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extra_vars1 새벽의 살아있는 시체들 
extra_vars2
extra_vars3 1810-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그들은 땅에서 왔다. 하지만 또 땅으로 돌아가겠지.


자신이 깨어난 땅을 벗어날 수 없는 노릇이니까."


 


[무속신앙인]이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큰 광장이었다.


돌바닥은 없었다. 다만 농지로 쓸 만한 흙이 있었지만 성이 빛을 가려놓아서 흙에서 썩은 듯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처음부터 사탑하고 다르네...돌바닥이 없다니."


사탑 맵하고 다른 것은 장식품도 없고 오직 벽과 흙만 존재하는 것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기서는 사탑에서 익숙한 사신 드레이퓨스의 목소리도 없었다.


"스킵당하기 싫어서 안나타나는건가..."


 


벽과 흙만 보이는 길을 계속 걸어갔다.


걸어가도 걸어가도 계속 회벽과 흙만 보일 뿐이었다.


"정말 지겹군. 이 성 넓이는 도대체..."


그렇게 투덜거릴 즈음, 뭔가가 보였다.


썩은 로브와 마법사 고깔모자. 아이템은 아이템인지라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다.


"뭐지?"


바닥에 아이템이 떨어져 있는 이상, 본능적인 반응이 안나올래야 안나올 수가 없다.


썩은 로브를 줍는 순간, 마법사 고깔모자가 떴다.


"...유령인가?"


라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어디선가에서 드럼통이 굴러오는 소리가 들렸다.


옛날이 생각나는 왠지 모를 그리움에 [무속신앙인]은 이렇게 생각하고 만 것이었다.


'아, 이거 보너스게임이로구나. 1층부터 이런 보너스 게임이라니.'


굴러오는 드럼통은 휘두르는 무기에 그냥 그란플로리스의 바위같이 쉽게 부서졌다.


휘두르는 무기의 리치가 길어서 맞을 일도 없었다.


드럼통에서는 또한 아이템도 나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탑의 그 회복10%포션같은 것이 떨어지지만, 그걸 줍기도 전에 또 다른 드럼통이 왔다.


 


"이상하군...아이템이 떨어지는 것보다 물이 팍 떨어지네."


드럼통을 깨다가 마지막에 뭔가 이상한 드럼통을 발견한 그는 땅의 색이 약간 변한 것을 눈치챘다.


"뭐랄까...1층부터 설마..."


전에 본 그 영화가 떠올랐던 것일까. 오염물질, 공해...


그러자 고깔모자가 있는 곳에서 팟! 하고 해골이 솟아올랐다.


"우어어어어어어..."


모자를 쓴 해골은 뭔가 웅얼거리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안개로 꽉 차게 된 방에서 무언가가 땅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런가, 여기서는 좀비를 상대하는 것인가..."


좀비. 어둠의 선더랜드나 연옥에서 볼 수 있었던 너무나 느린 생물들.


그것도 그런 좀비들이 흑요정 묘지에서의 네임드에게 볼 수 있는 것 같이 땅에서 나오고 있는걸 보면


1층도 왠지 가소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냥 사령술사가 상대하는 좀비 28호만 아니면..."


느렸다. 너무나도 느렸다. 전진속도는 그냥 보통 좀비보다 2배는 느렸고,


낫으로 베고 또 베어봐도 방어력은 일반 좀비만큼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되는 [무속신앙인].


모자쓴 해골은 그냥 공격은 하지 않고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공격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하늘성에서 볼 수 있는 세리말리온 정도의 높이로 떠 다니고 있었다.


"음, 그런데 낫 경직이 너무 작은건가? 베어도 베어도 쓰러지질 않네."


그는 도끼로 바꾸어서 좀비들을 공격해보지만, 마찬가지였다.


2배 느린 속도도 바뀌지 않지만, 쓰러지거나 붕 뜨지 않았다.


 


문득 화면을 바라보니,  HP칸이 좀 이상했다. 자신이 낫으로 때렸는데, 왜 그 부분이 차있는걸까?


"뭔가 이상해...이 층에서 잡아야 할 목표는 뭐인거지?"


사탑에서는 그냥 층에서 나오는 목표물들을 전멸시키면 되었다.


하지만 여기는 다르다. 전멸할 수 없을뿐더러, 땅에서는 그 불멸의 좀비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무엇을 없애라는 것일까.


아무래도 모자쓴 해골인걸까?


 


결국 좀비의 벽을 스매시로 뚫고 나와서 모자쓴 해골을 공격했다.


일단 좀비가 따라올 수 없는 곳까지 모자쓴 해골을 몰아서


낙봉추로 찍고, 난격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후, 이제 끝난건가?"


하지만 좀비는 아직도 땅에서 소환되고 있었다.


그때 들리는 운영자의 자막. - 탈출구를 찾으시오 - 


 


아무래도 이 모양은 캡콤에서 옛날에 만든 어려운 게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참나, 아무리 캡콤을 따라해도 저런 것까지 따라하면 어쩌자는거야."


느낌이 오긴 왔다. 계단이 나온 밝게 빛나는 벽이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적색? 하필 적색이라니.


좀비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또 가면


녹색 빛의 계단통로가 또 있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에라, 난 이 통로로 들어가겠어!"


녹색 빛의 통로를 선택한 [무속신앙인].


통로로 들어가자 마자 문이 닫혔다. 아무래도 좀비들은 여기까지 따라들어오지 못할 것 같다.


"...이런 걸 뭐라고 해야 할까나...던전 앤 파이터 2010 아라드전기?"


그 2010이라는 게임에 대한 농담을 뒤로 하고 [무속신앙인]은 앞으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