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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니티

2009.12.24 11:15

Roam 조회 수:913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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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게임들을 엔딩까지 즐기는 건 보통 '재미있다'라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가끔씩 일탈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가끔씩 막장인 걸 알면서도 변태적으로, 혹은 무념무상하게 막장게임을 끝까지 즐기는 경우가 있지요.
전 이터니티를 그런 마음으로 즐겼습니다.


 


정말 반푼의 의미도 없는 오프닝을 보면서 '난 이제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대개 겉멋만 잔뜩 잡고 속 빈 게임들의 시작이죠. 이터니티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초반에 자괴와 염세주의의 끝을 보여주는 주인공 게르시스가
아주 금새 보통의 상냥한 남자로 돌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게임 내내 캐릭터들의 행동에 이유가 부족합니다.
그냥 있는대로 폼만 잡으려고 하지, 대체 왜 저 캐릭이 저런 말과 행동을 할까에 대한 설득이 없습니다.
특히 세영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냥 엔딩을 향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게임 분위기는 슬펐다가 유머러스했다가 아주 그냥 예고도 없이 휙휙 변해서,
이거 어느 장단에 맞춰서 게임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진지하게 무게잡는 게임인 주제에 갑자기 통신체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완전히 깨는 제작자의 등장이나, 쵸비츠, 요리왕 비룡에 대한 집착 등
도저히 눈앞의 플레이가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느려터진 캐릭터들의 걸음걸이, 느려터진 화면스크롤, 느려터진 화면의 암전으로
이벤트는 아무 영양가없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또 대사창이 완전 투명이라 밝은 배경에선 대사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NPC 개개인마다 개성적이고 자신만의 애니메이션을 갖고 있는건 그나마 맘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정성은 많이 들어가보여도 퀄리티가 별로 좋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또 이터니티는 전 부분에 원경기능을 이용한 맵이 사용되고 있는데,
캐릭터칩과 색상이 완전히 따로 놀고, 퀄리티가 너무 낮아 눈이 괴로웠습니다.
자작이란 것 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전투시의 HUD는 쓸데없이 커서 화면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사운드적인 면에서도 매우 심각하여,
음악은 게임 분위기와 하나도 맞지 않는 걸 넘어 거의 정반대 수준으로 흐르고,
전투시 적을 때려도 맞는 소리가 안 나고, 베여도 베이는 소리가 안 날 때도 있습니다.
음악때문에 게임 전체가 망하고 있습니다.


 


 


게임플레이적인 면에서는 마치 '고행'을 하는 것처럼 고통을 참아야만 합니다.
이야기에 별 필요도 없는 플레이타임 늘이기용 이벤트가 너무 많은데
그 중에서 특히 중반부를 전부 잡아먹는 꽃배달은 하면서 거의 미칠뻔했습니다.
똑같은 맵을 몇 번을 똥개훈련을 시키는건지.
강제로 서브이벤트를 뛰게 만들어놓은게 꼭 제가 연초에 테스트를 맡은 어떤 게임과 닮았습니다.


 


전투는 거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합니다. 액션RPG이면서 특이하게 랜덤인카운트 방식인데,
칼 한번 휘두를때마다 정말 미칠듯이 뜸을 들여서 휘두르기가 싫을 정도입니다.
적들 HP는 정말 더럽게 높아서, 특수스킬을 쓰지 않으면 전투 한번에 10분 가까이 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SP를 채울 때 쓰는 기력회복제는 너무 한정되어 있어서 완전히 미칠 지경입니다.
레벨 개념도 없는 게임이라 캐릭터 성장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의 고통은 계속됩니다.
전투 시 우리편이나 적이 상위단계의 특수스킬을 사용하면 무조건 10~20초 가량의 강제연출을 봐야합니다.
문제는 적의 경우 그걸 시도때도 없이 써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전투가 시작되면 도주할 수도 없습니다.
그냥 '게이머들 한번 엿이나 먹어봐라' 이거죠.


 


메인무대가 되는 도시의 맵은 쓸데없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실내에는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명목으로 몇 군데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쓸모없는 아이템들을 상점에서 다량으로 팔고 있어 혼란을 주며,
부분 부분 이벤트처리가 깔끔하지 않은 곳은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습니다.
그냥 다 폭파시켜버리고 싶었습니다.


 


 


이벤트는 쓸데없이 길고, 쓸데없는 잡대사도 너무 많고,
중간의 꽃배달로 고행을 경험하고, 최종전투와 엔딩을 보기까지
어떻게 단 한번도 '동기가 부여된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할 수가 있는걸까요?
정말 어지간한 막장게임도 눈앞에 목적 정도는 보이게 마련인데
이 게임은 그냥 껌을 씹는 느낌입니다.
나중엔 '대체 어디까지 막장으로 가나 구경이나 좀 하자'라는 느낌으로 게임을 했습니다.
제가 이 게임에 아래의 점수 이상을 줄 이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래의 점수 이상을 주면 다른 게임들의 평가도 전부 상향조정 해야합니다.


 


이터니티 게임은 원래 상용게임으로 나오려 했으나 결국 쯔꾸르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건 매우 탁월한 결정이었습니다. 상용게임으로 나왔으면 인터넷에서 두고두고 회자되었을테니 말이죠.


 


이터니티는 창도에서 가장 과대평과된 게임 중 하나입니다.
이 게임이 도대체 어떻게 우수작에 올라갔으며 어떻게 창도에서 평점을 89점이나 맞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저 이외의 사람들이 다신 이런 고통을 겪는 걸 보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이 정말 어지간한 잉여가 아닌 이상 이터니티만큼은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이터니티는 '게임 제작을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라는 것의 모든 내용을 다 보여줍니다.


 


 


 


 


 


 


 


 


프레젠테이션 ------ 3
그래픽 ----------- 6.5
사운드 ----------- 3
게임플레이 ------- 0.5
지속성/중독성 ----- 0


 


총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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