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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백도전설(白道傳說)

2010.07.16 21:36

Rei 조회 수:217 추천:1

extra_vars1 第一章 삼류무공(三流武功), 이류무사(二流武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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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문(一手門)은 개파조사인 우보로부터 장안에 뿌리내린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무극심법(無極心法)과 일수검법(一手劍法)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일수문은 250년의 세월을 거치며 각종 신법(身法), 장법(掌法), 각법(脚法)은 물론이거니와 내공심법과 검법까지 새로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종래에 존재했던 무극심법과 일수검법은 점차 잊히기 시작했다. 무림일절로 이름을 날렸던 일수검법은 초식이 너무나 단순했고, 무극심법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기초 토납법 이상이 아니었다.


일수문의 문도들은 개파조사인 우보가 너무 짧은 시간동안 가르치다보니 강호를 호령했던 진신절기와 내공심법을 남기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일수문은 쇠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5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일수문은 파락호들이나 버글거리는 삼류 문파로 전락했다.


 


위평(偉萍)은 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일수문에 입문했다.


농사꾼이었던 부모가 돌림병으로 죽자 앞날이 막막해진 위평을 일수문에서 거두어준 것이었다. 하지만 말이 좋아 거두어준 것이지, 실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문도를 불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십중팔구는 파락호가 되는 삼류문파에 자식을 맡길 것인가?


일수문주는 갈 곳 없어진 고아를 보살펴 준다는 그럴듯한 명목아래, 이십 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데려올 수 있었다.


일수문주가 아이들을 데리고 제일 처음 한 일은 자질을 검사하는 것이었다. 근골에 따라 나뉘어진 등급에서 위평은 중급(中級)을 받았다.


위평은 무극심법과 일수검법을 비롯하여 태극권(太極拳), 팔괘장(八卦掌), 선풍각(旋風脚), 세류보(細柳步), 천리신보(千里神步)를 익히게 되었다.


일수검법과 무극심법을 제외하곤 강호에 널리 퍼진 삼류무공들이었다. 상급의 판정을 받은 아이들은 이보다 조금 나은 무공을 배우게 되었지만, 어차피 오십보 백보였다.


 


연무장에 모인 아이들은 오세부터 구세까지로, 십 세가 넘는 아이는 없었다. 아이들은 연무장 한가운데 옹기종기 모여앉아 서릿발 같은 기세를 내뿜고 있는 네 명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아이들을 죽 둘러보고는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아이를 넷씩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위평은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흑의인을 따라갔다. 그는 연무장의 포석이 깔린 곳을 벗어나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로 아이들을 데려갔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일수문의 일원이다. 지금 너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지금은 뭐라고 해도 실감이 안 날 테지. 후후후.”


그는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제일 왼쪽에 있는 위평을 보며 말했다.


“너부터 차례로 이름을 말해라.”


위평은 목조삼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위평.”


위평이 말하자 그 옆에 있는 꾀죄죄한 여아가 말을 받았다.


“단소소(單小小).”


“양립(襄立).”


“정추일(丁秋一)”


흑의인은 아이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난 목조삼(木朝三)이다. 앞으로 나를 부를 때는 사부라고 부르면 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너희들이 일수문 밖으로 나갈 때 까지 내가 가르치게 될 테니까.”


목조삼은 이후 일수문에서 지낼 때 지켜야 할 일들을 일러주었다.


하루의 일과, 사문의 어른을 대할 때의 예의, 일수문의 구조 등등.


아이들은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들은 탓인지 멍한 얼굴로 목조삼을 바라보았다. 목조삼은 아이들을 보며 씩 웃었다.


“지금은 어지럽겠지만, 곧 익숙해 질 거다.”


 


과연 목조삼의 말 대로였다. 아이들은 금세 모든 것에 익숙해졌다. 물론 아이들이 특별히 영특하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은 목조삼의 손의 들린 버드나무 회초리가 일으킨 조화였다.


위평은 자신이 기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적어도 둔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틈만 나면 날아오는 회초리는 대체 뭐란 말인가?


목조삼은 툭 하면, ‘잘못됐다.’라며 회초리를 휘둘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것은 목조삼이 아이들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부린 술수였다.


처음에는 매질이 두려워 다들 열심히 배우는 척 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고 머리가 굵어지자 다들 일수문에서 가르치는 삼류 무공 따위를 열심히 배워봐야 아무 쓸모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교관들도 상급판정을 받은 아이들 다섯을 제외하곤 무공수련을 하든 말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어차피 몇 년간 기초를 닦은 것만으로도 장안에서 어깨에 힘주고 돌아다니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간혹 무력이 필요한 일이 생기긴 했지만, 그 때는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을 투입하면 될 터였다. 일수문에서 필요한 것은 머릿수였지 무공고수가 아니었다. 그리고 애초에 일수문에서 가르치는 삼류 무공으로 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위평은 목조삼이 가르치는 삼류무공을 열심히 익혔다. 물론 그도 이런 삼류 무공을 익혀서 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싶을 뿐이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교관의 눈치를 보며 놀 수 있었지만,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너무 허무하다고 생각했다.


목조삼도 유독 열심히 하는 위평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자신들조차 포기한 무공을 붙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론 대견하기도 했다. 삼류일망정 그들 또한 무인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다른 아이들은 목조삼의 눈치를 보며 설렁설렁 손짓 발짓을 하고 있을 때, 위평만은 진지한 모습으로 태극권을 연마했다. 수만 번도 넘게 반복한 투로(鬪路)는 외우다 못해 잠자면서도 펼칠 수 있을 지경이었다.


목조삼은 흐느적거리는 몸짓을 하는 양립을 보고 혀를 찼다.


“쯧쯧, 양립. 네 무공은 태극권이 아니라 몽중권(夢中拳)이나 취중권(醉中拳) 같구나.”


“앗! 사부님 어떻게 아셨죠? 제가 이번에 낮잠을 자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 이번에 새로운 무공을 연마중입니다.”


양립은 천연덕스럽게 목조삼의 말을 받았다. 이전 같으면 회초리가 부러져라 때렸겠지만, 그럴 나이는 지난지 오래였다. 육년간 함께하며 목조삼과 네 아이들은 아버지와 아들처럼 가까워져 있었다.


목조삼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위평을 보며 말했다.


“넌 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


“시간이 아까운지라...”


목조삼은 부드러운 눈으로 위평을 바라보았다.


“넌 태극권이 어디서 나온 무공인지 아느냐?”


“모르겠습니다.”


“태극권의 본래 이름은 무당태극권(武當太極拳)이라 한다. 들어본 적이 있느냐.”


“처음 듣는 말입니다. 그럼 이 권법이 무당파(武當派)의 것이라는 말인가요?”


무당파. 강호를 종횡하는 그 어떤 무인이라도 무당의 이름 앞에선 한 수 접어줄 수 밖에 없다는 검파(劍派)의 최고봉. 그 대문파의 이름이 이런 하잘 것 없는 삼류무공에 등장하니 위평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아이들도 처음 듣는 말에 귀가 솔깃하여 수련을 멈추고 목조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다. 하지만 태극권은 워낙에 기본공(基本功)인데다. 지금은 퍼질 대로 퍼져 도인체조(導引體操)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무공이지. 하지만 지금도 무당파에서는 태극권을 완전히 익히지 않으면 상승 무공을 배우지 못할 정도로 중요한 기본공이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태극권은 무당의 개파조사(開派祖師) 장삼봉(張三峯)이 만든 권법이라 전해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거 아닌 듯 하지만, 그 속에는 무당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태극권의 오의(奧義)를 깨달게 되면 어떠한 절정무공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한다더구나.”


목조삼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새삼스레 자신들이 배운 태극권을 떠올려보았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권법이었나?


하지만 위평은 심각한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목조삼에게 물었다.


“사부님. 우리 일수문에서는 누구나 태극권을 배우는데 왜 절정고수가 없습니까?”


위평의 질문에 한창 태극권에 열을 올리던 다른 아이들도 의아함이 떠올랐다. 왜 그럴까? 목조삼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넌 태극권의 오의가 무엇인지 아느냐?”


“예, 후발제선 유능제강(後發制先 柔能制剛)입니다.”


“호, 그래. 그렇게 잘 아는데 넌 왜 절정고수가 아니냐?”


목조삼의 말에 위평은 할 말이 없었다. 아교로 붙인 듯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위평을 향해 목조삼이 말했다.


“그것은 단순히 아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십 년이고 태극권을 연마하며 태극권과 네가 하나가 되었을 때야 비로소 그 길이 열리기 때문이지. 처음엔 쉬운 듯 하나 익히면 익힐수록 심오해지는 것이 필설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태극권 따위를 수십 년이나 참오하며 익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기껏해야 동작이나 익히고 따라할 뿐이지. 장삼봉 조사도 태극권을 익히며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깨달음을 태극권에 담았으니, 평범한 우리가 신선(神仙)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얼마나 노력해야 할지 상상도 가지 않는구나.”


“예…….”


목조삼의 말을 들은 위평은 시무룩해졌다. 결국은 태극권의 오의를 깨달지 못하는 한 삼류무공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아닌가?


“하하하, 너무 낙심하지는 말거라. 너는 열심히 태극권을 익히고 있으니 신선의 대도(大道)는 깨달지 못하더라도 작은 깨달음 하나라도 얻으면 능히 이 사부는 능가할 수 있지 않겠느냐?”


목조삼의 위로에 위평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사부님.”


하지만 목조삼이 말하지 않은 내용이 한 가지 더 있었다. 그것은 내공이었다. 내공만 받쳐준다면 태극권이면 어떻고, 일수검법이면 어떠랴! 하지만 일수문에는 무공을 뒷받침 해줄 내공심법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삼류문파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목조삼은 이런 말까지 하여 그나마 남아있는 의욕마저 빼앗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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