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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암사마귀(上)

2010.11.15 06:26

물망초 조회 수:457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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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생각해봐도 '나' 라는 인간은 어느방면으로 보나 구제불능의 잉여인간이다. 누구나나 한가지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는데, 나는 장애가 있어서인지 남들에 비해 독특한 특징이없다. 그러는 내게 유일하다시피 힘이 되주는 존재가 있으니, 그게 바로 나의 아내 이유정이다. 유정이에 대해서 한마디로 축약해서 말하자면, 그녀는 천재다. 대학교도 일류중에 일류인 S대학교, 거기에서도 두뇌의 정상급들이 간다는 의학과를 4년 졸업하고 박사학위까지 딴 여자다. 가끔 보면 나의 아내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그야 말로 현대사회의 발전된 여성상을 대표하는 인물로 실제로 그녀는 부산지구 여성위원회의 부장직을 맡고 있을 정도로 사회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존재다. 그에 비해서 나는 전문대에 현재는 한 N중소기업의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내게는 과분하기지한 그녀. 그녀와 나의 관계는 그야말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어리석고 멍청한 내가 원하고 원하던 일이다. 옛날부터 나는 내가 멍청하면 나의 동반자라도 영리하면, 나의 인생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나의 상상대로 내 인생은 유정이덕분에 대단히 풍족해졌다. 그런의미에서 이렇게 어리석고 멍청한 동생에게 이런 참한 여자를 소개시켜준 형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형인 김성진은 유정이와는 다른쪽으로 천재다. 그는 그녀와 같은 S대학교 출신으로 물리학과 4학년을 마치고 현재 교수를 하고 있다. 요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이론에 입각한 양자물리학분야에 관한 반박을 토대로 논문을 발표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에 따르면 고양이따위는 물리학에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철학은 싫어한다. 실제성이 없는 뜬 거품은 다 걸러내버리는 게 그의 과학자로서의 특성이다. 유정이는 이런 형을 대단히 좋아해서 지금까지도 그를 잘 따르는 편이다. 가끔은 질투가 날 정도로 친해져서 형에게 화를 낸적도 있다. 하지만 어찌 피가 통하는 형제끼리 심하게 싸울 수 있단 말인가. 무엇보다 유정이와 나를 도와준 큰 장본인이 형이다. 형에게 감사해야지.


 


나는 지금 나의 9살난 여자아이인 윤지랑 같이 TV를 보고 있었다. 윤지는 유정이와 나에게 있어서 아주 소중한 존재이다. 단순히 부모의 자식이기 떄문이 아니라 윤지가 고생해서 낳은 아이이기 떄문이다. 유정이랑 결혼하고나서 3년만에 낳은 아이이다. 솔직히 3년동안이나 아이를 못 낳는 동안에는 나나 그녀에게 문제가 있는 줄로만 알았지만, 그녀의 진단에 따라 괜찮다고 했더니 정말로 3년만에 아이가 생기게 된 것이다. 그 동안은 도대체가 어떤 이유떄문인지는 몰라도 지금와서는 어찌되도 사랑스러운 아이인 것이다. 그러던 중에 같은회사의 친구녀석때문에 이 아이에게 한가지 의문이 생겨버렸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지만 생각하게 되버렸다. 바로 이 아이가 정말 내 아이인가.


 


솔직히 이런 의문은 항상 내게 제시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별로 신경은 안쓸지도 모르지만, 나는 항상 이것이 걸렸다. 왜냐하면 윤지의 행동이 지나치게 이상했기 때문이다. 윤지보고 나한테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면 고민한다. 어쩔떄는 아저씨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나를 낯설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의 아버지인 나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이것에 대해서 술을 마시며 의사인 친구녀석에게 말을 했더니, 친구는 진지하게 상담을 해줬다. 정 불안하면 아이의 머리카락만 몇개가지로 오라고 애기를 했다. 그러면 DNA검사로 친자인지 확인할 수가 있단다. 나의 쓸데없는 고민을 해결하는 데 이보다 분명한 것은 없어 보였다.


 


 


TV를 보던 중에 아이가 피곤했는지 잠이 들었다. 나는 그틈을 잡아서 아이의 머리카락 몇개를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무엇인가 죄책감을 느끼고서 친구녀석에게 찾아갔다. 친구녀석은 몇일 후에 다시오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애기를 했다. '몇 일 후면 나는 편해질 수 있어.' 나는 안도해버렸다.


 


그리고 몇일 후에 결과가 나왔다.


친구는 내게 검사표를 건내주었다. 무엇인가 복잡다단한 것들이 써진 종이를 보고나서 퍼센트가 나와있는 종합표를 보았다. 아......아뿔사. 윤지는 내 아이였다.  유정이와 내 사이에서 낳은 내 아이였다. 3년만에 낳은 사랑스러운 나의 윤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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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