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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추리 사립과학수사연구소

2009.02.15 10:45

idtptkd 조회 수:631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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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리겔Rigel


뭔가 멍해서 그냥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단 한번도 사람 찾을 때 이런 적 없었으니까요.


“시호 형!”


그 때, 우연이가 크게 외쳐서 정신을 차렸습니다. 어느새 시호가 옆에 서있었습니다.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검지만 펼쳐서 입에 갔다 대더군요. 헉!


너, 너…… 조용히 하라는 표현을 알긴 아는 구나! 다행이다! 나 너에게 일반인의 상식이라는 건 전혀 없는 지 알았어!


“뭐하고 있는데?”


“미행.”


시호는 짧게 대답하고는 살짝 눈길로 최진수로 의심되는 사람을 가리켰습니다. 우연이는 시호에게 매달려서 조용히 팔짝팔짝 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최진수가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다니고 있을까하는 의문 전에 시호가 미행을 하고 있다는 게 더 신기했습니다.


최진수는 이 쪽을 전혀 보지 않았습니다. 쫒기는 몸 치고는 너무 여유롭습니다. 어느 편의점에 들어가더니, 한창 물건을 고르고 있습니다. 사는 물건들은 평범했습니다.


아니,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면봉, 곽휴지, 큰 페트병 음료. 그 외 라면등이나 자잘한 과자 등을 넣었지만. 아니, 가장 특이한 걸 넣었습니다.


“생리대?”


“마치, 장보는 남편같다!”


제 의문에 우연이가 대답했습니다. 적어도 사가는 이유는 여자와 같이 행동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긴, 사람이 혼자 쫒겨다닐 수는 없을 겁니다. 게다가 그러면 위험이 큽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합니다.


하지만, 그런 거 전에 면봉이나 곽휴지들은 생필품입니다. 왠지…….


“거처가 있는 사람같아.”


우연이가 먼저 생각을 이야기 했습니다. 솔직히 어디에 잠깐씩 머문다면, 곽휴지를 살 이유가 없습니다. 면봉이야, 가지고 다닐 수도 있지만…… 물론 1년씩이나 도망다니면서 거처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위치가 위치다보니 조금 당혹스러웠습니다. 바로 범행장소가 가까운 곳이자 피해자가 사는 집 근처인데!


이력서의 최진수의 집주소는 아예 잘 못 되어있었지만, 주민등록상의 주소는 아예 지방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곳에 있을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최진수는 다 고른 건지 어느새 계산대에 왔습니다. 그리고는 카드를 꺼내서 계산을 합니다. 분명, 도움을 주는 사람의 카드일 걸로 의심이 됩니다. 계산이 끝났는지 카드를 다시 받아서는 지갑에 넣어서 겉 옷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넣을 때, 어떤 카드인지 보는 것까지는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편의점 벽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다고해도 눈이 그 정도로 좋지 못하니까요.


“나중에 저 편의점 거래 정보 빼낼 수 있겠어?”


“필요없어.”


“응?”


“필요한 건 카드 뿐.”


시호는 질문에 그렇게 답하고는 가버렸습니다. 최진수가 나와서는 버스 정류장에 서있는데, 옆에 섰습니다. 버스 정류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우연이는 여전히 최진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멍하니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건 최진수가 아니라 시호였습니다. 유시호…….


버스가 도착하자 사람들은 버스 입구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는 버스 같았고, 시호는 탈 생각도 없으면서 버스 쪽으로 가면서 최진수를 스쳤습니다. 분명 스친 정도였습니다.


버스에 오르다가 시호는 입구에 잠깐 서서 무언가를 묻는 듯하더니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여유롭게 저희 쪽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설연우”


“응?”


“이거”


그러더니 검은 지갑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받아 들고는 열었더니 최진수의 사진이 있는 신분증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름은 최진수가 아니었지만.


놀래서 쳐다보니까 시호가 먼저 말없이 지하철 역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왠지 제가 훔친 것 같아서 괜히 최진수를 흘깃 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지하철 역 계단을 내려올 때까지 지갑을 품에 꼭 쥐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저 녀석 정체가 뭔지.


“너 이거 훔친거야?”


“응”


“너 이런 짓 하면 안 돼!”


아무리 불법으로 국가의 지문 데이터에 접근하고, 신용정보를 아무렇게나 퍼내고 하더라도 범죄는 범죄이긴 한데, 아니 말이 조금 이상하긴 한데, 소매치기입니다! 이건!


제가 멈춰서는 그렇게 말하자 시호가 천천히 뒤돌았습니다. 우연이는 왠지 불안함이라도 느낀건지 제 뒤에 숨었습니다.


“왜?”


“남의 물건을 훔치는 건 정상이 아냐!”


“인간의 역사는 타인의 것을 빼앗는 전쟁으로 이루어져있다. 그것을 막는 것은 기득권의 권력 혹은 재력을 뺏길 것을 두려워해 법이라는 또다른 권력으로 ‘정의’라는 포장을 했을 뿐.”


시호의 말에 순간 멍해졌습니다. 저 녀석 분명 기억을 잃기 전에 무언가 하긴 했던 녀석같은데 도대체 그게 뭔지 감이 안 잡힙니다. 그리고 저 아주 비판적을 넘어서 비관과 냉소적 관점은 뭡니까?


“꼭 그래서 물건을 훔치면 안되는 게 아냐.”


“…….”


시호는 제 말을 기다리는 건지 아니면 위압을 넣는 건지 저를 똑바로 쳐다봤습니다. 문제는 사람을 쳐다봐도 눈을 아주 아무런 흔들림없이 쳐다봤습니다. 솔직히 무섭습니다. 하지만, 얄팍하다면 얇디 얇은 도덕관념이 도대체 어째서 이렇게 찢어지지 않고 있는 건지. 결국, 나쁜 일이라면 더 나쁜 일이라면 더 많이 한 주제에 시호에게 잘못을 따지고 있습니다.


“굳이 법을 이야기 할 필요가 없어. 잘 못 된 거야.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는 일이야.”


“편의점의 거래 내역을 뽑는 건 해를 입히지 않으니까 괜찮다?”


시호의 반격에 입을 다물었습니다. 분명 사주했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라고 했습니다. ‘그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였어! 살인이잖아!’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니까 할 수 없습니다. 이 얇은 도덕관념은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때때로는 팽팽하게 당겨져서 마음 전체가 비명을 지르고, 어떨 때는 완전히 찢어져서 어떤 것도 통과시키는 주제에.


지금은 팽팽하게 당겨져서 어떻게 해야할지 이성이 마비되고 있습니다. 사과수에 있으면서, 사과수 자체도 미등록 심부름 업체로 볼 수 있습니다. 불법입니다.


그냥 똑바로 시호를 쳐다봤습니다. 시호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없이 쳐다보고 있습니다. 똑바로 그 눈을 쳐다봐줬습니다. 그러자, 시호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습니다. 방금 전까지 있던 위압감이 없습니다.


“나중에 돌려줄거야.”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말이 많이 생략되었지만, ‘지갑을 최진수에게 돌려주겠다’라는 의미라는 것은 전달이 되었습니다. 활짝 웃으니까, 우연이가 뒤에서 상황을 보고만 있다가 또 같이 웃습니다.


지하철 계단을 다 내려가서 벤치에 앉아서는 지갑을 열었습니다. 약간의 현금과 신용카드 한 장, 그리고 위조로 보이는 1종 운전면허증이 있었습니다. 워낙 얇은 지갑이었기에 별 게 없었습니다. 그 외에는 카드 명세서와 영수증 정도. 동전을 담을 곳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용카드 외에 하나가 더 꽂혀있는데, 얇고 작아서 지갑 안에 들어가서 뽑아내기 힘들었습니다.


뽑아내지 못하고 낑낑거리니까, 시호가 손을 내밉니다. 그래서 지갑을 건넸더니 제가 낑낑거린 거에 비해서 너무 쉽게 뽑아냅니다. 그리고는 뽑아낸 것을 건네는데, 불안했습니다. 이미 색이 붉은 색이었기 때문에.


명함이었습니다.


『높바람


대표 강하연


02-xxx-xxx


01x-xxxx-xxxx』


불안한 생각은 언제나 맞아떨어집니다. 왠지 이런 대로라면, 강하연이 최진수를 숨기는데 도와주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강하연이 와서는 찾아달라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니, 숨겨주고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현재 숨겨주고 있지 않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즉, 둘 사이가 틀어졌고, 강하연은 최진수를 꼭 찾아야할 이유가 생긴 겁니다. 그것을 사과수에 부탁한 거면 당연히 경찰보다 먼저 찾아야할 이유할 것입니다.


“연우형, 의뢰인이 준거랑 같은 거 아니야?”


우연이도 명함을 알아본 건지 물어왔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여줬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시호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앉아있을 뿐이고, 우연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저를 쳐다봤습니다. 우선은……


“밥부터 먹자. 오랜만에 밖에 나왔는데, 맛있는 거 먹어야지.”


제가 웃으면서 말하니까, 우연이가 보조개가 쏙 들어가게 웃습니다. 저녁 먹으러 나온 겁니다. 시호가 어째서 멋대로 미행을 했는지는 묻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연이가 물을 리가 없고, 물을 사람은 저 정도일텐데, 아무래도 물어도 대답 안할 가능성도 크고, 게다가 뭘로 따져오면 이길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여기는 의뢰인의 집이 있는 곳이고, 최진수도 있기에 일에 지장을 줄 수도 있지만, 그 전에 긴장해서 소화가 안 될 것 같습니다. 조금 교통비가 들지만, 종로로 가서 수타짜장면을 먹었습니다. 가게가 길 안 쪽에 있는 게 그렇지만, 면 하나는 진짜 제대로 수타의 느낌이 납니다. 우연이는 메뉴판을 보면서 물끄럼이 보다가 ‘우연이 탕수육’이라고 어린애답게 칭얼거리길래 시켜줬습니다. 문제는 몇 번 손대더니, 짜장도 다 못 먹으면서 낑낑대고 있어서 거의 제가 다 헤치웠습니다. 뭐, 시호는 조용히 많이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곧장 집에 돌아왔을 때, 시호는 아무말 없이 102호 들어가서는 컴퓨터 앞으로 갔습니다. 이리저리 여러 기계들을 보더니 카드 단말기를 꺼내서는 컴퓨터랑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최진수의 갈색 카드를 긁었습니다. 카드 단말기에 읽힌 카드 번호가 모니터에 떴습니다.


우연이는 벌써 졸린지 꾸벅꾸벅 고개를 떨궜다가 깼다가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시호가 읽는 것을 봐야 내일 상현이 형이 왔을 때 할 말이 생긴다는 걸 아는지 자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시호가 그 다음에는 여러 가지를 타이핑했습니다. 솔직히 뭘 치는 건지도 모르고 화면에 뜨는 영어들은 간단히 단어들로 뜨지만, 하나하나 읽으면 뭔지 모르겠습니다. 뭐, 제가 영어를 잘 하는 편이 아닐 수도 있지만, 확실히 일반적인 영어단어는 아니었기에.


시호는 정보를 찾아냈는지 3페이지 정도를 인쇄했습니다. 그리고는 저한테 건넸습니다. 보니까, 사용한 날짜와 사용한 장소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무언가를 인쇄했는데, 거기에는 카드에 대한 정보였습니다. 물론, 카드의 종류나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카드의 주인이었습니다. 조금은 예상했지만.


“역시나 강하연인 거야?”


우연이가 보더니 그렇게 물었습니다. 살짝 한숨을 쉬고는 카드의 처음 사용일을 봤습니다. 카드 사용의 패턴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하지만, 강하연이 납치된 일부터는 사용되지 않다가 강하연의 시체가 발견된지 이주일 뒤부터는 다시 사용되었습니다.


“이거 이 날부터 사용처들로 지리 프로파일링* 할 수 있어? 물론, 범죄가 아니니까 별로 소용없을 지도 모르지만.”


*지리 프로파일링 : 지리 추정 프로파일링. Geographic Profiling. 연쇄 살인범의 사냥 행동과 대상의 위치가 빚어내는 공간적인 유형을 발견하는 것.


“응.”


그러더니 시호는 각 사용처의 위도와 경도 값을 구해냅니다. 그리고는 프로그램 하나를 켰습니다. 아마 지리 프로파일링과 관련된 프로그램 같습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는 값들을 빠른 속도로 입력했습니다. 모든 입력이 끝날 때 쯤 우연이는 잠을 참지 못한 건지, 어느새 고개를 완전히 숙이고 잠들었습니다. 안쓰럽지만 흔들어 깨웠습니다. 그러자 우연이가 아침과 마찬가지로 또 잠에 취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양치 하고 자야지. 안 그러면 이빨 다 썩어.”


“웅! 우연이, 연우형 말 잘 들어! 착한 어린이!”


그러더니 약간 비틀거리면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102호를 나가서 101호로 갔습니다. 칫솔과 치약이 거기에 있으니까,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우연이가 나가고 시호는 값 입력을 마친 것 같았습니다. 화면에 나타난 GPS 지도에 천천히 색으로 지역들이 표시되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바의 설명을 보면 빨간 색으로 가면 96~100%고, 초록색은 56~60%, 보라색은 31~35%, 검은 색은 0~5%였습니다.


프로그램이 완료 되고는 조금 많이 찌그러진 모양으로 색들이 등고선처럼 나타났습니다. 빨간 부분으로 보시도니 지역은 생각보다 좁았습니다.


“70%”


“응?”


시호의 말에 70%에 해당하는 노란색과 연두색부분을 봤지만, 지역이 넓고 특별히 뭔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보다가, 말한 70%가 지도에 나타난 70%를 말한 게 아니라, 프로그램 자세의 정확도를 나타낸 것 같습니다.


지도를 한참 보고 있었지만, 솔직히 지도를 읽는 능력은 없고, GPS로 표현된 건물같은 직사각형들과 큰 길만 표시된 거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다가 우연이가 양치질을 다 끝낸 건지 모니터를 보고 있는 제 등 뒤에 붙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직 입에 젖은 물기를 제 등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면서 닦았습니다.


“웅. 우부부.”


우연이가 제 등에 입 닦는 소리입니다.


입을 다 닦았는데 그제야 모니터의 화면 쪽으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그리고는 뭔가를 열심히 쳐다보더니 뭔가 알아챈 모양이었습니다.


“이거 카드 사용내역으로 알아본거야?”


“응.”


“으음, 왠지 여기…….”


“맞아, 오늘 갔던 강하연의 집근처야.”


“그러면 의뢰인의 집을 넣어보자!”


우연이의 말에 뭐라고 답하기 전에 시호가 금방 주소로 또 위치값을 찾아내서는 입력했습니다. 그러자 중앙의 빨간 지역에 입력한 위치값이 파란점으로 표시가 되었습니다.


“우와, 이거 이거 시호형이 만든거야?”


“아니”


“그럼?”


“리겔*”


*리겔 : 1)Rigel. 오리온자리의 뒤꿈치에 해당하는 푸른색의 초거성.


2)지리 추정 프로파일링 작업을 위한 특수한 컴퓨터 프로그램. 벤쿠어에 있는 ‘환경범죄학연구사社’에서 개발함. GPS로 파악한 위도값과 경도값으로 입력.


“리겔? 이름 좋다!”


우연이가 뭔가 꿈에 푸분 소년마냥 웃을 때, 약간 불안했습니다. 솔직히 우연이가 아니라 시호가 불안했습니다.


“이거 만든 건 아니라고?”


“응.”


“그럼, 불법 다운?”


“…….”


시호가 말이 없는 걸 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시청에서도 불법으로 프로그램 쓰다가 걸리기는 하지만, 사과수는 엄청나게 범죄를 많이 저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아, 너무 여러 가지를 따지다가는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우선은 저 빨간지점에 뜬 파란 점이 문제입니다. 점점 더 의뢰인, 강하연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나쁜 일이야. 함부로 프로그램을 쓰는 것도. 하아.”


“……”


여전히 대답이 없습니다. 씹는 거죠, 뭐.


“하아, 강하연의 가게 주소도 넣을 수 있어?”


“응”


그제야 대답을 하고 움직입니다. ‘높바람’이라는 카페의 주소를 넣었습니다. 물론 위치상 집과 멀리 떨어져있어서 기대도 안했지만, 자주색의 21~25%의 지역에 속해있었습니다. 물론, 카드 사용 내역에는 높바람도 없긴 했습니다만.


우연이는 살짝 리겔에 눈을 반짝이다가 잠을 이겨내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그럼, 뭐 오늘은 이 정도로 하자.”


“웅. 우연이 졸려.”


“들어가, 자.”


“연우 형이랑 시호 형은?”


“나는 뭐 남고 사건 때문에 조금만 하다가 잘건데.”


“…….”


시호는 대답없이 최진수의 지갑에서 가짜 신분증을 꺼냈습니다. 아마, 가짜 신분증에 관해서 알아본다는 의사표현같았습니다. 우연이는 졸린 눈으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는 눈을 살짝 비볐습니다. 하품을 하더니, 반정도 잠에 빠져서는 말했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응. 잘 자.”


“…….”


시호는 대답없이 마우스를 잡은 손을 흔들어줬습니다. 우연이는 약간 비틀거리더니 자려고 들어갔습니다.


약간의 침묵에 시호는 다시 고개를 모니터 쪽으로 돌리고, 저는 다시 인쇄된 걸 보았습니다. 카드 사용 금액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냥 좀 자잘했습니다.


“나 할 거 있어서 올라간다.”


“…….”


시호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가려는데 무언가가 뒷목을 잡았습니다.


“컥!”


저절로 컥 소리 났습니다. 일부러 아픈 척 하려고 낸 것 아닙니다. 정말 컥 소리가 나서 몸이 뒤뚱거려서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상체를 그래도 잡힌 뒷 목 덕인지 탓인지 쓰러지지 않았지만, 다리가 완전히 풀린 꼴로 쓰려져서 그다지 보기 좋은 꼴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잡을 사람은 당연히 시호 뿐이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까 시호가 무표정으로 제 뒷 목을 잡고 있었습니다.


“왜?”


“미안.”


“응?”


저런 무표정으로 나올 말이 아니라 잘 못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일어나려고 했지만, 여전히 시호가 뒷목을 잡고 안 놔주고 있어서였습니다.


“시호야, 놔주지, 좀?”


“…….”


“나한테 미안할 게 아니니까, 좀 놔줘.”


“용서.”


“응?”


“…….”


“…….”


말이란 건 의사 소통을 능률적으로 하기 위한 거 아니었습니까? 도대체 시호 녀석은 놔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용서’라고 말하고 끝내는 건! 도대체 저 녀석은 언어 능력을 밥에 말아서 국물까지 다 마셔버린 모양입니다! 아악!


짜증은 났지만, 기본 상식이라는 게 없는 녀석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건 이성적인 게 아닙니다. 그래도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용서해줄게. 뭐가 잘 못인지는 알아?”


“몰라.”


젠장할, 사과를 하지 말던가! 왜 남의 뒷 목을 잡고 그래!


“그래. 어쨌든 용서해 줄게.”


그러자, 시호가 놔줬습니다.


그러더지 정말 진지하게 자신이 뭔 잘 못을 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아, 도대체. 그대로 일어나서 앉아있는 시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습니다. 우연이하고 동급으로 보입니다.


“그래. 다음부터는 함부로 남의 물건 가져오지 마.”


“빌린거야.”


뭐야, 이 대답. 삥 뜯고는 어린 애들이 하는 대답이잖아.


그래도 그런 대답에 살짝 웃었습니다. 분명, 시호라면 정말 사건이 다 끝나고는 지갑을 들고는 돌려줄 녀석이기 때문입니다. 말의 의미와 생각이 똑같은 녀석이니.


“그게 잘 못?”


“응.”


“…….”


왠지 시호는 ‘나는 납득 못한다’라는 표정이었지만, 다시 시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습니다. 그러자, 쓰다듬어주는 손을 쳐내고는 의자를 돌려서 모니터 쪽을 봤습니다.


“하아, 그럼 난 올라 간다.”


“설연우.”


다시 가려고 뒤돌았는데, 시호가 불러서 돌아봤습니다. 그러자, 쳐다보지도 않고 하는 말이


“야식”


……기대한 제가 바보죠. 예, 예.


결국 짜증내면서도 그 날 야식으로 집에 있던 동그랑땡을 구워서 포크로 찍어먹기 좋게 줬습니다. 어린애 간식 챙겨주는 건 우연이로도 지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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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ㅈㅇ하아,


언제쯤 사건이 완결될지


언제쯤 트릭을 생각하고 쓸런지


언제쯤 플롯이란 걸 미리 짤지


 


정말 추리물 생각없이 쓰는 버릇은 안 고쳐지네요;


 


처음에 생각해도 그와


전혀 상관없이 가고 있어요;;


 


에테넬님//범죄를 부르는 녀석이라는 거죠. 그래도, 걸어다닌다고 살인사건 일어나고 그러지는 않죠. 문제는 살인사건이나 문제들을 찾아다니는 게 문제죠. 에고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