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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방영 : 2004년
장르 : 판타지+로리
플레이 타임 : 13회 x  25분
감독 : 신보 아키유키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이하 나노하)를 처음 접한지도 세월이 꽤 지났다. 아마 군대를 다녀온 직후 부터가 아니었을까! "로리미소녀"라는 분야에 병적으로 빠져있는 필자에게 나노하는 안볼래야 안볼수가 없는 애니였다.
나노하를 알게 되면서 1기와 2기를 단숨에 마스터하고(?) 또 "전부 완결 된 다음에 한번에 받아서 봐야지" 하고 결심했던 3기 마저도 도저히 참지 못하고 완결도 안됐는데 받아 본 뒤 매주마다 클럽박스와 개이버 동영상을 들락날락 하며 언제 나오나 하고 마음을 졸이곤 했다.


필자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로리미소녀들!

나노하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로리콘들은 반드시 봐야 할 애니" 라고 할수 있겠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로리미소녀 내지는 쇼타미소년 이며, 거기에 가공할 "마법"의 탈을 쓴 "포격"이라는 스킬까지 가미됨으로써 "귀여울 수록 강하다" 라는 공식이 사실이었음을 입증시킨(?) 대단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각 기로 나뉜 본 리뷰 시리즈(리뷰라기 보다는 평가에 가깝지만)는 될수있는 한 다른 기의 이야기를 배제한 "1기 만의" 이야기를 하도록 노력하려는 바 이다. 그 이유는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3기" 때문이다.

나노하의 기본적인 스타트는 과거 "세일러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세일러문 뿐만이 아니다. 그 밖에도 "평범한 누군가가 어느날 엄청난 힘을 얻어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식의 스타트는 양판소를 포함한 어느 시대의 어떤 이야기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시작 방법이었다.
따라서 시나리오 상의 어떤 엄청난 초반의 흥미요소를 기대하며 나노하를 보기 시작한다면 아마 2~3회를 채 다 보지 못하고 꺼버릴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만큼 나노하의 시작은 진부하며, 주인공의 외모(...)를 제외하면 딱히 눈길을 둘 곳이 없는 탓이다.

굳이 앞서 예로 세일러문을 든 이유는..... 필자가 아는 애니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 그러나 지금껏 "그나마" 봐온 애니 중에서는 그 흐름이 세일러문과 가장 흡사하기 때문에 비유상 세일러문을 들이대어 보는 것이므로 양해를 구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세일러문은 그 횟수도 굉장히 많고 시리즈도 엄청나며 등장인물 또한 물량공세에 가깝다. 나노하도 마찬가지다. 물론 횟수가 세일러문 만큼이나 많다는 얘긴 아니지만, 초반에야 나노하와 페이트가 주인공으로 화면을 장식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케릭터가 쌓이고 쌓이고 더 쌓여가며, 이전까지 대단한 역할을 해왔던 케릭터들은 어느새 들러리가 되어가는 사태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런게 1기에서는 딱히 티가 나진 않는다. 1기만을 놓고 본다면 세일러문과 그다지 비슷한 점을 찾아볼 수 없다. 다행으로 봐야 할까?

*마법봉의 고정관념을 타파*


레이징 하트의 "Now Loading..."

거의 모든 미소녀물이 그렇지만 마법소녀의 신분(?)을 갖는 미소녀들은 대부분 고유의 마법봉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은 나노하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특이한 것은 이 "마법봉"의 기본 개념이 "마법지팡이"가 아니라 "AI 컴퓨터를 탑재한 대포"라는 점이다. 전례가 없었던(아니면 여태 내가 보지 못했던) 생각해서 말하는 AI&토킹 시스템과 사용자의 마력을 에너지로 삼아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진 포격을 가하는 이 가공할 마법봉들은 분명 간단히 "도구"로 취급해왔던 그간의 마법봉들과는 다르다. 이러한 설정이 밑바탕에 깔려있고 매회마다 확실히 그 특성이 드러나기에 주인공 나노하가 자신의 마법봉인 "레이징 하트"를 꼭 껴안고 "고마워..."라고 말하는 장면도 그다지 이상해 보이진 않는다.


바르디슈의 "Now Loading..."

이 설정은 분명 획기적이었다. 어설프게 어떤 장난감 애니에서 "X블레이드는 물건이 아냐! 우리의 친구라고!"라고 힘없이 외치는 것 보다는 굳이 대사로 강조하지 않고 비주얼로써 확고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장면이 존재하는 나노하의 마법봉들이 훨씬 친구같은 존재로 각인될 수 있는 것이다. 케릭터들에게도, 그리고 보는 사람에게도.

*주인공의 개성*

나노하 1기의 주인공은 "타카마치 나노하"와 "페이트 테스탈롯사(꺄악!♡)"다. 일단 나노하쪽을 놓고 보면, 어찌보면 전형적인 미소녀물의 주인공 형태를 갖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잘 뜯어보면 분명한 나노하 만의 개성이 있다. (그게 없었다면 왜 나노하의 별명이 "관리국의 하얀악마"가 되었겠는가?)


이걸 받고 친구가 되어줘!(.....)

세일러문의 주인공인 우사기는 필자가 몹시 싫어하는 케릭터였다. 세일러문 이라는 애니 중에서 가장 싫었다. 친구가 되기 위해, 혹은 적으로부터 용서를 받기 위해(?) 적이 똥구녕이라도 빨으라면 정말 빨아줄 듯한 나약한 화친파의 표본과도 같은 모습을 한 세일러문은 증오 그 자체였다. 그러나 나노하는 이러한 세일러문과 닮았으면서도 전혀 틀리다. 세일러문은 적을 친구로 삼기 위해 적에게 아리가또(?)를 일삼은 반면, 나노하는 적을 친구로 삼기 위해 힘으로 눌러버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나노하 시리즈의 또 하나의 주인공인 페이트가 그 첫번째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나노하가 시종일관 사나운 표정을 짓고 있는 터프한 케릭터인 것도 아니다. 전형적인 로리미소녀의 모습인 똘망똘망 귀여운 눈망울, 트윈테일 형태로 묶은 머리, 천진난만한 표정 3박자를 확실히 갖추고 있는 로리미소녀 중의 로리미소녀이다.


진정한 자신이 될수 없었음을 슬퍼하는 페이트. (하악... 저 눈물을 마시면 10년은 젊어지는건가!)

한편 페이트는 어떤가? 나노하가 발랄한 유형의 로리미소녀 였다면 페이트는 전형적인 병약미소녀의 틀을 갖추고 있다. (물론 진짜 병약하다는건 아니지만) 말투는 언제나 힘이 없고, 웃음도 없으며 고통이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고독한 로리미소녀이다. 거기에 마음 한쪽엔 따스하고 다정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 역시 전형적인 병약미소녀의 설정과 일치한다. (때문에 페이트에게는 또 [나노하의 색기 담당]이라는 별명이 있다.)
딱히 다른 작품들과 비교할때는 아쉽게도 "페이트"는 "페이트"만의 개성이 약간은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나노하라는 애니 안에서만큼은 꼭 필요한 케릭터이다. (필자에게도 꼭 필요해!)
나노하의 상대역으로 페이트 만큼 잘 어울리는 애인(??)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아니한가?)

*작화*

안타까운 얘기지만 나노하는 시리즈 전체적으로 작붕이 좀 심한 편이다. 그렇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그림을 엉망으로 그려놨다는 얘긴 아니지만, 어느 타이밍에는 아예 눈코입을 안그려놓은 경우도 있었고 얼굴 형태가 기괴한 경우도 있었으며 심지어 중간중간 그리는 사람이 계속 바뀌어온건지는 몰라도 그림체와 애니메이셔닝 방식 자체가 완전히 틀려져 버리는 "회"도 있었다. (그 회는 정말 두눈 다 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스즈카를 보면 눈코입이 없다.

케릭터는 필자가 몹시 좋아하는 그림체이고 실제로 등장인물들이 필자 취향에 꼭 맞게 로리미소녀보다 더 로리미소녀 답게 잘 그려져 있다. 하지만 만화와는 분명히 다른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놓고 본다면, 실수하기 쉬운 순간순간의 작붕 쪽에는 약간 더 신경을 썼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전투가 포함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에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액션신" 인데, 나노하는 액션신에서도 몹시 아쉬움을 남긴다. (2기에서는 상당히 나아지지만) 단순한 동작들과 너무 눈에 띄는 반복프레임, 그리고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어딘지 2% 부족한 속도감은 어쩔 수 없는 단점으로 남아있다.

*시나리오*

필자가 어떠한 작품을 볼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바로 이 시나리오다. (필자가 원래 시나리오 전공(?) 이라서...) 나노하의 시나리오는 간단하게 평가하자면 "애니메이션 치고는 괜찮은 시나리오"라 하겠다. 사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함에 있어서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케릭터의 동작 및 모션, 퀄리티, 타이밍에 맞게 사운드를 삽입하는 것 등인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의외로 많이 신경을 쓰지 못하는 분야가 바로 시나리오다. 때문에 만화, 소설 등과 같이 시나리오가 상대적으로 중요시 되는 장르라면 모를까 비주얼의 퀄리티가 강화되어야 살아남는 영화, 게임, 애니 쪽에는 이러한 시나리오의 중요성이 자칫 무시당하기 쉽다.
그런 측면을 고려해서 살펴보면 나노하의 시나리오는 타 애니보다는 뛰어난 편이다. 별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필자는 10화 보다가 울뻔했다(.....)


필자가 울뻔했던 장면... 여긴 다시봐도 감동적이다.

시나리오가 좋은가 나쁜가는 "좋은 설정"과 "좋은 마무리"에서 50% 이상 결정난다. 나노하는 덕분에 50% 이상은 시나리오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주인공인 나노하의 주인공 다운 성격과 기타 설정, 그리고 페이트와 무사히 친구가 되고 다시 또 그 페이트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며칠밤을 설쳐도 부족한(까지는 좀 아닌가?) 여운을 남겨놓기에 충분하다. 또 시나리오 라이터가 누군지는 몰라도 그 나름대로 "친구가 되는 길의 첫걸음"으로 제시한 "이름을 불러줘" 라는 그 한마디도 나노하의 명대사로 길이 기억되기에 충분한 감동적인 대사임에 틀림없다. 어느정도 수준은 된다 싶으면 그냥 좋게좋게 생각해버리는 필자의 별난 취향 탓인지는 몰라도 나노하에서는 특별히 시나리오 상에서의 단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굳이 하나 말해보라면... 앞서 말했던 "진부한 스타트" 정도?


이렇게 우연히 마법의 힘을 얻게 된다. 얼마나 멋진 스타트인가!(?)

*조연*

훌륭한 주인공 만으로는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뭔가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다른 친구도 있어야 하고 상대가 되어줄 악역도 필요하며 기타 평범한 보통 아이들도 애니의 사실감을 더해줄 중요한 요소로 반드시 필요하다.(여담이지만, 필자가 애니 "AIR"을 보면서 가장 싫었던 점은, 도대체가 평범한 녀석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아앗! 나의 페이트쨩을 이렇게 만든 놈은 누구냣!

나노하의 평범한 조연을 꼽자면 누가 있을까? 나노하의 가족들과 친구인 스즈카, "츤데레 1호" 아리사 정도가 될 것이다. (필자는 스즈카도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쇼타미소년"에 해당하는 유노와 크로노, 페이트의 시종마 알프, 악역 프레시아 등은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훌륭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테프들이다.


유노의 등장

나노하는 이처럼 조연진도 꽤 탄탄한 편이다. "유노 스크라이어" 라는 케릭터는 사람의 모습과 페릿(?)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어 나중에는 "페릿 닮은 녀석"으로 간단히 불려버리는 우스꽝스런 신세가 되고 말지만 어쨌거나 나노하를 광적인 포격의 세계로 안내한 장본인(...)인 탓에 그 역할은 주연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프레시아 역시, 페이트를 뒤에서 조종하며 쥬얼 시드를 모아들이는 나노하의 상대 악역으로 굳건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고, 또 주요 악역 답게 멋지게 최종전을 장식하고 있다. (물론 직접 싸움질을 하는것은 아니지만) 엘하자드로 열리는 문을 만들려다 린디에게 차원진을 봉쇄당하고 결국 지진으로 인한 용암(?)속에 아리시아와 함께 추락해버리는 그 종말도 주인공들에게 처발리는 것 보다는 나름 카리스마를 느끼게 한다. 기타 크로노, 아리사, 스즈카(하악...)의 개성과 역할 역시 말할것도 없이 중요한 존재들이다. (특히 스즈카는 필자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흑...)


아앗... 스즈카쨩... 너도 내꺼얌!

*마치면서*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지만 뭔가 허전하다. (긴 글쓸때는 맨날 이런 느낌이다.) 이 "마치면서"의 세부적인 내용은 차후 3기 까지 모든 리뷰를 끝낸 이후에 말해보도록 하겠다.
로리미소녀물의 한획을 그은 작품임에 틀림없는 나노하는 13회 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 안에서 하나의 문제점을 놓고 그것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대결을 펼치던 두 주인공이 평화롭게 친구로 이어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드라마였다. 이것저것 장황하게 벌려놓지 않고 버려둘건 버려두고 표현할 것은 표현하며, 결코 범상치 않은 설정 위에 심도 있는 진행과 확실한 마무리로 무장한 나노하는 일단 나노하와 페이트의 이별 장면을 끝으로 1기를 마무리 지어 놓고, 6개월 후로 이동하여 새로운 2기-As 의 막을 열게 된다.


깔끔하고 확실한 마무리가 정말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