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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Blader

2010.02.17 21:49

乾天HaNeuL 조회 수:360 추천:1

extra_vars1 劍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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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의 동요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자신의 한 말에 부끄러움을 느낀 엘레나는 뒤로 돌아서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일단 옷도 없고 그래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것을 본 타이루니아는, 자신의 겉옷을 벗어서 그녀의 어깨에 걸쳐 주었다.
  “고마워.”
  고맙다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다 기어들어가는 소리라서 귀를 기울이고 들어야 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것에 불만을 토할 상황도 아니었다.
  “일단은 여기를 벗어나야 하겠는데.”
  프리아를 잡는 것보다 이 미로 같은 숲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다. 아마도 그 녀석은 마을로 돌아가는 길을 잘 알고 있을 거였다. 따라서 그가 도망치듯 사라진 것은 이러저러한 꿍꿍이를 가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디야, 여기.”
  주변에 믿을 만한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나무를 베어서 남쪽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나뭇가지의 방향과 나뭇잎의 방향이 모두 제각각인 것을 봤을 때, 나이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되었다.
  그는 일단 한 가지 실험을 해보기 위해서 루인을 소환했다. 그의 오른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옅은 붉은빛을 띠고 있는 루인이 등장했다.
  ‘아직 몸은 완전하지 않네.’
  부러진 조이도 시험 삼아서 꺼내보려고 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루인의 색이 여전히 옅은 붉은빛인 것을 봤을 때, 몸이 제대로 회복된 상태가 아닌 게 분명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것이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옷에서 실을 한 가닥 뽑아내더니, 그것으로 검의 중심을 묶었다. 그 다음 그는 실 끝으로 검을 들어 올렸다. 보통 실이었다면 그 순간 실이 끊어졌을 터였지만, 그것은 전혀 끊어지지 않았다.
  “망할.”
  그와 함께 그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사실 그의 계획은 약간의 자성을 띠고 있는 검을 통해서 남쪽을 확인해 보겠다는 것이었는데, 검이 빙글빙글 돌기만 할 뿐이라서 확인 자체가 불가능했다.
  “…….”
  그녀는 타이루니아의 이러저러한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여전히 그녀의 양 볼은 빨갛게 익어 있었다. 그때 그녀의 뱃속에서 굶주림의 신호가 울렸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휙 돌렸지만, 타이루니아와 이미 한 번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배가 고픈 거야?”
  그가 물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일단 근처에서 먹을 만한 것을 찾으러…….”
  “가지마.”
  타이루니아가 말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자, 그녀가 그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그는 슬쩍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는데, 거기에는 약간의 공포감이 서려 있었다. 아무래도 혼자 남는 것이 두려운 것 같았다.
  “그러면 배가 고프더라도 돌아가는 길을 같이 찾을 거야?”
  “응.”
  그의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혼자 남겨지는 것보다 그것이 낫다고 생각한 듯싶었다.
  “그럼, 잠깐 실례.”
  이제까지 계속 그래왔듯이, 그는 그녀의 등과 다리 뒤를 받쳐서 들어 올렸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면서 타이루니아의 얼굴을 쳐다보았지만, 자신의 다리가 매우 아프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녀는 얼굴을 그의 품에 파묻고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후우.”
  타이루니아는 일단 심호흡을 한 다음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 숲 자체에 위험한 요소는 없는 것 같았지만, 프리아가 만든 미로이기 때문에 어떤 트랩이 있을지는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의 위험장치가 설치되어 있을 가망성도 다분히 존재했다.
  그는 일단 앞으로 나아가 보았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꺾었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한참 동안을 그렇게 맴돌고, 또 맴돌았다. 무슨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그저 걷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흐음, 대략 이런 식이네.”
  그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 여린 미소가 떠오른 것을 봐서는 이 미로를 빠져 나갈 방법을 찾은 것 같았다.
  “그렇다면 가볼까?”
  그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다음, 그는 급히 발을 옮겼다. 처음에는 느린 걸음이었지만,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일단 자연적으로 동물들에 의해 만들어진 길을 뛰고는 있었지만, 이윽고 그 길은 끝나고 어느새 커다란 나무가 그들 앞에 등장했다.
  “저기, 나무가…….”
  어느새 눈을 뜬 채 앞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가 말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무에 부딪힐 거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듣고도 씩 웃을 뿐 속도를 줄일 기색이 없었다.
  “꺅!”
  나무와의 거리는 어느 덧 1m 이내, 부딪힐 것이 뻔했다. 그녀는 소리를 내지르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몸에 엄청난 충격이 전해져서 고통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런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떠 보았다. 그들은 여전히 길을 달리고 있었다. 방금 전에 눈앞에 있던 거대한 나무를 찾으려고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있어야할 것이 있어야할 장소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야?”
  그녀가 타이루니아의 눈을 바라보면서 질문했다. 그는 빙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별 거 아니야. 나무들 사이로 가짜를 여러 개 심어 놓은 간단한 함정이지. 물론 그 외에 다양한 장치들이 설계되어 있는 것 같은데, 프리아 녀석이 그것들은 작동시키지 않은 것 같더라고. 그래도 녀석을 박살내줘야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다가 마지막 말을 할 때는 강한 어조로 내뱉었다.
  “아, 그건 좀 사양하겠습니다, 타이루니아 씨.”
  어느 샌가 프리아의 목소리가 하늘 위에서 들려왔다. 그들은 시선을 위로 올려서 그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초롱이라 이름 붙인 그리폰에 탄 채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프리아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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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번 달 안에는 끝날 듯. ㅇ_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