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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틱마인드 : 녹의 혈

2010.01.13 23:42

Roam 조회 수:1023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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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틱 마인드 : 녹의 혈은 추리소설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게임은 정말 짧습니다. 길게 잡아도 1시간이며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작에 올라가 있다는 건
이 게임이 짧지만 매우 강한 인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해 본 결과 그건 맞는 얘기였습니다.


 


카오틱마인드는 바늘도둑이 소도둑되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텔링 게임입니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감정표현 아이콘들이 이야기전달을 잘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공포스런 연출은 실로 놀랍습니다.
특히 사운드를 통한 공포감의 조성이 가장 인상깊었던 게임입니다.
영화 <스크림>이나 <데스티네이션>이 공포영화중에 이슈가 됐던 건,
이웃집 사람들이나 생필품같은, 언제나 곁에 있고,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로 끔찍한 일들이 발생해
마치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카오틱마인드 역시 그런 소재의 게임이며,
사운드 역시 무서운 귀신소리, 괴물소리같은 괴기한 효과음보다도
문 여는 소리, 전등 켜는 소리같은 일상적인 효과음들이 더 두각을 나타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효과음들이 주인공에 대한 배경지식과,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절한 양의 대사를 통한 상황묘사,
화면의 밝고 어두움의 조절 등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쯔꾸르 퀄리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고도의 공포를 연출합니다.
음악이 없어야 더 긴장감이 느껴질 부분엔 정확히 음악이 존재하지 않으며,
평범한 일상의 부분에선 경쾌한 음악이 흘러 상당히 묘한 느낌을 줍니다.


 


또 짧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점층구조가 수준높게 완성되어있어
계속 이야기의 결말을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후반부에 '내게 양심이란게 있는걸까?'란 독백이 갑자기 나올 땐 정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중간에 주인공이 '경찰'로 변하는 부분은, 단지 우연인지, 일종의 아이러니를 노리고 만들어진 장치인지 모르지만
이것도 인상깊었습니다.
다만 엔딩에서 모든 이야기의 전말을 캐릭터가 직접 풀어서 설명해주는 건 좀 옥의 티였습니다.
이건 자연스러운 텔링에서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토리가 꽤 충격적인 게임이지만
아쉽게도 스토리상으로 완전 '어거지'인 부분이 하나 있는데
스포일러이므로 이 아래 하얀글씨로 써두겠습니다. 드래그해서 보세여

친구(개구리)가 책살 돈 도로 내놓으라고 하면
집에 잠깐 들러서 돈을 갖다주면 되지.
그 자리에서 책을 훔치러 가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그것도 변호사지망생이란 놈이.


 


 


 



그래픽에 대해선 긴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최고수준의 도트아트로 게임에서 필요한만큼의 현대도시의 미니어쳐를 깔끔하고 완벽하게 표현했으며,
잡스럽거나 불필요한 효과 애니메이션은 모두 배제되고,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캐릭터칩들도 배경과 완벽하게 조화됩니다. 퀄리티 또한 최고수준으로,
이 게임의 그래픽에 10점을 줄 수 없다면 그 어떤 게임의 그래픽에도 10점을 줄 수가 없습니다.
그간 창도에 올라왔던 쯔꾸르 시리즈 중 Xe: Disflower와 더불어 최고의 시각적인 충격입니다.


 


카오틱 마인드의 게임플레이는 그냥 돌아다니기만 하면 끝입니다. 사실 이 게임에서 그 이상은 필요없습니다.
게임 분위기 상 미니게임 같은 게 들어가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고 쌩뚱맞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이 게임은 이 게임에 어울리는만큼만의 플레이만을 제공합니다.
서브퀘스트가 없다느니, 미니게임이 없다느니, 아이템이 없다느니, 전투가 없다느니 하는 식으로
억지로 흠을 잡을 순 없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페이스칩을 이용해 세이브/로드 시 다음 목적지와 아이템을 알 수 있게 해둔 배려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다만 제가 흠잡고 싶은 부분은 엔딩들입니다.


엔딩이 오리지널 1개, 또다른 엔딩 2개로 총 3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오리지널 엔딩 말고는 둘다 그냥 잉여입니다.
나머지 2개의 엔딩은 '엔딩 조건'을 충족하자마자 바로 엔딩이 등장하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엔딩에서 뭔가 텔링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그냥 게임오버지, 엔딩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엔딩 조건을 충족시켜나가는 과정에 스토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선택 한 번 잘못하면 바로 시망하는 것입니다.
이건 매우 어설픈 요소입니다. 이 게임의 엔딩은 결국 1개나 다름이 없습니다.
멀티엔딩을 만드려면 갖출 것들을 제대로 구색있게 갖춰야 합니다.


 


게다가 잉여엔딩 2개 중 하나의 충족조건은 좀 문제가 있습니다.
누가 귀띔을 해주지 않거나, 게임을 뜯어보지 않으면 알아내기가 힘든 방법입니다.
'그런 식'으로 엔딩이 발생할 거라곤 생각하기도 힘든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그런 식의 엔딩을 배치하기엔 너무 쉬운 게임이니, 게이머가 혼란을 겪는 건 당연합니다.


 


결국 카오틱마인드 실질적으로 1개뿐인 엔딩을 보기 위해, 걸어다니는 인터랙티브만 존재하는 게임입니다.
이건 쯔꾸르세상이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던 게임방식이며,
쯔꾸르이기 때문에 가치를 갖는 게임입니다. 최근에 화제가 됐던 '아오오니'같은 작품과도 견줄만하지요.
처음 플레이를 할 때 흡입력 자체는 굉장히 뛰어납니다.
이 게임이 맘에 들었다면 2번까지는 플레이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초~중반에 걸쳐 복선이 꽤 많기 때문이죠.
'게이머'에겐 그 이상의 지속적인 플레이를 이끌만한 요소는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제작자'에게 이 게임은 좀 더 연구해 볼만 합니다.
최고수준의 도트아트나 사운드연출은 확실히 공부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 게임,
제목에 왜 '녹의 혈'(綠의 血)이 들어가는 지 알고 계신 분 있나여?
제가 궁금해서 그럽니다.


 


 


 


 


 


 


프레젠테이션 ------ 9
그래픽 -----------10
사운드 -----------10
게임플레이 --------7.5
지속성/중독성 ------8


 


총점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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