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빠의 디워 탐방기.
2007.08.04 14:00
내가 심형래감독을 좋아하는 것(일명 심빠인 이유)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때문도 아니고.
개그맨이었던 심형래를 좋아해서도 아니고.
열정이 넘쳐서도 아니고.
영화를 기가막히게 잘만들어서도 아니다.
어떤일이든지 해 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는 것.
그것을 보면 필시 나를 보는듯 하여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가 해 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을 한다.
자만심 이라고도 표현하고
잘난척 이라고도 표현한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해낼 것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네가 과연 할 수 있겠냐? 넌 저번에도 실패했잖아' 라고 쉽게 말하니까.
하지만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약간은 이해가 갈 수 있다.
예를들어 자신은 자신에 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것이다.
'나는 안돼.. 난 망할거야.. 난 할 수 없어..'
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면 당신도 심형래 감독이나 나 처럼.
'나는 할 수 있다. 이번엔 잘 될것이다. 나는 해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아님 이도 저도 아니게.
'나는 왠지 할 수 있을거 같으면서도 어찌될지 모르니까 지켜보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결국 많은 사람들은 비슷할것이다. 적어도 마음만은 나는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결코 나는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욕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패하는 자는 언제나 실패하는 자인가.
예를들어 오늘 친구와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졌다.
그럼 나는 평생 그 친구와 달리기 시합을 하면 지는 것인가?
아니다.
내가 쟤보다 왜 느린거지?
내가 쟤보다 빠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되지?
이러한 고민을 하고 그렇게 해서 얻은 결론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면
분명 빠른 시일안에 친구를 달리기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이 내 철학이다.
심형래 감독은 그런 사람이다.
자신은 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 왜 실패를 했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위해 무얼해야하는가를 고민하는 발전하는 사람이다.
실제로 티라노의 발톱 보다 용가리가 훨씬더 발전하지 않았는가.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대적 기준에서의 가치를 찾는다.
용가리가 티라노의발톱보단 나았을지 몰라도 쥬라기공원에 비하면 쓰레기같은 수준 아닌가 라고.
맞는 말이다. 틀리지 않다.
단지 관점을 다르게 보면 용가리는 쓰레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전 심빠인 나는 디워를 봤다. 개봉 당일날 보려고 했다 사실.
왜냐면 영화가 개봉되고나면 직후에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예전 용가리때처럼 평가를 보고나서 보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기 전에.
그냥 가서 보자는 생각을 했으니까.
이것을 사람들은 엇나간 애국심 정도로 치부하기도 하는데.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감독을 좋아해서 보는거였으니까. 엇나간 애정 같은것일까?
아무튼 내가 본 디워는 대단했다.
나는 디워를 보고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계에 기념비적인 역사다'
라고.
이 영화를 절대적인 기준에서 보면 분명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B급영화 정도(아무리 좋게봐줘도)다.
우리는 헐리우드 B급블럭버스터들 많이 봐왔고, 대충 수준도 알거다.
근데 진짜.
우리나라 영화계만 놓고 보면 이건 역사다.
더 쉽게 이야기 하자면.
어떤 창도인이 알피지만들기 2000 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었는데.
파이날판타지나 영웅전설보다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그래픽적인 면이라던지 전반적인 부분을 파이날 판타지나 영웅전설(상용 메이져게임)등에
꽤 근접했다고 치자.
그럼 창조도시 사람들은.
'우와! 어떻게 알피지 2000 으로 이렇게 만들 수 있나요. 대단합니다!'
라고 할거다.
뭐 더 쉽게 예를들어 데이드의 모험이 처음 나왔을때 액션알피지 라는 기능을 알만툴로 구현했다는것을 사람들이 보고 엄청나게 신기해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지 않는가.
왜냐.. 그동안 알피지2000 으로 만들 수 있는 한계성이라는걸 많이 봤으니까.
그 한계를 깨는 무언가를 보면 놀랍고 대단해보이고 그것이 나름대로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이미 데이드의 모험은 알만툴 액알계의 시초로 인정받고 있지 않는가.(물론 그 전에 누가 같은 방식을 만들었을 수도 있으나 일단 현재는 그렇다는것)
디워라는 영화는 이런 비유하고 비슷하게 볼 수 있다.
외국CG기술을 빌려서 영화를 찍어야 하는 우리나라의 스팩에서.
거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영화로.
이것은 국내 영화계에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대 사건으로 봐야하는 것이다.
내용에 재미나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일단 나는 이 영화를 보고나서
한국 영화역사에 큰 획이 그어졌다. 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난 사람들이 모두 만족하는 표정도 아니었거니와. 게중엔 영화보는 내내 비웃는 여자도 있었다(내뒤에.. 한대 때리고 싶었다 심빠로서)
내가 좀 웃기다고 생각하는것은.
심형래감독이 한국 망신을 시킨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다.
막말로.. 망신시킨게 뭐가 있나..-_-;;
용가리가 아무리 좀 재미가 없어도. 그 기술을 보고 '오 코리아도 이정도 기술을 가진사람들이 있습니까?' 하고 감탄할만큼 대외적으로 국가 홍보를 했으면 했지..
망신시켰다는 말은 아마 우리나라 특유의 남부끄러움 타는 성질때문에 그런거라고 보지만..
그래도 좀 웃깁니다.
여튼..다시 영화 탐방기로 돌아와서.
이 영화를 보고난 사람들의 표정은 매우 오묘했다고 해야할까.
분명 아주 재미있는 영화를 본 얼굴은 아니었고.
게다가 우리가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사람의 작품.
뚜껑을 열어보니 어색한 부분도 있고.
뭔가 실날하게 한마디 하고는 싶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걸 만들 었다는 것에대해서.
왠지모를 뿌듯한 프라이드를 느끼고 있는듯한..
그런 표정들이었다.
영화보고 나온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그냥 다들 웃고있었다.
나는 디워를 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때로는 역사의 한 부분이 다수의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되어도 상관없다고 보니까.
게다가 욕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가는것도 아니다.
이해가 간다.
내가 조금만 마인드를 바꾼다면 나도 충분히 심까가 될 수 있다고 보니까.
단지.
이 역사의 한 장면을.
영화관에서 경험하지 못하고 넘어갈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좀 안됐다고 생각할뿐이다.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는
심형래 감독의 차기작이
무척 기대된다.
그리고 디워도 좀 중박이상 쳤으면 한다.
그래야 다음영화도 만들테니.
물론 중박 못쳐도 다음영화를 만들 사람처럼 보이지만 말이다...ㅡ.ㅡ;
(사실 디워를 보고 개인적으로도 자극받은게 있다. 나도 무척 뭔가 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고 싶어졌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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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H
2007.08.04 18:30
ㅈㅅ.. 중간부터 안읽었음..|+rp2+|16749|+rp3+|main_sibal -
황제폐하
2007.08.04 19:29
........ |+rp+|16749|+rp2+|16750|+rp3+|main_sibal -
유도탄━┏▶™
2007.08.04 23:40
솔직히 디워 제작비만 더 많았으면 충분히 스토리나 구성 면에서 탄탄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하루에 제작비가 2억씩 깨지는 상황에서 대본 몇 페이지밖에 못찍으니
sf영화의 특징에 맞추다 보니까 스토리나 구성 면에서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cg는 정말 대단한 수준이었고 또한 전체적인 내용 또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rp2+|16751|+rp3+|main_sibal -
심장도려내기
2007.08.05 09:49
인간이란 동물의 가장 고질적인 못된 성질중 하나가...
뭔가에 딱 생각이 굳혀져버리면 그 편견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하죠
분명 디워를 보고 비웃기만 하던사람들은
심형래감독 = 영구와 땡칠이를 찍은사람
이라고밖에 생각 안하고 있었을겁니다. 용가리같은경우...
진짜 추억의 영화네요 아주 어렸을때 난생처음 극장가서 봤던 영화가
쥬라기공원이였고 2번째 극장가서 본게 용가리였는데 말이죠
제 생각으로도.. 심형래 감독님은 우리나라 영화사에 큰 공을 세우면 세웠지
절대로 우리나라 망신 시켰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뭐 지들은 전혀 그쪽방면엔 지식없으면서
눈만 높아가지고...우리나라 사람들의 나쁜특징중 하나.|+rp2+|16752|+rp3+|main_sibal -
Vermond
2007.08.05 18:36
발전속도로 봤을때는 디워 다음의 편은 정말 어느정도가 될지...한국만쉐이~|+rp2+|16761|+rp3+|main_sibal -
아란
2007.08.06 10:49
아, 저도 쥬라기 공원이랑 용가리를 극장에서 보았어요.
솔직히 쥬라기 공원은 무서워서 제대로 못 봤지만,
용가리는 정말 재밌게 봤지요. |+rp+|16752|+rp2+|16763|+rp3+|main_sibal -
아란
2007.08.07 04:25
그나저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뭔가 좀 해볼려고 열심인 사람들을 언제는 칭찬했는지 말이에요. |+rp+|16752|+rp2+|16766|+rp3+|main_sibal -
언제나‘부정남’
2007.08.09 06:55
전 디워나 다른 심형래감독의 영화를 안봤기에 할말이 없지만
주위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간것은 정말 존경합니다.|+rp2+|16774|+rp3+|main_sibal -
En[Core_♂♂♂]
2007.08.12 09:59
그런데.. 용가리가 디워보다 그래픽 좋은거 같은이유는 뭐지.. 그렇게 느껴짐..|+rp2+|16778|+rp3+|main_sibal -
En[Core_♂♂♂]
2007.08.12 10:00
물론용가리는 사람이 인형입고 한거였지만. 아마도..|+rp2+|16779|+rp3+|main_sibal -
HelenKiller
2007.08.13 07:05
저도요;; |+rp+|16778|+rp2+|16784|+rp3+|main_sibal -
피프테르
2008.01.01 14:15
심까로서 반대의견을 내보겠습니다..
디워는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성공이란 완성물을 뜻합니다.
어쨌든 그가 밀어붙인 디워를 완성했고, 팔았습니다.
그는 완성품의 흥행을 위해 흔히 말하는 언론플레이라는 방법을 썼습니다.
여기저기 오락프로그램에 나오고, 나라 전체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국내 영화 흥행 5위라는 성적을 거뒀죠.
그것은 엄청난 제작비를 조금이나마 거둬들이기 위해서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도 돈주고 파는 상품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으로 봤을때
과정이 어쨌든 결과가 중요합니다. 퀼리티 좋은 아웃풋이 나와야죠..
아웃풋의 퀼리티는 상상이하였습니다. 그토록 자랑스러워 하던 컴퓨터그래픽도, 블루스크린이 묻어나오고 명도차이에 현실세계와 이질감이 심했습니다. 디워보다 먼저 나온 괴물과 비교해봐도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볼수 있습니다.
또한 바둑판처럼 걸어오는 적군들이라던가, 허전해보이는 총격씬 등.. 조잡한 연출이라는 단점을 가려주지 못했습니다..
디워는 아웃풋의 퀼리티로 승부하지 못하고, 논란의 중심에 서는 언론플레이로서 흥행시켰습니다.. 정정당당하지 못했어요|+rp2+|16869|+rp3+|main_sibal -
Chemiology
2009.05.03 15:56
심형래만큼 메이저 감독도 없죠. 개그맨으로서의 상징자본 덕에, 영화가 망했음에도 큰 지원을 받아 결국 성공시킬 수 있는 -_-;;; 자기가 무슨 충무로의 거지인것처럼 언플하는 게 그리 좋아보이진 않더군요. 오히려 심빠들에게 협공당한 비판자들이 진짜 마이너였고 충무로 비주류였죠. 이송희일 감독만 해도 게인데 주류였겠어요? 인맥 상징자본 탄탄히 갖춘 심형래의 언론플레이때문에 디워 자체도 별로 좋게 보이질 않아요. 뭐 트랜스포머나 디워나 줄거리는 똑같이 막장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적어도 트랜스포머 감독은 "나는 할리우드에서 돌만 맞았어요" 하지는 않아서;|+rp2+|17267|+rp3+|main_si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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