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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경계심의 가운데에서

2009.03.01 06:57

negotiator 조회 수:691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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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고양이들을 보면 이상한 생각이 들곤 할 것이다. 왜 차 밑이나 풀숲 사이로 기어다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갑자기 얼어붙은듯 멈춰설까? 짐승이니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야생 동물이다보니 인간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고민을 해보지 않고선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헌데 잘 생각해보면, 그다지 어려운 질문만도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고양이에게 인간의 존재는 하나의 자극이다. 이로울지 해로울지 알 수 없기에 끝없이 갈등을 하게 만드는 자극과 같다. 실제로 고양이와 시선이 마주쳤을 때, 움직이지 말고 그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고양이 역시 꼼짝도 않고 우리의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세세하게 살펴봄을 알 수 있다. 분명 그 털복숭이 짐승은 저 이상하게 걷는, 덩치 큰 생명체가 날 해치진 않을까, 혹은 같은 동네의 다른 고양이들에게서 소식을 전해듣고 저 생명체가 나에게 먹을 것이라도 하나 던져주지 않을까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손만 내밀어도 고양이는 내빼기 일쑤이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려는 행위를 공격적으로 받아들려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치는 것이다. 이후, 아마 고양이는 인간이란 자극에 대한 첫인상에 놀라 그 이후로 인간을 가까이하려 들지 않으리라.


 


 고양이가 처음으로 인간과 접하듯,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처음 보는 음식을 먹어보고, 처음으로 어떤 일을 해보고, 그리고 처음 보는 누군가를 만난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새로운 것들을 접하면서 성숙해가고 풍부해진다. 새로운 자극은 이로운 것이 될 수도 있고 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 유익하고 말고를 떠나서 확실한 것은, 그 어떠한 자극도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새벽형 인간이 되거나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은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다. 반면, 음주나 흡연은 분명히 나쁜 습관이며 경우에 따라선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하지만 운동을 함으로써 우리가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만큼이나 음주와 흡연도 값진 경험을 준다. 술을 마셔본 사람만이 그 즐거움을 알 수 있고, 담배에 절어본 사람만이 금연이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인생을 알차고 보람있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삶이란 하나의 과일에 맺힌 즙을, 어떻게 해서든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즈음엔 그런 사람들은 커녕, 그 어떠한 자극에도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현대인들은, 특히 대한민국 국민들은 참으로 단조롭고 의미없는 삶을 살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따분한 일상에만 집착하며 '안정된 삶'을 위해서라며 자기 자신을 정당화하기 일쑤다. 최근 개봉한 영화 '예스맨'의 주인공처럼, 인생을 즐기기보단 귀찮아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 꼴이 마치 인간을 무서워하는 도둑고양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심스럽기도 하다.


 


오늘도 거울을 들여다보며, 삶에 쫓기기보단 삶을 주도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많아졌으면 하는, 간절하지만 소박한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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