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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문월드 - 미르마루 전기

2010.02.17 21:35

주리 조회 수: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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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아~"


일어 나려고 했는데,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여기가 어디지?"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음...아! 말타고 궁술 연습하다가 그만 떨어졌구나!"


아무도 없지만 말에서 떨어진 나를 상상하고 있으니 귀가 뜨거워 지는 것을 느꼈다.


아~ 내가 말에서 떨어지다니. 친구들이 두고두고 놀릴 것이 뻔하다.


"두산아~!! 어이! 백두산!"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곧 친구들이 들리 닥쳤다.


"여허~ 일어났구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도 있다더니, 자네가 그 꼴이군 하하하"


"그만 놀려~ 죽다가 살아난 사람한테 할 소리가 아니야."


왜 말리는 사람이 더 얄밉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그래도 손님이 왔으니 일어나 맞아야 예의겠지?


팔에 힘을 주어 일어 나려고 했다.


"윽..."


몸에 힘이 없고, 삭신이 다 쑤셔온다.


"여허~ 누워 있게나. 기억안나는가? 자네 절벽에서 떨어졌다고"


"말에서 떨어진 것까진 기억나는데 절벽이라고?"


"그래, 그것도 아주 높은. 산신령이 도왔는지 절벽에 나무들이 자넬 살렸다네"


"의원 말로는 3개월은 누워 있어야 한다던데?"


3개월!! 무관 시험이 한달 남은 이때 이렇게 다치다니. 12년간 열심히 노력해 익힌 무예와 병법은 어디에 사용 하란 말인가?! 물론 내년 시험이 있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시험도 치지 못하고 떨어지고 싶지는 않았다.


6살때 부터 말을 타고, 병법과 무예를 익힌 나에게 이것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는 일이다.


"두산아. 자네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것 같네만, 허튼생각 하지마"


"말이 좋아 3개월이지 몸관리 제대로 안하면 무관시험을 평생 칠 수 없을지도 모른다네"


"그럼 몸관리 잘해. 자주 문병올테니"


충격에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눈만 껌벅이고 있었다.


그 뒤로 친구들이 자주 문병을 와주었지만 식욕도 없고, 삶의 허탈함만 느낄 뿐이였다.


2개월 뒤 어느정도 몸을 가눌 수 있을정도로 회복이 되었지만, 정신적인 충격은 아직 벗어나지 못하였다. 매일 잘 움직이지 않고 침상에 누운체 잠만자며 일상을 보냈다.


"얘! 두산아 정신차려"


"아이고 여보! 두산이가 왜 이럴까요?"


"이런 몬난놈! 그 정도 시련도 이겨내지 못하고 귀신이나 씌이다니! 에휴~"


"정신좀 차려!"


어라? 머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 정확히 내 몸이 무었을 하는건지...


몸이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무릎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내 몸을 보며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신들림 현상인가? 내 몸과 마음이 귀신한테도 몰릴정도로 나약해졌다니...


나의 몸을 어떻게든 내 의지로 움직이려고 기를 쓰고 있을때, 아버지가 불러왔는지 무당이 우리집 마당 앞으로 왔다.


내 몸에 있는 귀신이 무당의 기세를 읽었는지 살짝 움츠려진듯 하더니, 아까보다 더하게 난동을 부리는게 아닌가?


곧 무당의 의식이 시작되었고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정신이 드니?"


눈을 떠보니 눈가에 눈물이 맺힌 어머니께서 나를 보며 말했다.


"아.. 어머니...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아니다 얘야.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으면...흑흑.."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를 보고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 배고픕니다. 밥좀 주세요."


내가 이런 모습을 더 이상 보여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벌떡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아참~ 그래. 계속 먹지않고 누워 있었으니 허기지겠구나. 당장 챙겨오마 기다리렴"


눈물을 훔치시며 돌아서는 어머니의 모습에 다시한번 찡해져서 다시는 그런일 없도록 마음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나보다.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육체적으로는 완쾌 되었지만, 한번 신들렸던 몸이라 그런지 가끔씩 다른 귀신들에게 신들림을 당하는 것이다. 그 후론 밤 낮으로 떠돌아 다니는 귀신들까지 보게 되어,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했다.


소문이 퍼졌는지 병문안 오던 친구들이 하나하나 줄어 들더니 이제는 아무도 오지 않게 되었다.


이곳 저곳 절과 무당집은 다 돌아다녀 보았지만 치료는 되지 않았고, 오직 하나! 혼을 받아 드려서 무당이 되는 길만이 나의 살길이라는 통보를 받았을때 또 한번의 시련을 겪었다.


1년만 다시 고생하면 무관시험을 볼 수 있었기에 다시 재기를 꿈꾸며 생활하던 나에게 평생 무당으로 살아야 하는 말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였다.


조용한 밤 자살을 결심하고 유서를 쓰고 집 뒷산으로 길을 청했다.


많은 귀신들이 놀려되는 것을 무시한채 걸음을 재촉했다.


"어머니 아버지 불효를 용서해주세요. 두 분이 주신 큰 은혜는 다음생에 갚겠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졌을때 그냥 죽을 것이지, 다시한번 절벽에 떨어지도록 나를 이렇게 내몰다니... 정말 무심하십니다 하늘이시여"


마음을 다잡고 절벽 끝에 섰다.


"까하하하하 아이고 웃겨... 이래서 인간은 정말 잼있다니깐~"


귀신들이 놀려되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그래도 나 가는길에 함께있어 준사람(?)은 너희 들 뿐이구나... 곧 너희와 같은 동료(?)가 될테니 인사는 하고 가야지...'


인사를 하기 위해 뒤돌아보자 나를 비웃던 그 귀신이 흠찟하더니 두어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하하하 그냥 인사하려고 하는건데 놀라기는...어라?'


나를 놀려된 처녀귀신(?)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이 귀신의 생김새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복을 입지 않고,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옷을 입고 있으며, 죽을때 피가 많이 났는지 얼굴은 새하얗게 창백하고, 빨간 머리를 하고 있는 것이였다.


얼굴은 아주 미인형이였지만, 조선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얼굴이였다. 큰 눈망울에 오똑한 코. 그러고 보니 눈동자도 빨간색인 것이다.


'아주 억울하게 죽은 귀신인가?'


"머..머야?? 내가 보여? 내 목소리가 들린거야?"


내가 유심히 쳐다보고 있으니 쑥스러운지 그 처녀귀신이 당황스러워 했다.


"네. 보입니다. 아주 잘~"


나이는 나보다 어려보이는데, 죽은 걸 생각하면 나보다 먼저 태어 났겠지?라는 생각에 존댓말을 했다.


"어? 정말? 보여? 내가? 진짜??"


믿기지가 않나보다. 하긴 첨에 다른 귀신들도 저런 반응을 보였지...


"네. 보이고 들리니까 지금 대화를 나누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와~~ 신기하다. 처음이야 나를 본사람. 가끔 무당이나 스님이란 사람들도 기척만 느낄뿐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데."


'그런가? 나는 귀신보는 능력이 뛰어 난것일까? 무당으로 삶을 살았으면 대성할 운명?...'


"너 죽지마!"


무당의 삶에 대한 생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때 난대 없이 처녀귀신이 나에게 말한다...


"저...왜 그러시는지요?"


"겨우 이 곳에 와서 나랑 대화를 나눌수 있는 인간을 만났는데, 죽으면 재미없자나!"


"그..그런 이유로 죽지말라고 하시다니... 저는 이미 이 세상에 미련이 없습니다. 혹여 죽어서 귀신이 된다면 그 때 말동무 해드리지요"


"안되 안되! 이 세상에 미련이 없다구? 그러면 너 마...ㄱ.. 아아.. 여기선 지옥이라고 했던가? 너 지옥간다? 자살이 얼마나 큰 죄인지 모르나 보구나?"


"그런 말은 들어 본적도 없습니다만..?"


"아무튼 내가 거기 있어봐서 알어. 그리고 미련도 없다고? 미련없으면 귀신이 되지 않는다구!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귀신이 될 확율이 높지. 너처럼 자살하면 귀신이 될 확율이 적단말야. 그러니 죽지마? 응? 죽지말라구"


'이것이 무슨 자다가 홍두깨?'


듣지도 못한 이상한 말을 주저리더니 결론은 때쓰며 죽지 말라는 내용이다.


"신들림 당한 덕분에 무당이 안되면 살아 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무당이 된다는건 제가 지금까지 준비해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일입니다. 그렇게 살 바에 차라리 죽는게 났습니다."


그 동안의 감정이 격해져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 귀신하고 뭐하는 짓인지...


"음... 그럼 무당 안되도 살 수 있게 해줄께. 그럼 되지?"


"그럴 바엔 죽..에...예?? 머라구요?"


"들어보니 무당 될 바에 죽는 다는거잖아? 그런데 무당 안하면 죽는 목숨이고, 그러니 무당 안해도 살 수 있게 만들어주면 된다는 거지. 뭐- 간단하네?"


"그게 간단한 일이오? 간단하지 않으니 이러고 있지 않습니까?"


"무당한테 가서 무당되지 말구 그냥 나랑 계약..아.. 나한테 신내림 받으면 되겠다~"


"당신한테 신내림 받은 것이랑 다른 귀신한테 신내림 받은 것이랑 무슨 차이가 난단 말입니까? 결국 무당이 되라는 거 아닙니까? 싫습니다!"


"아휴~ 정말.. 답답해! 아니라구. 내 모습을봐 그냥 여기저기 보이는 귀신같어? 내가 다 알아서 해준다니까 그러네."


다시 한번 그 처녀귀신을 바라보았다. 말 그대로 다른 귀신들과는 다른 뭔가가 느껴진다.


'믿어도 되는 것일까?'


"어차피 너 죽으려고 했지? 나 한테 신내림 받고도 무당되야 하면 그 때 죽어! 사람 말을(마족이지만) 못 믿어요"


'귀신이면서 아직도 사람인줄 아나?'


"음..."


저 처녀귀신의 말도 일리가 있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죠. 어차피 죽을 목숨이였는데... 1%의 희망이라도 가져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