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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2010.02.01 20:02

좀비사냥꾼 조회 수:381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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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옥상까지 쉬지않고 달려왔다. 뒤를 돌아볼 생각도 없이 무조건 도망쳤다. 나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눈 앞에서 사람이 죽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미친개 선생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른다. 한유정이 사냥꾼이라 부르던 남자에게 처참하게 죽고말았다. 어찌보면 내 잘못이다. 내가 괜히 교실로 도망쳤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나 때문에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죽고말았다...
죄책감이 든다. 한유정도 나를 지켜주기 위해 그 남자와 사투를 벌이고있다. 만약 한유정 마저 죽게된다면 나는 어떡하지? 나 혼자 이렇게 도망쳐도 괜찮은걸까...?
제기랄! 입에서 욕이 터져나왔다. 아무것도 할수 없는 나 자신이 한심했다. 내가 이렇게 약한 존재였나...? 나 자신 하나 지킬 힘조차 없는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옥상 위에 다다라있었다. 이 곳이라면 안전하겠지...
나는 어느때처럼 물탱크 위에 올라가 몸을 숨겼다. 제발 검은정장의 남자가 이 곳으로 오질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나의 기대는 헛수고가 되버렸다.
계단 아래에서 뚜벅뚜벅하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서... 설마... 온 몸이 긴장되었다. 관자놀이에서는 식은땀이 흘려내렸다. 발걸음 소리는 점차 커지더니 이윽고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정장의 남자였다!!
이...이럴수가... 저 녀석이 여기까지 왔다는건... 한유정이 죽었다는 건가...? 검은정장의 남자는 옥상 위로 올라오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를 찾고 있는것 같다. 위험하다! 나는 최대한 몸을 숨겼다. 제발 저 녀석이 그냥 가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검은정장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거 다 알고있다. 어서 나와라"


검은정장의 남자는 옥상 주위를 맴돌며 나를 찾고 있다. 옥상을 둘러보더니 물탱크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큰일이다! 저 녀석이 눈치를 챈 듯하다. 점점 물탱크가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들키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이걸 어쩌지... 저 녀석에게 붙잡히면 죽을게 뻔하다. 안되겠다. 이미 도망치기는 글렀다. 그렇다면 맞서 싸워볼수 밖에... 죽기살기로 덤비면 어떻게든 되겠지...제기랄! 나는 두 눈을 꾹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래... 이왕 죽을거라면 남자답게 싸워보기라도 하자!
검은정장의 남자는 물탱크 아래에 서있다.


"으아아앗!"


나는 물탱크 위에서 뛰어내리며 발차기를 가했다. 기습적인 공격이었으나 검은정장의 남자는 팔로 막아내었다. 윽! 이 자식 반사신경이 대단하군... 나의 공격은 무효로 돌아가고 말았다. 대신 나의 몸은 튕겨져 나가 땅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아야야... 아파죽겠네. 저 녀석은 무슨 터미네이터인가? 검은정장의 남자는 전혀 데미지를 입지 않은듯 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윽! 위험하다! 검은정장의 남자가 팔을 쭉 뻗어 나를 붙잡으려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앞구르기를 통해 공격을 피했다. 휴~ 다행이다. 저 녀석의 손에 붙잡혔다간 한방에 죽었을게 뻔하다. 역시 나의 순발력은 아직 죽지않았군. 헤헤... 앗, 지금 웃고 있을때가 아니잖아! 검은정장의 남자가 또다시 나를 향해 돌진해왔다. 이번엔 피하기 힘들겠다! 어...어쩌지? 이대로 죽고마는건가... 그때였다! 누군가의 발차기가 검은정장의 남자를 가격했다. 나를 향해 돌진해오던 남자는 복부를 얻어맞고 10여미터를 날아가버렸다. 뭐...뭐지?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 곳엔 한유정이 서있었다.


"한유정!"


나는 반가운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오늘 처음 본 여학생이며 아직 친하지도 않은 사이지만 나도 모르게 이름을 부르고 말았다. 한유정이 나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다. 그나저나 대단하군. 무슨 여자애의 발차기가 저렇게나 강력하지? 발차기 한방에 거구의 남자가 10미터가량 날아가버리는게 말이되나... 마치 만화나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것만 같다. 어쨌든 다행이다. 한유정은 나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아...응"


그런데 한유정은 전혀 괜찮아보이지 않는다.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마도 교실에서 검은정장의 남자와 싸우다가 생긴 상처인듯 하다.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한유정이 내게 먼저 말했다.


"일단 어서 도망치자."
"응?"
"저 녀석이 일어나기 전에 어서 도망치자구!"


나는 고개를 돌려 검은정장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녀석은 서서히 일어서고 있었다. 큭...괴물같은 자식. 저렇게 위력적인 발차기를 맞고도 멀쩡하다니... 어서 도망쳐야했다.
한유정은 나를 데리고 옥상 난간 위로 갔다. 아래에는 운동장이 보였다. 까마득한 높이였다. 약 20미터정도 되어보였다.


"어...어이 이봐. 뭐하는거야?"
"뛰어넘을거야."
"엥?"


이 여자애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머리에서 피를 흘리더니 정신줄을 놓은건가? 이봐 정신을 차려! 여긴 옥상이야. 여기서 뛰어내렸다간 죽는게 정상이라구! 내가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만류해보았지만 한유정의 의지는 확고해보였다.


"내 몸을 꽉 잡어."
"야...야 잠깐만!"


한유정은 나의 손을 꽉 잡은채 난간을 향해 달려갔다. 나는 한유정이 달리는 방향으로 끌려갈수 밖에 없었다. 으악! 잠깐만!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떨어진다구! 손을 뿌리치려 해보았지만 무슨 여자애의 힘이 그렇게도 쌘지 도저히 벗어날수 없었다. 한유정은 결국 옥상을 뛰어내렸다. 한유정의 손에 끌려가던 나또한 같은 신세가 되버렸다.


"으...으아아아악!"


하느님. 부처님... 죄송합니다. 저는 여기서 이만 생을 마감하겠습니다. 옥상에서 떨어져 죽게되다니... 내 인생도 참으로 불쌍하구나... 나는 두 눈을 꾹 감았다. 시원한 바람이 나의 몸에 부딪힌다. 이런게 하늘을 날고 있다는건가...바람이 나의 몸을 두둥실 껴안는 느낌이다. 두둥실? 어라?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분명 아래로 떨어져야 정상인데... 이건 마치 하늘 속을 날고 있는것 같다.  질끈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떠보았다. 헉... 나의 두 눈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나는 정말로 하늘을 날고 있었다. 옥상에서 뛰어내린 우리들은 어느새 맞은편 건물의 옥상까지 다다랐다. 대단한 점프력이었다. 우리들은 옥상 위에 착지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굴러떨어졌다고 해야 옳다.
아야야... 나는 아픈 무릎을 감싸안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 옥상에서는 검은정장의 남자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녀석은 여기까지 올수 없는지 바라만 볼뿐이었다. 휴~ 다행이다. 저 녀석에게서 도망쳤다. 한유정의 점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할수 밖에 없었다.


"야호! 살았다!"


나는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오늘이 나의 제삿날이 될줄 알았건만... 기뻐서 죽을 지경이었다. 이 모든건 한유정의 덕분이다. 대체 이해할수 없는 여자애이지만 생명의 은인인것은 확실하다.


"고, 고마워... 구해줘서..."
"............."


한유정은 아무 말이 없다. 그저 맞은 편 옥상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뛰어내렸던 옥상을 바라보자 검은정장의 남자는 이미 모습을 감추고 보이지 않았다. 어디간거지? 설마 여기까지 쫓아오진 않겠지... 너무 긴장을 해서인지 온몸에 힘이 빠졌다. 나는 벽에 기댄채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한유정도 내게 다가와 옆에 앉았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건지 내게 설명 좀 해줘. 모든게 비현실적이야."


그렇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것이 이상했다. 검은정장의 남자도 수상하고 한유정도 수상하다. 한유정은 뭔가 알고있는게 분명하다. 한유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무엇이 궁금한데?"
"모...모든게 다 궁금해! 너의 정체도 궁금하고 나를 죽이려했던 녀석도 궁금하고!
게다가... 자꾸 로어라고 부르던데 그것도 궁금해!"
".............."


그렇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 나는 알 도리가 없었다. 무슨 이유때문에 검은정장의 남자가 나를 죽이려 하는지... 그리고 도저히 정체를 알수없는 존재들...
한유정은 잠시 눈을 감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좋아. 설명해줄게."


한유정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벽에 기댄채 말을 이어갔다.


"나를 처음 봤을때 뭔가 느끼는 감정 없었어?"


처음 봤을때라... 확실히 뭔가 이상했다. 알수없는 꺼림칙한 기운이 느껴졌었다.
불길하고도... 기분나쁜 느낌...


"아... 응. 이상한 기운을 느꼈었어..."
"그래. 너도 나와 같은 로어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은거야."


같은 로어라니... 나도 이 여자와 같은 존재란 말인가?


"너 혹시 옛날에 계약한적 없어?"
"계약?"
"그래. 어릴적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아니면 불치병에 걸렸다거나..."


나는 기억 속을 더듬어보았다. 내가 중학교 이전의 기억은 사라져있었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필름이 끊긴듯 어느 순간의 기억은 삭제되어있다,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 교통사고를 당해서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분명 교통사고를 당했던것 같다.


"아... 초등학생때 교통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다고 들었어."
"그래. 넌 그때 분명 불치병에 걸렸을거야. 식물인간이라던지.."
"엑... 말도안돼. 난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는걸..."
"그래. 그게 바로 로어야."
"로...어?"


또다시 듣게 되는 말이었다. 검은정장의 남자도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내가 로어라고 했던것 같다. 로어...


"죽음의 순간에 임박한 인간이라던지... 또는 불치병에 걸린 인간들은 로어로 다시 재탄생할수가 있어."
"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즉, 한마디로 말하자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는 거지."


새로운 생명...? 그럼 나는 한번 죽었던 인간이란 말인가?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한가지는... 로어로 재탄생한 인간은 짐승의 힘을 가질수가 있어."
"짐승의... 힘?"
"그래. 나는 토끼의 능력을 가지고있지."


머리 속이 혼란스러웠다. 지금까지 한유정이 한 말을 종합해보자면 나는 로어이고 한유정도 역시 로어이다. 로어는 짐승의 힘을 가질수가 있다. 한유정은 그 중에서도 특히 토끼의 힘을 가지게 되었는데 발차기를 잘하며 엄청난 점프력을 발휘했던 점을 떠올려보면 이 말은 사실인것 같다.


"그...그렇다면 나도 너처럼 짐승의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
"그래... 단지 아직 각성이 되지 않았을뿐이야."
"각성?"
"너의 몸 속에는 로어가 잠들어있어. 그것이 각성해야만 짐승의 힘을 발휘할수가 있는거지."


한유정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도 로어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내 몸 속에는 어떤 짐승이 잠들어있는지 아직 알수없는 것이었다.


"그...그런데 저 녀석은 대체 뭐야? 검은정장을 한..."
"그 녀석은 사냥꾼이야. 우리같은 로어를 사냥하지."
"왜 우리들을 죽이려하는거야?"
"그건 나도 잘 몰라. 어쨌든 위험한 녀석들이야."


사냥꾼과 로어... 이것은 마치 우리가 쫓기는 짐승이고 저 녀석들은 우리를 사냥하는 존재와 같았다. 이제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다. 로어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를 쫓는 사냥꾼의 존재가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아직도 머리 속이 어지러웠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 놓여있었다.
일단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짐승의 생명을 얻었다니...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내 몸 속에 어떤 짐승이 잠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리 속이 혼란스러워 아무 생각조차 할수 없었다.  


"그렇다면 너는 나를 지켜주기 위해 이 곳으로 전학을 온거야?"
"뭐... 그렇다고 볼수 있지. 넌 아직 로어가 각성을 하지않았기때문에 사냥꾼의 타겟이 되면 위험하거든."


어쨌든 지금은 한유정이 가장 믿을수 있는 존재였다. 믿기 힘든게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광경은 현실과는 동떨어져있었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을때 한유정이 갑자기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피해!"
"뭐?"


한유정이 몸을 날려 나의 몸을 가로막았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한유정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이봐!"


나는 황급히 한유정에게 다가갔다. 바닥에는 철제 의자가 뒹굴고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의자를 집어던진 것이다. 의자가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자 검은정장의 남자가 그 곳에 서있었다. 아니... 사냥꾼이라고 불러야 옳은건가...


"하아~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힘들었다. 나를 귀찮게 하는군."


사냥꾼은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점점 다가온다. 제길. 거머리같은 자식... 끈질기게도 쫓아오는군. 큰일이다. 한유정은 방금 전 의자에 맞고 쓰러졌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속도였기 때문에 그 위력은 대단했을것이다. 저 녀석의 괴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나저나 이걸 어쩌지... 한유정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다. 그럼 나 혼자 이 녀석을 상대해야 한다는 말인가...


"자, 이제 슬슬 끝낼 때가 온것같군."
"어,어이... 잠깐만! 한가지만 물어보자!"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사냥꾼은 흥미로운지 입가에 미소를 띄며 말했다.


"훗. 뭐냐?"
"왜 우리를 죽이려 하는거지? 그 이유라도 알려줘!"
"크크큭... 너희 로어들은 위험한 존재이다. 그러니 죽어줘야겠어."
"마...말도안돼! 난 아무짓도 한게 없단말야!"
"그건 죽고난뒤에 염라대왕에게 호소해라!"


사냥꾼은 나를 향해 돌진해왔다! 이...이걸 어쩌지! 그때 한유정이 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비켜!"


한유정은 몸을 날려 사냥꾼의 공격을 막아냈다. 사냥꾼의 주먹과 한유정의 발차기가 공중에서 격돌했다. 휴~ 다행이다. 급한 순간에 한유정이 다시 일어났군. 하지만 한유정의 몸 상태가 좋아보이진 않았다. 머리에서는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고 스피드 또한 눈에 띄게 줄어있었다. 사냥꾼은 수차례 공격을 쏟아부었지만 한유정의 발이 모든것을 막아냈다. 빈틈이다! 사냥꾼의 주먹이 한유정의 복부를 강타했다. 한유정은 10여미터를 날아가 땅바닥에 고꾸라져버렸다.


"유...유정아!"


나는 한유정에게로 달려갔다. 다행히 아직 의식은 있었다. 한유정은 목에서 피를 토해내며 말했다.


"으...윽... 어서... 도망쳐..."
"아...안돼. 나 혼자 도망칠수는..."


이걸 어쩌지? 이대로 가다간 유정이도 나도 사냥꾼의 손에 죽고 말것이다. 사냥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유정이는 일어서려 노력해보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것 같다. 어떡하지...이런 순간에 아무것도 할수 없는 내 자신이 한심했다. 한유정은 나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을 위기에 처했다. 미친개 선생은 나때문에 죽고말았다. 모든게 나때문이다. 내가 힘이 없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있다. 내게 힘이 있었다면... 유정이처럼 강력한 힘이 있었다면... 저 녀석을 무찌를수 있었을텐데... 이제는 내가 유정이를 지켜줄 차례이다. 제발 부탁이야! 내가 로어라면... 내 안에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면... 제발!! 제발 내게 힘을 줘!!


┌힘을 원하는가?┘


무...무슨 소리지? 나의 내면 속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이 목소리는... 그렇다. 내가 물탱크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때 들었던 그 목소리다. 내게 위험하다고 알려주었던 그 목소리...


┌진정 힘을 원하는가?┘


몸 속에서 공허히 울리는 목소리는 뇌 속 깊은곳까지 전달이 되는듯하다. 힘... 그렇다. 지금 내게 필요한것은 강력한 힘이다. 나는 어떻게 되도 괜찮아. 저 녀석을... 저 녀석만 무찌를수 있다면...제발... 내게 힘을 줘!


┌좋다. 각성하라!┘


그 순간 나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환한 빛은 나의 온몸을 감싸안았다. 뭐...뭐지? 어떻게 된거야 이게... 나에게 다가오던 사냥꾼은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한유정 또한 마찬가지다.


"서...설마..."


사냥꾼은 당황한듯 외쳤다.


"각성?!"


환하게 빛나던 빛이 이윽고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온 몸에 극심한 고통이 이어졌다. 마치 누군가 뼈를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었다. 너무 아팠다... 죽을것만 같다. 나의 몸에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으으..... 으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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