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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The Cor vore

2010.02.24 03:58

RainShower 조회 수:368 추천:2

extra_vars1 Story 1. 현실속의 환각을 사는 별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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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야야. 왔어. 왔어!!”


 


 긴 겨울방학이 지나고 인양시에도 봄이 찾아왔고, 그래서 사인이도 3학년이 되었다. 모든일이 평화롭게 흘러간다. 그 와중에 사인이에게 한가지 불행이 있다면 바로 기진이와 소혜랑 같은 반이 되었다는 작은 사실뿐이었다.


 


 기진이는 호들갑을 치면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사인이의 어깨를 툭툭친다.


 


 “뭔데?”


 


 사인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기진이를 돌아본다. 기진이가 저렇게 난리를 피우는게 하루이틀이 아니니 사인이는 그저 적당히 상대해주는 척한다. 그러나 혹여 정말 재미있는 일이라면 두팔 걷어붙이는 사인이는 오히려 기진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이다.


 


 “글세 왔다니까!. 왔다고. 전설의 여깡이.”


 


 전설의 여깡.


 


 사인이와 동급생인 여학생으로, 출석일수가 기준치에 한참 못미치는데도 언제나 진급하던 수수께끼의 소녀이다. 거기다 외모가 출중하다고 소문이 퍼져 남학생들에겐 엄청난 관심의대상이다.


 


 학교에서 그녀를 보기란 하늘에 별따기이며, 같은반인데도 그녀의 얼굴조차 모른다는 그런 존재였다.


 


 그러니, 그 소녀에 대한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인양시의 뒷골목 여왕이라던지, 마약을 거래한다는 소리, 사실 부잣집 따님이라든지, 인간이 아니라 우주인이라든지 온갖 악질적인 소문부터해서 시답지 않은 소문까지..


 


 사인이는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무래도 흥미가 돈 모양이다.


 


 “보러가자!”


 


 기진이와 함께 교실을 나간다. 아직 아침조회시간 전이라 복도는 복잡하다. 아무래도 ‘전설의 여깡’이 등교를 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전교에 퍼진 모양이다. 3학년 7반앞에는 학년을 불문하고,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들 그림자로 웅성댄다.


 


 그 속에서 유난히도 낯이 익은 실루엣이 보인다. 양갈래로 땋은 약간은 어린애처럼 보이는 머리스타일과 작은 키가 어울려 중학생으로 오인할 듯한 소녀.


 


 “잉? 소혜??”


  


 사인이들보다 앞서 3학년 7반에서 목을 빼며 전설의 여깡을 감상하고 있던 소혜는 기진이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뭐야! 아깐 흥미없는 척 하더니!!”


 


 “그보다 어서 봐 바! 저 애래.”


 


 기진이는 소혜를 공격하려다가 황급한 소혜의 말에 눈동자를 교실안으로 돌린다. 자연히 그 말에 사인이도 시선을 바꾼다.


   


 그곳엔 검은 단발머리의 소녀가 있었다. 요새 애들처럼 머리에 웨이브를 넣거나, 얼굴에 살짝 화장을 하거나, 그런 꾸밈이라는걸 눈을 씻고 찾아도 볼수 없는 그런 소녀였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굳이 말하자면 청초한 매력을 태어날때부터 가지고 있었을 듯 한 분위기의 소녀. 검은 눈동자는 초점이 뚜렷해 귀여운 인상까지 겸비한다. 하지만 눈동자의 깊은 곳에 알수 없는 심연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게 만든다.


 


 “우와아아아아! 나 지금 고백할래!!!!”


 


 기진이는 이상한 스위치가 들어가서 바둥바둥댄다. 아무래도 소녀가 발산하고 있는 방어막은 기진이에게는 별다른 효력이 없는 모양이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소혜는 기진이의 뒷덜미를 잡고 미간을 움찔댄다. 그 일련의 행동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기진이 혼자 어디 이상한데 걸려서 발광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일 정도다.


 


 하지만 사인이의 표정은 다른 이들과는 좀 틀렸다. 분명, 학교의 아이돌을 보는 눈빛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꺼림직한 표정으로, 무언가 거슬리는 것을 본 듯한 표정으로 소녀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사인.


 


 “저 애.....”


 


 그런 사인이의 이상한 시선을 느꼈는지, 소녀는 창밖을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학생들이 몰려있는 복도를 바라본다.


 


 소녀, 설희는 내심 놀란 상태였다. 학교에서 피의 냄새를 느끼게 될 줄은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 결국 자연스럽게 사인이와 눈이 마주치게 된 그녀.


 


   


 “오오. 지금 이쪽 보는거 맞지?”


 


 “누굴 보는거지?”


 


 “와아아. 여기도 좀 봐줘!”


 


 하지만 그녀의 시선이 사인이로 향한다는 사실은 그 당사자들뿐만 아는 사실이었다. 너무 많은 학생들로 인해 누군가를 특정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남학생들은 고개를 돌린것에 흥분해서 떠들썩 소란을 피운다. 그 남학생 안에 당연하다는 듯이 포함되어있는 기진이는 거의 광란의 상태에 빠져서..


 


 “날 본거라고! 날 보고있는거라고! 유후! 나라구우우!!!”


 


 그러나 소혜에게 고삐잡힌 소처럼 제자리에서 날 뛸뿐 설희에게 달려들지는 못한다.


 


 “확실히 이쁘긴 하네...”


 


 발 광하는 사인이를 무표정으로 붙잡고는 설희를 쳐다보는 소혜. 소혜도 자기 나름대로 자기가 어느정도 귀엽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는지, 범접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설희를 보고는 자신이 작다는걸 문득 깨달았는지 기가 죽은 듯 중얼거린다.


 


 그런 광란의 상황 속에서 주인공인 설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해서 사인이를 바라본다. 사인이도 계속해서 그녀를 바라본다. 처음 본 순간 눈이 맞았다는 그런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그걸로도 충분했다. 대화도 필요없다. 그들이 동류라는 사실을, 같은 세계를 살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그녀는 새벽의 지배자로 피에 젖어왔던 그에게서 흡혈귀의 모습을 발견했고, 그는 사냥꾼으로 피를 뒤집어쓰던 그녀에게서 과거의 모습을 발견했을뿐이었다.


 


 서로에게 느껴지는 핏자국은 지우려고해도 지울 수 없다. 설희는 사인이에게 대답이라도 하듯 마주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녀는 웃었다.


 


 “어! 웃었다!!!”


 


 “야야야야! 나라고 나라니까! 날 보고 웃은거야!!!”


 


 술렁이는 남학생. 그리고 그중에 단연 눈에 띠는 건...


 


 “다 비켜어어어어어어!!”


  


 드디어 소혜의 고삐를 풀고 남의 교실로 돌격을 감행하는 기진이. 하지만 소혜의 손에서 벗어나기는 너무나도 역부족이었다.


 


 “가만히 있어! 이 망나니야!!!!”


 


 휘릭.


 


 소혜는 7반으로 돌격하는 기진이를 향해 몸을 회전시킨다. 학생들 사이를 유연하게 빠져나가는 동시에 기진이의 복부로 뻗어나는 소혜의 다리.


 


 퍼억!


 


 “꽥!”


 


 괴상한 비명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은 기진이.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였다. 기진이는 쓰러지는 와중에도 비정상적인(?) 동체시력을 발휘한다.


 


 “노란색.....”


 


 하지만 끝내 말을 이어나가지 못한다.


 


 “바탕에 곰돌이군. 소혜는 곰돌이가 좋은가봐?”


 


 그 말을 어느샌가 소혜의 뒤에 서있는 사인이가 추가 설명한다. 사인이는 물론 뒤에 있었으므로 소혜의 스커트가 펄럭이는걸 볼수 없었다. 즉, 사인이는 되는대로, 아니, 예전에도 일어났던 비슷한 사건을 떠올리며 그냥 던져본 것이다.


 


 “혀....현. 사아아아이이이인!!!!!!!”


 


 아무래도 정답이었는지, 소혜는 곧장 눈에 불을 키고 사인이를 뒤쫓는다.


 


 


+  +  +


 


 


 딩동댕동


 


 전학생 소동이 일어난 오전수업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종이 치자, 학생들은 무언의 압박을 선생님에게 보내고, 선생님은 수업을 칼같이 끝낸다. 그리고 동시에 교실밖으로 뛰쳐나가는 아이들.


   


 그중엔 기진이와 소혜, 그리고 사인이도 있었다. 기진이는 아예 수업 끝나기 5분전부터 선생님의 눈을 피해 맨 뒷자리의 뒤에 숨어서, 문 가까이에 대기하고 있었으므로, 누구보다도 빠르게 나갔다.


 


 그 뒤를 소혜가 질새라 뒤따라갔고, 정상적으로 출발한건 사인이 뿐이었다.


 


 “저것들은 도대체 같이 밥먹을 생각은 있는건지...”


 


 사인이는 혼자서 멀리 뒤떨어져서 한숨을 쉰다. 벌써 아이들은 식당앞에서 길게 줄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덩그러니 복도에서 그 모습을 창가로 지켜보는 사인이. 친구들에게 버려진 자의 최후였다. 분명 밥을 타고 나서야 ‘아 맞다. 사인이는?’하고 서로에게 되물어볼 기진이와 소혜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사인이는 지금이라도 가서 뒤에 줄을 서야하나, 아니면 나중에 천천히 가야하나 망설이며 복도에서 서성인다.


 


 “거기.”


 


 처음듣는 여자의 목소리에 사인이는 밥먹을 고민을 뒤로하고 고개를 돌린다. 그곳엔 전설의 여깡, 설희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잠깐 나랑 이야기좀 할래? 새벽의 지배자.”


 


 사인이는 설희를 노려보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  +  +



 


 학교 별관 옥상.


 


 “할말이 뭐야? 날 죽이기라도 할꺼야?”


 


 사인이는 학교운동장을 바라보는 설희의 등뒤에 말한다.


 


 “아니, 죽일꺼라면 이런식으로 자리를 옮기진 않았지. 단지, 같은 세계에 있는 사람으로 물어볼게 있어서.”


 


 “물어보기전에 자기 소개라도 먼저하는게 순서 아닐까?”


 


 사인이는 경계를 풀지 않고 설희를 바라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교복 속 어딘가에 있는 리볼버를 경계한다. 설희는 그의 모습에 실소를 한뒤, 입을 연다.


 


 “난 은설희. 베나리 로보리스야.”


 


 사인이는 예전에 이슈미아에게서 들었던 설명을 떠올리며, 그녀가 자신에게 적대적인 존재일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는 이미 새벽의 지배자가 아니지만, 언제라도 흡혈귀로 전향할 수 있는 몸이기 때문에, 그들의 손에 공격당해도 불만을 토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온다.


 


 하지만 그는 손을 내밀지 않는다.


 


 “용건은?”


 


 “여자의 손을 민망하게 만드는 나쁜 남자구나. 뭐, 나도 물어볼거만 물어보면 볼일은 없으니까.”


 


 그녀는 손을 교복 자켓 주머니에 넣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사인이를 바라본다.


 


 “혹시 ‘앨리스(Alice)’라는 루나리스를 알아?”


 


 


 


 


 


 X x X x X x X 


 


 


 아.. 다음번 제차례에서


 Story 1은 종료입니다.


 


 다음부터는 Invictus가 전개되는 사건과는


 전혀 다른 시간에서 제 멋대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