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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기타 빵집의 사탕

2010.09.08 09:14

idtptkd 조회 수:259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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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탕을 50% 할인해서 판다는 거죠?”
“응, 이번 일주일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빵집’에서 뭔 일인지, 사탕을 할인하겠다고 하는 거였다. 점장은 본사에서 내려온 지시라면서 ‘재고처리 차원인가?’라고 의문스러운 표정을 했지만, 별로 내가 신경 쓸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사탕 따위 계산대 옆에서 조그맣게 팔고 있을 뿐이었으니까.
“어서 오세요.”
 아침부터 손님 한 명이 왔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었지만, 어딘가 허한 표정이 아침을 안 먹은 것 같았다. 저런 손님은 자주 보니까, 보통은 샌드위치 코너로 간다는 것도 안다. 손님은 내 기대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샌드위치 코너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동료 것까지 사는 건지, 종류별로 샌드위치를 가지고 왔다.
“적립.”
 결제할 카드와 통신사 할인카드를 건넨 손님을 그렇게 말했다. 나는 능숙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만사……”
“잠깐!”
 만사천오백원이라는 정확한 금액을 말하기 전에 손님은 갑자기 매서운 눈으로 계산대 옆에 사탕을 봤다. 단순히 글씨를 잘 쓴다는 이유로 어필해서 들어온 내가 쓴 ‘50% 할인 중~!’이라는 작은 팻말이 꽂힌 사탕들을 보고 있었다. 사려는 건가.
“왜 사탕을 할인하고 있지?”
“네?”
 반말하는 손님이 그리 드문 것은 아니니까, 반말에는 놀라지 않았지만, ‘왜’냐고 묻는 거에는 좀 당황스러웠다. 아침에 나도 점장에게 들었을 때 생각했던 거긴 했지만, 의외로 그딴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이벤트 중입니다.”
“아니, 그런 거 말고. 왜 빵집에서 사탕을 할인 하냐고.”
“예?”
 아니, 빵집에서 사탕을 파는 걸로 태클을 받으면 모를까, 빵집에서 사탕을 할인해서 팔겠다는데, 그게 무슨 그리 큰 문제인가? 나는 손님을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익숙한 손님이 아닌 걸 봐서는 자주 오는 것 같지 않은데, 왜 여기 와서 그런 질문이나 하고 있는 걸까?
“그거야, 손님들에게 맛있는 사탕을 권해드리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서비스 정신이라는 건 이런 거다. 그렇지만, 손님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어, 어쩌라고! 그런 건 본사에 직접 문의하던가!
“그러면 다르게 묻지, 어째서 ‘이 가게만’ 사탕을 할인해서 팔고 있지?”
“손님, 사탕 할인 이벤트는 오늘 시작되어서 다른 가게에서 살짝 늦어지고 있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니, ‘이 가게만’하고 있어.”
 뭐야, 이 손님. 기분 나쁘게.
 그렇지만 표정과 말은 삼켰다. 괜히 그랬다가, 저런 인간이 문제라도 일으키면 피곤해지니까. 나는 나름 머리를 굴렸지만, ‘본사에서’ 몇몇 지점만 지정했다고 할까했다가, 왜 이 지점이 지정됐는지를 물을 것 같아서 관뒀다.
“죄송하지만, 저도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
 그 인간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면서 할인 중인 막대 사탕 하나를 잡아서 계산대로 올렸다. 나는 그 사탕까지 같이 해서 계산했다. ‘안녕히 가세요’라는 말에도 그 인간은 아무 말 없이 갔다. 그 날 이후로 나는 매일 아침 기분 나쁜 일이 시작되었다.


 다음 날에는 그 인간은 아침부터 빵을 무조건 5종류씩 사서는 계산대에서 사탕을 하나 추가해서는 ‘왜 사탕을 할인하지?’라는 말을 묻고, 내가 했던 대답을 또 하면 ‘이 가게에서만 하고 있어’라고 화를 내면서 가는 거였다. 생각해보니, 첫 날도 샌드위치를 다섯 종류를 사갔었다.
“완전 미친놈이라니까요!”
 나는 일주일째가 되는 날, 그 인간은 똑같은 짓을 저지르고는, 또 ‘이 가게에만 하고 있어!’라고 비명 비슷하게 지르고 나서, ‘저도 잘 모르겠네요’라는 대답을 했다가, ‘한심하긴’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폭발해버렸다. 점장님이 오자마자,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상하네. 아, 그러고 보니 나 다른 지점에도 물어봤는데, 우리 지점에만 사탕 할인을 하고 있어.”
“예?”
“특별히 사탕 판매가 적은 편도 아닌 것 같던데, 왜 우리만 그럴까?”
“그런 걸 어떻게 알아요! 제발 본사에 전화해서 할인 판매 그만하자고 하면 안돼요?”
“안 돼, 이미 보조금 받았어.”
 나는 또 다음날 출근해서는 온 세상을 우울함을 다 짊어진 인간마냥 구석에 쳐 박혀서 그 인간이 안 나타나기를 기대했다. 그렇지만, 내 기대를 이번에는 꼭 부흥하듯이 그 인간은 첫손님으로 나타났다. 나는 간신히 울 것 같은 것을 참으면서 일어났다.
“어서 오세요”
 그 인간은 또 깐깐히 쳐다보더니 빵 다섯 종류를 골라서 계산대로 왔다. 나는 간신히 화내는 걸 참으면서 빵을 계산하고 있자, 그 인간은 평소와 똑같이 카드와 통신사 할인카드를 내밀었다.
“적립”
 언제나처럼 말이 짧았다. 나는 ‘네’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왜 사탕을 할인하고 있지?”
“이벤트 중입니다.”
“왜 빵집에서 사탕을 할인 하냐고.”
“본사에서 지시했어요.”
“그러면, 도대체 왜 이 가게만 할인하고 있는 거지?”
 그 질문을 하면서, 그 인간은 아주 자연스럽게 막대사탕 하나를 계산대 위에 올렸다. 나는 결국 큰 소리로 외치고 말았다.
“점장님께서 보조금을 이미 받으셔서 할인 중이예요! 됐어요? 됐냐구요! 도대체 일주일째 사탕 할인을 왜 그렇게 확인하는 거죠?”
 소리를 질러버리고는, 이제는 짤려도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일주일이나 견뎠으면 한계다. 내가 거의 울 듯 한 표정을 하고 있자, 그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거야.”
 그런 말을 하고는 나를 쳐다봤다. 나는 도대체 뭔 소리냐는 듯이 그 인간을 쳐다봤다. 그 인간은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더니 ‘계산’이라고 말을 하면서 계산대를 가리켰다. ‘너에게 팔 빵따위 없다!’고 외치고 싶었지만, 계산대 위에 올라온 그 인간의 명함을 보면서 조용히 계산을 하고는
“팔천이백원입니다”
라고 밖에 말을 못했다. 망할, 본사에서 나온 놈이었다.
 그 놈은 만족했다는 듯이 돌아갔다. 나중에 안 것은 ‘보조금’을 빼돌리는 지점들이 많아져서 제대로 시행되고 있나를 확인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이라는 거였다. 그것도 점장님을 통해서 들었다. 나의 일주일치 스트레스 덕에 우리는 ‘모범 지점’으로 선정되었지만, 나는 빵집을 당장 쉬고 일주일동안 그 놈이 남긴 명함에 욕문자를 보냈다. 처음을 당연히 이렇게 시작했다.
「사탕이나쳐먹어라」
 일주일간의 휴가가 끝나고, 점장님한테서 ‘그 사람, 해외로 파견되었대’라는 말을 듣고는 다시 빵집으로 복귀했다. 나는 할인판매 기간이 끝난 사탕을 쳐다보면서 ‘다시는 안 시달리겠지?’라는 생각으로 웃으면서 있었다.
 손님이 들어오자 환하게 웃으면서
“어서오, 악!”
 미처 ‘어서 오세요’를 하기 전에 나타난 손님의 형상은 그 놈이다! 그 놈이었다! 나는 계산대 옆에 있던 사탕을 그 놈에게 내던지고 말았다. 그 놈은 오늘은 아침을 먹었는지, 이전보다 덜 피곤한 모습이었다.
 그 놈이 점점 계산대로 다가오자 나는 ‘오지 마! 오지 마!’를 외치면서 떨고 있었다. 점장님은 화장실을 간 건지 내 비명에도 반응하지 않으셨다.
 그 놈은 내가 던졌던 사탕들을 다시 계산대에 올려놓더니 깨진 것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일주일 전처럼 카드와 통신사 할인카드를 내밀면서
“적립”
이라고 말했다. 내가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니까, 그 놈은 한숨을 쉬더니 ‘한심하긴’이라고 내게 똑똑히 들리게 고개를 돌린 채 말했다. 내가 화가 나서 똑바로 쳐다보자
“일주일간 괴롭힌 사과의 의미로, 깨트린 사탕들은 내가 사도록 하지.”
라고 말했다. 그러자 난 갑자기 순한 양이 되어서 계산하고는 조용히 ‘만이천원입니다.’라고 읊조렸다. 그 놈은 깨진 사탕을 내려다보다가 나를 한 번 쳐다보고는
“먹어”
란 말을 남기고는 가버렸다. 나는 그 놈이 사준 깨진 사탕들을 뜯어 먹으면서, 의외로 그 놈도 그렇게 악덕한 놈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멍청한 생각을 했다. 이게 사탕의 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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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에 관한 엽편입니다!


 


평소쓰던 엽편보다는 2~3배정도 긴 길이지만-_-;;


'대사'를 좀 더 써보자라고 쓰기시작하니까,


끝 맺을 게 잘 없더라고요ㅠ 하아


 


그러다보니 좀 길어졌지만요;;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