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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누구를 나의 이웃이라고 할 수 있는가?

2006.05.29 20:56

misfect 조회 수:375 추천:1

http://www.koreaweeklyfl.com/news/cms_view_article.php?printarticle=1&aid=2096&sid=0fc89ebaad315b46ca92b30a55e39812

위의 링크 주소는 자신이 백인이라고 알고 그렇게 교육받고 자란 흑인 혼혈 남성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백인 사회 입장에서, 이 사람을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지는 애매한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가끔 우리 이웃을 어디까지로 상정해야 하는지를 문제삼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어떤 사람은 동의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우리 역사의 생활권으로 알고 있는 지역 내에는 수많은 민족들이 존재했습니다. 중국 역사서에 보면 예맥이나 말갈, 여진 등의 이름이 등장하고, 북방에서 선진 금속 문명을 가지고 한반도로 유입된 민족 이전에 이미 한반도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던 민족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에 들어 세계적으로 수많은 지역에 한국인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사회에 존재하는 이들 집단은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수많은 집단들 중에, 과연 우리 이웃은 어떤 집단들입니까? 설령 중국 역사서 기록을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땅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과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린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까지 부정하진 못합니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하고 살지 못하던 구석기인들이 남겨둔 수많은 유물이나, 겨우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한 신석기인들의 유적들이 이 땅 곳곳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고인돌 박물관이라고 해도 좋은 정도로 이 땅에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고인돌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농담말로, 길 걷다가 조금 평평해서 걸터앉기 좋은 바위 같은 게 있으면 그게 고인돌이다 라고 말할 정도지요.

저는 이 땅을 거쳐간 구석기인들을 같은 이웃으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동물 떼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땅에서 잠시 쉬면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떠났을 수도 있고 조개 주어 먹다가 복통을 일으켜서 이 땅 어딘가에 볼일만 보고 떠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 발을 제대로 붙이고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같은 이웃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는가 싶습니다. 그들이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가지고 있었건, 별 의식도 없이 북방에서 넘어온 민족들에게 흡수되었건 그들은 모두 우리와 같은 생활권에서 살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이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지금은 해외로 불가피하게, 혹은 자발적으로 떠난 수많은 사람들도 어쩌면 우리 이웃이 될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같은 말을 쓰고 비슷한 관념을 가진 그들까지 이웃이 아니라고 말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만약 같은 말을 쓴다거나, 혹은 똑같이 매운 음식과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정도가 우리와 그들을 함께 묶을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라면, 저는 그들을 이웃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을 것입니다. 세대가 지남에 따라서 그들은 서서히 우리 말을 잊어가고 있고(그 수가 적든 많든), 우리의 젊은 사람들은 매운 음식과 김치 등을 서서히 먹지 않고 있습니다. 전혀 실질적이지 않은 상징만으론 일시적으로 서로를 엮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그들을 민족 공동체라는 하나의 단단한 묶음으로 엮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때는 분명 또 다른 이유를 찾아야 하겠지요.

어디까지가 이웃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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