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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심판,' 과연 타당한 것일까요?

2010.07.09 23:59

《C》 조회 수:372 추천:2

안녕하세요? 우선 이 글을 읽다가 자칫 너무 길고 지루해서 넘겨버리실 우려가 있으므로,


이 글이 짧고 간단하면서 내용이 명료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최면을 걸도록 하겠습니다.


레드 썬!


...은 농담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 사람의 생각은 이렇구나 하면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아니면 스크롤을 내리셔도 되지만 제가 상처를 받겠죠[..!]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것은 현재 중 3인 제가 무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고민해오던 것입니다.


일단 신이 있다고 가정하고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태초에 신은 세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종교에 따라서 7일만에 만들었는지 몇천년에 걸쳐서 만들었는지가 갈리기는 하지만,


우선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창조주가 세계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면,


세계를 만들었을 때 이런저런 물리 법칙이라던가, 환경, 생물들을 모두 만들었겠죠.


즉, 이런저런 원자들을 만들어 놓고서 그것들이 결합/분해되는 환경


(온도/압력 등등..)을 설정 (과학에서는 이것을 우주대폭발(빅뱅)이라고 설명하지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이 지나 그것들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유기물들이 된 다음에


꼬물꼬물 같이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자기 스스로를 복제하는 특성을 가진 물질의 집단(생명체)이 될 것임을


신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기초 환경을 자신이 설정했고, 법칙을 자기가 만들었으니까)


즉, '2'라는 것과 '3', 그리고 '+' 라는 것을 신이 만들어 놓고,


'두 개의 숫자 사이에 +가 들어간 모양을 두 수의 합으로 한다' 라는 법칙을 신이 만들었다면,


언젠가 2+3이든 3+2든 다른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결과가 5가 되리라는 것을 신은 알고 있었으리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여차저차 해서(이 글을 쓰는 사악한 서술자는 수십억년의 세월을 네 글자로 대충 넘겨버렸다!)


언젠가 적절한 환경이 뒷받침된 행성(지구입니다)에서 생명이 태어나 인간이 되리라는 것까지 예측하고 있었겠죠.


여기서 살짝 곁가지로 빠져 보면, '인간'이 '지구'에서 만들어진 것도 처음부터 필연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죠.


지구였는지 다른 행성이었는지 인간이 만들어졌는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외계인이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그걸 처음부터 알았겠느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전지전능한 신이니까' 라고 대답해도 되겠지만, 다르게 설명하자면 이런 거죠.


설마 모든 환경과 법칙, 순서 등을 설정해 놓은 신이 일이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를까요?


예를 들어서 언젠가 한 코끼리가 어떤 연필을 밟고 지나갔다고 칩시다.


그 코끼리는 왜 하필 그 곳을 밟고 지나갔을까요?


뭔가 코끼리의 움직임을 촉진시킬 만한 동기가 있었겠죠.


그 동기가, 예를 들어, 말라비틀어진 쥐 시체를 보니 냄새가 좋아서(?!) 먹고 싶어져서 다가간 거였다면,


신은 우선 코끼리를 육식동물로 설정해 놓았을 것이고,


쥐 시체가 장기간 공기에 노출되면 말라비틀어진다고 설정해 놓았을 것이고,


말라비틀어진 쥐 시체는 냄새가 좋아 육식동물들의 식욕을 돋군다고 설정해 놓았을 것이며,


그 코끼리는 그 전까지 특별히 먹은 게 없어서 그걸 꼭 먹을 이유가 있었다고 설정해 놓으면 되겠죠.


그리고 또 거슬러 올라가 보면 왜 하필 쥐 시체가 거기 있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겠죠.


설명이 장황해지면 귀찮아지니까, 어떤 독수리가 이 쥐를 잡은 뒤에 다른 독수리와 다투다가 발톱이 부러져서


쥐를 들고가다가 실수로 떨어뜨려서 이 쥐 시체가 하필 거기 있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 독수리는 또 왜 싸웠을까요? 먹이를 오랫동안 못 먹어서 배고팠나 보죠.


그럼 그 연필은 또 왜 코끼리가 밟고 지나가는 곳에 있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있겠죠.


사육사가 심심해서 코끼리를 그리다가 연필을 떨어뜨리고 그냥 갔던지라는 그런 이유 말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모든 일에는 계속 거슬러 올라가면 근본적인 원인과 이유, 환경 등이 있고,


이러한 근본적인 요소들을 모두 설정한 하느님/부처/비슈누/옥황상제/알라/천무님(?!) 등은 당연히 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1,2,3,4,5와 ÷,+,-,×를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그 순서가 배열되는 법칙과


계산되는 순서까지 모두 설정해 놓은 창조주( '창조주' 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모두 설정해 놓을 수 있다)는


이것들이 5×3+2-1÷4로 배열되어 15+2-(1/4) = 결국 결과가 16과 3/4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죠.


이쯤해서 이런 의문이 드는 분도 계실 겁니다. -> 어라? 하지만 4÷2+1×2-5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숫자들의 순서가 배열되는 법칙 또한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완벽한 예측이 가능한 것이죠.


일단 여기까진 앞으로 제가 할 이야기를 위한 포석입니다만, 정작 제가 할 말은 짧기 때문에 그렇게 떨지 않으셔도 됩니다.


경험상 긴 글은 무시당하기 쉽다는 걸 알고 있죠[..]


즉, 기독교,이슬람교,힌두교,불교,뱀신교(?), 서해대교(?!) 등이라던가 모든 종교에 의하면


죄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사후세계든 어디든 해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루게 된다고 하죠.


하지만 애초에 '기본 요소'와 '그것들이 흘러가게 될 방향'이라는 모든 것을 설정해 놓은 신의 입장에서는


기독교라면 맨 처음 인간을 흙으로 빚어 구웠을 때부터(..맞나요? 성경을 안 읽어서..)


과학이라면 빅뱅의 순간부터


A라는 사람이 이런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것을 필연적으로 알고 있었으리라는 것입니다.


즉, 내가 만들어 놓은 이러한 것들이 이러한 법칙과 만나서 이러하게 변화하면서 이렇게 되면 이런 것들이 생기겠구나! 라는 거죠.


뭐 간단하게 얘기하면 그냥 방 안에 컴퓨터 모니터를 만들어 놓고 돌을 만든 다음에 사람 한 명을 만들어 놓고


이 사람한테 심심하다는 감정을 만들어 준 다음에 심심할 때는 방 안에 돌을 던진다는 경향을 불어넣어 주면(뭔가 이상하지만)


이 사람은 방 안에 돌을 던져서 모니터를 깨먹을 것이고, 이러한 결과를 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자기가 설정했으니까.


자기가 꽃에 물 안 줘 놓고서 그 꽃이 죽어 버렸다고 해서 꽃을 탓할 수 있나요?


자기가 어린아이한테 칼을 쥐어 줘 놓고서 그 아이가 개를 죽였다고 해서 아이를 탓할 수 있나요?


처음부터 꽃에 물을 안 주면 꽃이 죽어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물을 안 준 사람이,


처음부터 어린아이한테 칼을 쥐어 주면 그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칼을 쥐어 준 사람이,


그런 사람이 누군가를 탓할 자격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신은 누군가가 죄를 저지르고 잘못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지옥 불구멍에 던져넣을 자격이 있을까요?


신한테 자격을 운운한다는 것도 우습지만, 이건 확실히 무언가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C≫ (접니다) 라는 사람이 창조도시에 ''심판,' 과연 타당한 것일까요?' 라는 제목으로 된 글을 썼다고 칩시다.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말하자면, 뭐 한글을 타이핑할 수 있어야 되겠고,


시간도 있어야 되겠고, 어느 정도 생각도 있어야 되겠고, 컴퓨터와 키보드,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등..


뭐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창조론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이 글을 써 나갔으니, 타이핑, 뭐 이런 능력과,


컴퓨터 등의 자원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한 것은 당연히 신이겠죠.


어떻게든 신은 이 글을 쓰는 것과 연관되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신은 내가 이 글을 썼다고 해서 "내가 사람을 지옥 불구멍에 처넣든 말든 뭔 상관인데!" 라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요?


뭐 물론 창조론이 뻥이라면 신은 없으니까 사람을 죽이든 술을 퍼 마시든 처벌도 없고 그럼 이 글도 별 의미가 없어지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신을 믿고 있으니까 그 믿음을 바탕으로 신이 처벌한다는 개념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글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는 이것이죠.


 


" 과연 신은 '심판'의 자격이 있을까? "


 


글을 읽으면서 생각하신 내용을 댓글로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다른 것도 괜찮아요.


 


또한, 이 글은 특정 단체/종교/글/인물/물건/동물/식물/세균/박테리아 등에 대한 비방이 아닙니다.


 


...글 한번 썼다가 너무 오래 써서 로그아웃 되는 바람에 날려먹을 뻔했는데, 다행히 메모장에 복사해둔 게 있어서 살아났습니다. 요단강 건너갔다 돌아온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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