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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사립과학수사연구소

2009.02.23 23:32

idtptkd 조회 수: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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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의뢰비


상현이 형이랑 우연이는 소파에 앉아있었습니다. 그 건너편에 최진수랑 강하연이 있었습니다. 저와 시호는 그냥 서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침묵에 지쳐서 식탁 의자에 앉아서 지켜봤습니다. 강하연은 눈이 빨개져있었고, 최진수는 모든 걸 포기한 표정이었습니다.


“자, 나 외에는 다 밖에 나가있으니까, 하나하나 천천히 말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하연이를 납치해서 협박하고, 하연이를 찾아온 하연이 친구를 죽였습니다.”


“아니, 그건 그 쪽에서 원하는 기사 내용이고. 진짜를 듣고 싶어서 다 내쫒아놨습니다. 그래도 저도 융통성 있는 사람입니다. 원한다면 그렇게 해줄 수 있습니다.”


“형!”


제가 그건 안 된다고 말하려고 하자, 상현이 형이 먼저 한쪽 손을 들어서 제 말을 막았습니다. 그래도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미 경찰이 온 시점에서 이건 사과수의 사건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어느 쪽에서 말할 겁니까? 역시 남자분이 말하시겠습니까?”


“싫어요! 제가 다 말할게요! 제가 죽였으니까요! 다 제 고집 때문에 일어난 거니까요!”


“아뇨, 하연이는 계속 무서워했습니다. 심지어 그래서 죽이고도 ‘차라리 자신이 죽었으면 좋았겠다’라고 해서 전 그걸 이용한거고요. 제가 나쁜 사람이죠.”


최진수는 강하연의 어깨를 감싸더니 다시 달랬습니다. 두 사람이 꼭 잡은 손에 뭔가 이상하게 제가 악당같이 느껴졌습니다. 어쨌든 사람이 죽은 건 변하지 않는 거고, 그리고도 법의 처벌을 1년이나 피한 것도 사실인데, 이상하게 왜 제가 나쁜 사람같이.


“그러면, 만남, 납치, 살인, 도피. 자 이렇게 네 가지를 천천히 들어볼까요?”


“하연이와는 하연이 어머니께서 하시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하연이도 카페 일을 도와서 자주 같이 일하다보니까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하연이가 꿈을 위해 유학을 준비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 준비가 되었을 때, 저희 교제가 알려졌고 하연이의 유학마저 이상하게 비쳐줬고, 그 탓에 취소되었죠. 그래서 제가 독단적으로 한 겁니다. 납치도 협박도. 하연이는 잘 몰랐습니다. 납치되었다는 것도 협박도. 단순히 제 꼬임에 넘어간 가출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하연이를 알고 찾아온 친구가 있었는데 역으로 협박을 당했습니다. 그 탓에 다툼이 있었고, 하연이가 실수로 죽였습니다. 친구가 한 넥타이를 졸라버린 겁니다. 그래서 최대한 제가 뒤집어쓰려고 일부러 강간처럼 놔뒀습니다. 문제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정액만 묻혀놓을 생각을 못하고 그걸 그대로 놔뒀다는 게 문제였죠. 그 뒤에 하연이는 겁에 질려서 결국 하연이네 부모님께 알렸습니다. 묻기 위해서는 그 시체를 하연이인 척 했습니다. 부모님은 차라리 딸을 죽여도 딸을 살인자로 만들 수는 없었겠죠. 그 뒤 하연이네 집에서 숨어있었습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 했을 겁니다. 피해자의 집에 숨어있는 범인.”


최진수의 말에 중간에 강하연이 몇 번이나 끊으려고 했지만, 최진수는 강하연을 더 강하게 끌어안아 그러지 못 하게했습니다. 특히 강하연의 가출을 자신의 꼬임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더 강하연이 말을 못하게 했습니다.


상현이 형은 최진수를 똑바로 쳐다보다가 일어났다.


“어쨌든, 한 명은 납치에 살인 죄목이라서 크게 처벌받을 겁니다. 만약 두 명이면, 솔직히 그 정도 이야기면 정상참작 되기에는 힘듭니다. 그리고 강하연씨 부모님은 딸의 범죄로는 처벌받지 않겠지만, 최진수씨를 숨겨준 ‘은닉죄’를 추궁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 외에는 ‘은닉죄’가 성립됩니다. 어쩌겠습니까?”


“뭘 어째요? 죽인 건 저라구요! 진수는 아무런 잘못 없어요! 정말 제가 다 꾸민 거예요! 내가…… 내가 다 끝내버린 거예요. 며칠 동안 진수가 보이지 않아서, 나를 신고했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찾으라고 부탁하고, 전부 다 제가 망친 거예요.”


“아니, 잘 했어. 나중에 내가 돌아왔을 때 다 말해줬잖아. 그리고, 네가 선물해준 지갑도 되찾아서 다행이고.”


“지갑이 뭔 상관이야!”


강하연은 또 다시 울 것 같았습니다. 식탁에 놓여있던 휴지를 우연이 쪽으로 던졌습니다. 하지만, 우연이는 멍하니 두 사람을 보고만 있었고 휴지를 받은 건 상현이 형이었습니다. 그리고 상현이 형은 곽휴지를 뽑아서 강하연에게 내밀었습니다. 강하연은 고개를 획 돌렸지만, 최진수는 살짝 웃으면서 목례를 하며 받았습니다.


“그 애 집에 갔었어. 여전히 실종으로 알고 있고, 계속 찾으러 가고. 너무 미안해하니까.”


“…….”


“그러면, 최진수씨. 최진수씨는 모두 자기 탓으로 해놓고 싶다는 겁니까?”


“네. 하연이는 어떻게든 문제없게요.”


“안돼요! 제 잘못이라고요!”


“그러면, 정말 끔찍하게 시나리오가 써질 겁니다. 강하연의 친구를 죽였고, 강하연을 그걸로 협박해서 강하연의 부모까지 그 탓에 1년 동안 숨겨줬다. 뭐 이렇게 될 겁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안 된다니까요! 경찰이잖아요! 잘못한 사람을 잡아가라고요! 진수는 저 감싸준 것 밖에 없어요!”


상현이 형은 그런 강하연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상현이 형은 주머니에서 수갑을 꺼냈습니다. 최진수는 그 앞에 스스로 양손을 내밀었습니다.


“은팔찌!”


우연이는 조용히 있다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아니, 그런 은어는 어디서 배운 건지. 뭐, 상현이 형이 가르쳤을 겁니다. 강하연은 최진수가 뻗은 양손목을 잡아서 수갑을 채우지 못하게 했습니다.


“나 자수 할 거야! 자수 할 거라고!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자수 할 거야!”


“하연아…….”


“싫어. 네 잘못 아니잖아. 다 내 탓이잖아. 안 돼! 싫어!”


“안 돼. 난 우리 아기를 감옥에 보낼 수는 없어.”


그 말에 강하연의 몸부림은 멈췄습니다. 그리고 멍하니 최진수를 봤습니다.


“이 각오 이미 한 달 전에 했었어. 너 생리 없다는 거에 스트레스라고 말했지만, 난 아니라는 느낌이 왔거든. 그래서 어제도 생리대 사갔지만, 너 쓰지 않았잖아. 전에 사놓은 거 그대로였잖아. 두 달이나 되었어. 안 돼. 나 이대로 숨어서 지낼 수도 없고, 너를 그대로 죽은 사람으로 놔둘 수도 없어.”


“그럼…… 그럼 우리 아가 아빠는?”


“…….”


“아빠는? 아빠는?”


“아빠보다는 엄마가 필요하잖아.”


강하연은 아까 전처럼 소리 내 울지 않고 조용히 눈물을 떨어트렸습니다. 상현이 형은 최진수의 손목을 잡고 있던 강하연의 손을 뗐습니다. 강하연의 손은 힘없이 떨어졌습니다.


“철컥”


이상하게 수갑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일부러 크게 냈을 리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강하연은 소리 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우연이가 그 옆에 가서 휴지로 그 눈물을 닦았습니다. 상현이 형은 표정을 없애고 최진수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채 일으켜 세웠습니다.


“나…… 네가 나 임신 한 거 알아채서 도망갔다고 생각했어.”


“……그 덕이야. 죗값을 치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우리 아기. 이름 어떻게 해?”


그 말에 최진수는 담담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리고 강하연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습니다. 상현이 형은 최진수를 팔짱을 끼우고는 갔습니다.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서류들과 함께 놔둔 명함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명함에 있는 곳으로 전화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저렇게 우는 여자를 그대로 둘 수 없으니까, 데려가라고 해야죠.


그 뒤 경찰들이 오고 강하연의 부모로 생각되는 사람은 정말 최진수의 이야기대로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강하연은 말없이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경찰 쪽에서 저희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습니다. 아마 상현이 형이 미리 손을 써놓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몰아쳤던 사건이 지나가고 남고 사건도 끝났을 때, 100명 중 다행이 6명만 일치해서 그래도 줄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남고도 엄청난 폭풍이 있었을 겁니다. 남고 측에서 약간의 의뢰비를 받았지만, 여전히 먼저 받아먹어버린 백만원을 어찌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 확실히 사건을 해결하지는 했지만, 뭔가 꺼림칙한 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거 어쩌지?”


그 날은 백만원을 그래도 꺼내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우연이도 옆에서 ‘웅’이라고 길게 소리를 내면서 같이 고민했습니다. 그 때 시호가 화장실에서 나와서는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저와 우연이를 보면서 말했습니다.


“피해자 조의금.”


그렇게 시호가 말했습니다. 확실한 해결법이기는 합니다. 이 돈을 받자니 뭐하기는 하고, 그렇다고 쓰자니 뭐하기도 했고, 그게 좋은 방법이기는 합니다.


“시호 형. 조의금이 뭐야?”


“죽음 애도.”


“음…… 뭔가 다른 것들도 있잖아!”


“도움은 부조금. 애도는 조의금. 축하는 축의금.”


확실히 저런 걸 보면 시호가 기억을 잃기 전에 뭔가 하기는 했습니다. 저런 걸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는 걸 보면. 상현이 형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피해자의 장이 치러질 때 알려달라고. 그러자, ‘알았어, 쪽♡’이라고 답장이 와서 씹었습니다.


우연이가 살짝 저를 애절하게 쳐다봅니다. 그러고 보니 점심때입니다. 아아, 오늘 점심은 뭘로 하지? 아, 남고 사건 의뢰비도 받았으니까.


“외식할까?”


“웅! 우연이 외식 좋아해!”


그러면서 팔짝팔짝 뜁니다. 우우, 그래도 모든 사건이 끝나니까 좋긴 합니다. 아아, 전에 상현이 형이 갔었던 냉면집으로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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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건 완결입니다.


 


문학실 또 뉴 없군요.


 


 


그 동안 사과수를 봐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리플을 남겨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ㅇㅁㅇ///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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