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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 Fantasy Location *

2009.10.17 22:25

◈ÐÆЯΚ◈찰드 조회 수:689

extra_vars1 반란의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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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또 습격이 있었군.”


 


황수현이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정확히 로미우의 어느 지역이었는가?”


 


로미우란 히페인츠 서남부의 지역명이다. 보고를 올리던 길드원의 표정 역시 침통해졌다.


 


“항구도시 페니쉬를 노렸던것 같습니다. 다행히 페니쉬 주민의 피해는 없었으나 길드지부와의 교전으로 상당수의 길드원이 부상 상태입니다.”


 


“한두번이 아닌 일이지만 참 당할 때마다 적응이 안되는군. 하루라도 빨리 온드라를 패망시키지 않으면 이런 소모전은 계속 될것이다.”


 


수현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난 지금 궁성으로 가겠다. 대장군께 현재 진도를 좀 물어보고 와야 할것 같군.”


 


“아, 예. 다녀오십시오.”


 


그리고 약간의 수행원과 함께 수현은 곧장 궁성으로 향했다. 물론 입궁 절차에 따라, 미리 서찰을 통해 대장군 김흥태에게 곧 방문을 드리겠다는 통보를 보낸 뒤에.


 


“판타지 로케이션 길드장님이 오시는군.”


 


서찰을 받은 흥태는 와도 좋다는 답신을 보낸 후에 부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는 길드장님의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부관이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곧 대답했다.


 


“아마... 그 온드라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계획 때문일것 같습니다.”


 


“내 생각도 그렇네. 거기에 하나 더 생각난게 있다면, 또다시 어딘가에서 온드라 게릴라 부대와의 교전이 있었던 거겠지. 그 때문에 서둘러 온드라를 공격할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기를 원하고 있을 거야. 혹시 어디 공격받았다는 보고가 올라온 도시 없는가?”


 


“예. 아직까진 딱히...”


 


흥태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확실히, 판타지 로케이션 길드가 창설되고 실전 배치된 이후부터는 도시의 피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네. 우리들로선 고마운 일이지. 나라 병력의 대부분을 다시 내정으로 돌릴 수 있었던 것도 길드 덕분이고. 황수현 이라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어렸을때의 아픈 기억은 사람을 그렇게까지 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난 그를 보고 깨닫고 있네.”


 


“그러나... 생각없는 귀족들은 아직까지도 판타지 로케이션 길드를 단지 민간인 사이의 길드 만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지요.”


 


흥태는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정말 자기 편한거 외에는 눈꼽만큼도 생각해보려 들지 않는 그런 자들이 나라의 높은 자리를 줄줄이 차지하고 앉아있는 꼬락서니들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로군. 나라가 전쟁중인데, 도대체 신분이 천하고 귀하고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 이때에.”


 


“동감입니다.”


 


잠시 고개를 가로젓던 흥태는 다시 고개를 들어 부관을 바라보았다.


 


“이럴 때일수록 그의 위엄을 높여 줄 필요가 있겠지. 황수현님은 나라에 꼭 필요한 인물이네. 예의에 어긋남 없이 극진히 모셔들이도록.”


 


“알겠습니다. 조화!”


 


부관은 대장군 직무실을 벗어나는 즉시 명을 내려 성의를 갖춘 다과상을 준비하도록 하고, 약간의 호위기병을 대동하여 성문까지 배웅을 나갔다.


성문을 지키던 기병에게 명한다.


 


“판로 길드 마스터께서 오신다 한다. 성문 앞에서 내가 곧장 맞이하여 드릴 것이니, 성문을 열라.”


 


“예!”


 




덕분에 다이렉트로 대장군 직무실에 도착한 수현은 곧 멋들어진 다과상을 사이에 두고 흥태와 나란히 앉게 되었다. 수현은 황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대장군의 이와같은 화려한 대접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길드장님이나 저나 다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 아닙니까? 그와같은 관계라면 그 뒤에는 반가운 손님을 대접하는 예가 남을 뿐이지요.”


 


상례를 마친 뒤, 길지 않은 그간의 안부 인사를 거치고 수현은 단도직입 적으로 물어왔다.


 


“온드라를 공격하는 계획은 어떻게 되어가는 중인지요?”


 


흥태는 자신 역시 고민중 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온드라의 방어 유형과 대략적인 공격 방법은 정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 일을 수행해줄 일행들을 뽑는 일이 남아서 심히 고민중입니다.”


 


“수행 일행?”


 


수현이 긴장한 듯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특공대라도 편성하시려는 겁니까?”


 


“그렇다고 볼수 있겠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죠. 지금 우리 히페인츠의 기병들과 판로 길드원 전병력이 밀고 들어간다고 해도 구축되어있는 온드라의 방어선을 돌파할 순 없습니다. 이놈들은 먹고 자는 일 외에는 모조리 전투대비 만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놈들이지요. 게다가 놈들은 나라에서 마법사들을 적극 끌어들여 법관을 운용하고 있는 바, 섣불리 공격해 들어갔다간 병력을 모두 잃고 그 즉시 역러쉬를 당하게 될겁니다.”


 


“음...”


 


수현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 흥태는 계속 말했다.


 


“따라서 지금 방어선에 집중 배치되어 있는 병력을 온드라 내부로 좀 분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자면 온드라 놈들이 하던 것처럼 우리도 게릴라 전술을 감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듣고있던 수현이 뭔가 생각난듯이 물었다.


 


“그 일을 위해 마법사 길드의 협력이 필요한 건가요?”


 


“아니, 그런건 아닙니다. 물론 마법사 길드가 도와준다면 좋겠지만, 머리에 똥만 가득한 궁성의 대신들이 부리는 횡포를 그대로 당하고 있는 마법사 길드가 이 전쟁을 도와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그리고, 온드라와 똑같은 방법으로 게릴라전을 한다고 해도 소모전 이기는 마찬가지가 될겁니다.”


 


“...그러면...”


 


흥태는 더 이야기를 끌지 않겠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거의 히페인츠의 신화가 될 일당백의 용장들이 있어야 합니다. 소수 정예 인원을 파견하여 온드라 내부로 잠입케 하면, 그들은 온드라의 이곳 저곳을 파괴해 주겠지요. 온드라가 어느 방어선이든 병력을 나눠 내부를 조사하게 하면, 그때 그 허술해진 방어선으로 히페인츠의 전병력이 돌파를 시도해 볼수 있을 겁니다.”


 


수현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흥태를 바라보았다.


 


“좀 막연하지 않습니까?”


 


“예?”


 


“설령 그렇게 출중한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상대는 하나의 국가 입니다. 고작 몇명이 나라 하나를 상대로 방어선이 뒤흔들릴 정도의 일을 저질러 놓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좀 무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흥태가 씨익 웃어보였다.


 


“그런 생각을 안해본것은 아닙니다. 허나 길드장님. 우리 젊고 호기로우신 국왕 정민 전하의 지휘 아래 뭉친, 저를 비롯한 저희 장성들의 수완을 가벼이 여기시면 곤란하지요.”


 


수현이 고개를 갸웃하는 가운데, 흥태는 슬쩍 몸을 일으켜 자신의 책상으로 가더니, 뭔가 서류 하나를 가져다 수현에게 내밀었다.


 


“온드라를 혼란 상태에 빠뜨리고 못하고는, 바로 이것에 달려있습니다. 특공대 인원이 해줘야 할 것은 거의 이 한가지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의미심장한 흥태의 눈초리와는 대조적으로 여전히 의심스런 표정을 거두지 않고 있던 수현은 얼른 서류를 받아 펼쳐보았다.


 


“...알아 보시겠습니까?”


 


기대를 머금은 흥태의 눈. 그리고 잠시 후, 서류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수현의 눈도 비슷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청부업 마스터 강성제는 얼이 빠진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끌려온 승애를 바라보았다.


 


“...이번엔 실패인가?”


 


“..........”


 


그는 제법 점잖은 모양새로 짧게 늘어져있는 자신의 수염을 쓸어내렸다.


 


“요즘은 정말 이해가 안가는 일만 터지는군. 아오랑은 말단 궁성기병놈한테 발리고... 승애는 이제 10대 중반쯤 밖에 안된 여자애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 없이 외면중인 승애를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던 성제가 짧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1년동안 감금되어 있어서 실력이 많이 줄어든건가?”


 


“언제부터 청부업계가 이렇게 잡담이 길었나요.”


 


승애가 뱉어내듯 말했다.


 


“처리 할거면 빨리 하시죠.”


 


“암살에 실패한 청부업자는 바로 사형이야. 그건 알고 입을 놀리는 겐가?”


 


“사형을 하든 마음데로.”


 


“......”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승애를 잠시 안타깝게 바라보던 성제가 다시 말했다.


 


“그러나 넌 틀려.”


 


“뭐가.”


 


“상대가 고작 어린애 였는데 실패를 하다니 말이 되는 소리냐 같은 말은 하지 않겠다. 고작 어린애를 귀족이 큰돈 들여가며 죽여달라고 청부하진 않겠지. 따라서 이번 실패는 상대가 누구였느냐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겠다.”


 


“그럼 뭘 거론할거지?”


 


성제가 약한 미소를 지었다.


 


“댓가를 치르도록.”


 


“또 감금이라면 사양하겠어. 내가 자살하는 꼴 보고싶으면 감금해보시죠.”


 


“아닐세.”


 


성제가 손을 모아 깍지를 끼고는 거기에 턱을 받쳤다.


 


“자네처럼 유능한 실력자를 죽이긴 싫어. 어쨌든 난 간단한 댓가만 치르고, 곧바로 자네에게 이번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주고 싶으니까.”


 


“......엿장수 보다도 더 지마음대로인 인간 같으니.”


 


이 폭언에 주변 청부업자들이 결코 곱지않은 소리를 내며 승애에게로 겨눈 대거를 바싹 들이대었으나 성제는 가볍게 그들을 저지하는 손짓을 해보이고는 다시 말했다.


 


“좋을대로 입을 놀려도 상관 없다. 오늘은 자네에게 실패에 대한 댓가를 받지. 그럼 바로 조만간에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주겠다.”


 


“.....”


 


성제가 피식 웃으며 주변 청부업자들에게 말했다.


 


“승애의 포박을 풀고, 한명만 남고 다들 좀 나가있어.”


 


야수나 다름없는 승애의 포박을 풀으라니. 청부업자들은 한편으로는 승애에게 대거를 겨눈체, 주의 깊게 승애의 포박을 풀었다.


승애는 벌떡 일어서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냥 묶여있던 자세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청부업자들은 잠시 성제를 승애와 단 둘이 있게 놔둬도 괜찮을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성제를 바라보았지만, 성제는 괜찮다는 듯 나가보라는 손짓을 했다.


그나마 가장 실력이 좋은 한명이 남고 다들 나가자, 성제가 다시 말했다.


 


“스스로에게 살상 실력 말고도 또 좋은걸 갖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거다, 조승애.”


 


“......”


 


성제가 씨익 웃었다.


 


“어떤 댓가인지 모르진 않을텐데. 괜찮다면 내 입으로 말하기 전에 추측한 바를 보여주지 않겠나.”


 


승애가 가만히 몸을 일으키자, 옆에 서 있던 청부업자가 품 속의 대거를 단단히 움켜잡고 주의 깊에 승애의 행동을 살피기 시작했다.


천천히 앉아있는 성제의 앞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그의 바로 앞에 주저앉듯 무릎을 꿇어 앉더니 아직 적의가 가득 담긴 표정 그대로 천천히 성제의 사타구니 사이로 손을 올렸다.


 


“틀렸어.”


 


성제는 순간 한쪽 다리를 반대쪽 무릎 위에 턱 올리며 승애의 손을 막았다. 승애가 슬쩍 고개를 들어 성제를 노려본다.


 


“아주 틀린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방법은 아냐. 이래뵈도 격식 차리는걸 좋아해서 말이지.”


 


“어차피 변태주제에 격식은 무슨 격식...”


 


역시 옆의 청부업자가 으르렁거리며 대거를 뽑으려 했으나 성제는 다시한번 그를 저지하고는 차분하게 말했다.


 


“너도 이왕 마음을 먹었으면 제대로 해볼 생각을 하지그래.”


 


“강간에도 제대로 하는것과 대충 하는게 있는 모양이지.”


 


성제가 약간 비웃음 섞인 얼굴로 의자에서 일어섰다.


 


“넌센스로군. 넌 강간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오히려 이것은 너의 목숨을 보장해 주려는 것이다. 살인청부업자에게 실패는 곧 죽음임을 모르진 않을텐데. 아니면, 처녀를 잃는 것이 여자로서는 죽는거나 다름없다는 멍청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건 아닐테지.”


 


“마음대로 지껄여. 원하는게 뭐지?”


 


“너의 서비스. 그냥 동물적인 치정만 원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겠지. 시각적인 즐거움도 최선을 다해 선사하라고.”


 


그리고 성제는 몸을 돌려 아지트 안쪽으로 통하는 문으로 걸어가며 등 뒤의 청부업자를 향해 지시했다.


 


“씻긴 다음 여기 말고 내 방으로 들여보내. 오늘 승애는 나와 같이 잔다.”


 


문을 열고 나가려다 잠시 멈칫 한 성제는 왠지 경건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나직하게 말했다.


 


“씻는 과정 도중 난폭한 행동은 삼가해주기 바란다, 조승애. 내가 왜 난폭해져 있는 너를 마주하면서도 부하들을 모두 내보냈는지, 한번쯤 생각해보도록.”


 


그 말을 듣는 순간 승애는 처음으로 얼굴에서 적의가 사라졌다.


 


청부업자가 이끄는대로 얌전히 욕실로 끌려간 승애는 결국 21세의 나이로, 증오하는 청부업계 마스터에게 순결을 허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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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


무려 그런겝니다.