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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쌀 개방. 대체 뭘 어쩌라는건가?

2005.11.14 06:14

협객 조회 수:362 추천:1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05111310534672824

사람이 죽었습니다. 농촌현실이 힘들다고 자살했다네요.

일단 몇가지 백그라운드를 적어넣겠습니다.

한국의 쌀값. 외국보다 몇배는 비싸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본같은 경우만 해도 미국쌀의 열배가격을 넘어간다고 하니까 엇비슷할겁니다.

당장 쌀 개방하면 어떻게 될까요. 가격 경쟁이 안되는겁니다. 주식이 쌀인데 바로 식비가 십분의 일로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 농민들은 쌀 농사를 안 지으려고 할 것입니다.

식량문제. 이에 대해 농민들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합니다. 쌀값 내려가면 자국의 식량 생산에 문제가 있다는겁니다. 그러면 외국이 쌀값을 올리면 울며 겨자먹기로 외국쌀을 사먹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그에 대한 반론은 있습니다. 쌀값 올라가면 그 값에 경쟁할 수 있다 판단되면 그건 그 때 가서 농사지으면 될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게다가 쌀 생산국끼리도 경쟁을 하기 때문에 단합해서 값을 올릴 경우, 길어야 1년입니다. 1년치 식량만 비축해두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나는 쌀만으로는 국민을 모두 먹이지 못하기 때문에 어차피 어느 정도는 수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기존 WTO 협정의 GATT는 농수산물과 같은 1차산업 품목에 대해서는 다른 품목과 달리 예외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관세나 쿼타를 두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이 거의 마음대로 관세를 붙히거나 쿼타제를 할 수 있다는겁니다.

쿼타제: 스크린 쿼타제라고 들어보신 분은 알겁니다. 쌀에 대해서도 수입쌀을 어디까지만 받고 그 이상은 안 받는다고 하는겁니다.

관세를 붙힐 경우 가격 경쟁이 가능한 반면, 쿼터제를 할 경우 어느 정도만 수입쌀이 들어오고 끊깁니다.


게다가 반론은 더 있습니다.
쌀 개방. 이야기 나온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십년이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기간이 농민이 준비하는 기간으로, 정부의 지원이 있던 기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에 가격 경쟁력을 기르든지, 유기농법으로 품질경쟁력을 높이든지 했어야 하는겁니다.

부자들이 비싸게 사먹을 고급 쌀로 한정생산할 농민은 한정생산하고, 아니면 대량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서 수입쌀과 경쟁을 하도록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대책은 농민이 스스로 세울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충분히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쌀값 폭락으로 쌀시장 붕괴되면 쌀 농사 더 이상 못지을 겁니다. 하지만, 쌀값이 그만큼 낮아서라면 쌀 농사 안 지어도 될 겁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전쟁의 위험이 있는 나라입니다. 전쟁 터지면 농사 못짓습니다. 언제라도 수입쌀에 의존하게 될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입니다.

쌀 농사를 짓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닷바람을 쐰 쌀보다는 身土不二라고 했듯이,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쌀이 더 잘 익었기에 맛도 더 좋을 것이고 영양도 더 높을 것이니 그만큼 경쟁력을 살려보라는 것입니다. 부자들은 부자들대로 비싼 쌀 먹을 이유가 충분히 있을 것입니다.

서민은 서민대로 십분의 일 가격에 쌀을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몇가지 백그라운드 더합니다.

AD Agreement: 안티덤핑 협정. 수입쌀의 경우, 자국내에서 파는 쌀값보다 더 낮게 외국으로 팔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격 경쟁에 있어서도 제약이 있다는 겁니다.

SCM Agreement: 보조금 및 상쇄관세 협정. 만약 외국에서 쌀의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거액의 보조금을 외국의 농민에게 줄 경우, 한국에서는 그 보조금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상쇄관세를 물릴 수 있습니다.

로마의 바티칸 궁과 같이 작은 도시국가에서도 농사는 짓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쌀 개방이 외국의 쌀 시장 독점으로 쌀 값 폭등을 가져올 위험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매해 국민의 1년치 식량을 비축해놓는 것의 경제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석유도 어느 정도 비축해두는 것을 감안하면 식량의 비축이라고 해서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 문제가 남습니다. 그러면 일자리를 잃은 농민은 어디로 가야 하나.
앞서 말했지만 전부 일자리를 잃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경쟁력이 있든지 품질경쟁력이 있든지 경쟁만 된다면 살아남을 것입니다.
경쟁력이 없다면 다른 일자리를 찾아서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