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2010.01.28 09:41

좀비사냥꾼 조회 수:327 추천:1

extra_vars1
extra_vars2 108904-1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한성 고등학교┘


교문 앞에 적힌 글자는 한자였으나 이것이 우리 학교 이름이란 것쯤은 나도 알고있다.   대리석 위에 새겨진 글자는 학교의 전통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오래되어 녹슬어있다.
나의 할아버지도 이 학교를 졸업했다고 하니 그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짐작이 간다.
허나 역사가 깊은 만큼 시설은 더욱 노후되어 있었다.
복도를 걸을때마다 들리는 '삐그덕'소리는 마치 공포영화를 방불케했다.
나와 세린은 가로수 길을 지나 교문 앞에 다다랐다.
교문 앞에는 학생주임 선생님이 지키고 있었다.
일명 '미친개'라고 불릴 정도로 무서운 선생이었다.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에 미친개가 지키고 있다니...
정말 큰일이구만. 나는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이미 시간은 훌쩍 넘어 지각을
면치 못할것 같다.
지금 교문으로 걸어들어간다면 미친개에게 붙잡힐 것이 뻔하다. 어쩔 수없군...


"세린아. 담을 뛰어넘자!"
"에엑~?!"


나는 세린이의 손목을 붙잡고 학교 뒤로 돌아갔다. 높은 담이 솓아있다.
이 곳을 뛰어넘으면 미친개의 눈을 피해 학교 안으로 들어갈수 있을 것이다.
세린이는 담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높은데 어떻게 넘어가"
"내가 밑에서 받쳐줄게. 그러니 어서 올라가."


나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닥에 웅크리고 앉았다. 그러면서 세린이에게
어서 올라가라고 손짓했다.


"정말 괜찮겠어?"
"괜찮다니까! 어서 올라가"


세린이는 한참을 망설이더니 조심스레 나의 등을 밟고 올라섰다.
윽!! 이 놈의 계집애가 뭘 먹었길래 이렇게 무거워...?
등 뒤로 전해져 오는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이러다 허리디스크라도 걸리는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젠장. 남자는 허리가 생명인데...
세린이는 나의 등을 밟고 담 위로 올라가려 했다.


"야! 아직 멀었어?"
"자,잠깐... 기다려봐. 담이 너무 높아."


아, 제길... 허리가 아파 죽겠구만. 나는 웅크린 자세에서 고개를 돌려 위를 쳐다보았다.
이 놈의 계집애가 대체 뭘 하길래 아직도 못 올라가는거야?
고개를 돌려 세린이를 바라보았는데 나의 눈에 흰색의 물결이 아른거렸다.
헉!! 세린이의 치마 사이로 흰색 팬티를 보고만 것이다...


"으악!"


쿠당탕!! 나는 순간 당황한 나머지 몸의 균형을 잃고 말았고 세린이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땅바닥에 굴러떨어졌다.


"아야야... 뭐하는 짓이야!"


세린이는 떨어지면서 무릎을 부딪혔는지 감싸안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팬티를 봤다고 정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만약 그랬다간 오늘이 나의 제삿날이
될것이다. 그냥 적당한 말로 둘러댔다.


"아, 그냥 허리가 아파서..."
"치~ 괜찮다고 할때는 언제고"
"그러게. 생각보다 니 몸무게가 장난이 아니더라."
".....죽을래?"
"아,아니 농담이야. 농담. 하하핫"


세린이의 싸늘한 시선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쳇. 이 놈의 계집애는 뭐가 이리
무서운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세린이 때문에 담을 넘는 것은 포기해야 할것같다.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고민하던 나의 눈 앞에 두려운 존재가 나타났다.


"크크크. 유시혁. 또 지각이냐?"


미친개였다.... 젠장. 교문이나 지키고 있을 것이지 왜 여기까지 나타난거야?
큰일이다. 여기서 미친개에게 붙잡혔다간 몸이 무사하지 못할것이다.
특히 예전부터 수차례나 지각을 해왔던 나이기에 미친개와는 잘 아는 사이였다.


"아... 하하. 좋은 아침입니다. 선생님!"


나는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미친개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비열한 웃음으로 답했다.


"크크크. 오늘이 드디어 100번째 지각이구나. 유시혁."
"에엥? 벌써 그렇게 되나요?"
"그래. 이제 네 녀석 얼굴보는것도 지겹다."
"네... 저도 동감입니다."
"오늘은 네 녀석의 100번째 지각을 기념해서 슈퍼 초울트라 스펙터클한 체벌을
 가할거니까 기대해라! 음하하핫!"


미친개는 비열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야구방망이를 손에 들었다. 야구방망이를 손에
쥐고 걸어오는 모습이 마치 악마처럼 느껴졌다. 완전 공포 그 자체였다.
저 녀석의 야구방망이에 얻어맞았다간 뼈도 추스리지 못할것 같다.
이거 정말 큰일이군. 어떻게든 도망쳐야겠다...
나는 머리 속으로 빠져나갈 방법을 궁리했다. 이것저것 생각해낸 끝에 미친개가
한수정 선생님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래! 바로이거다!


"어? 한수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엥? 어디어디"


작전 성공이다! 미친개는 내가 바라보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려 열심히 한수정 선생님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다! 나는 세린이의 손목을 붙잡고 교문을 향해 달려갔다.
한참동안이나 이리저리 둘려보던 미친개는 그제서야 자신이 함정에 빠진 사실을 깨달았다.


"으아앗! 유시혁 이 자식!!!!!"


나의 등 뒤로 미친개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하핫. 어떠냐.
제갈량도 울고 갈 나의 계략이.
이미 멀리 도망친 우리를 미친개가 쫓아 올수는 없었다. 뒤를 돌아보자 미친개는 개미만큼 작아보였다.


한참을 도망친 끝에 우리는 교실 앞까지 다다랐다. 수업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나의 교실은 2학년 1반이었고 세린이는 2학년 3반이다. 이제 여기서 각자의 교실로 헤어져야할 시간이다.


"그럼 난 먼저 교실로 가볼게."
"응. 그래."


정세린은 손을 흔들어보이며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오늘 아침부터 계속 뛰었더니
피곤하군. 나도 어서 교실로 들어가서 잠이나 자야겠다. 나의 교실은 복도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화장실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 바로 우리 교실이다. 화장실이 가까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반은 화장실 청소를 전담하고 있었다. 이것은 참으로 불공평한 일이 아닐수 없다. 교장은 이 사실을 알고있을까? 언젠가는 반드시 교장에게 건의하겠다는 결심을 품은채 교실로 향했다. 교실 안은 역시나 시끌벅적했다.
서로 괴롭히며 장난치는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 아침부터 책상 위에 퍼질러 자는 아이들 등등...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있었다. 게다가 결정적인 사실 한가지는
마동훈도 나와 같은 반이라는 것이다. 항상 교실에 들어올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마동훈 녀석은 오늘도 거울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자아도취에 빠져있는것 같다.
우웩~ 재수없는 자식...
나는 마동훈을 피해 나의 자리로 갔다.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놓은채 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하아~ 이제 좀 쉬어볼까나... 허나 나의 뜻대로 되지않았다.
마동훈 녀석이 내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여어~ 이제서야 들어오다니. 너도 참 대단하구만. 미친개한테 안걸렸냐?"
"쳇. 네 녀석이 알 바아냐."


이 녀석은 전생에 나와 무슨 인연이 있길래 이렇게도 나를 괴롭히는거지? 네 녀석과는
말하기도 싫으니까 좀 꺼져!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괜히 이 녀석과 시비가 붙어봐야 나한테 좋을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야, 근데 너 그건 알고있냐?"
"뭐?"
"오늘 새로운 전학생이 온다는거."
"전학생?"
"그래. 그것도 굉장히 예쁜 여학생이란다."


새로운 전학생이 온다고? 처음 듣는 소식이었다. 게다가 여학생이라니... 왠지 궁금했다.
마동훈 녀석의 말은 무시하려고 했었지만 전학생에 관한 소식은 충분히 흥미로운 기사거리였다. 과연 어떤 여학생일까?
그때 교실 문이 열리며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교실 안에서 떠들며 놀던 아이들도
각자 자리로 가서 앉기 시작했다. 마동훈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담임선생님은 교탁 위에 서서 말했다.


"자, 여러분. 오늘은 새로운 전학생이 왔어요."


역시나 마동훈의 말대로였다. 정말로 전학생이 온것이다.


"유정아. 이리로 들어오거라."


담임선생님은 교실 밖을 향해 쳐다보며 손짓했다. 그러자 교실 밖에서 한 여학생이 들어왔다. 나는 그 여학생을 보는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
뭐...뭐지? 굉장히 예쁜 여자였다. 몸은 날씬하고 키는 160정도 되어보였으며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가 눈에 띄었다. 눈은 크고 얼굴은 작은 전형적인 미소녀였다.
치마 밑으로 허벅지가 드러나있어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왠지 모를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학생은 담임선생님 옆에 섰다.
여학생이 입을 열었다.


"저는 한유정이라고 합니다. 원래 가야고등학교에 다녔었구요.
 이번에 한성고등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짝짝짝!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남학생들은 모두 반기는 분위기였다.
한 남학생은 입에 침이 고인채 넋을 잃고 있었다.
그에 반해 여학생들은 표정이 좋지못했다. 하긴 저렇게나 예쁜 여학생이 전학을 왔으니 싫어하는것도 당연하지... 그런데 아까부터 뭔가 이상하다.
뭐지? 이 불안한 마음은...? 뭔가 알수없는 기운이 나의 몸을 감싸 안는다.
왠지 모르게 한유정이라는 전학생에게서 이러한 기운이 뿜어져나오는것 같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느낄수는 있었다.
에이~ 설마... 단지 착각이겠지. 예쁜 여자를 봐서 긴장했나보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며 정신을 차렸다. 허나 나의 주위를 맴도는 불길한
기운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 마침 시혁이 옆자리가 비어있네. 저 자리에 앉으렴."
"네."


헉!! 그러고보니 내 옆자리가 비어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한유정이라는 여학생은
점점 나에게로 다가오더니 내 옆에 앉아버렸다. 한유정이 다가올수록 이런 불길한 기운은
더욱 강해졌다. 주위 남학생들이 부럽다는듯이 우우~ 하며 야유를 보내왔다.
이 녀석들아. 나는 지금 긴장되서 죽을것 같다고! 제발 이 여학생이 멀리 떨어졌으면 좋겠어. 그나저나 이 이상한 느낌은 대체 뭐지..?
예쁜 여학생을 봐서 긴장했기 때문일까...?
한유정은 내 옆자리에 앉더니 나를 보며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 나는 한유정이라고해."
"아... 으,응. 나는 유시혁이야."


나는 손을 내밀어 한유정과 악수했다. 한유정의 손은 굉장히 차가웠다. 마주잡은 두손에서 이상한 기운이 흘려내리는것 같았다. 도저히 참을수가 없던 나는 유정이의 손을 놓았다. 머리 속이 혼란스러웠다.
내가 왜 이러지..?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까? 그래. 아마도 피곤해서 그런것일거야.
나는 책상 위에 엎드려 잠을 자기로 했다. 허나 여전히 나의 몸을 엄습해오는 불길한 기운은 지워지지 않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56 Blader [1] 乾天HaNeuL 2010.02.01 300
3355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file 좀비사냥꾼 2010.02.01 381
3354 Blader [1] 乾天HaNeuL 2010.02.01 273
3353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1] file 좀비사냥꾼 2010.01.31 317
3352 Blader 乾天HaNeuL 2010.01.31 278
3351 [단편]몇분이란 시간의 기적 [2] 팹시사이다 2010.01.31 432
3350 Blader 乾天HaNeuL 2010.01.29 421
3349 Blader 乾天HaNeuL 2010.01.28 326
»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file 좀비사냥꾼 2010.01.28 327
3347 Blader 乾天HaNeuL 2010.01.27 477
3346 Blader 乾天HaNeuL 2010.01.26 386
3345 Blader 乾天HaNeuL 2010.01.25 396
3344 혈액 중독자와 패배한 에란드 보이즈 [1] losnaHeeL 2010.01.24 328
3343 Blader 乾天HaNeuL 2010.01.24 396
3342 개구리중사케로로 [3] 아덜워 2010.01.23 448
3341 당근먹고 퐁당(5) coKePlay 2010.01.23 331
3340 혈액 중독자와 패배한 에란드 보이즈 losnaHeeL 2010.01.22 290
3339 Blader 乾天HaNeuL 2010.01.22 294
3338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1] file 좀비사냥꾼 2010.01.22 317
3337 [공상과학판타지] 사냥꾼 -프롤로그- [2] file 좀비사냥꾼 2010.01.22 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