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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벽력활검(霹靂活劍)

2009.02.06 08:02

Bryan 조회 수:868 추천:5

extra_vars1 임진년 시월에 
extra_vars2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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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24. 임진년. 열도에서 불어온 전화(戰火)의 먹구름은 반도에 이르러 혈풍혈우가 되었다. 풍신수길(豊臣秀吉)의 검은 아래에서 위로 파죽지세로 몰아쳤다. 조선은 왜의 검에 썩은 고목마냥 쉽게 부스러졌다. 싸움은 채 일합을 가지 않았고 이백년 종묘사직이 도탄에 빠진 건 순식간이었다. 임진년 사월, 도성에 소서행장(小西行長)의 깃발이 나부꼈다. 깃발이 나부낌에 따라, 남과 북으로 만백성의 곡성이 끊이지 않았다. 그들은, 왜적은, 인간이 아니었다. 장졸들조차 왜적과 싸울 때면 인간 아닌 다른 존재들을 연상했다. 아귀도의 아귀(餓鬼), 무간지옥의 야차, 나찰국의 악귀나찰들…….


 


왜적이 조선 백성의 코와 귀를 베었으니, 그것으로 요술을 부린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잉, 만년한철 백산검이 한 줄기 신음을 흘렸다. 벽력활검(霹靂活劍)의 보검이었다. 진산은 벽력활검의 마지막 제자였고 유일한 계승자였다. 진산은 백산검을 쥔 채, 지그시 눈을 감았다. 하산치 말거라. 천수를 앞둔 스승의 유언이었다. 스승의 구십일세 망백의 천수를 누리고 흙이 되었다. 그는 벽력활검의 대가 끊기는 걸 두려워했다.


“가시려고요…….


기생 기륜의 목소리였다. 밖에 서있던 진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 열린 토방에서, 기륜은 옥색 저고리를 주섬주섬 입고 있었다. 전란으로 화전민이 버리고 간 낡은 산호였다. 토방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남녀가 살을 섞으며 낸 열기였다. 진산이 기륜과 연을 맺은 건 유월, 두 달 전의 애기였다.


기륜은 그때 기생이었다. 대궐의 신하들마저 남북으로 뿔뿔이 흩어지던 때였다. 기륜은 홀로 피난길에 올랐다. 도처에서 왜적이 부녀자를 겁간하던 일이 허다했다. 공자가 말한 유가의 법도란 이젠, 개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물며 군영을 이탈한 탈영병들에게 법도가 있을까. 젊은 나이의 병졸들은 기륜을 보자 아귀처럼 덤벼들었다. 이미 왜적에게서 생지옥을 경험한 자들이었다. 눈앞에 뵈는 게 없었다. 군영의 문초 따윈 안중 밖이었다.


막 양물을 꺼내려던 병졸들이 일제히 참살 당했다. 벽력활검의 쾌검식은 미련을 주지 않았다. 발에 밟혀 죽은 개미가 영문을 알 수 없듯, 단발마의 비명도 없는 죽음이었다. 개미처럼 미미한 존재들에겐 차라리 자비였다. 전란의 시대에 고통 없이 죽는 것 또한 자비였다. 진산과 기륜은 그렇게 만났다. 스승을 북산 마루에 묻고 하산하던 날, 맺어진 인연이었다.


무림인이 세속에 연을 둬선 안 된다, 스승이 말했다. 그것은 무림의 금기다. 그러나 금기를 어겼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강호 무림은 조선이 세워지기도 전에 멸했다. 무가 아닌 문을 숭상하는 나라. 과연 조선 땅에 무림이 있을까. 진산이 무림인을 처음 만난 건, 이 잡듯 강산을 떠돌 때의 이야기였다. 그것도 부지불식간에 은거 고수를 만나 몇 합을 나눈 게 전부였다.


“받아라.


진산이 품에서 은장도를 꺼내 기륜에게 건네주었다. 진산이 검을 들었을 때, 기륜은 알았을 것이다. 연이 여기서 끝난다는 것을. 애초에 진산을 만나지 않았다면 벌써 혼백이 되었을 몸. 기륜의 체념은 진산의 발걸음에 망설임을 주지 않았다. 답설무흔(踏雪無痕). 눈을 밟아도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말처럼, 진산은 눈 깜짝할 새 사라졌다.


기륜은 아마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기륜이라면, 혼자 남아지느니 자결 할 게 분명했다. 일단 전란에 검을 들기로 작정한 이상, 연을 남겨두면 안 될 일이었다. 솨아아아… 진산의 경공에 휘몰아치듯, 송림의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적막을 깨웠다.


 


!


 


검과 검이 맞부딪히며 요란한 굉음을 냈다. 이립 안팎 젊은 왜장의 공격이 만만치 않았다. 두어 번, 왜장의 장도와 환도(環刀)가 마주치며 귓전을 때렸다. 하인 규도가 등에 창을 맞고 쓰러졌다. 남은 의병들 역시 줄줄이 쓰러져 갔다. 왜적의 숫자가 아군보다 곱절은 많아보였다. 무엇보다 적들은, 전장에서 길러진 투견들이었다. 투견들의 이빨 앞에 의병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의병들은 기습에 능했지만 단병접전(短兵接戰)에 특히 취약했다. 게다가 아군은 갑주는커녕 변변한 병장기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


키아! 왜장이 기합을 지르며, 장도를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불혹의 의병장은 급히 환도를 들어 공격을 흘려보냈다. 왜장은 공격이 빗나간 방향으로 흔들, 잠시 중심을 잃었다. 기세를 놓칠 새라, 환도는 왜장의 빗장뼈를 타고 내렸다. 왜장은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검을 놓지 않았다. 의병장은 즉시 왜장의 목을 베었다. 오동나무 문양의 사시모노(指物)1) 위로 푸른 피가 흩뿌렸다.


초로의 의병장은 왜장 하나를 상대한 것만으로 기력이 쇠진했다. 전장의 진득한 피비린내에 코끝이 시큰했다. 온몸이 땀에 흥건했고 흙먼지로 입안이 몹시 텁텁했다.


의병들은 끈질긴 항전을 벌였다. 무명 저고리가 아군과 적군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아군은 유례없는 혈전을 벌였고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수적 열세였다. 왜군의 칼부림 소리가 들릴 때마다 아군의 비명이 잇따랐다. 지휘관을 잃으면, 일단 퇴각하고 본다는 왜군도 전혀 물러날 기색이 아니었다. 왜장을 베었다곤 하나, 이미 적에게 기울어진 전세였다. 애초에 무리수를 둔 게 잘못이었다.


 


서걱, 서걱.


 


눈 밟는 소리 같기도 하고, 살 베는 소리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도 소리의 진위를 몰랐다. 순간, 왜군 둘이 벌판에 선혈을 뿌렸다. 요참(腰斬)당한 병졸들의 하반신이 보석의 일면처럼 깨끗이 절삭돼 있었다. 서걱, 서걱, 서걱…. 칼은 눈부신 잔상을 날리며 푸른 피를 뿌리고 뿌렸다. 우레를 방불케 하는 검술이었다. 검술이 아니라면, 칼이 춤을 추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의병들은 어안이 벙벙할 다름이었다. 왜군의 몰살은 분명 기뻐해야할 일이었다. 그런데 불현듯, 검의 주인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남루한 복장에 산발한 머리칼. 빛나는 건 쥐고 있는 검뿐이었다. 선혈이 벌판에 낭자한 가운데 의병장이 눈시울을 붉혔다. 언뜻, 감격한 표정이기도 했다.


“대저 말로만 듣던 신검이구려…. 협사께선 뉘시오?


의병장이 협사에게 물었다. 신검, 협사라고 불린 사내는 웃는 듯, 마는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가까이서보니 약관을 넘은, 평범한 청년 같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서 풍기는 미묘한 기운이, 범인(凡人)이 아니라는 걸 입증해주었다. 협사는 검을 거두고,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의병장, 의병 할 것 없이 모두 넋 나간 사람들처럼 고개를 쳐들었다. 조선의 검은 하늘… 구름에 가린 달과, 용…. 문득, 상공을 배회하던 까마귀 한 마리가,


까악, 울음을 울었다.


 


오야(午夜). 솔숲은 저녁매미나 솔부엉이 울음 하나 없이 적막했다. 진산은 백년 거목 아래 무거운 등허리를 기댔다. 만년한철 백산검이 달빛을 받아 예기(銳氣)를 흘려보냈다. 스승도, 놈도, 벽력활검의 비기(祕技)가 사검(死劍)이 되는 걸 원치 않았을 것이다. 녀석은 피를 너무 많이 보았다. 본디 검은 예속되는 존재가 아니다. 세상에 있으면서도 물들지 않는 의기(義氣)였다. 그러나 백산검은 의기의 뜻을 보지 못했다.


하산치 말거라…. 스승은 벽력활검의 계승보다도, 그것의 악용을 두려워 한 게 옳았다. 유언은 단순한 노파심이 아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제자의 부족함을 알고 있었다. 진산은 어렴풋이, 정해 년에 치렀던 일전이 기억났다. 장장하일(長長夏日)의 무더운 여름이었을 것이다. 처음으로 굴욕을 본 날이었다.


진산은 길림성에서 명나라의 고수와 합을 두었다. 자하마군(紫霞魔君) 하후성. 땅딸막한 체구에 표독스러움이 인상적인 노인이었다. 그는 정해 년에 이미 극()으로 길림성 일대를 평정한 상태였다. 하후성은 조선에서 온 진산을 가소롭게 여겼다. 그는 조선의 무공을 밟으면 죽는 벌레에 비유했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건 벽력활검에 대한 모욕이기도 했다.


분개한 진산은 예를 갖추지 않고 선공을 감행했다. 일종의 기습이었다. 허나 진산의 벽검(霹劍)은 하후성의 반탄강기를 뚫지 못했고 경신법을 잡지 못했다.


.


순간 진산은 오 장여를 나가 떨어졌다. 축경여개궁 발경여방전(蓄勁如開弓 發勁如放箭). 유성 같은 발경(發勁)에 진산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후성은 진산이 쓰러진 걸 알자 그제야 노발대발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쓰러진 진산을 개 패듯 했다. 자하마군은, 강했다.


무림인으로써 진산은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벽력활검의 끝을 보여주지 않은 스승이 미웠고, 자하마군에게 모욕당하는 나약한 조선의 무림이 싫었다.


 


철그렁. 거목에 기대고 있던 진산은 철그렁 소리에, 즉시 몸을 일으켰다. 소리의 장본인은 곧, 솔숲 저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칼과 칼, 가타나(打刀)와 타치(太刀)가 맞부딪히며 철그렁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숲도, 나무도, 바람도 흡사 숨을 한껏 몰아쉰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진산의 백산검은 벌써 수십 명의 왜군을 벴다. 그래서 어쩌면 왜에서 보낸 자객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진산은 왜인을 다르게 보았다. 그도 무림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무림인의 일은 무림인과 끝내라. 마치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진산은,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조선의 무림은 약하지 않다. 왜의 칼쯤은 단박에 부러트릴 수 있다. 그러나 합을 나누는 데는 어떠한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스르릉, 비상(飛上)을 준비하는 봉황처럼, 왜인의 칼은 서서히 칼집을 빠져 나왔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왜인의 검이 비상하는 봉황이었다면, 진산의 백산검은 승천하는 용이었다. 시나브로 왜인과 진산의 거리는 합을 나눌 만큼 좁혀졌다.


, 왜인이 호흡을 가다듬고 강기를 날리기 시작했다. 강기는 벚꽃처럼 수수하게 떨어졌으나 다가올 땐 범처럼 사납게 달려들었다. 찌르고, 베고, 자르고, 왜인의 검식은 오직 살()을 위한 유검(幽劍)이었다. 시시때때로 강기는 목덜미와 심장을 노렸다.


지잉, 백산검과 가타나가 부딪히며 여러 번 칼울음을 냈다. 어쩐지 그 울음이, 기륜의 가야금 타는 소리 같았다. 신도합일(身刀合一). 가타나는 현란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검식을 자랑했다. 고희를 앞둔 노인이 손자의 재롱에 즐거워하듯, 백산검은 묵묵히 왜의 검을 받아주었다.


진산은 왜인과 합을 나누며 짧은 탄식을 흘렸다. 이 자는 무림인이 아니다. 진산의 미간이 차츰 일그러졌다. 인간이 탈을 써 동물을 흉내 낸다 해서, 진정 동물이 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왜인의 강기와 검식은 분명 무림의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진산의 눈엔 그저 속임수, 흉내에 지나지 않을 뿐이었다.


 


!


 


만년한철 백산검 앞에 가타나는 그만 두 동강 났다. 처음부터 조금의 힘만 주어도 산산조각 날 검이었다. 왜인의 안면이 경악에, 찌푸려졌다. 진산은 거리낌 없이 왜인의 울대를 벴다. 왜인은 피분수를 뿜는 목을 잡고 발악했다. 하루살이를 죽이긴 쉬워도, 다치게 하긴 어려운 무림이었다. 왜인은 바닥에 쓰러진 채 연신 숨넘어가는 소리를 했다. 범배(凡輩)에 불과했다면 이미 죽고도 남았을 몸. 왜인은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타치를 쥐었다. 그는 할복하려 했다. 그러나 그 뿐.


타치를 쥔 순간, 왜인은 절명했다.


 


 


경남 의령의 어느 두메산골. 관아의 힘마저 닿지 않는 첩첩산중이었다. 하지만 왜적은 예외 없이 칼끝을 겨눴고 피를 불렀다. 장수들이 먼저 아녀자를 겁간했고 졸개들은 사내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참수했다. 참수 직전의 사내들은 처자식의 비명과, 신음을 들으며 목이 베었다. 겁간당한 아녀자들 또한 모두 살해당했다. 살아남은 건, 가마니 뒤에 숨어있던 환갑의 노인뿐이었다. 왜군은 반 시진이 안 되어 물러갔다.


참괵당한 시체들은 알아볼 수 없었다. 노인은 송장들을 화장하기로 했다. 막 장송곡을 부르고 불을 지피려던 찰나, 낯선 이의 인기척이 들렸다. 노인은 다급히 곳간으로 숨었다. 그러나 곳간 안에서 본 낯선 이의 행색은 왜군이 아니었다. 남루한 복장에 여윈 행색의 사내였다. 노인은 그저 산중을 떠돌아다니는 심마니려니, 안심 하고 곳간을 나왔다. 노인이 먼저 사내에게 알은 체를 했다.


왜군이 다녀갔습니까… 사내가 말했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히 보니 사내는 검을 갖고 있었다. 장졸이었소? 사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피비린내를 따라, 송장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저… 불을 지피시지요.


노인이 주검들에 불을 지폈다. 화르륵, 차츰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처량히 장송곡을 불렀다. 죽은 사람의 육신도, 혼백도 모두 정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네 어찌……. 화장을 지켜보던 사내가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했다. 혹시 이곳에 창기(娼妓) 하나가 다녀간 적 있습니까… 사내가 타들어가는 송장들을 보며 물었다. 노인이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창기는 모르겠소만, 산호에 살았던 아낙네가 머물렀소.


이름이…… 기륜이라고 하던가.


 


 


사시모노(指物)1) 왜군이 총이나 칼, , 갑옷 등에 소속을 표시하기 위해 새긴 군기(軍旗)의 일종. 주로 갑옷 위에 꽂았다.





무협이라고 어쭙잖게 써봤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쪽팔립니다. 글쓰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어쨌든 보신 분들은(무심코 스크롤 내리신 분도 포함)


덧글 하나만으로도 어떻게 달아주시면 안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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