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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또 다른 키라

2008.07.01 07:32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888 추천:1

extra_vars1 자비로운 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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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런 곳은 오고 싶지 않은 데 말이야."


"분위기가 암울하군...... 어이, 코일씨, 도대체 여기에 키라가 있다는 게....."


 


 


"쉿."


 


K는 뒤를 돌아서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숙하십시오. 여기 환자분들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은 일체 삼가 주셨으면 하는군요."


그리고는 다시 뒤를 돌아서서 말없이 앞서가는 안내자를 뒤따라갔다.


K의 뒤를 따르는 KKI 요원들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모양이였다. 주변은 온통 침대였는데 침대에는 내일이나 모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의 죽을 상의 몰골을 한 말기 환자들이 누워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병마와의 싸움으로 인한 고통 때문에 잔뜩 지쳐 있었고, 더 이상 삶에 대한 의욕이 보이지 않는 듯 하였다.


 


KKI 요원 중 한 명이 K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이, 코일씨."


"뭐죠?"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에는 이런 곳에 키라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어차피 거의 다 죽어가는 사람을 가지고 굳이 데스노트에 적어서 죽일 필요가....."


"쉿."


K는 다시 한번 더 입술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 무렵,


"쿨럭! 쿨.....쿨럭!"


침대에 누워있던 한 환자가 숨쉬기가 힘든 듯이 심한 기침을 하였다. 일행 앞에서 앞서가던 안내자는 즉시 침대로 달려가서 천장에 매달려 있는 고압 산소 마스크를 환자에게 씌우고는 20초 동안 돌렸다. 그리고는 마스크를 제거하고 원래 천장에 걸어 두었다.


그 환자는 거칠게 숨을 몰아 쉬면서 말했다.


"컥.......꺽꺽.......이봐......그냥 편안하게 죽게........극약을............"


그 말에 안내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환자의 손만 잡아 줄 뿐이였다.


 


"왜 극약을 놓아 주지 않는걸까요?"


뒤쪽에서 물었다.


"현행법상 적극적인 안락사. 즉, 극약 주사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환자를 죽게 만드는 식의 안락사는 불법입니다. 현재 소극적인 안락사. 즉, 영양공급을 중단하거나 산소 마스크를 제거함으로써 죽게 내버려 두는 안락사 만이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있는 상태죠."


K가 대답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제한적으로 마약을 처방하는 정도 입니다."


 


 


"잠시 볼일이 있어서 그러는데요. 여기서 좀 기다려 주세요."


대기실에서 안내자는 일행들을 내버려두고 방을 나갔다. 일행들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셨다.


K는 문득 안내자를 몰래 따라갔다.


 


 


안내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적힌 어느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본 다음, 서재에서 공책 한권을 꺼내었다.


그리고는 그 사이에 끼여진 종이에다가 무언가를 적었다.


 


 


[김황철 - 잠든 사이에 심부전증으로 편안하게 세상을 떠남.]


 


 


 



 


그 소리에 안내자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자신의 바로 등 뒤에 K가 서 있었다.


"까...깜짝이야. 여긴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인데 왜 들어오신 거에요?"


그 말에 K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성큼 걸어와서는 책상 위에 펼쳐진 공책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는 안내자에게 말했다.


"그거....데스노트죠?"


 


 


그녀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체념한 듯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맞아요."


 



 


그리고는 이어서 말했다.


"...중환자실에서 고통을 받으며 죽지도 못하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어요. 그들은 나에게 한시라도 빨리 죽고 싶다고 외치면서 하루 빨리 자신에게 이 끔찍한 고통이 멈추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K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전....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뿐이였어요. 그것이 잘못일까요?"


 


K는 냉정하게 딱 잘라 대답하였다.


"아무리 데스노트를 좋은 목적으로 쓴다고 하여도 키라는 키라입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더.


"당신은 그저 살인마일 뿐입니다."


그 말에 그녀는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했다.


".......그렇겠죠."


 


 


KKI 본부로 돌아가는 자동차 안,


 



 


 


뒷자석에 K와 좀 전의 키라가 앉아 있다. K는 키라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이번 마더키라 사건에 협조를 해 주신다면 최대한 선처 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가지 물어보죠. 데스노트의 조각은 어떻게 손에 넣게 된 것입니까?"


".......저기요. 죄송하지만 지금 저 졸리거든요......잠깐 눈 좀 붙여도 될까요?"


"........아, 네."


그리고는 키라는 피곤한 듯이 눈을 붙이고 이내 잠이 들었다.


 


어느 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K는 차문에 비스듬히 기대 있는 키라에게 말했다.


"일어나시죠."


"......"


보다못한 K는 어께를 툭툭 쳤다.


 


 


 



 


그러자 아까전 부터 움직이지 않던 그녀는 나무토막 처럼 옆으로 스르르 미끄러지더니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


 


"!!!"


K는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짚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마더 키라다!"


 


"뭣?"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KKI 요원들이 황급히 튀어 나왔다. 그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죽은 거야?"


"아마도 마더 키라가 입을 막기 위해서 데스 노트로 죽인 모양입니다."


"그렇다는 건.....마더 키라는 계속해서 가짜 키라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말인가...."


 


 


 


맞은 편의 전봇대 위,


 


한 사신이 바닥을 내려다 보면서 공책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 공책에는 무언가가 적혀 있었다.


 


 



 


 


[정선아 - 잠든 사이에 심부전증으로 편안하게 세상을 떠남.]


 


"그래도 키라 치고는 착한 녀석이였어..."


그러더니 혼잣말을 했다.


"그건 그렇고, 이젠 슬슬 지루해 지는걸. 그 녀석은 종일 가만히 있기나 하고 말이야...."


그러더니 날개를 펴고 날아가면서 말했다.


 


 


"어디....몇 녀석에게만 더 데스노트 조각을 나눠 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