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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출/기획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2007.12.03 21:57

천무 조회 수:3487 추천:17

분류 연출 
출처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게임을 하다보면 문득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는 상태, 즉 무아지경에 이르게 되는거죠....ㅡ.ㅡ;


 


우리는 게임을 하면서 이러한 수수께끼에 자주 직면하게 되는데.


이것은 필시 많은 알피지 게임은 역할 수행 게임을 넘어 수수께끼형 추리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만드는 일대의 사건인것이죠...!! ㅡ.ㅡ;;


 


하지만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저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면 일단 몇가지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써본다음 그 방법이 안통하면 게임을 끄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게임을 하시는 편인가요? 아님 적절히 끄는 편인가요.ㅡ.ㅡ;


 


아마도 적절히 끄는 경우가 상당히 많겠죠?


 


바로 이점을 게임을 만드는 제작자들은 분명히 인지해야 됩니다.


 


'나는 수수께끼의 미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라는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죠.


 


 


유저들의 패턴을 보면. 우선 막히는게 생길경우 다음과 같이 행동합니다.


 


1. 마지막으로 대화를 했던 사람을 찾아간다.


2. 문이라던지 출구라던지 하는곳으로 나가본다.


3. 주인공과 연관된 사람들(친구라던지 동료)들에게 대화를 걸어본다.


 


정도입니다.


 


자 그럼 실제의 상황으로 돌입해서.


 


'이제 모든임무를 마쳤으니 천무네집으로 가세요'


 


라는 대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화했던 사람에게 다시 물어보니.


그는 "어허~날씨가 맑구나~"


라고 하네요.


마을에 출구로 나가니 월드맵이 나옵니다. 이제 플레이어는 월드를 탐험할 수 있게되었죠.


주인공과 연관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별 이야기 안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부릅니다.


나는 게임을 재빨리 세이브하고 엄마에게 갑니다.


엄마는 나에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나는 엄마의 심부름을 하느라 오늘하루를 보내고 내일은 또 학교가야하고 기타등등 일주일이 지나버렸죠.


 


그리고 다시 게임을 켰습니다.


 


".... 가만..어디로 가야되지? 내가 뭘 해야되지?"


 


나는 내가 뭘 해야하는지 잊어버렸습니다.


마지막 대화했던 사람에게 가봤습니다. "어허~ 날씨가 맑구나~"


동료들에게 물으니 별 이야기 안합니다.


마을 밖으로 나가니 드넓은 월드가 나옵니다.


 


그런데 시나리오는 진행이 안됩니다...


 


나는 도대체 무얼해야 하는가...


 


여기서 나는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1. 게임을 접는다.


2. 마을에 모든 사람과 모든 집을 다 들어가본다.


 


나는 눈을 딱 감고 2번을 택했습니다.


마을에 들어갔습니다. 집이 많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몇군데 다니다가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아니 도대체.. 이 게임을 내가 돈주고 산것도 아니고 내가 여기에 목맬 필요있어?"


 


그리고 꺼버립니다.


 


그렇게 하나의 게임은 플레이어에게서 버림받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주 빈번한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제작자는 마지막 대사를 했던 캐릭터가 중요한 말을 다시 하게 설정하니까요.


이를테면 '빨리 천무네 집에 가봐라~' 라던가..


 


하지만 우리는 유저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사태를 방지하기위해 몇가지 더 신경을 쓸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마을밖으로 나갈때 '빨리 천무네 집으로 가봐야 하긴 하는데.. 뭐 일단 밖에 나가보자~' 라는 멘트를 띄운뒤에 나가게 하면 유저는 자신이 가야할 곳에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잊어버리지 않게 됩니다.


 


또한 플레이어가 대사를 걸어올 확률이 많은 캐릭터들은 그때그때 플레이어에게 가야할 길을 제시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모두 적용한다면 적어도 길을 잃어서 게임을 접는 일은 없어지게 됩니다.


물론 게임자체가 재미없어서 접히는건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만...ㅡ.ㅡ;;


본의아니게 게임이 접히는 사태는 최대한 방지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이란 1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언제나 쌍방향입니다.


유저는 게임에 참여자이고 게임제작자는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됩니다.


소설이나 영화같이 제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고로 재미도 중요하지만 편의성도 중요합니다.


재밌으면 장땡이 아닙니다.


재밌고 다음내용이 궁금해도 헤매는건 짜증나는겁니다.


 


우리 제작자들이 유저편의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이상은.


베스트 셀러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수작은 될 수 있어도 명작이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명작을 만들기 위해서 프로듀서는 상당히 많은 고려를 해야합니다.


이를 항상 잊지 않고 제작을 합시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