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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extra_vars1 조그만 전등과 귀여운 바구니의 빨간 자전거는 쿵후 6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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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겨울, 장난감 가게 앞에서 열 두살 토미는 쇼 윈도우 안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귀와 손 끝이 빨갛게 되었어도 괜찮았다. 이제 곧 토미가 그토록 원하던 조그만 전등과 귀여운 바구니의 빨간 자전거가 그의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토미는 작년 어떻게든 저 자전거를 사기로 결심한 이후, 돈을 모으기 위해 매일 아침 신문배달을 했고, 부모님 심부름을 하면서 모은 일 달러, 이 달러를 모아 자전거를 살 만큼의 충분한 돈을 모았다.


 


 그 자전거의 앞엔 사과 두어 개나 들어갈까 싶은 크기의 자그마한 바구니가 달려 있었고, 핸들의 정 가운데엔 자그마한 전등 한 쌍이 달려 있었다. 별로 실용적이진 못했지만 토미는 그 자그마한 바구니와 자그마한 전등이 그렇게도 마음에 들 수 없었다. 단순히 작은 바구니와 전등이 마음에 든게 아니라, 그 빨간색 자전거와 앙증맞은 바구니와 귀여운 전등이 모두 모여야만 비로소 토미가 그토록 원하는 빨간 자전거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꿈의 자전거가 이제 토미의 것이 되는 순간이다. 자전거를 사면 토미는 빨간 자전거를 매일매일 타고 다닐 것이다. 매일 기름칠을 해줄 것이고, 매일 잘 닦아서 광이 나게 할 것이며 자전거를 행복하게 노래를 불러줄 수도 있고, 가능하다면 자전거 옆에서 잠이 들지도 모른다.


 


 토미는 즐거운 상상으로 가득 차 힘차게 장난감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밖에 너무 오래 있는 바람에 콧물이 조금 나왔지만 괜찮았다.


 


아저씨! 저 창문 앞의 빨간 자전거 사고 싶어요!


 토미가 꼬깃꼬깃한 지폐 뭉치를 내밀며 씩씩하게 외쳤다. 돈을 카운터에 올리는 순간 토미는 그간 먹고 싶던 사탕도 먹지 않고 참으며 온갖 힘든 심부름과 신문 돌리기를 했던 모든 힘든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런, 어쩌지? 저 빨간 자전거는 내일 요한슨씨 댁에 보내주기로 예약이 되었단다.


?


 토미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일 년도 넘게 쇼 윈도우 안에서 자신에게 손짓하던 빨간 자전거가 팔렸을리가 없다. 팔렸어도 안되고 팔아서도 안된다. 그 조그만 전등과 귀여운 바구니의 빨간 자전거는 토미의 것이다.


 


돈을 열심히 모은 모양인데 정말 안됬구나.


주인 아저씨, 어떻게든 안될까요? 전 저 빨간 자전거를 사기 위해 1년간 열심히 돈을 모았단 말이에요. 요한슨 씨는 얼마든지 더 좋은 자전거를 사실 수 있으시잖아요?


미안하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란다.


 토미는 마음이 급해졌다.


 


하지만, 하지만 전 정말 이 자전거가 아니면 안된다구요!


미안하구나. 하지만 이 초록색 자전거도 근사하지 않니?


 푸근한 인상의 주인 아저씨가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빨간 자전거 옆의 고급 녹색 자전거를 가리켰다.


 


아니에요! 이 세상 어떤 자전거도 저 빨간 자전거처럼 조그만 전등이랑, 귀여운 바구니를 달고 있지 않단 말이에요!


얘야, 전등과 바구니는 다른 자전거에도 달수 있단다.


 아저씨는 아이를 타이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제가 원하는 건 조그만 전등과 귀여운 바구니를 단 바로 저 빨간색 자전거에요!


네가 모은 돈으론 훨씬 더 좋은 자전거를 살 수 있단다. 굳이 저 빨간 자전거가 아니어도…”


안되요! 조그만 전등과 귀여운 바구니를 단 바로 저 빨간 자전거가 아니면 안된단 말이에요!


 결국 토미는 가게 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빨간 자전거를 살 수 없다는 것보다, 아무리 떼쓰고 울어도 조그만 전등과 귀여운 바구니의 빨간 자전거는 절대로 토미 것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토미를 더욱 슬프게 했다. 주인 아저씨도, 장난감 가게의 손님들도, 조그만 전등과 귀여운 바구니의 빨간 자전거도 토미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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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