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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혈액 중독자와 패배한 에란드 보이즈

2010.01.21 05:09

losnaHeeL 조회 수:286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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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커는 두 사람이 패스트푸드점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펑크룩과 츄리닝의 조합이라니 심난할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데다가 너무나도 눈에 띈다. 그가 전해들은 정보대로라면 저 둘은 몸을 숨기기 위해 어떤 짓이든 서슴지 않아야만 하는 처지에 있다. 하지만 그런 궁금증이 있음에도 크래커의 생각은 큐브에게 물어볼까?’ 하는 것에 그쳤다. 전화를 받은 큐브에게는 상황 보고만 할 뿐이었다.


 


두 사람 모두 XXX로 들어갔고, 안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올 예정으로 보임.”


 


큐브의 대답을 기다린다.


 


. 알았어……. 오늘은 하루 종일 따라다니면서 어디어디에 들리는지를, , 집중적으로 체크한다……. 꼭 두 번 말해주지 않아도 괜찮은데……. . . 아니, 지금은 둘 뿐이야. 내가 따라붙을 때부터 둘 밖에…… 응 정말로 둘 밖에 없었어.”


 


잠시 자신의 말은 접어두고 간단히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정도의 말만 반복한다. 굳이 자기가 의문을 품거나 계획을 세우려고 하지 않아도 큐브가 알아서 다 할 것이라는 믿음. 과연 그런 형태의 맹목적인 신뢰가 얼마나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나오겠지만, 적어도 자신은 그것이 상대를 믿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의 의견 같은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에서 크래커는 자신의 의견을 배제하고 타인의 부탁과 명령을 듣는 것에 충실한 타입이었다.


 


알았어. . 그래. 10시 까지. .”


 


크래커는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감시 대상을 따라 패스트푸드점으로 들어갔다. 2층 구조의 매장이었고, 그리 복잡하지도 한산하지도 않은 곳이었다. 1층에도 빈자리가 있었지만, 목표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위로 올라가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크래커는 카운터 앞에서 서성거리며 메뉴를 살폈다.


 


콜라 한잔을 받아들고 2층으로 올라간 그는 빈자리와 감시대상이 앉은 자리를 동시에 살폈다. 둘은 한쪽 구석 자리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크래커는 그 자리의 대각선 반대쪽 끝자리로 움직였다.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이대로 적당히 따라다니다가 몇 번 정도 전화를 걸어 보고하고 돌아가면 끝날 일이었다. 하필이면 두 남자의 자리와 자신의 자리 사이에 위치한 쓰레기통 때문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크래커가 콜라를 한 모금 삼키고 대각선 방향을 바라보았을 때 마침 쓰레기통을 정리하기 위해 위로 올라온 점원과 눈이 마주쳤다. 점원은 실로 순식간에, “.” 하는 탄성을 내뱉음과 동시에, 크래커를 알아보고 다가온 것이다.


 


너 중학교 때…….”


 


크래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을 회피했다. 별로 마주치고 싶은 상대가 아니었던 탓이다. 별로 보기 싫은 정도가 아니라, 되도록이면 평생 다시 마주칠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녀석이었다. 중학교 동창이자 그 당시 신난다고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 뭐가 좋은지 연신 실실거리는 녀석의 능글맞은 표정과 목소리가 끔찍한 기억을 끌고 다가오는 장면을 주시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맞네. 너 이 답답한 새끼.”


 


크래커 본인이 좋건 싫건 간에, 그는 킥킥거리면서 계속 말을 걸어왔다.


 


오랜만이다. 고등학교는 다른 데로 가서 그 뒤로 못 봤었지? 여전히 답답하게 생겼네. 방금도 딱 보니까 답답한 거야. 넌 어떻게 고등학생이 돼도 발전이 없냐. 아니지 학교갈 시간인데 왜 여기서 콜라나 빨고 있냐? 너도 관뒀냐? 이 몸은 벌써 예전에 관두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이거야.”


 


자신의 이야기에 아무런 응답이 없자 그는 실실거리던 것을 멈추고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와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크래커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아프도록 때리는 것이 아니라 기분이 나빠지도록. 투욱, 투욱. 크래커의 목이 늘어지는 리듬을 타고 앞뒤로 움직였다.


 


너 이 XXXX야 내 말이 XX 말 같지가 않냐? 아니면 귀가 먹었냐? XXX가 사람을 XX 무시하네. . 니가 그러니까 학교에서도 왕따를…….”


 


왕따라는 단어에 반응한 크래커의 주먹이 올라갔지만 너무나도 쉽게 잡히고 말았다. 상대방의 표정은 처음에는 놀란 모습에서 곧 웃겨서 참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뀌었고, 다시 XX XX 대단하네. ?” 하는 말과 함께 인상으로 바뀌었다. 표정이 바뀜에 따라 주먹을 저지한 손아귀에 들어가는 힘도 강해졌다. 크래커의 주먹이 풀어져 쥔 것도 편 것도 아닌 어정쩡한 모양새가 되었다. 크래커는 붙잡힌 팔을 빼려고 시도했지만 미미한 움직임만 이어질 뿐이었다.


 


뭘 믿고 덤비셨을까. 이 답답한 새끼가.”


 


싸운다고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했다. 그는 겁먹은 얼굴로 여전히 시선을 피하는 크래커를 보며 웃는 것인지 경멸하는 것인지 모를 표정으로 반대쪽 손을 들었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로 크래커의 중지 손톱을 붙들었다.


 


아아악!”


 


단숨에 꺾여나간 손톱, 뜯겨진 살에서 피가 배어나오기 시작했고, 손은 힘없이 식탁 위로 떨어져 둔탁한 소리를 냈다. 손톱이 덜렁거렸다. 크래커는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꾸라지며 힘차게 비명을 지른 것은 신기하게도 가해자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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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4호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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