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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Seven Stars

2010.08.14 02:11

乾天HaNeuL 조회 수:195 추천:3

extra_vars1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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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뜨거운 햇빛이 내려쬐는 한 여름이었다. 오늘은 말복인지라 폭염주의보가 곳곳에 내려진 상태였다. 사람들은 속살이 상당히 드러나는 옷들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고, 또 손에는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다.




  “에고 늦었네.”




  한 청소년이 열심히 인파를 헤치면서 목적지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교복을 입고 있는 걸 봐서는 학생인 것 같았다.


  거친 햇볕에 피부가 탄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짙은 살색을 가진 아이였다. 머리는 스포츠 타입으로 완전히 밀어버렸고, 어린 아이의 모습이 채 벗어지지 않은 천진난만한 얼굴을 가졌다. 오뚝한 코, 커다란 눈망울, 여린 눈썹, 호리호리한 체구 등, 남자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다면 여성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소년이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헥헥헥.”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그는 등을 구부린 채 무릎에 손을 올려놓고 거친 숨을 내몰아 쉬었다. 그곳에 서있었던 다른 여섯 명은 그런 그를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바라보고 있었다.




  “너 참 늦었다.”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네 녀석이 청소 당번 안 빼먹었으면, 나도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아! 그랬지 참.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하지만 말이야, 나무 위에 있던 다람쥐 한 마리가 나를 애타게 부르고 있었는데, 그 애절한 도움을 어떻게 거절했겠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 나무 위로 올라가 있었지 뭐야. 하하하.”




  그에게 처음으로 말을 건넨 사람은, 그와 동일한 교복을 입고 있었다. 같은 학교, 같은 반, 그리고 같은 자리에 앉고 있는 절친한 친구였다.




  “학생회장이나 되는 녀석이 회의도 빼먹고 말이야. 하여간 너랑 엮인 지난 6년간이 암울하기 짝이 없다!”


  “하하하, 뭘 그런 칭찬을.”


  “칭찬 아니거든?”




  쑥스러워 하면서 뒷머리를 긁적이고 있는 그 아이 덕분에 혈압이 올라간 그는 주먹을 쥐고는 있는 힘껏 녀석의 뒤통수를 냅다 갈겼다.




  “악!”




  하지만 녀석의 머리가 사람의 머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즉 돌을 넘어선 금강석 수준의 강도를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괜히 아프기만 했다. 덕분에 그는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의 주먹을 호호 불어가면서, 아픔을 달래려고 했다. 얼마나 아팠는지, 눈물이 찔끔 흘러나올 정도였다.




  “야 이것들아. 너희들은 오늘의 주인공이 내가 보이지도 않는 거냐? 너희들 연병장을 토끼뜀으로 하루 종일 뛰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이것들을 그냥 확!”


  “추, 충성!”




  개중에 예비군 군복을 입고 있던 한 청년이 화를 내자, 그 둘은 급히 군인들이 하는 것처럼 경례를 올렸다. 그러자 그 청년은 만족한 웃음을 얼굴 가득히 떠올리면서, 그 둘을 동시에 껴안았다.




  “보고 싶었다, 이것들아.”


  “하하, 저도 형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대해서 유일한 낙을 잃어버린 거 아니에요, 가름이형?”


  “응? 뭐라고, 기수야?”




  가름이라 불린 청년이 눈을 가늘게 뜬 채, 기수, 즉 여자 아이처럼 생긴 아이를 바라보자, 두려움을 느낀 기수는 손을 내저으면서 뒤로 살짝 물러섰다.




  “뭐 앞으로 합법적으로 총을 다루기는 힘들겠지만, 그런 건 어차피 모조품으로 집에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있으니 상관없지. 게다가 집에 가면 각종 무기들도 많고 말이야. 내가 군대에 가있는 동안 어머니가 그걸 싹 버리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을 했지 말이야. 하지만 뭐 그래도 몽땅 그대로인 거 같으니 얼마나 좋아?”




  “밀리터리 오타쿠 같으니.”




  가름이 옆에 서있던, 한 여성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 여성은 안경을 끼고 있는데다가 손에는 커다랗고도 무거운 책을 한 권 들고 있어서, 매우 지적인 사람으로 보였다. 게다가 얼굴에 미소라곤 존재하지 않아서, 뜨거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찬바람이 휙휙 불어 나오는 것만 같았다.




  “뭐 불만있수, 누님.”


  “아니 없어. 네가 밀리터리 오타쿠인 거 하고 나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다는 것 정도 그도 금방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 분위기를 금세 알아차리고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지만, 소리 내어 웃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연장자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오늘은 나의 제대 날을 기념하는 날이잖우? 그런데 그렇게 정오부터 입을 쭉 내밀고서 불만을 있는 대로 늘어놓는 건 또 뭐요?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하면 되잖수!”


  “불만? 그런 거 없는데.”




  마치 칼로 무 베듯이 단칼에 말을 끊어버리는 그녀의 반응에, 가름이는 순간 열이 났다. 그러나 어쩌겠나. 그녀는 여성인데다가, 자신보다 나이도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손을 댈 수도 없었다.




  “설마 누님. 아직도 그 일 때문에 열 받은 건 아니겠지? 그거 벌써 몇 년도 더 된 일이고, 내가 한 짓도 아니고, 아무 일도 없었잖아!”


  “응? 뭐라고?”


  “애당초 잘못을 한 것은 루리 누나 쪽 친구들이 누나를 골탕 먹이려고 내 망할 친구 작자들과 공모해서 일 저지른 거잖아! 나는 그 때 술 퍼먹고 기절한 상태였다고! 오히려 누님 쪽이 정신이 붙어있었다고 들었는데, 그걸 왜 나한테 계속 화풀이야!”


  “나 화풀이 한적 없는데.”




  뜨거운 웅변과 더불어 차가운 대답이 설전이 되어 오가고 있었다.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알 수가 없어서 서로를 바라만보고 있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나가던 행인들이 자신들을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웃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사람들 중에는 ‘부부 싸움인가?’, ‘사랑은 싸움과 함께 커가는 법이지.’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저기, 우리 이제 그만 슬슬 가야 되는 거 아니에요. 기차 시간이 거의 다 된 거 같은데.”




  기수가 슬쩍 손목시계를 본 다음에 그 둘의 눈치를 보면서 말을 꺼냈다. 이제 곧 기차가 출발할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급히 기차역으로 들어가야 했다.




  “에라이 모르겠다! 오늘 질펀나게 먹고 마시자! 태우 너, 술은 있는 대로 사왔겠지?”


  “그게 형, 오늘 미성년자인 이 아이들도 같이 가는 바람에 술은 안 샀어.”


  “뭐라고?”


  “그러니까 먹고 마실 술이 없다고.”


  “너 또 성직자 같이 행동할래?”


  “엥?”




  기수의 화살이 태우라고 불린 청년으로 향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성직자의 분위기, 즉 뭔가 위엄이 있고 신성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고 있는 청년이었다. 이제 막 이십 줄에 접어든 것 같은 앳된 모습에다가 무표정하지만 여린 미소를 띤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너는 내가 친히 오늘 교육을 해주지. 다음 타자는 너잖아. 네 녀석이 군대에 끌려가서 혹독한 교육을 받기 전에 내가 친히 너를 단련시켜 주마. 그리고 너희 둘도 오늘 철저하게 교육시켜주지. 나의 교관으로서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오늘 화려하게 보여주겠다!”


  “엑!”


  “저, 저기 형, 그건 좀 사양을!”




  가름이의 폭탄선언에, 그 해당 사항이 되는 세 명의 남자들은 바짝 쫄아서 그에게 매달리려고 했다. 하지만 가름이는 어느새 총알같이 역으로 향해 달려 나가고 있었다. 들고 갈 짐도 많은데, 단 하나도 들지 않은 채로 말이다.




  “형! 짐 하나라도 들고 가야, 아, 또 당했네.”


  “어차피 시간도 없으니 대충 다 들고 가자.”


  “아, 오늘도 지옥 같은 하루가 되겠구나. 하느님, 제발 살려주세요.”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는 태우였다.




  “빨리 가자.”




  저 멀리 뛰어가고 있는 가름이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루리가 한숨을 길게 내쉰 다음에, 옆에 놓여 있는 가방을 들면서 말하였다. 그러자 급히 기수가 그녀의 가방을 빼앗아 자신이 들었다.




  “누나는 그 책도 무거워 보이는데, 이건 제가 들고 갈게요.”


  “고맙다.”


  “그런데 그거 무슨 책이에요? 엄청 무거워 보이는데.”


  “아, 이거? 식물도감이야. 약으로 쓰는 식물만 모아 놓은 건데, 그래도 엄청 두껍네.”




  그 말에 기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식물도감? 그것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크기와 두께, 그리고 무기를 자랑하는 책을? 뭔가 앞뒤가 맞지 않지만, 그래도 그것이 그녀의 버릴 수 없는 성격임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짐을 대충 든 그들은 급히 가름이가 뛰어간 방향으로 향했다. 저 멀리 가름이가 열심히 기차역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이 다시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에?”




  달음박질을 하던 기수는 뭔가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엄청난 인파가 그들 주변에 있었는데, 지금은 자신들을 제외한 그 누구도 주변에 없었다. 거기에 더해서, 오늘은 휴가철의 피크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어제 뉴스에서 봤는데, 기차역에 사람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되었다.


  앞에서 쏜살같이 뛰어가던 가름이도 뭔가 이변을 깨달았는지, 멈춰선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게 뭐야.”




  가름이의 눈동자가 엄청나게 커졌다. 바로 자신의 앞에 벌어진 희한한 일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형, 왜 그래?”




  뒤에서 쫓아오던 기수 일행이 마침내 가름이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도 가름이처럼 희한한 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뭔가 검은 구형의 물체가 그들의 눈앞에 있었다. 크기는 대략 포도알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블랙홀처럼 주변의 있는 것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크기가 천천히 커져나갔다.


  기수는 자신의 들고 있던 짐을 바닥에 내려놓은 채 천천히 그 물체를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중간에 가름이가 그를 제지하고 막아섰다. 아직 군인의 틀을 벗어나지 않은 그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한 것이었다.




  “저, 저기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어려 보이는 두 명의 소녀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그녀는 가방 속에 집어넣었던 휴대폰을 꺼내서 경찰에 연락을 하려고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휴대폰에는 ‘통화권 이탈’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포도알 크기만 하던 그 검은 공이 사과 만하게 커졌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몸을 휘감고 지나가는 엄청난 바람을 느낄 정도가 되었다.


  위험을 깨달은 그들은 급히 그곳을 벗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뒤로 돌아서지도, 뒷걸음질 치지도 못했다. 아니 바닥에 그들의 발이 붙은 것 마냥 아무 곳도 갈 수가 없었다. 겁에 질린 그들은 서로를 바라만 보면서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머리를 열심히 굴리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초자연적인 일인데다가, 그들의 생각과 상상의 범주를 벗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망할! 오늘 일진이 더럽더니만!”




  가름이의 거친 음성이 그들의 귀에 들리자마자 그들은 서서히 그 미지의 물체로 끌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자신들의 몸보다 더 커진 그 이형의 물질은, 주변의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싫어!”


  “으악, 빨려 들어간다!”




  아비규환이라는 것은 아마도 이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다들 어떻게든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제일 먼저 가름이를 시작해서, 그들 일곱 명 모두가 그 검은 물체에 빨려 들어가는 데에는 채 일 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기수를 비롯한 그들 모두는 정신을 잃은 채, 뭔가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검은 구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르르 사라졌고, 대신에 엄청난 인파가 그곳을 완전히 메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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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냐...


 


흠냐...........


 


시작이오.


 


음.. 그렇다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