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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예전에 부수적으로 논해본 적이 있습니다.


 


일단 공무원은 철밥그릇입니다.


 


왜 철밥그릇이냐면, 부패방지용입니다. 먹고 살기 힘들면 뇌물을 받으니까.


 


 


 


이에 재미있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공무원도 능력에 따라 철밥그릇으로 할지 종이접시로 해야 할지 달라야 한다고.


 


 


 


그런데 이 의견은 사람의 눈을 과신한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눈에 보이는 능력이 능력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철밥그릇"이 무슨 뜻인지 개념 탑재가 안되어 있는 발상. 능력에 따라 다르면 그건 그 자체로 철밥그릇이 아니라 종이접시인 것입니다.


 


실무 능력과 실무 능력처럼 보이게 포장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공무원의 철밥그릇을 능력에 따라 종이접시로 바꿔주면, 공무원은 뇌물의 압박을 뿌리치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실무능력에 따라 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고,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실무 능력처럼 보이게 포장하는 능력에 따라 밥그릇 재질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무원은 일처리를 신속히 하기 위해 누이좋고 매부좋고 뇌물받고 처리하게 됩니다. 청렴하게 하기보다는 일처리가 빠르기 때문에 실무 능력이 좋은 것처럼 포장됩니다. 일처리를 빨리 빨리 처리해야 하는 압박이 있기 때문에, 청렴은 던지고 절차를 건너 뛰게 됩니다.


 


뇌물 받자고 절차를 건너 뛰지는 말라고 철밥그릇을 보장해주는 것인데, 그 철밥그릇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절차를 건너 뛰어서라도 능력을 포장해야 하는 체제는 자체적인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무원은 철밥그릇일 수밖에 없습니다. 판사 철밥그릇마냥 청렴의 문제가 아닌 이상 철밥그릇입니다. 공무원 밥그릇 재질은 능력이 아닌 청렴이 척도여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공무원은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입니다. 청렴하게 산다는 전제하에. 혹은 청렴하게 보이기라도 할만큼 그에 근접하게 산다는 전제 하에.


 


사익을 추구하는 체제 안에서는 청렴하게 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다른 직업은 회사 탈세를 도운 직원을 표창을 주는 경우까지 있다고 할 정도로 청렴하게 살면 밥그릇에 구멍이 나는 사회인데, 청렴의 권리를 보장 받고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는 이유로 공무원이 되는 건 바보같은 짓일까요?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명분으로 청렴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청렴의 권리를 보장받는다는 명목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공무원.


 


다른 곳에 비해서 청렴하게 살기가 훨씬 쉬운 공무원.


 


청렴하게 살고 싶어서 공무원이 되는 것이 바보같은 짓일까요?


 


청렴하게 살기 힘든 상황에서만 청렴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성서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든 계명을 지켜왔다고 자부하는 청년에게, 그리스도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부자가 하늘 나라에 가기는 정말 어렵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가 차라리 쉽다."


 


청렴하게 살기 힘든, 가난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죄를 짓고 또 죄를 뉘우치며 살아야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계명을 어기지 않고 살기 위해 철밥그릇을 보장받고 사는 것이 바보같은 짓일까요?


 


요즘 같은 시대에는 광야로 가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고 살 수도 없습니다.


 


석청도 메뚜기도 땅주인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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