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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뱀신교주 잡념집 - 벌레

2010.05.18 05:02

뱀신의교주 조회 수:484 추천:1

extra_vars1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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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벌레들이 유난히 많다.


그래서 어렸을 땐 친구들과 함께 집근처 공원에 곤충을 채집하러 놀라나가곤 했다.


아침부터 잡기 시작해도, 끊임없이 벌레들이 발견되었기에, 한번 곤충채집을 나서면 해가 져물때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었다.


 


하지만 이제 그많던 벌레를 도심에서 찾아보긴 힘들다.


그 흔하던 잠자리나 매미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모기나 바퀴벌레는 예전보다 더 늘고, 매년 더 일찍 모습을 드러내는데,


다른 곤충이나 벌레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옛날엔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를 잡아보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도심속에서 그런 것을 찾을리는 만무하다.


그래서 곤충 박람회에서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제는 슬프게도 그런 희귀 곤충뿐만 아니라,


참매미 같은 도심속에서도 시원하게 맴맴 울어되던 그런 친근한 곤충들도,


곤충박람회가 아니면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니, 곤충 박람회에서도 박재밖에 보지못할지도 모른다.


 


도시 아이들이라면 이름조차 생소할 게아재비, 장구애비, 송장헤엄치개 같은 물에 사는 곤충이 풍부했던


공원의 연못도 이제는 시멘트로 메워져 종적을 감추웠다.


게아재비와 장구애비를 같은 날에 잡은 날, 꼬리에 대롱을 붙잡고, 둘을 싸움 붙이며 재미있어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돋아나는데,


이제는 물에 사는 곤충이라면 기껏해야 소금쟁이가 끝이다.


그렇게 어렸을때부터 잡아보고 싶었던 물방개를 잡아보자는 꿈도,


이제는 정말 이루지 못할 꿈으로만 남을 것이다.


 


매년 지구의 온도는 높아져만 가고,


많은 생물들이 모습을 감쳐간다.


그리고 사람들도 변해간다.


이제 아이들은 곤충이 친구가 아니다.


아니, 그런 곤충이 없기에 더 게임같은 것에 매달려 동심을 잃어 가는지도 모르겠다.


인공정원을 만들어 곤충을 넣어놓고 매일매일 관찰하던 그런 나의 이야기에


아이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게임에서 몇 킬을 했다고 하면 귀를 기울인다.


 


우리 모두 가을밤이면


울어되는 귀뚜라미나 풀벌레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도 좋으련만,


이제 우리 귀에 들리는 것은 밤도시에 울려퍼지는 시끄러운 자동차의 굉음뿐이다.


 


흙속을 뒤지며 땅강아지를 찾고,


풍뎅이를 잡다가 금풍뎅이를 발견하면 뛸듯이 기뻐하고,


사마귀에게 물리면 사마귀가 생긴다는 뚱딴지같은 소리에 겁에도 질려보고,


방아깨비의 방아찧기를 보며 놀고,


매미를 잡다가 매미 오줌에 혼줄이 나보고,


그런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만 여기서 글을 접는다.


도심속의 우리 곁에도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