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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뱀신교주 잡념집 - 빨간날

2010.05.20 05:06

뱀신의교주 조회 수:409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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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군대 후임에게 개천절이 며칠인지 아냐고 물어본적이 있다.


"개천절. 그거 11월에 있지 않습니까?"


기가찰 노릇이다.


개천절은 모른다 치자. 하지만 주위에 이런걸 모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게다가


"6월 6일 빨간날입니까?"


라는 질문. 애초에 일단 6월 6일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또 생각나 질문을 해봤다.


한글날은 언제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글날은 빨간날이 아니니 모를테지. 아 그러면 식목일과 제헌절도 이제 검은 날이니 잊히겠구나.


그럼 아무도 그날 국기를 안달겠군.


사실... 빨간날이라도 요즘 국기를 다는 사람은 드물지만.


그런 현실은 아마 10년전부터 찾아왔는 것같다. 왜냐면 나조차도 국기다는 날은 다 알아도 집에 국기를 안달았으니까.


그리고 하나둘 잊혀져가는거지.


 


TV에서 이런 주제로 가끔 인터뷰하면


사람들은 대개 공휴일이 무엇을 위한 날인지, 혹은 그 날이 며칠인지 개념이 애매모호한 사람이 많다.


솔직히 TV에서 그냥 모르는 사람만 골라 편집한 것이리라.


이렇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멀쩡히 4년제 대학까지 다니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주위에 이런 사람이 많았다.


역시 내가 안다고 남들도 다 알꺼란 생각은 금물이었다.


충격이면서도 사람들의 대한 믿음이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를 맞은 인터뷰에서도


안중근 의사가 도시락 폭탄 던졌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 나라의 교육현실이라기 보다.. 이 사람들 위인전은 읽나. 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제 그날 쉬나 안쉬나.


그것 하나뿐이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 지쳐 사람이 변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우리는 너무 중요한 것을 잊어가는 것 같다.


 


현충일에 묵념 싸이렌이 울릴 때 묵념해본 것이 언제적 얘기더라.


순수했던 초등학생 때는 그렇게 했었다. 국기도 달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그러면서 개천절이 며칠인지도 모르는 녀석보단 낫지!


라고 자기 만족밖에 못하는 것이 나의 지금의 참모습이다.


 


우리는 이러면서도 스스로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애국자는 분명 맞다.


우린 우리 나라를 좋아한다.


2002년 월드컵 때 모두가 거리로 뛰쳐나와 응원을 한 것을 보아도


김연아 선수의 신기록 달성에 모두가 열광한 것을 보아도,


비와 같은 월드스타 탄생과, 한류 드라마, 가수들의 아시아 진출을 보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을 보아도,


우린 분명 애국자다.


 


하지만 좀 더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우리집 옷장속에 곱게 모셔진 태극기가 허공에서 다시 한번 펄럭이고 싶다고 기도한다.


우리 미래의 후손들이 설날마저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선


우리는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