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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프로이트는 말한다

2005.05.18 02:51

진향화 조회 수: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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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달빛만이 가까스로 그 얼굴을 내밀고 있는 좁은 방안에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 사람의 모습은 달빛으로도 비추어지지 않을 정도로 탁해 보였다.

‘끼으이이-익’

그가 밟고 가는 마룻바닥이 마치 죽기 전의 여자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벽마다 매달린 여러 가지 모양의 시계들은 자신을 뽐내듯 저마다
특색 있는 소리로 울어대고 있었다.
그는 수많은 시계 중에서도 하얀 색의 새가 달린 낡은 나무시계를 좋아했다.
단지 하얀 색 이라는 이유 하나 뿐이었다.

이윽고 방안에 들어온 그는 소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의자위에
자신의 낡아서 빛이 바래 버린 듯한 짙은 회색 코트를 벗어 놓았다.

‘땅’

그의 손에 차여져있던 백색 싸구려 시계가 낡은 소나무 책상과 충돌했다.
소나무책상은 너무 낡아서 인지 작은 시계와 부딪힌 충격에도 쉽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의 시계는 5 년 전 누군가가 그에게 선물 한 것이다.
그는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더 이상 기억나지 않았지만
분명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는 추측할 수 있었다.
그는 악세 사리를 몸에 차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백색의 싸구려 시계만은 예외였다.


밖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진 향화씨”

누군가 그를 불렀다.

‘끄그그그-그익’

마룻바닥이 이번에는 여자의 비명이 아닌 남자의 비명을 내며 울고 있었다.
그에게 나무 바닥은 여성과 남성을 모두 담아 두고 사는 것 같이 느껴졌다.

달빛이 지금 그의 방안에 들어온 사람의 얼굴을 부끄러운 듯 조심스럽게 비추었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168 정도 되는 키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 단발과 오밀 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진
편해 보이는 하얀색 반팔티에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었다.

여자는 자신을 김 도경이라고 소개 할 것이다.

“진 향화씨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수사 1과에서 근무 하고 있는 김 도경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을 김 도경이라고 소개 했다.

덧붙여서 수사 1과라는 말까지.

그에게는 이미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이미 상상 속에서 태평양을 향해 헤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앞으로 5분간 사건에 대해 말할 것이다.

그녀는 무언가 이번에 새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저번에 상상속 에서 태평양에 작은 별장을 운영하는 친구가 다시 올때는
최고급 와인을 준비 해놓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는 몹시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앞에서 열심히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여자를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사건을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진실을 읽어낼 수 있는
그런 눈을 가진 것이 아닌 것을 보아 그녀는 이 일에 신참 인게 분명했다.

그는 강 도경이라는 여자가 말하는 것과는 별개로 상상 속에서 태평양에 있는
조용한 작은 섬에서 최고급 와인을 홀짝거리며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진 향화씨?”

그녀는 그를 불렀다.
그는 태평양에서 한창 상어와 싸우고 있는 중이었지만 쉽게 상어를 이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워낙 다급하게 부르는 통에 상어는 버려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진 향화씨?”

그녀가 그를 다시 한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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