 같고 이렇게 계속 누워 있을순 없잖아..?’




청년은 일어나 용기 내어 호랑이에게 다가간다.


호랑이도 인기척을 느낀 듯 벌떡 일어나 청년에게 다가간다.


그러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호랑이가 청년이 일어난 게 반가운 듯 강아지 마냥 청년의 얼굴을 핥아대기 시작했다.




‘이 녀석 완전 강아지네..’


‘이렇게 순해 빠져선 호랑이들한테 당하고 살겠어..’




청년은 호랑이를 쓰다듬고는 진정시키고 자신이 팔목에 감고있던 손수건을 풀어 호랑이가 다친곳에 매어준다.


호랑이는 자신의 앞발에 묶인 게 이상하기라도 한 듯 핥고 풀려고 한다.


청년은 호랑이를 말리면서 일러둔다.




“이건 너 다친 거 나으라고 묶어 두는거야..”


“풀지 말고 다 나아지거든 풀어..”




그리곤 청년이 호랑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에휴, 니가 뭘 알아듣겠냐..”




의외였다.


마치 말이라도 알아들은 듯 좀 전에 귀찮아서 핥고 풀려고 하던 녀석이 그대로 온순해 졌다.


청년은 놀라며 눈이 동그래진다.




“뭐야, 이 녀석..”


“설마 사람의 말을 알아들은 거야..?”




청년은 호랑이가 자신의 말을 알아듣고 자신의 옆에서 엎드려 있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청년은 이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집으로 갈려고 동굴 밖으로 나가려 한다.


일어서서 청년은 호랑이를 보고는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 한다.




“난 이제 집으로 갈꺼야..”


“그러니까 너 나 따라오지마..”


“알았지..”




청년이 뒤돌아 동굴밖으로 나오자 호랑이도 그 뒤를 강아지 마냥 졸졸 따라 나온다.


청년은 동굴을 나와 몇 보를 다가서 뒤돌아서 호랑이에게 손을 흔들어 준다.




“더는 나오지마..”


“나 따라 왔다간 너 어찌될지 모른다.”




마치 청년의 말을 알아들은 듯 동굴에서 호랑이는 멀뚱히 지켜보고 있었다.


청년이 발길을 돌릴 때 어디선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다른 호랑이였다.


청년은 다시 오금이 저려왔고 호랑이의 눈치를 보며 도주의 기회를 보며 슬금슬금 피하기 바빴다.


풀숲에서 나타난 호랑이는 청년을 잡아먹을 듯 째려보았다.




크아앙!




풀숲에서 나타난 호랑이는 청년을 향해 포효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청년의 눈앞에 벌어진 건 믿을 수 없는 한 장면이었다.


청년을 간호했던 호랑이는 금세 청년의 앞을 가로막고 마치 보디가드마냥 풀숲에서 나온 호랑이와 싸울 기세였다.


놀란 것도 놀란 것이고 청년은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 이였다.




크엉!


크르릉!




풀숲에서 나온 호랑이는 수컷인듯 등치가 커보였고 청년을 간호한 호랑이는 좀 작은 듯 암컷인 듯했다.


그렇게 둘이서 몇 번을 으르렁 댔다.


수컷 호랑이는 청년을 잡아먹을 듯 암컷 호랑이를 뛰어 넘어 발톱으로 암컷 호랑이의 등을 할퀴어 상처를 냈다.


암컷 호랑이가 상처로 주춤할 쯤 얼어서 꼼짝도 못하는 청년을 크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이에 뒤질세라 암컷 호랑이는 수컷 호랑이에게 크게 포효한다.




크아앙!




암컷 호랑이가 포효한것은 수컷 호랑이를 움찔하게 만들었고 그 소린 다른 호랑이들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웅장했다.


그것은 마치 영화나 드라마 만화에서만 보던 사자후에 가까웠다.


수컷 호랑이는 겁이라도 질린 듯 뒷걸음질 치더니 뒤돌아보지도 않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사자후에 영향을 입은 듯 몇 분을 멍하던 청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했다.


수컷 호랑이가 사라지자 암컷 호랑이는 청년을 바라보면서 앞발 하나를 들더니 마치 인사라도 한 듯 공중에서 발을 휘휘 젓는다.


청년은 식은땀이 채 마르기도 정신이 나간 상태로 암컷 호랑이에게 인사를 했다.




“그.. 그래, 네 덕에 살았다.”


“오..오늘일은 평생 모.. 못 잊을 거 같다.”




그 말은 남긴 체 청년과 암컷 호랑이는 멀어져 갔고 청년은 무사히 쑥고개를 내려 올 수 있었다.


청년은 도로가로 내려와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아빠, 나 고개에서 길 잃어서 그냥 내려왔어..”




전화기에선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쿨러랑 낚시대는 다 여기 있는데..”


“너 그냥 차에 앉아 있을래?”




차에 앉아 있어봐야 심심하기는 매 한가지일 듯 한 청년은..




“아냐, 그냥 나 차 잡아타고 집에 갈게..”




전화기의 남성은 화답한다.




“그럴래?”


“그럼 조심해서 가라..”




항상 그러했다.


집에서만 놀던 청년을 보기 싫어하던 아버지는 자신의 취미인 낚시를 시간날 때마다 데리고 다녔고 취미가 없던 청년은 좋은 자리를 봐두고 잠을 청하기 일쑤였다.


돈도 들여가면서 종종 허탕만 치고 오는 지루한 낚시를 청년은 도무지 이해하질 못했다.


마침 새로운곳을 가겠다고 나선 아버지를 억지로 따라나섰다가 때마침 오늘에서야 이런 일을 당한것이였다.


전화통화를 마친 청년은 길을 걸으며 히치하이킹을 시도한다.




“여전히 외진곳이라 차가 별로 없네..”




청년은 앞으로 몇걸음을 걸어 그제야 차를 잡아 탈수 있었다.




“아주머니, 양촌1리 쪽으로 오촌마을까지 부탁 드려요.”




아주머니는 생각하듯 거리를 재는 듯..




“개산초등학교에 아들 보러 가는데 거기서 버스타고 가는 게 어때요?”




청년은 반기는 듯..




“네, 감사합니다.”




청년은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 아주머니와 청년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주머니는 썰렁한 분위기를 없애 기위해 먼저 말을 꺼낸다.




“총각, 올해로 몇 살이에요?”




“23살입니다.”




“군대는 갔다 왔어요?”




청년은 그 말에 머쓱한 듯 머리를 부비면서..




“안산 시청에 공익요원으로 있긴 하지만 병과랑 휴가가 많이 남아서 지금은 알바를 하면서 생활비 좀 벌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살며시 웃으면서..




“호! 그래, 이름은 뭐에요?”




“단군이요. 박단군..”




“호홋! 총각 이름 한번 좋구만..”




차를 타고 향하던 단군과 아주머니는 이야기를 나누며 목적지에 도착한다.


아주머니는 전단지를 내밀면서..




“거기에 적힌 게 내가 다니는 성당이에요.”


“시간 나거든 언제든 찾아와요.”




“감사 합니다. 아주머니”




그렇게 단군은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나른한 토요일 오전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쯤 소파에 누워 팔로 머리를 받치곤 단군은 뉴스를 시청한다.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OO마을 뒷산 쑥고개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발견 되었습니다.”


“영상을 토대로 경찰과..”




단군은 그 뉴스를 보고는 지난번 암컷 호랑이의 일이 떠올랐을까 소파에 대짜로 누워 회상한다.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가서 호랑이를 만나 호랑이굴로 물려간 일..


믿을 수 없을 만큼 사람을 잘 따르고 간호하며 자신을 보호하던 암컷 호랑이..


어릴 때 부모를 잃어 사람들 손에 길러져 자연으로 돌아가서 호랑이들 사이에 외톨이가 되진 않았을까 괜한 상상을 하였다.




“그 녀석, 별일 없겠지..?”




그때 단군의 아버지 제군이 들어온다.


단군은 일어서서 아버지를 반기는데 제군은 또다시 단군에게..




“단군아 쑥고개로 낚시갈래?”




그 말을 들은 단군은 잔뜩 찡그린 얼굴로 소파에 털썩 앉아버린다.


그 표정은 정말로 싫은 기색이 영력했다.


제군은 마치 단념이라도 한 듯..




“그래, 자식새끼 낳아봐야 뭔 소용이냐..”


“나 혼자 가마..”




제군은 마치 들으라는 듯 눈치를 주며 냉동실의 얼음을 챙기러 향하였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 이었을까?


낚시라면 지루해서 싫증을 있는대로 부리던 단군은 흥퀘히 아버지를 붙잡았다.




“아빠! 나 쑥고개라고 했지..?”


“같이가자..”




제군은 의외라는 듯 단군을 보며 되묻는다.




“니가 웬일이냐?”


“낚시라면 바위에서 서너 시간은 거뜬히 날 버리고 자던 녀석이..?”




단군은 살짝이라도 비꼬는듯 아버지 제군을 바라보더니..




“왜? 싫어..?”


“싫음 말어..”


“나야 이래도 저래도 아쉬운 건 없으니까..”




단군은 아버지의 놀리기라도 한 듯 다시 소파에 앉아버린다.


그러자 제군은 제 풀에 못 이겨서는..




“짜식, 농담이다.”


“어서 준비하고 가자꾸나..”




단군은 그제야 아버지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일어선다.


자신의 방으로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단군의 아버지 제군은 현관에서 준비를 마치고는 쿨러를 건내면서 들고 가라고 부측인다.




“자! 들어..”




단군은 못 들은 척 아버지보다 먼저 신발을 신고는 재빨리 문 옆에 기대어 새워진 낚싯대를 잡아든다.


그러면서 단군은 아버지를 보며 놀리는듯 미소 지으며 말한다.




“가자, 아빠..”




그 말을 남긴 체 단군은 나가버린다.


어이가 없는 듯 제군은 현관을 바라보며..




“내가 웬수를 키웠지..”




제군도 쿨러를 들고 투덜투덜 집을 나갔고 집 밖에서 기다리던 단군은 집 밖으로 나오던 제군을 놀래키며..




워!




“깜짝이야..”




단군은 웃으면서 쿨러랑 낚싯대를 바꿔든다.




“장난이야, 아빠..”


“가시죠. 박기사님..”




단군의 아버지 제군과 단군은 차를 타고 쑥고개 낚시터로 향했다.


몇 분을 걸쳐 낚시가게에서 지렁이를 사고 쑥고개에 도착했다.


제군은 아들 단군이 걱정이 되어 차에서 내려 낚싯대를 챙겨들고는 말을 건넨다.




“이번엔 천천히 갈테니 쿨러를 들고 잘 따라와라..”




단군은 쿨러를 들고 아버지에게 다가가 등을 떠밀며 산으로 향한다.




“걱정 말고 가시죠. 박씨 아저씨..”




제군은 앞장서며 가고 단군은 길을 잃었던 곳에 다다르지만 다행히 길을 잃지 않고 헉헉 거리며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다.


단군과 제군은 낚시터 한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잔풀위에 털썩 앉으며 제군은 낚시를 할 준비를 한다.


단군은 지렁이 상자를 열고 지렁이 한 마리를 잡고는 일어서서 낚시터 물속으로 던지면서 소리친다.




“고수레!”




제군은 농담식으로 웃으며 말한다.




“그러다 귀신 나온다.”




단군은 제군을 보면서..




“아빠, 난 이 주의를 좀 둘러보고 있을게..”




제군은 걱정되는 말투로..




“그러다 또 길 잃는다.”




단군은 낚시터를 나가며 뒤돌아서서 손을 흔든다.




“걱정마..”


“길 잃거든 고개를 내려가 차에 가 있을거니까..”




제군은 멀어져가는 아들을 보며 외마디 소리를 외친다.




“무슨일 있거든 전화해라..!”




그렇게 단군은 아버지를 두고 낚시터를 나가고 제군은 인적이 드문 고개의 낚시터에서 몇몇 사람들과 함께 낚시를 즐긴다.


한참을 걸어 내려와 저번에 길을 잃었던 곳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모르겠단 말야..?”


“그 호수로 갈려면.. 이쪽이던가..?”




역시 이곳저곳을 다니던 단군은 길을 잃고 말았다.




“아! 정말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네..”




단군은 힘없이 나무에 기대어 잔풀을 방석삼아 주저앉는다.


기운이 빠져 고개를 숙였을때 우연히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게 된다.


평생 단 한 번도 네잎 클로버를 찾아보지도 얻지도 못했던 대웅은 반가움에 네잎클로버를 따들고는..




“그렇게 찾아도 없던 네잎클로버가 여기에 있네..”




단군은 길을 잃었다는 것도 잊은 채 네잎클로버를 찾기 열중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더 이상 나오진 않았다.




“에이, 여기 근방엔 이거 하나 뿐인 가보네..”




포기하고 일어선 단군은 네잎클로버를 지갑에 챙겨두곤 앞을 바라보자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호수를 찾을 수 있었다.


단군은 나무들을 해쳐 나와선 감탄사를 외친다.




“찾았다.”




그때 눈앞에 벌어진 건 물을 먹고 있던 호랑이였다.


단군은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지만 왜 였을까?


다리가 후들거리면서도 내심 잘 있을까 궁금했던 그 암컷 호랑이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건..?


단군은 용기 내어 들키지 않도록 조심 조심 호랑이에게 다가갔다.


뭘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까?


단군에겐 암컷 호랑이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던 것일까?


단군이 조심스레 다가가자 호랑이도 인기척을 느낀 듯 뒤돌아본다.


호랑이의 앞발에 묶인 건 다름 아닌 자신이 매어준 손수건 이였다.


호랑이는 단군을 보자 반가운 듯 다가간다.


하지만 단군 역시 긴장을 풀 순 없었다.


뭐래도 호랑이가 무서운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호랑이는 단군이 도망가지 않게 그 자리에서 엎드려 앉는다.


호랑이는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그 자리에 누워선 배를 보인다.


단군은 그 모습을 보곤 경계심을 풀 수밖에 없었다.


배를 보인다는 건 마치 자신을 귀여워 해달라는 강아지들의 표시이기도 했다.




“나 참, 나도 미쳤지..”


“뉴스만 보고 니가 걱정돼서 와보다니..”




말을 알아들은 듯 몸을 일으켜 새워 일어나더니 단군에게 이상한 소리가 들여온다.




‘정말, 내가 걱정.. 되었던 거야..?’




단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소리는 마치 숲을 이용해 메아리가 치는것은 아닌데 단군을 머리를 타고 귀로 들리고 있었다.


단군은 주의를 둘러보면서 외친다.




“누구야! 수.. 숨어 있지 말고 나와!”




그 소린 다시 단군의 귀를 통해 들려온다.




‘뭔 소리 하는거야..’


‘너 앞에 있잖아..’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이냐..


그 호랑인 분명 입을 열지 않았을 뿐더러 호랑이가 말을 한건 더욱 이해가 안가는 일이였다.


호랑이가 복화술을 한 것도 아니라 생각한 단군은 놀라 눈을 크게 뜨고는..




“니가.. 말한거야..?”




호(扈):뒤따를 호


뭐야 너..




그 소린 다시 들려왔다.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지..’


‘정말 내가 걱정이 되어서 온 거야..?’




“그런.. 거지..”




단군은 암컷 호랑이의 눈을 무서워서 보지 못하고 피하면서 말을 얼버무린다.


자리를 보고 앉더니 문뜩 단군은 이상한 듯 암컷 호랑이에게 물어본다.




“그런데 너 여자였어..?”




암컷 호랑이는 황당해 하며 소리를 전달한다.




‘몰랐던..거야..?’




“내가 어떻게 알아..”


“그 호랑이가 그 호랑이인줄 알지..”




단군이 말하자 암컷 호랑이는 다가와 앉으며 묻는다.




‘내가 왜 걱정이 되었던 건데..?’




단군은 호랑이와 대화를 나누는 자신이 황당한 듯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어릴 때 사람의 손에 키워져서 자연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같은 호랑이들 사이에서 따돌림 당하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




암컷 호랑이는 단군을 보며 평안한 미소를 지으며 의사를 전달한다.




‘난 인간들 손에 길러진 적은 없어 환웅에게 인간이 되겠다고 곰과 같이 동굴에서 쑥과 마늘은 먹은 적은 있지만..’




단군은 믿을 수가 없었다.




“환웅? 곰과 동굴에..?”


“쑥과 마늘을 먹어..?”


“환웅과 곰과 쑥 마늘이라면 단군신화라는 말인데 니가 설마 거기에 나오는 호랑이란 말이야?”




암컷 호랑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떡였다.


단군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면서..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구..”




암컷 호랑이는 투명한 눈으로 바라보며 다시금 고개를 끄떡였다.


단군은 벌떡 일어서며..




“니가 단군신화에 나오는 호랑이라는 것도 황당하고 호랑이랑 이야기 하고 있는 것도 내가 미친놈 갔다.”




단군이 돌아서서 길을 떠나자 암컷 호랑이는 쫒아가며 말을 건다.




“이 헝겊 가지고 가..”


“네 덕에 상처도 나았어..”


“고마워..”




공격하려는 줄만 알았던 단군은 “고마워..” 라는 말에 조금이나마 경계를 풀 수 있었다.


암컷호랑이는 말을 덧붙이며..




“내가 걱정돼서 찾아와준 거지..?”


“날카로운 돌에 상처난건데 날 걱정해서 이런 거 해준 거지..?”


“고마워..”




단군은 호랑이를 바라보며 자신이 끼고 있던 허름한 반지를 만지작거린다.


그리곤 다가가 자신이 끼던 반지를 빼내어 손수건에 끼운 뒤 호랑이의 앞발 밑으로 묶어준다.




“이건 내가 너랑 잘 지내보자라는 의미에서 주는 선물이야..”




호랑이는 보더니 천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환한 천사 같은 미소를 지으며 단군은 작별인사를 한다.




“난 이만 아버지한테 가봐야 겠다.”


“또 그 노친네 심심하다고 전화할지 모르니깐 말이야..”




단군은 손을 흔들어주며 인사하곤 돌아선다.


그러자 암컷 호랑이는 다가서며..




“내가 대려다 줄게..”


“보답을 하고 싶어..”




단군은 두 손을 들어 안 된다는 듯 절래 흔들며..




“성의는 고맙지만 사양할게..”


“그랬다간 네가 사람들한테 들켜서 어찌될지 몰라..”




암컷 호랑이는 단군에게 다가가 웅크려 앉으며 타라는 시늉을 한다.




‘너 정말 괴짜구나..’


‘인간이 호랑이를 걱정하다니..’


‘걱정 안 해도 돼..’


‘근처까지만 가면별일 없을 거야..’




단군은 포기한 듯 호랑이의 등에 앉으며..




“내가 살다 살다 별짓을 다해보는구나..”


‘떨어지지 않게 꽉 잡고 있어..’




단군이 호랑이의 목덜미를 잡자 순식간에 암컷호랑이는 무성한 나무숲을 해치며 단군이 걸어왔던 냄새와 발자국을 찾아 뛰어갔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단군은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숨이 막히도록 불어오는 바람 덕에 몰골이 말이 아닌 단군은 정신을 차리자 그제야 순식간에 도착한걸 알 수 있었다.


단군은 암컷 호랑이를 멈춰 새우며..




“다 왔어..”


“여기서 내려줘..”




호랑이는 멈춘다.


단군은 내려서 낚시터로 향하면서 뒤돌아 보면서 말한다.




“사람들한테 들키기 전에 어서 돌아가..”




단군은 돌아서서 아버지 제군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박영감, 많이 잡았수..?”




제군은 단군을 보며 앙탈을 부리듯 온몸을 흔들며 말한다.




“아깐 박씨 아저씨라더니 이번엔 영감이래..”




그렇게 제군과 단군의 이야기가 오간다.


멀리 나무 뒤에 숨어서 단군을 바라보던 암컷 호랑이는 생각한다.




‘한번 시작 해봐도 되겠지..?’




암컷 호랑이는 자신이 사는 동굴로 향한다.


무사히 자신의 사는 동굴로 돌아온 암컷 호랑이는 동굴 깊숙한 곳에 땅을 파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곳에서 낡은 나무로 만들어진 패가 하나 나온다.


호랑이는 그것을 어렵사리 두 앞발로 집어 들고 눈 감고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기도하자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고 호랑이가 여자로 변한다.


갈색의 긴 머리에 끝은 약간의 굴곡이 있는 머리에 머리카락 군데군데 검은색이 보였다.


눈썹은 양 끝이 약간 올라갔고 눈은 크고 속눈썹이 짙었다.


부드럽게 내려온 콧날과 야무지게 다물어진 입 둥근형의 얼굴이었다.


가냘픈 몸매에 비해 여자의 손과 발이라고 보기엔 약간 큰 편이였고 한눈에 봐도 너무 순해 보이는 인상 이였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호랑이는 운사(雲師)라 적힌 나무패를 목에 걸고는..




“이걸 다시 쓰게 될지는 몰랐는데..”




암컷 호랑이는 구석에 짚으로 숨겨둔 사람이 입는 옷을 챙겨들곤 주섬주섬 입기 시작한다.


목에 걸린 운사라고 적힌 나무패가 빛나기 시작하자 나머지 두 개의 패들도 어디선가 빛나기 시작한다.


풍백(風伯)과 우사(雨師)의 패가 운사의 패에 반응하자 그걸 걸고 있던 조련사로 보이는 청년이 뭔가 느낀 듯 풍백의 패를 꺼내본다.




“설마.. 우사의 패나 운사의 패 둘 중 하나가 움직이기 시작한건가..?”




아기 호랑이를 산책시키던 조련사 청년은 벤치에 앉아선..




“호랑이일까 곰일까..?”




아기 호랑이를 손으로 잡아들곤 이마를 마주치며..




“넌 아니?”


“이번엔.. 어느 쪽일까?”




한편 집으로 가기위해 차에 쿨러랑 낚싯대를 실고 채비를 한다.


차에 타고 출발할 시동을 키자 그 뒤를 조용히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는데..


단군은 차에 탄 채 뒤에서 지켜보던 사람 모습을 한 호랑이를 백미러로 바라본다.




‘참 순진하게도 생겼다.’


‘생긴 건 멀쩡한데 왜 옷은 누더기 옷을 입은 거지?’


‘동막골에 사는 광년이라도 되는건가..?’


‘괜찮은 애였다면 작업이라도 걸어보는건데 아깝다.’




사람의 모습을 한 호랑이의 형색은 그러했다.


생긴 건 법 없이도 살 사람처럼 순진하게 생긴 거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지만 문제는 입고있던 옷이였다.


윗옷은 어떻게 입긴 했지만 너무나 타이트하게 보였고 아래옷은 치마를 어찌 골랐는지 아줌마 치마로 더럽고 누더기 같아 보였다.


단군을 태운 차는 출발하였다.


목장들이 많은곳을 지날 때였다.




“아빠, 저기 무슨 일이 있나본데..?”


“옷 수거함이 부셔진 건가..?”




제군은 황당하다는 듯..




“희한한 일이네..”


“누가 저런 짓을 한 거지..?”




CCTV가 설치된 전봇대 아래로 목장 사람들의 옷들을 수거하는 옷 수거함이 있었고 그곳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단군은 호기심이 생긴 듯 아버지를 조르기 시작한다.




“아빠, 안 바쁘면 우리 저거 구경하고 갈래?”




제군도 역시 궁금한 듯 차를 길목에 새워두곤 아들 단군과 같이 다가간다.


제군은 다가가 한 아주머니에게 물어본다.




“무슨 일 있는 겁니까?”




그 아주머니는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면서..




“이게 뭐 한두 번이어야 말이지..”


“아니! 웬 미친 호랑이가 왜 옷수거함을 부시고 가냐구요.”




옆에 있던 한 아저씨가 말한다.




“고무 재질로 해도 철 재질로 해놔도 어떤걸 해놔도 죄다 다 부셔놓고 가니.. 참 살다가 별일일세 그려..”




나이 지긋한 한 아저씨가..




CCTV를 해놓으면 뭘 해..


“호랑이를 잡아다 물어볼 거야 뭘 할거야..”


“내 참!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원..”




모두들 수군수군 거리며 부셔진 옷 수거함을 두고 자리를 뜬다.


제군과 단군은 차로 돌아가면서 단군은 담 뒤로 숨어있는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를 보게된다.


단군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하며..




‘저 여자 아까 낚시터 근처에서 봤는데 여기까지 온건가..?’


‘아무리 날고 뛴 다해도 금세 여기서 저 여자가 볼일은 없을 텐데..?’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단군이 낚시터에서 출발한곳부터 여기까진 불과 500미터는 족히 되었다.


차가 출발한 뒤 한사람이 두 장소에서 같이 볼 수 있다는 건 그 사람이 자동차 속도와 같은 속도로 뛰고 날랐다는 말이었다.


단군은 그때까지만 해도 “착각이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는 이쪽저쪽 눈치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제군은 단군에게 차에 빨리 타라 재촉한다.




“단군아! 안타냐..!”




단군은 차에 다가가면서..




“가자, 아빠..”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는 단군을 보면서..




“하아.. 이름이 단군 이라니..”




차가 출발하자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도 출발한다.


단군이 탄 차가 다리를 지나 주유소쯤 왔을까..?


신호를 기다리던 제군은 단군은 무심코 백미러를 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가 가픈 숨을 내쉬고 있었다.


단군은 백미러를 통해 이상한 듯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를 미간을 찌푸리며 지켜본다.




‘저 여자 아까 낚시터에서도 목장 근처에서도 보였는데..’


‘왜 자꾸 저 여자만 보이는거지..?’


‘착각이겠지..?’


‘사람이 어떻게 차를 따라 잡을 수가 있어..’




그때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는 단군을 본 것인지 보면서 살며시 웃는다.


단군은 눈이 마주치자 놀란 토끼마냥 눈이 동그래져선 시선을 회피한다.


단군이 탄 차는 신호가 바뀌자 출발하고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는 다시 쫒기 시작한다.


그렇게 집 앞 횡단보도 앞에 도착한 단군은 차에서 내려선..




“왜 아빠? 안들어가..?”




제군은 운전대를 잡은채 쿨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쿨러 가지고 집에 먼저 가있어라..”


“난 같이 일하는 삼촌들이랑 시마이사키 좀 하고 가마..”




단군은 쿨러를 꺼내들고는 콧방귀를 뀌며..




“시마사키.. 시마사키.. 맨날 술이야..”




단군이 문을 닫자 제군은 손을 흔들며 출발한다.


차가 자리를 뜨는 순간 단군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낚시터에서부터 시작해 목장 주변 그리고 주유소로 하여금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건 사람으로 변한 그 호랑이였던 것이다.


한적한 마을 도로가에 단둘만 놓여지게 되었다.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는 단군에게 다가오자 단군은 순간 주춤하며 후들거리는 다리로 뒤로 두세 걸음 물러선다.




“뭐.. 뭐야.. 다.. 당신..!”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는 단군을 싱글벙글 웃으며 바라보며..




“나 너 따라온다고 이빨 빠지는 줄 알았어..”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는 왔던 길을 손을 눈썹에 가져다 대며 경례를 하듯 멀리 보면서..




“와.. 적어도 6~7Km는 되겠는데..?”




단군은 그 먼 거리를 자신을 쫒아오던게 무서웠던 듯 말을 더듬으면서..




“뭐..뭐냐구..”




단군이 물어보자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천진난만한 얼굴로 말한다.




“나..?”


“나야 호랑이..”




자신이 호랑이라고 그 천진난만한 얼굴로 말하는 여자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런데 더욱 믿기지 않은건 그 여자의 오른손에 매어진 반지가 끼어진 손수건을 매고 있다는 것이다.


단군은 다가가 손목을 가로채선 자세히 살펴본다.




“이.. 이건..!?”




사람 모습을 한 호랑이는 단군이 자신을 알아보는 듯하자 웃으며..




“이제야 알아보나 보구만..”




단군은 길바닥에 놓인 쿨러를 잊은 채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이런 여자가 그 호랑이한테 가서 묶인걸 빼서 차진 않았을 테고 그 호랑이가 풀어버린걸 찬 걸까?’




단군과 사람 모습을 한 호랑이는 둘이 멀뚱히 쳐다보더니 단군은 쿨러를 챙겨들고는 집으로 향한다.


호랑이도 따라나서는데 단군을 따라나서는 호랑이의 걸음이 도통 이상하다.




“와!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지 세상 많이도 변했네..”




자신을 따라나서는 호랑이의 시선이 어색했던듯 뒤돌아선채 뒤로 걷는 단군은 호랑이를 본다.


호랑이는 내심 쑥스러운지 시선은 바닥으로 향하고 단군이 본 호랑이의 발걸음은 마치 디딤돌을 밟고 가는 조심스런 발걸음이였다.


자신의 발걸음이 이상하다는걸 느꼈는지 바라보던 단군의 눈을 피하고 단군은 멈추어 서선 바라본다.


걸어오던 내내 저 반지가 걸린 손수건이 자신 거라는 걸 떨치지 못했다.


단군은 여자의 모습을 한 호랑이를 뚫어져라 보더니 한마디를 내 뱉는다.




“너.. 정말 그 호랑이야..?”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단군이 화가 난 듯 살짝 삐진 말투로..




“이 사람이 속고만 살았나..”




자신의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팔목의 상처를 보여준다.




“이거 너가 내 상처보고 이 헝겊으로 묶어준 거잖아..”


“바보같이 인간 주제에 호랑이를 걱정해주더니 이젠 내 말도 못 믿는 거야..!?”




단군은 믿음반 의심반이였다.


날이 저물고 이대로 있다가 길에서 어머니라도 만나는 날엔 이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해질듯 했다.




“그럼 너 나 왜 따라온 건데..?”




단군이 던진 말에 호랑이가 내 뱉은 말은 콧방귀를 낄 수밖에 없었다.




“너 나랑 잤잖아..”




단군은 그 말을 누가 들을세라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런데..




“다른 인간들이랑은 달랐어.. 넌..”




나뭇잎을 머리위에 올려주며 간호해주던 그 호랑이가 맞는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걸 제멋대로 해석해버리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다른 인간들이랑은 다르다니 이해가 가질 않았다.




“뭐가 다른데..?”




단군을 똑바로 바라보던 호랑이는 이내 슬픈 눈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다른 인간들에게 팔아버리는 적도 있었고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었어..”


“그 인간들에겐 난 노리개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호랑이는 다시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단군을 바라보며..




“근데 넌 날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생각해줬잖아..”




“그! 그건..”




단군은 반박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진한 얼굴에 글썽이는 눈을 보자니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더 이상 이렇게 있다간 어머니를 만나던 마을 주민을 만나던 무슨 곤란한 상황이 나도 날법했다.


단군은 다시 발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호랑이는 다시 단군의 발길을 잡았다.




“나 너 따라갈레..”




단군은 앞길이 막막했다.


어쩌다 이런 요물이 나한테 들러붙은 건지.. 왜 하필 순진한 여자의 모습을 해서 마음 약하게 만드는건지..


그렇다고 대리고 살순 없는 노릇이었다.


단군은 한가지 묘책을 생각해 내는데..




“너 나랑 같이 다니고 싶어?”




호랑이는 순진한 얼굴로 좋아라 끄덕이며..




끄잉!




단군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주의를 빙 돌면서..




“그럼, 여기서부터 우리 마을 백바퀴를 돌아..”




호랑이는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더니..




“비올 거 같은데..?”




“왜? 싫어?”




호랑이는 고개를 절래 흔들며..




“아니 아니..”


“나 그거 하면 너랑 같이 다니게 허락해 주는거다.”




호랑이는 단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을을 돌기 시작했다.


단군은 그제야 한시름 놓을 수가 있었다.


단군은 집으로 들어서자 저녁을 준비하는 어머니를 볼 수 있었다.




“이제야 오니..?”


“아버진..?”




단군은 식탁에 쿨러를 내려놓고는..




“일하는 사람들이랑 또 술 먹으러 갔어..”


“맨날 술이야..”




어머니는 쿨러를 열고 잡아온 고기를 손질한다.




“몇 마리밖엔 안돼네..”




단군은 소파에 주저앉으며 티비에 뉴스를 튼다.


티비엔 날씨를 알려주고 있다.




“오늘 23시부터 시작해서 내일 정오까지 비가 오겠습니다.”


“서울 경기 지역은 10에서 40 대구는.. 대관령..부산..”




어머니는 단군을 불르면서..




“단군아 쿨러 씻어놔라..”




단군은 순간 생각에 잠긴다.




‘비가 온다는데 그 녀석 비가 오면 가던가 알아서 하겠지..?’


‘설마 정말로 마을을 100바퀴를 돌겠어..?’




“단군아! 씻어 놓으라니까..”




그제야 단군은 정신을 차리고서는..




“어.. 응!”




단군은 쿨러를 들고 화장실로 씻으러 들어간다.


단군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간다.


다음날 오후 2시경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마을회관까지 나온 단군은 그제야 사람 모습을 한 호랑이가 포기하고 갔다는 걸 안심할 수 있었다.


단군이 안심을하고 막 마을회관을 벗어날 찰나였다.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단군아!”




뒤돌아본 그곳에선 자신을 기다리며 해맑게 웃고 있는 호랑이가 있었다.


호랑이는 단군에가 달려오며 웃으며 말한다.




“단군아, 나 마을 100바퀴 다 돌았어..”


“이제 너 따라 다녀도 된다고 허락 해주는 거지..?”




‘이런,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다.’


‘하필이면 우리 마을에서 제일 간섭이 심한 할머니랑 같이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