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역사 클레멘테의 수첩

2007.09.30 20:19

키투스 조회 수:779 추천:3

extra_vars1 <수첩 앞면> 
extra_vars2
extra_vars3 2393-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내 이름은 클레멘테 마를로.


한때 위대한 로마 제국의 중심지였던 반도의 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로다.


여기 쓰여 있는 내용들은 나 자신이 겪은 일들을 빠짐없이 기록한 것이며


실제로 본인 앞에서 일어났던 일들이다. 만에 하나 당신이 의심을 하고 있으면 그것을 버려주길 바란다.


주님과 성모님을 영원토록 사랑하는 내가 거짓말은 하지 않을 테니.


 


 


나의 고향 아말피는 한때 서로마 제국, 정확히는 프랑크인들이 세운 새로운 빛의 왕국과 절친한 관계를 맺으며


수많은 배들과 물건들이 오가는 부유한 나라였으나 제국이 갈기갈기 찢기고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지


천년이 되던 해부터 서서히 힘을 잃어 지금은 사람들이 굉장히 힘들게 살고 있다.


더구나 얼마 전부터 거머리처럼 끈질긴 제노바인들과 피사인들이 우리의 힘을 추격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란 놈은 골방에 틀어 박혀 이상한 현상들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다는 생각에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당신이 이상하게 여기거나


기분이 나쁘더라도 나는 전혀 상관 하지 않겠다.


 



이 세상은 평범한 진실도 있지만 거짓과도 같은 신비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다고 굳게 믿는다. 내 책상에는 요즘 연구 중인 고서적이 한 권 놓여 있다. 동방의 고대제국 파르티아의 귀족이었던 '파르비즈'라는 사람이 작성한 문서로 추정된다. 그자는 지구가 아닌 밤하늘에 위에 떠있는 아름다운 달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있고 집도 있고 가축도 있고 군대도 있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이야기를 들려준 인물은 인간이 아닌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넓은 바다를 끊임없이 헤엄쳐 남쪽으로 내려가면 거대한 대륙이 펼쳐진 곳에서 뱀과 거북이, 악어 혹은 새들의 머리를 한 사람들이 사는 위대한 나라에서 온 여인에게 들었다고 그는 전하고 있다. 웃음으로 넘겨야 할지 주님이 창조한 또 다른 거룩한 세계라고 생각해야 할지... 그것에 대한 결정은 나한테 달렸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는 빠르게 변모하고 있었다.


 


 


프랑크인들의 왕국은 정확히 3개로 잘려나갔다. 그 이후 북쪽에선 새로운 위대한 황제가 나타나 그 지역을 통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로운 제국은 빠르게 그 지역 일대를 통솔해 나갔지만 서쪽에 위치해 있던 왕국은 왕이 힘을 잃어 귀족들만의 잔치가 열리는 나라로 전락했다. 더구나 그 왕국의 남쪽은 무법자들이 우글거리는 공포의 땅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상을 지배하는 성직자들은 백성들을 부드럽게 대하는 좋으신 분들이라고 나조차 굳게 믿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자신들의 안위와 쓸데없는 권위의식을 강조하시는 분들이 대다수라 씁쓸하다. 한 술 더 떠 그들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는 기사라는 인간들은 힘없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천하게 여기기 일쑤였다.


 


 



나의 관심은 이들이 아닌 먼 동쪽이다. 그 곳은 로마제국의 진정한 후계자가 자리 잡고 있는 세계다. 두 조각이 난 프랑크인들의 제국을 합친 것보다도 더욱 큰,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나라일지도 모른다. 무서운 아틸라의 채찍을 물리치고 아바르인과 슬라브인들의 물결에다 라시드 칼리프의 칼날까지 막아낸 위대한 영혼들이 살아 숨 쉬는 비옥한 땅에 가보는 것이 소원이겠노라. 비자스의 후예들, 즉 비잔티움은 프랑크인들이 주장하는 '자칭 신성한' 로마제국과 비교되는 논리와 철학이 살아있는 지식의 보고였느니라.


 


 



하지만 비잔티움도 이제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전 황제 디오게네스가 이끄는 대군이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군대들... 투르크라고 부르는 이들에게 봉변을 당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내가 사는 아말피는 물론 안개가 흐르는 세상의 끝, 브리타니아(잉글랜드)와 히베르니아(아일랜드)까지 도달하고 있다.


 



새로운 황제 알렉시오스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전부터 되찾고 싶었던 성지 예루살렘을 투르크인들이 점령하여 그 곳 사람들을 괴롭히고 억압한다는 내용을 우리 세계에 전달했고 사상 처음으로 동방의 지배자는 교황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거룩한 교황 성하, 우르바누스께서는 진지하게 생각한 끝에 서쪽의 프랑크인들의 땅에서... 정확히는 프랑스 왕국의 클레르몽이라는 곳에서 추기경님들, 주교님들, 사제들과 함께 토론한 끝에 비잔티움을 돕기 위한, 아니 성지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한 거대한 선언을 하셨다. 기사들과 귀족들은 원대한 꿈 또는 탐욕스러운 욕심을 상상하며 각지에서 모여들었고 이 곳 아말피뿐만 아니라 내가 극도로 싫어하는 제노바인들과 피사인들의 땅에서도 남자들이 나서며 교황님의 계획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에겐 절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아브탈 라흐만과 그 후손들이 정복한 안달루시아(에스파냐)에서 온 친구였다. 지금은 카스티야 왕국이라 불리는 곳에서 태어난 녀석인데... '파비안'이라는 친구다. 어린 시절부터 우린 자주 만나 서로 알고 싶어 하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며 지내다 헤어지기를 반복했고 못 다한 이야기는 대해(지중해)를 오가는 항로를 통한 편지로 대신했다. 그 녀석은 돈을 벌고 싶어서 멀리 하인리히의 제국(신성로마제국-독일)에까지 걸어가 그곳에 살던 귀족을 만나 하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 귀족은 비범한 재능과 집안의 든든한 재력, 그리고 아름다운 아내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갖춘 완벽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슬픈 사연이 있었는데 고향이 지금은 헝가리 인들에게 점령당한 트란실바니아라서 더 이상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창백하고 검은색 머리칼을 늘어뜨리고 있는 냉혹한 표정을 지닌 그 남자는 생김새와는 딴 판으로 나의 친구 파비안에게 하인답지 않는 성대한 대접을 지금까지 되풀이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마티우스 크론크비스트'였다.


 


 



몇 년 전부터 파비안은 답장 편지에 놀라운 부탁을 썼다. 교황님에 의해 결성된 '십자가의 군단'에 나도 참가해 군인들의 활약상을 글로 표현하여 온 세상에 널리 퍼뜨려달라는 것이다. 난 한 번도 전쟁터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주저했지만 사랑하는 소꿉친구의 부탁을 쉽사리 거절하기도 싫었고 그의 주인 마티우스가 어떤 인물인지도 알고 싶어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그때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마티우스와 파비안... 그리고 내가 겪었던 놀라운 일들을 보지 못했을 것이며 이 세상엔 숨겨진 신비로운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지도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후 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 '어둠의 무리들'이라 불리는 괴상한 존재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냈던 거룩한 한 집안의 기초를 닦은 프랑스의 젊은 기사를 목격하지도 못 했을 것이니 말이다.


 


나에게 일어난 지극히 현실적인 일들과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허무맹랑한 일들 모두 하느님의 뜻이길...


 


 


 


 


 


1097년, 이른 봄. 나의 조국 아말피에서 초현상 연구원 클레멘테 마를로가 작성.


 


 


 


 


 


 


 


 


----------------------------------------------------------------------------------------------------


 


안녕하세요~ 별로 좋지 않은 실력으로 이렇게 조촐한 소설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실 전 2년 전부터 이 도시에 가입했었지만 그간 사정이 있어서 별다른 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고 오늘에서야 이렇게 소설을 업로드시킴으로서 첫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실은 허구적인 인물들이 대다수이고 초자연현상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역사물로 넣을지 판타지물로 넣을지 고민하였지만 시대와 배경은 환상세계가 아닌 과거의 11세기 남유럽과 동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결국 역사 카테고리에 넣는 도박을 감행하였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실은 '팬 픽션'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액션 게임 '악마성 드라큘라(캐슬바니아)' 중 플레이스테이션2로 발매된 'Lament of Innocence'라는 작품의 오마쥬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은 여기에선 그렇게 돋보이지 않는 조연으로 활약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은 저의 캐릭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작을 모르시는 분들도 감상하실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겁니다.


 


아무튼 보잘 것 없는 첫 작품, 잘 감상하여주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 클레멘테의 수첩 키투스 2007.10.06 732
44 클레멘테의 수첩 [2] 키투스 2007.10.04 751
43 클레멘테의 수첩 [1] 키투스 2007.10.02 654
42 클레멘테의 수첩 [1] 키투스 2007.10.01 664
» 클레멘테의 수첩 [1] 키투스 2007.09.30 779
40 아란도(阿蘭島)의 비밀 [1] Flare_Casia 2007.08.08 861
39 친일 [2] file 흑룡 2007.04.01 230
38 친일 [2] file 흑룡 2007.04.01 376
37 친일 [2] 흑룡 2007.03.31 169
36 4월 29일(지난 이벤트 출품작) [3] 금강배달 2007.03.30 363
35 친일 [2] file 지구떠나임마 2007.03.29 345
34 친일 [2] file 지구떠나임마 2007.03.27 219
33 친일 [4] file 지구떠나임마 2007.03.25 192
32 붉고 하얀 깃발 [1] MAR!N3 2007.02.27 162
31 붉고 하얀 깃발 [2] MAR!N3 2007.02.26 191
30 새로운 세상(단편소설). [3] 뢰진격 2006.12.27 176
29 누가 세종대왕의 막힌 항문을 뚫었는가 [1] Nadoo 2006.10.30 439
28 누가 세종대왕의 막힌 항문을 뚫었는가. [10] Nadoo 2006.10.10 490
27 한반도 [10] 마엘 2006.08.15 355
26 한반도 [4] 마엘 2006.08.14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