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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그 많던 붕어빵 노점상은 어디로 갔을까?

2010.11.09 08:32

권비스 조회 수:266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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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겨울이 너무 좋다. 선천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 더위를 많이 타고, 추위를 안 타기도 하고, 어찌하다보니 행복한 추억들 대다수의 배경이 겨울인것도 그 이유에 한 몫한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오뎅이나 호떡 붕어빵 국화빵같은 겨울철 길거리 음식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제는 입동이였다. 겨울의 시작, 추위가 문턱까지 찾아왔다는 날이다. 그리고 그런 우리 조상들의 지혜의 힘 입어서 인지 오늘의 날씨는 정말 겨울이 다됬구나라고 느낄 정도였다. 이런 날씨 때문인지, 오늘은 붕어빵이 너무 먹고 싶더라. 그래서 수뇌부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붕어빵을 사고자 일부러 붕어빵 노점상이 있을만한 거리로 돌아 갔다. 하지만 어찌된게 단 하나의 노점상도 보이지 않더라.


 


 불과 몇년전의 성서거리는 노점상의 천국이었다. 10m 남칫하는 거리로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몇년전에있었던 대대적인 노점상 단속 이후로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렇게 가끔식은 한 곳도 찾아 볼수 없는 비극이 일어 났다.


 


 슬펏다. 최근 나는 큰고개에 왕래하는 일이 많아졌다. 나의 사랑스러운 애인이 그곳에 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연히 그 곳의 호떡집 아줌마와 알게되어 살갑게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호떡집 아줌마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주부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간 딸이 있고, 이제 막 대학생이되어 군대 갈 준비를 하고 있는 나와 동갑의 아들이 있는 평범한 주부. 이 호떡집 아주머니도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오게될 딸의 결혼을 위한 자금,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상되어가는 아들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으리라.


 


 그래서 너무 슬펏다. 이 나라의 평범한 주부가 지극히 평범한 이유로 거리로 나왔지만, 국가에서는 이들의 평범한 삶을 법이라는 명분으로 금지시켰다. 지극히 평범한 삶도 지켜주지 못하는 이 나라.


 


 부끄러웠다. 나는 언제나 성서거리에서 만큼은 어깨를 펴고, 목을 빳빳히 세우고 세상을 다 가진 남자처럼 걸어 다녔다. 이 곳에는 내 소중한 사람들이 있고, 내 소중한 추억들이 있다는 자부심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오늘 붕어빵집을 찾지 못한 나는 어깨를 펼 수 없었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지금과 같은 이런 부조리를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겨울의 거리를 무표정한 얼굴로 걷는 수많은 사람들은 이 부끄러움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실제로 사회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어르신들은 이 부끄러움을 아시는가?


 


 씁쓸한 마음으로, 담배를 꼬나물고 돌아오면서 나는 생각했다. 늘 생각해오던 대로 반드시 바꾸리라.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불행할수도 있는게 우리 인간이다. 그게 바로 사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소한 그 부정적인 것들의원인이 국가가 되서는 안된다. 모두가 행복 할수는 없지만, 최소한 국가로 인해서 불행이 오지 않는 그런 세상. 내가 바라는, 내가 만들고 싶은 그런 세상. 반드시 바꾸어 보리라.


 


 아! 붕어빵이 너무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